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덴마크 선생님 - 불안과 우울의 시대에 서로 의지하는 법 배우기
정혜선 지음 / 민음사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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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덴마크 선생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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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사회 대한민국에서 앞만 바라보고 살아가기 딱 지친 때에 이 책을 읽었다. 우리는 무엇을 위해 경쟁을 하고, 무엇을 위해 앞만 보고 달려가야 하는가, 우리는 무엇을 위해 피터지게 공부해야 하고, 그렇게 얻은 결과는 무엇인가.

이 책을 읽으면서 나도 '덴마크 세계시민학교'에 입학하여 몇 개월을 보낸 기분이었다. 같이 기뻐하고 같이 슬퍼하고 같이 감동받고 같이 성장했다. 나도 그렇게 덴마크에 떠나고 싶기도 했다. 작가가 너무 부러웠고 돈을 주고 살 수 없는 경험을 나도 해보고 싶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책을 읽는 동안에는 나의 힘든 삶 속에서 희망과 따뜻함을 느낄 수 있어서 행복했다.

이 책은 덴마크 대안학교에서의 삶에 대한 에세이지만, 나는 책을 읽는 동안은 너무나 힐링받는 기분이었다. 나는 힐링이라는 표현을 안 좋아하고 이 책은 절대로 힐링에세이가 아니지만 그 어떤 책보다도 최고의 힐링이었다.

나는 어제도 오늘도 그리고 내일도 우리 학생들에게 열심히 공부해라, 1등급을 받아야 대학을 잘간다는 말 밖에 해줄 수 없다. 나는 이 학생들을 대학에 잘 보내야 하기 때문이다. 대한민국에서는 대학을 잘 가야하고, 대학은 취업과 직결되는 경우가 많고, 이 친구들의 평생을 좌우할 수도 있다. 아닌 경우도 있지만, 현실적으로는 대학이 좌우하는 것들이 있다.

하지만, 우리의 삶은 공부나 대학이 전부가 아니다. 오늘은 벚꽃이 날린다. 하늘은 파랗고 봄이 왔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는 전쟁중이고 지구온난화는 지금도 진행중이다. 밖에는 나무, 풀, 꽃이 있고 오늘도 파도는 치고 있다. 바람이 불고 별이 뜨고 진다. 아직도 여성의 인권이 바닥을 치는 나라들도 있고 깨끗한 물 한모금이 필요한 나라들도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학생들은 '진짜 우리의 삶'에 대해 배우지는 못한다. 나도 그랬고, 10년이 넘게 지난 지금도 그렇다. 관심이 있는 사람만이 환경을 배울 수 있고, 관심이 있는 사람만이 이런 책을 읽을 수 있다. 이 책이 더 널리 읽혔으면 좋겠다. 많은 대한미국 사람들이 이런 삶도 있다는 것을 배웠으면 좋겠다.

p. 42 너 자신이 중요해. 너무 걱정하지마. 한국사람들이 얼마나 큰 긴장 속에서 살고 있는지 알거든. 여기에서는 긴장을 좀 풀고 살아 봐.

p.110 세파에 찌들어 각박해진 어른이 아니라 약자를 배려하는 여유와 관대함을 갖춘 어른. 안정되고 성숙한 사회는 이렇게 사람을 키워 내는 걸까.

p.128 너는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나라에 살고 있지? 그런 너도 울어 본 적이 있니? 그렇다면 마지막으로 울었던 게 언제니? 그런데 안데르센은 아이들을 위한 동화로 왜 그렇게 슬픈 이야기를 썼던 거니?

p.135 거트루드 선생님은 우리가 심은 작물의 열매를 다음 학기에 오는 다른 사람들이 먹게 될 것이라고, 인생은 그런 것이라고 말한다.

p.166 나는 이제라도 좀 놀아 보게 되어 다행이다. 조금 덜 진지해도 된다는 것, 아무것도 하지 않고 가만히 있는 시간을 허락해야 한다는 것, 긴장을 내려놓고 쉴 줄 알아야 한다는 것. 이것이 봄 학기가 내게 준 선물이다.

p.280 호이스콜레에서 무엇을 얻었는가 ... 앞으로 어떤 일을 하고 싶고, 무슨 공부를 하고 싶은지 더 명확하게 알게 된 것, 사회적으로 중요한 가치가 무엇인지 알게 된 것, 사회의 구성원이 되었다는 느낌, 삶을 보는 더 넓은 시야를 갖게 된 것 등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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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이 지치거나 힘들 때, 이 책이 다시 한번 읽고 싶어 질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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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을 부수는 문학들 - 페미니스트 시각으로 읽는 한국 현대문학사
권보드래 외 12인 지음 / 민음사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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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자의 기억법
김영하 지음 / 문학동네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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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p51. 인간을 몇 개로 재단하면서 평생을 사는 바보들이 있다. 편리하기는 하겠지만 좀 위험하다. 자신들의 그 앙상한 틀에 들어가지 않는 나같은 인간은 가늠조차 못 할 테니까

p63. 사람들이 입버릇처럼 쓰는 `우연히`라는 말을 믿지 않는 것이 지혜의 시작이다

p117. 왜냐하면 현재에만 머무른다는 것은 짐승의 삶으로 추락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기억을 모두 잃는다면 더는 인간이랄 수가 없다. 현재는 과거와 미래를 연결하는 가상의 접점일 뿐, 그 자체로는 아무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무서운 건 악이 아니오. 시간이지. 아무도 그걸 이길 수가 없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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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28. 어떤 경우에도 아는 것이 모르는 것보다 낫다는 것이 그의 기본적인 사고방식이자 삶의 자세였다. 설령 아무리 극심한 고통이 닥친다 해도 나는 그것을 알아야 한다. 아는 것을 통해서만 인간은 강해질 수 있으니까

p31. 연기를 하면 내가 아닌 다른 것이 될 수 있어. 그리고 끝나면 다시 나 자신으로 돌아오지. 그게 좋았어

p38. 둘 다. 그 경계선을 나도 점점 알 수 없어졌어. 진지하게 연기한다는 건 말하자면 그런 거니까

p49. 우리가 누군가를 완전히 이해한다는 게 과연 가능할까요? 설령 그 사람을 깊이 사랑한다 해도

p51. 진정으로 타인을 들여다보고 싶다면 나 자신을 깊숙이 정면으로 응시하는 수밖에 없어요

p79. 그보다는 이쯤에서 한번 각자 다른 길을 걸어보고, 그러다가 역시 서로가 필요하다는 걸 깨달으면 그때 다시 합치면 되지 않을까, 그런 선택지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더란 말이지

p92. 어쩌면 지금까지의 자신과 다른, 별개의 인격이 되고 싶었던 게 아닐까? 나는 말했다. 즉, 나와 반대되는 짓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p109. 우리는 누구나 끝없이 길을 돌아가고 있어

p111. 기억이란 피할 수 없이 새로 만들어져가는 것이니까

p112. 음악에는 그렇듯 기억을 생생하게, 때로는 가슴 아플 만큼 극명하게 환기해내는 효용성이 있다.

p126. 도카이는 `대인관계에 뛰어난` 인물이었다. 승부욕이나 열등감, 질투심, 과도한 편견과 자존심, 뭔가에 대한 강한 집착, 지나치게 예민한 감수성, 완고한 정치적 입장 같은, 인격적 균형의 안정을 해칠 우려가 있는 요소는 적어도 표면적으로는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p132. 너무 좋아하면 마음이 힘들기 때문이죠. 못 견딜 만큼 힘들어요. 그 부담을 감당할 수 없을 것 같아서, 가능한 한 그녀를 좋아하지 않으려 노력하고 있어요

p136. 그는 기본적으로 정직하고 솔직하며, 자기 자신을 제법 공정하게 바라볼 줄 알았다. 그리고 자신의 약점을 남 앞에 드러내는 것을 별로 두려워하지 않았다. 그것은 세상의 많은 사람들이 갖고 있지 못한 자질이었다.

p146. 사랑한다는 것은 원래 그런 것이다. 자기 마음을 컨트롤할 수 없고, 그래서 불합리한 힘에 휘둘리는 기분이 든다.

p158. 어쩌면 스스로 제로에 가까워지고 싶다는 바람도 있었던 것 같아요. 선생님은 자신을 무로 만들어버리고 싶었던 거에요.

p166. 모든 여자는 거짓말을 하기 위한 특별한 독립기관을 태생적으로 갖추고 있다.

왜냐하면 그건 그녀가 아니라 그녀 몸의 독립기관이 제멋대로 저지르는 일이기 때문이다.

p195. 깨끗이 빨아 햇볕에 잘 말린 냄새가 났다.

p201. 그것은 그녀 혼자 떠안을 수밖에 없는 무겁고 어두운 비밀인 것이다.

p207. 칠성장어가 물밑에서 환한 수면을 응시하듯이. 내가 다른 세계, 혹은 다른 시간 속에 있고, 그리고 칠성장어였다면 ㅡ 하바라 노부유키라는 특정한 한 인간이 아니라 그냥 이름 없는 칠성장어였다면 ㅡ 얼마나 좋을까 하고 하바라는 생각했다.

p211. 빈집털이를 그만두고 조금 지나자 그에 대한 강한 동경심이 서서히, 하지만 분명하게 옅어져갔어. 얕은 해안에 슬슬 썰물이 지듯이.

그건 병 비슷한 게 아니라 분명 진짜 병이었어

누구나 인생에 한 번은 그렇게 마구 날뛰는 시기를 통과하는 건지도 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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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래도 싫은 사람 마스다 미리 만화 시리즈
마스다 미리 지음, 박정임 옮김 / 이봄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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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은 크게 되지만....
해결책을 얻을 수는 없는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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