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아Q를 위하여



아Q는 아무 것도 모른 채로 혁명에 휩쓸리게 되고, 그 죄로 죽게 된다. 성도 모르고 어디서 왔는지, 그의 가문은 어디인지 밝혀지지 않았다. 모욕을 당하면 더 약한 자를 찾아 분풀이를 하는 하층민 중에서도 가장 낮은 아Q.



그의 억울한 죽음을 정전으로 쓰는 까닭은 혁명이 얼마나 공허한 것인지를 알리기 위해서일까. 모르는 채로 사는 것, 맹목적인 형태로 사는 것이 아Q의 죄라면 죄인 것이고 대중의 죄라면 죄인 것이다.



염상섭의 <만세전>에서 구더기가 들끓는 무덤,이 바로 루쉰이 목격했던 중국 사회의 한 모습이 아니었을까.




또한 루쉰의 다른 단편들에서는 중국의 구시대적 관습들을 살펴볼 수 있는데, 변발이나 인육을 먹는 행위. 변발에 대한 사람들의 태도에서는 중국 중심의 사고 방식(중화사상)이 어떻게 무너져 가고 있는지도 함께 알 수 있다.



오랜기간에 이어져왔던 전통이라는 이름을 없애버리기는 쉽지 않다. 근대화, 혹은 현대화라는 이름으로 강요되고 또는 요구되었던 것들. 물론 그것들이 전부 잘못되었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적응은 언제나 어려운 것이다. 물론 악습은 없어져야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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