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저맨
J.P. 돈리비 지음, 김석희 옮김 / 작가정신 / 201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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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J. P. 돈리비 - 진저맨

 

 

 

 

 독특한 주인공의 캐릭터에 반해 읽게 되었습니다. 판매 금지될 만큼 외설적이라는 부분도 궁금했구요. ^^ 20세기 영문학 대표작으로 손꼽힐 정도의 작품성을 보고 싶기도 했습니다. 미국에서 태어나 미해병으로 전쟁 참가한 작가의 이력도 특이했는데요. 갑자기 아일랜드로 이주한 후 프랑스에서 첫 출판된 책의 경력도 독특했습니다. 격한 전쟁을 겪은 유럽, 북미에 발표된 책치고 캐릭터들이 독특합니다. 책은 생강이라는 제목과 어울리게 생강빛깔처럼 느껴지는 붉은 빛을 띈 겨자색 표지가 제목과 잘 어울립니다. 두꺼운 편이지만 문고판으로 무겁지 않아 휴대성이 좋았으며 지문이 짧게 느껴지는 디자인이라 읽기에도 좋았습니다.

 

 

 

 

 

   

  주 인공은 저자 자신일까요, 그 시대의 남성들을 대표하는 걸까요, 아니면 상류층으로 분류되었다 신세가 바뀐 소수층들을 풍자한 것일까요. 전체적으로 흐르는 무기력함은 우울합니다. 색욕, 식욕에만 반응하는 우울하고 무기력한 사람들은 우울한 그 시대를 보여주는 듯 합니다. 현실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무시한 채 자신과는 상관없다는 무책임한 주인공의 작태는 코웃음치게 만드는 찌질함으로 뭉쳐져 있습니다. 얇은 감자 스낵처럼 부서지기 쉽고 나약한 주인공은 그에 어울리지 않게 독립해 가정을 차리고 아이를 낳아 독자들의 가슴을 답답하게 합니다. 읽으면서 주인공을 한심하게 생각하는 우리도 그와 별반 다르지 않게 살고 있지만 모른척 최소한 나는 이런 사람은 아니라며 위안하며 남의 이야기에 열을 올리며 책을 읽게 됩니다.

  그리고 어쩌면 나도 주인공과 같은 상황에 맞닥뜨린다면 그리 되지 않을까 생각을 많이 하게 해줍니다. 조금씩 이해가 되다가도 혐오감으로 찡그려지는 주인공의 인생은 우리가 보지 못하는 우리의 인생인 듯도 합니다. 우리는 과거의 경험으로 지금을 나로 살고 있지만, 우리 인생 전체를 소설로 써볼 만큼의 주의력도 관심도 그리고 3차원적 분석을 할 능력도 없습니다. 주인공의 짧은 토막의 인생을 보며 우리는 내가 지금 이렇게 살고 있는 건 아닐까, 누군가 나를 관찰하고 글을 썼다면 어떤 글이 나올까 생각하게 만듭니다. 주인공처럼 부도덕하며 철면피에 어디에도 쓸모없는 인간은 흔치 않겠지만 시대가 다른 만큼 이와 비슷하지만 형태는 다른 많은 부적격자들이 만들어지고 있음은 느낄 수 있습니다.

  외설스런 부분들이 아주 세련되게 느껴졌는데요. 농도짙고 수위높은 씬들이 많지만 대화, 회상 등을 섞어 독자들이 거기에 휩쓸려 스토리보다 그 씬에 집중하지 못하게 막는 장치로 세련되게 잘 표현된 듯 했습니다. 보통 우리들이 생각하는 진지함을 모르는 주인공도 나름의 진지함으로 인생을 고민하고 미래를 점친다는 것이 놀라웠습니다. ^^; 이것이 문학의 힘이겠지요. 주인공같은 사람을 만난다면 인간쓰레기로 분류하고 절대 상종을 하지 않겠지만 책에서는 이런 사람들을 마음이 넓다는 듯 이해한다는 듯 포용할 수 있으니까요. 책으로 여러 사람들의 상황과 생각, 절대 중요한 순간의 판단의 이유를 알고 보면 선행학습도 되고 인류애를 다지는 데에도 좋은 거 같아요. 우리는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들, 나름의 고충이 있음을 알게 하고 넓은 포용력을 갖게 하는 은근한 힘이 느껴집니다.  

   

 

 

 

 

 

  읽기 전에는 < 게을러질 권리>라는 책을 떠올렸지만 전혀 다른 류의 글이라는 걸 알게 됩니다. 자본주의는 우리를 주인공의 삶처럼 게을러질 권리를 혐오하게 하고 개미처럼 부지런해지기를 권유, 강요하지요. 주인공의 삶은 일견 부러웠지만 ^^; 자본주의는 그런 사람을 인간쓰레기로 분류하도록 우리를 교육시켰습니다. 이 책은 그런 자본주의의 허점?을 잘 집어내며 시대를 반영하고 있습니다. 가볍게 읽는다면 딱히 무엇을 말하려는지 모를 이해할 수 없는 글일 수 있지만 시대를 조명하며 우리가 처한 상황을 이해하도록 도와주는, 당대 최고의 문학작품이라 불려도 손색이 없는 작품입니다. 이 책과 함께 조정래님의 <정글만리>를 같이 읽었는데요, 시대 조명과 함께 독자들을 일깨운다는 공통점이 명작임을 증명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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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글만리 1
조정래 지음 / 해냄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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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정래 - 정글만리

 

 

 

 

 

 

  <유형의 땅>을 읽고 조정래 작가에게 푹 빠졌습니다. 학창시절부터 <태백산맥>, <아리랑>은 도서관레 길게 나열되어져 있었지만 항상 빌려져나가 빈 자리가 듬성듬성 있어 꼭 한번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드는 책들이였는데요. 하지만 어릴 때에는 완전히 읽은 장편이라곤 <영웅문> 시리즈가 유일했고 <태백산맥> 첫부분을 도서관에 서서 읽어 봤을 땐 매력적이였지만 막상 빌려서 집에서 읽을라치면 군인이 나오고 제가 싫어하는 이념, 전쟁으로 더렵혀진 거 같아 선뜻 책이 손안에 감기질 않아 읽지 못했던 거 같아요. 그러다가 만난 <유형의 땅>은 단편 모음집으로 장편의 중압감없이 읽을 수 있었고 작가님 초기 작품부터 다양한 캐릭터와 이야기 느낌을 즐길 수 있었습니다.  그러던 차에 인터넷상에서 연재되는 정글만리 소식을 듣고 읽으러 찾아갔지만 이야기가 한번에 전개되는 게 아니라 쓰시는 속도와 진행상 짧게 여러편이 올려져 있어 제대로 읽어보지를 못했는데 책으로 나와 얼른 읽게 되었습니다. 책은 하드커버에 작고 지문이 짧아 읽기가 정말 좋았습니다.   

 

 

 

 

 

   가만히 앉아서 천리만길 넘어 중국을 무대로 펼쳐지는 이야기를 읽고 있는 독자의 머릿속을 휘어감는 매력적인 장편소설입니다. 책에 사로잡혀 꼼짝없이 손과 발이 붙잡혀 앉아 있지만 읽고 있노라면 마치 머리속에 3차원의 소설속 세계가 펼쳐져 북경, 상해, 한국, 서안, 홍콩 등을 넘나들며 자유자재로 부유하고 과거, 미래를 아울어 속도감있게 저자의 손가락질에 좌지우지 되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딱히 주인공이 없다는 전개도 흥미롭습니다. 독자는 장편소설일 경우 당연 하나로 집중되는 주인공을 바라기 마련이며 그래야 극에 더 깊이 흡입이 되는 경우가 많았는데 1인칭, 3인칭 전지적 작가시점이 합쳐져 독특한 스토리텔링 방법으로 독자들을 끌어당기고 있습니다. 사실 그래서 오히려 중국, 비즈니스, 역사 그리고 사람들 얘기에 질리지 않고 집중할 수 있었던 것도 같습니다. 여러 사람의 입장에서 나오는 다양한 이야기는 끝없이 이어져 흥미진진하며, 전지적 작가 시점에서는 중국과 비즈니스 등 다방면의 정보와 이야기들을 들을 수 있어서 지적 호기심을 자극시켜 줍니다. 등장 인물이 많지만 헷갈리지 않을 정도로 캐릭터를 갖춘 데다 캐릭터마다 처한 상황이 다른 만큼 중국의 다양성을 많이 보여주고 있습니다.  

  놀라웠던 점은 중국에 대한 작가의 깊은 이해였습니다. 과거 중국통이 되고자 열심히 노력했던 때가 있어서 중국과 중국인, 조선족들을 잘 이해하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저자의 식견에 비하면 조족지혈입니다. ㅠㅠ 중국통이며 중국에서 일하며 먹고 사는 상사원들 십여명 모여 머리를 맞대고 나눈 정보를 모은 듯한 내밀하고 섬세한 정보들이 많았습니다. 글로된 자료만으로 이런 글이 나올 수 없다는 생각을 몇 번씩이나 하게 되더군요. 살아 있는 중국통의 정보를 모은 책처럼 살아 있는 정보들로 가득합니다. 먹는 것에서부터 중국의 모든 것들이 짝퉁이라고 괄시하지만 그네들의 삶에 들어가보면 실상은 또 다르다는 걸 알게 되는데 그런 입을 통해 전해진 것 뿐 아니라 생활에서 나오는 정보들이 많아 감탄하며 읽게 됩니다. 중국을 공부하는 학생들은 꼭 읽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비즈니스를 하는 사람에게도 도움이 될 정도로 비즈니스에 실용적인 정보들도 많았습니다. ^^ 그런 정보들은 등장 인물들의 대화를 통하거나 한 두명의 사색을 통하거나 전지적 작가가 등장하기 하는 등 다양한 형식으로 전달되어 집니다. 재미있었던 건 우리의 노련한 작가님이 주인공들의 대화를 통해 중국의 역사, 경제, 정치 등을 재미있게 설명해주는 장면이 많았는데요, 어색하지 않고 덜 딱딱해서 읽기에도 좋았습니다.

  다양한 등장 인물들의 결말을 시간차를 두고 내어 누가 진정 주인공인지 알게 해주는 플롯도 좋았습니다. 처음 등장하는 전대광 부장으로 그는 마지막까지 출연을 하지요. 3-5개국의 등장 인물들이 다양하게 등장하지만 훈훈하게 마무리 지어지는 건 한국과 중국의 소수의 사람들이더군요. 대작가의 애국심은 독자들에게 중국을 제대로 읽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과 동시에 일본, 중국의 역사를 제대로 읽을 수 있도록 지루하거나 질리지 않게 재미있게 설명해주는 것에서 절절히 느껴지는 거 같았습니다.  

 

 

 

 

 

 

  톨스토이, 헤르만 헤세 등의 대작가들은 소설류를 발표했지만 대문호로 칭송받습니다. 이 작품을 읽기 전에 조정래 작가님의 단편 모임집인 <유형의 땅>만을 읽어봤기에 국내외로 대문호로 자랑하는 데 망설임이 있었는데요. 이제는 조정래 작가님의 글들을 찾아 읽어볼 때가 되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며 주저없이 우리의 대문호로 손에 꼽을 수 있을 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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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잉브레인 - 뇌 속의 욕망을 꺼내는 힘
A.K. 프라딥 지음, 서영조 옮김 / 한국경제신문 / 201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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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K. 프라딥 - 바잉 브레인

많은 매체에서 장사가 잘 되기 위한 방법을 광고하는 데 혈안입니다. 그런 와중에 구매자의 뇌를 장악하고 자극할 수 있는 새로운 패러다임이 소개되어 읽게 되었습니다. 소비와 관련해 고민을 많이 하던 중 제 자신도 뭔가를 사기 위해 여기저기를 기웃거리며 시간을 낭비하곤 오히려 못사는 경우가 많아지면서 내가 왜 이렇게 시간을 낭비하면서까지 돈 쓰는데 혈안이 되어야 되는지 이해가 안되던 중에 만난 책이라 더더욱 반가웠는데요. 쇼핑몰 관련 일을 하고 있어 소비자들을 자극할 수 있는 방법을 알 수 있겠다 싶어 반가웠습니다. 책은 좀 두툼한 편이며 책의 색은 왠지 전문적이지만 뇌와 상품들을 접목한 그림으로 상업성을 엿보이며 책의 분위기를 살짝 보여주고 있습니다.

흔치 않은 책입니다. 뇌는 연구 기간이 짧아 아직은 신비로운 영역이라 하는데요. 뇌에 대한 연구를 비즈니스 분야에 접목해 비즈니스에 활용할 수 있는지 방법을 유추할 수 있게 도와주는 책입니다. 기대보다 딱딱하고 학문적이여서 조금 힘들게 느껴졌습니다. 하지만 쉽게 누구든 비즈니스에 다 활용할 수 있다면 지금의 인터넷 쇼핑몰에서 소득격차가 생길 수가 없었겠다 싶기도 합니다. 어렵게 익힌 노하우가 달콤한 열매를 가져다 주리란 생각에 끝까지 읽어 보았습니다.

책은 총 2부로 나뉘어져 있으며 1부는 뇌에 대한 총괄적인 이해를 돕고 2부는 뇌를 어떻게 설득할 것인가 방법을 얻기 위한 뇌의 이해와 비즈니스에 접목할 수 있는 방법들을 제시합니다. 저같은 경우 구매자, 판매자로서의 입장을 모두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좀 복잡하고 어렵게 느껴졌습니다. 판매자로서의 입장만으로 읽었더라면 오히려 더 쉽게 활용할 수 있으리란 생각이 듭니다. 내가 왜 그때 필요없는 물건을 사려 궂이 시간과 노동을 들였는지 이해할 수도 있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봤을 때 판매자의 입장에서도 소비자의 입장에서도 1, 2부 모두 도움이 되는 거 같습니다. 사람은 모두 다른 뇌구조를 가지고 있고 상품과 판로가 다양하여 관계가 복잡해졌습니다. 그만큼 우리가 확연히 이해하지 못하는 이해 구조들이 많아졌으며 그만큼 우리의 시간과 수고가 낭비되는 것을 막기 위해 뇌에 대한 이해가 꼭 필요한 것이지요. 단순히 내가 원해서 샀던 물건이 정말 꼭 필요했느냐 되돌아 생각해보니 복잡미묘한 광고와 심리가 작용한 것은 아닐까 오히려 자신에 대해 확신을 못하게 되더군요.

이런 저런 생각을 많이 하게 해주는 좋은 책입니다. 물론 책이 좀 어렵게 느껴지고 추상적으로 느껴질 때면 속독으로 흘릴 수 밖에 없었고 그만큼 좀 모호한 느낌도 들었습니다만, 새로운 각도에서 뇌에 접근할 수 있었고 실생활에도 쓰이고 있는 마케팅 요법들을 알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뇌 속의 욕망을 끌어내는 뉴로마케팅은 이제까지 판매를 위해 판매자 본인의 마케팅 기법에 초점을 맞추었던 과거의 마케팅 책들과는 확연히 다른 것입니다. 사람의 뇌에서부터 시작해 우리의 욕망이 어떻게 흐르는지 이해함으로서 구매, 판매자 양방향 모두 적용이 가능하며 사람을 알아야 장사가 된다는 아주 기본에서 부터 이해할 수 있게 도와주는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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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Euro - 단돈 삼만 원 들고 떠난 219일간의 세계 무전여행
류시형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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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류시형 - 26 Euro

힐링이 아직도 대세를 잇고 있습니다. 힐링에 여행이 빠질 수 없지요. ^^ 게다가 심적 부담이 적은 경제적인 여행은 사람들을 떠나게 선동하는 힘을 가진 거 같아요. 26유로로 저렴하게 유럽여행을 다녀온 여행기. 예전에 한참 2불 여행기가 붐을 일으켰지만 제 생각엔 참 위험한 일 같아서 따라하지는 못했습니다. 하지만 방법만 찾는다면 얼마든지 즐겁고 저렴한 여행이 가능하다는 걸 알기에 위험하다는 고정관념을 깨뜨려줄 수 있는 책일 수도 있겠다 싶어 읽게 되었습니다. 책은 작은 편이며 디자인이 귀엽고 가벼워 휴대성이 좋았습니다.

요즘은 해외 여행을 쉽게 갈 수 있고 유럽 여행도 비행기 값이 저렴해져 많이들 가고는 하지요. 과거에는 해외 여행이 부자들만 갈 수 있다고 막연히 생각해 왔었는데 세상이 참 좋아진 거 같아요. 게다가 국내에서도 힘든 무전여행을 해외에서 하다니 ^^ 별나고 특별한 경험이라 기대가 많이 되었습니다.

숙소와 식비는 길에서 만난 사람들의 집에서, 교통은 히치 하이킹이나 걸어서 해결하는 무전여행기입니다. 인터넷에서 한두번 본 무전여행기들은 왠지 낭만적이고 사람의 정이 느껴져 왠지 구수했는데요, 이 여행기는 장기간의 무전 여행을 따라 다니는 것이다 보니 저자의 뻔뻔함에 낯이 붉어 지기도 하고 배고픔에는 같이 우울해지고 좋은 사람들을 만났을 땐 같이 기뻐하며 같이 여행을 다녀온 듯 착각이 들 정도입니다.

잠깐 유럽 여행을 다녀온 적이 있었지만 저자의 여행처럼 제대로 여행다웠는지 계속 의문이 들었어요. 누구 말처럼 그냥 도시와 도시를 찍고 찍어 돌아온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제 여행은 익명성으로 보호받을 수 있는 먼 곳에 가서 정말 인간적인 모습을 보이고 저도 그런 모습을 보고 싶어 여행을 떠났던 것이였고 당시에는 나름 행복하게 잘 여행했다 생각했었는데 말이지요. 인간적인 한계인 걸까요, 여행기를 다 읽고 그래, 이런 게 여행이지 싶지만 막상 저보고 이런 여행을 하라면 절대 못 할거 같네요.

제일 흥미로웠던 점은 히치하이킹으로 남의 차를 얻어 타며 지역을 돌아다니다 보니, 외곽지로 멀리 나가지 않는 사람들만 만나 그 지역만 몇 번 왔다갔다 한 며칠간의 여행기였는데요. ^^ 그 지역 자체가 워낙 타지로 나가지 않는 것인지 아니면 운이 없었는지 왔던 곳에서 멀지 않은 곳으로 되돌아가고 다시 돌아가고를 반복하는 모습이 재미있고 좀 웃겼어요. 그리고 그 때의 답답함을 솔직히 적어 놓아 귀엽게 느껴졌는데요. 투덜거리지 않고 흐르는 대로 몸을 맡기는 그 모습에 성격급한 저는 그냥 존경스러울 뿐이였어요. 자기 마음대로만 하려 하고 마음에 안 들면 팩 토라져 버리는 저를 반성하게 되더군요. ㅠㅠ 여행에서 내 단점을 느끼고 어떻게 해야 좋을까 깨달음을 얻었던 경험과 비슷해 역시 제대로 된 여행의 기록은 독자에게도 깨달음을 주는 거 같았습니다.

자연스럽고 자유로운 여행이란 어떤 것인가 생각을 많이 하게 되었어요. 돈과 시간이 있어야 할 수 있는게 여행이라 생각했는데 이렇게 열린 모습으로 여행할 수도 있다는 건 거의 처음 깨달은 거 같습니다. 제가 따라하고 싶지만 그러지 못하는 여행기라는 한계점에 어느 정도 가슴이 답답한 것도 있었지만, 내내 부러웠고 하고 싶은 여행을 대신 경험하게 해주어 너무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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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씽 The One Thing - 복잡한 세상을 이기는 단순함의 힘
게리 켈러 & 제이 파파산 지음, 구세희 옮김 / 비즈니스북스 / 201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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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게리 켈러, 제이 파파산 - 원씽

 

 

 

 

 

  한가지에 집중하라는 빨간 문구를 보고 책을 집어 들고 읽게 됩니다. 요즘 너무 많은 것들에 둘러 쌓여 뭘 하는지도 모르고 흐름에 밀려 살아가고 있는 거 같아요. 내가 생각하던 목표는 따로 있는데 다른 뭔가를 하면서 바쁘게 살아가다 보면 내 꿈은 저 멀리 밀려버리고 생활하는데 급급한 경우가 많은 거 같아요. ^^; 이런 일이 하루이틀이 아니다 보니 이 문구가 유독 눈에 확 들어왔나 봅니다. 게다가 나이가 들수록 어떻게 된건지 시간의 흐름은 더 빨라진 거 같아요. 잘못 살고 있는 건 아닐까 되돌아봐야겠다는 기대감을 안고 책을 읽게 됩니다. 책은 반짝반짝 예쁜 하얀색에 책에 집중할 수 있게 디자인되어 있습니다. 조금 작은 사이즈에 무겁지 않아 휴대감은 좋았습니다. 서문 전에 발자국이 두 줄로 찍혀진 페이지에 있는 메시지가 강렬한 인상을 남깁니다. 두 마리 토끼를 쫓으면 두마리 모두 잃게 될 것이라고... 여러마리 토끼를 쫓는 우리 현대인들은 하나라도 제대로 하고 있을까요.   

 

 

 

 

  처음부터 끝까지 하나에 집중하라는 논지를 잘 유지하고 있습니다. 균형이 잘 갖춰진 책이지만 저 같은 경우 자잘한 예를 들거나 할 때는 집중이 안되어 멍하니 그냥 읽게 되더군요. 하지만 중간 중간에 빨간색으로 강조한 문장과 굵직 굴직하고 의미를 잘 전달해주는 간단한 그림들로 다시 책에 집중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그리고 실제 활용할 수 있는 인생 정리법을 다양하게 그리고 자세히 소개해 주어 쉽게 활용할 수 있을 거 같습니다.   

  저자는 성공한 사업가로 자신의 경험을 나누어 줍니다. 어떻게 사업을 이끌어 왔으며 왜 실패했고 경영 컨설턴트로 어떤 처방을 받았는지. 그리고 거기에서 깨달은 것들로 성공에 대한 거짓말, 성공에 대한 진실 그리고 인생에 반전을 불러오는 단순한 진리들을 소개해 줍니다. 그러고 보면 세상이 복잡하다고 우리는 무조건 복잡하게 생각하며 성공을 바라는 것에서부터 오류가 있었던 거 같아요. 단순하고 기본적인 것에만 충실해도 한 분야에서 성공할 수 있는데 무엇이든 다 잘 해야되는 멀티플레이어가 되어야 된다, 우리 시대가 바라는 인물은 그런 것이다라며 규정짓고 거기에 자신을 맞추려 애썼던 거 같은데요. 그 노력을 모두 헛되다 생각하면 지금 이전의 나를 부정하는 듯하지만 지금 내가 서 있는 상황에서 한가지 아니라 멀티플레이어가 되는 것이 맞다고 생각된다면 이 책은 어쩌면 쓸모없는 종이조각처럼 느껴질 수도 있겠습니다.

  하지만 사업을 해 본 적도 없고 전문 분야에 종사하고 있지도 않지만 사회 생활을 10여년 하며 제가 내내 느끼던 것들을 잘 정리해 놓은 듯해서 저는 참 좋았습니다. 지금의 사회가 복잡하다고 나까지 복잡해질 필요는 없는 거 같아요. 내가 하는 일만 잘 해도 사회에 기여할 수 있고 점점 더 깊이 파고 들며 나름의 전문성과 특수성을 갖춘다면 그 또한 전문가 아닐까요. 물론 사회 생활을 하다 보면 이런저런 일에 관여하고 도와주고 직접 나서서 해야 될 일들이 너무도 많습니다. 그에 대해 저자가 내놓는 방법은 하루에 한 가지씩만 제대로 할 것을 목표로 삼아 매일, 매주, 매달, 매년, 5년 ... 이런 식으로 목표를 잡아 이뤄내면 된다는 것입니다. 저자 자신의 회사에도 적용해 큰 성공을 커두었고 학자들의 연구결과 등을 예로 들어 설득력을 높였습니다. 그에 대한 예시로 도미노를 들어 그림으로 설명이 잘 되어져 있어 눈과 머리와 가슴에까지 쏙쏙 들어왔습니다. 

  그 외에도 성공에 도움이 되는, 하나에만 집중할 수 있는 방법들을 적극 권해주고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일만 하기 위해 태어나지 않았지요. 한가지에 집중하라는 것은 일에만 집중하라는 것이 아니라 무엇을 하든 하나의 목적을 갖고 임하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부록에는 내 인간관계, 업무, 개인적인 삶, 내가 속한 팀에 대해 하나씩 집중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해 줍니다.  

 

 

 

 

 

  은연중에 우리를 막고 있던 고리타분한 성공에 관한 고정 관념을 깨고 하나에 집중하는 것. 단순하지만 행하기 힘들고 매일 조금씩 노력할 수 있는 평범하지만 비범해질 수 있는 방법인 거 같아요. 무슨 일에든 한가지에만 집중하면 하나라도 제대로 하는 사람이 될 수 있고 그러다보면 전문성을 갖춘 전문가가 될 수 있겠지요. 우리를 소모시키던 일들을 당당히 버리고 하나를 선택해 집중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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