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딸에게 난 조언을 한다.. 친구들과 사이가 안 좋을 때나 선생님께 서운했던 일이나 건의 사항이 있을 때는 일기를 적극 활용을 해보라고 귀띔을 주지만 우리 딸은 절대로 그렇게 하기 싫다고 한다.. 친구와 사이가 안좋을 때는 그 친구 욕을 하는 것 마냥 맘이 안좋다고 사양을 하고 선생님께 서운했던 것들은 버릇이 없어 보일지도 모른다면서 일기에 그런 것을 쓰기 싫어한다.. 문제가 있어 선생님의 도움이 필요할 때는 선생님이 검사를 하시는 일기장이 큰 도움이 될 텐데 그걸 왜 싫어 하나 참 답답하기 그지 없었는데 선생님께 자신의 그런 것까지 다 보여주고 싶지 않다는게 이유였다.. 꼭 비밀을 들킨것 같은 감추고 싶은 비밀을 보여주고 있는 것 마냥 창피하단다.. 그렇다 .. 일기는 나만이 볼수 있는 다른 사람이 보아서는 안될 그런 거지만 우리 아이들의 일기는 엄마도 선생님에게도 다 오픈이 되있으니 아이들이 참 싫어한다.. 나도 중학교 부터는 나만의 암호를 써서 비밀 일기를 썼었으니 그 마음을 십분 이해하고도 남지만 그래도 난 딸의 생활이 생각이 궁금해서 몰래 훔쳐 보게 된다.. 그렇지만 내가 나쁜 엄마라고는 생각 하지 않는다..ㅋㅋ 이렇듯 우리 딸처럼 이 책[빨강연필]의 주인공인 민호도 선생님께 보여줄 일기, 남에게 보여주지 않는 자신만의 속내를 다 드러내 놓고 쓰는 일기 이렇게 두 개를 쓰는 그런 아이다.. 남에게 나를 들키기 싫어 꽁꽁 숨겨놓고 다른 사람들에게 절대로 보여주기 싫은 비밀 아지트라도 되는 양 민호는 비밀 일기장에 자신의 숨겨둔 마음들을 풀어놓고 있다.. 선생님께 검사 맡는 일기장엔 그저 평범하기 그지 없는 이야기들로 채우니 항상 파란색 도장이 단골로 찍힌다. 잘 써야지 빨간 도장이 찍히는데 민호는 항상 파란 도장이다.. 그러던 중 정말 민호에게 남에게 밝힐수도 숨길수도 없는 사건이 벌어지는데 평소에 좋아하던 수아의 물건을 실수로 깨드리고 만다.. 반 아이들은 수아의 물건이 도둑 맞은 줄 알지만 밝힐수 없는 민호는 그게 아니라고 할수도 없다.. 그 일로 선생님은 글짓기 숙제를 도둑질은 왜 나쁜가? 라는 주제를 주시며 글을 써오라고 한다.. 진실을 말할수도 그렇다고 계속 숨기고 거짓말을 하기엔 너무나 양심이 찔리는데 숙제를 어떻게 해야 할지.. 그런 민호 앞에 램프의 요정 지니처럼 빨간연필이 구세주처럼 등장을 한다.. 이 빨간연필의 신기한 능력은 막힘도 없이 술술 글을 써내려 간다는 것이다.. 그것도 그냥 글이 아닌 썼다 하면 제일 눈에 띄는 실력 그로 인해 글짓기에서 민호는 그 동안 상장을 독식 하던 재규를 가볍게 누르게 된다.. 항상 자신이 1등이라는 생각에 힘이 들어가 있던 재규는 자존심이 상해 그 후로도 계속 민호와 대립 관계를 유지하게 되고.. 그 동안 글짓기에는 능력을 보여 주지 않던 민호가 갑자기 글짓기를 잘 하게 되니 나몰라라 했던 많은 아이들이 민호를 의식하게 되고 인정해 주는 인기 있는 학생이 되어 어깨가 으슥해지기도 하고 짝사랑 하던 수아하고도 친하게 됐으며 엄마에게도 사랑을 듬뿍 받게 되는 그런 모범생이 되게 해 주는 마술의 빨강연필.. 잡기만 하면 막힘 없이 술술 써 내려가는 이 연필의 힘을 민호는 뿌리치기가 어렵기만 하다.. 글을 써야 할때면 매번 이번이 마지막이라 하며 다시 또 빨강연필을 잡는다.. 누가 이 신기한 재주를 가진 빨강연필을 거부 할수 있겠는가? 누구나 글을 써야 할때는 힘이 든다..어떻게 써야 할지 하나도 생각이 나지 않거나 정말 쓰기 싫을때는 더더욱 이 연필에 기대게 되지 않을까.. 민호 역시 그랬다.. ’우리집’이란 주제로 글을 써야 할땐 사실대로 쓰기엔 너무나 싫었다.. 별거 중인 엄마 아빠 그래서 엄마랑 단 둘이서 살고 있다는 것을 반 아이들에게 말하고 싶지 않았는데 이 날도 빨강연필은 거침없이 써내려 간다.. 그런데 민호는 빨강연필이 쓴 글에 심한 자책감을 느끼게 되고.. 서서히 갈등을 하기 시작한다.. 자신이 쓴게 아닌 빨강연필이 쓴 글들이 인정을 받고 상을 받는게 마음 한구석이 묵직한게 영 내키지 않고 불편하기만 하다.. 과연 민호는 이대로 빨강연필에 의존을 할 것인지.. 이 책은 성장소설을 보고 있는것 같다.. 정상적인 가정 환경이 아닌 자신의 환경으로 인해 의기소침해 하며 자신감을 잃고 허우적 거리던 아이가 어느날 자신에게 희망을 안겨준 빨강연필 덕에 마음의 문을 열고 하나 하나 헤쳐나가는 모습은 우리 아이들에게도 많은 생각들을 하게 할것이다.. 물론 그 과정에서 빨강연필의 힘에 좌지우지 하게 되는 시행착오를 겪게 되지만 그 유혹을 뿌리치며 온전한 자신의 힘으로 일어서는 모습은 정말 큰 박수를 보내게 된다.. 때론 실수도 하고 좌절도 하며 시련들을 극복하다 보면 어느새 자신도 모르게 큰 그릇이 되듯이 우리 아이들도 씩씩하게 자신 앞에 놓여진 장애물들을 현명하게 잘 넘어갈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책 속의 민호처럼 우리 아이들도 씩씩하게 잘 견뎌 나갔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