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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메랄드 그린 ㅣ 시간을 여행하는 소녀
케르스틴 기어 지음, 문항심 옮김 / 영림카디널 / 2013년 7월
평점 :
절판
케르스틴 기어 - 에메랄드 그린
시간 여행을 하는 소녀의 이야기로 독일의 베스트셀러라는 말에 읽게 되었습니다. 한참 시간여행 관련된 소설, 영화가 많이도 나왔었던 때가 있었지요. 아마 그 때 즈음 나온 작품일 거 같아요. 2010년도에 출판되었고 우리나라에 들어와 출판된 것이 올해인 작품입니다. 다양한 언어로 번역된 책으로 독일의 베스트셀러에 장기간 머문 작품으로 시간여행과 로맨스가 있어서 아주 흥미로운 소설책일 듯 했습니다. 책은 제목에 맞춘 그린 색으로 시계와 오래전에 지어졌을 시계탑, 성당 같은 건물 사진이 희미하게 장식하고 있는 표지에는 부모가 아이를 안고 있는 작고 반짝이는 검정문양이 중간을 장식하고 있습니다. 책은 두껍하고 묵직한 편입니다.
<해리포터>, <데스노트>, <트와일라잇> 등이 떠오르는 소설입니다. 첫편부터 차근히 봐왔던 독자라면 조금 다른 평이 나올 수도 있지만 시리즈 중 3편째인 <에메랄드 그린>을 처음 읽는 저로서는 이것 저것 짜집기 해 놓은 듯한 스토리라인이 조금 껄끄러웠습니다. 저는 이 책이 시리즈로 구성된 책인 줄 모르게 그냥 읽게 되었는데요, 그냥 그러려니 읽다보니 앞뒤 내용을 알 수 없어 답답하게 느껴지는 부분들이 많아 그런 틈틈히 비난이 쌓이고 쌓였던 거 같아요. ^^; ㅋ 뛰어난 캐릭터 구성, 대화의 재치들, 그리고 독특한 악의 무리들 등 다른 소설들과 차별화되는 매력이 많은 책임에도 불구하구요.
<해리포터>와 비슷하다고 느낀 점은 여주인공의 형편이 좋지 않음에도 선택되어져 기사가 딸린 리무진을 타고 시간여행을 하러 가고 어른들의 시중을 받을 수 있는 특별한 위치에 놓이게 된다는 점이구요. 게다가 그녀는 공간을 넘나들고 마법을 부릴 줄 알던 '해리포터'와 달리 시간 여행을 하며 자신의 뜻대로 역사를 바꿀 수도 있는 중요한 위치에 놓이게 된다는 점이며, <해리포터>에 나오는 두들리처럼 시샘많고 부유한 사촌이 이것저것 방해한다는 점도 비슷했습니다. <데스노트>는 여자 주인공이 유령을 볼 수 있다는 점인데요, 그녀에게도 강아지 혹은 고양이 같은 악마가 친구처럼 내내 따라다니며 독자들을 재미있게 해주었습니다. ^^ 불사의 몸이 된다는 것이, 그리고 영원한 사랑을 약속하는 것 그리고 그들을 조종하려는 조직이 있다는 것이 <트와일라잇>을 떠올리게 했습니다.
독특했던 것이 남자 주인공이였는데요. 역시 나쁜 남자가 대세인가봐요. 10-20대 여성들이 주로 읽는는 로맨스 소설에도 이런 남자 주인공들이 대세를 이루는 듯 합니다. 잘 생기고 건장한 외양에 여자 주인공의 사랑을 이용하는 나쁜 캐릭터는 독자들의 가슴도 아프게 하는데요. 끝에 가서는 이 모든 것이 여주인공을 위한 길이라는 판단에 행해 진것이 들어나지만, 자신의 임무를 위해 우악스럽고 폭력적이고 살인까지 서슴치 않는 첩보요원과 같은 일을 하는 10대 후반의 남자 아이라니... 조금 독특했습니다. ^^ 물론 그런 캐릭터에 매력을 느끼는 여주인공도 좀 독특했지만요.
제일 재미있었던 것은 다양한 캐릭터로 이채로운 등장 인물들이 나누는 대화였는데요. ^^ 영미문학에서도 종종 이런 재치있는 대화체들이 많은 소설들이 있지만 제가 읽은 소설들 중에는 스웨덴, 프랑스, 영국의 작품들이 특히 더 그런 대화체들을 자주 보여주었던 거 같습니다. 자주 등장하지는 않았지만 여주인공의 친척이면서도 그를 시샘하고 방해하는 <해리포터>의 '두들리' 같았던 '샬렛'의 심술궂은 말투도 정말 실감났습니다. 게다가 무술까지 할 수 있고 위협까지 하는데다 나쁜 남자인 남자 주인공과도 잘 어울리고 같이 무술에 역사 공부도 같이 했다니 여주인공에게는 큰 걸림돌이더군요. 게다가 학교 생활과 시간 여행을 하며 많은 사람들을 만나지만 처음에만 조금 헷갈렸을 뿐 독특하면서 확고한 캐릭터들이 그들을 잘 기억하게 해주어 이야기에 쉽게 집중할 수 있었습니다.
시간 여행이지만 과거로 밖에 갈 수 없다는 것도 신기했습니다. 그리고 <해리포터>에서도 시간 여행이 다뤄지다시피 과거로 돌아가서 자기 자신과 만나는 장면은 참 특이했는데요. <해리포터>에서는 자기 자신에게 들키면 안되지만, 여기서는 자신을 때리기도 하고 어떤 식으로 판단해야될지 유도하기도 하는 등 시간을 더 쉽게 가지고 노는 점도 재미있었습니다.
가볍게 읽으며 집중할 수 있는 재미있는 소설입니다. 워낙 중대한 임무와 독특한 환경에 펼쳐지는 이야기이다 보니 시리즈이지만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독특한 캐릭터들이 많이 나오면서 읽는 재미를 쏠쏠하게 주는데요. 가족간의 사랑과 이성간의 사랑, 깊이 있는 우정이 가슴을 훈훈하게 해주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