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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은 부드러워, 마셔
한은형 지음 / 을유문화사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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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은 부드러워, 마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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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과 어울리는 모든 것들. 영화, 책, 풍경, 장소, 기억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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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밤이 어울립니다. 밤에 읽다보면, 이 술도 저 술도 마셔보고 싶은 생각이 듭니다. 칵테일, 와인, 맥주, 위스키 등등 여러가지 술을 주제로 다양한 이야기를 펼쳐갑니다.
저도 엄청난 애주가인데요, 비가 오는 날엔 파전에 소주가, 추운 겨울엔 위스키가, 금요일 밤에는 갓파더가, 일식과 함께 하이볼을 떠올리는 사람입니다. 낮에도 한 번씩 마시고 싶어서 참는 사람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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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이 책은 어찌나 다양한 지식이 들어있는지요. 술에 대한 이야기라서 재미있게만 읽다가도 술에 대한 지식이 나오면 쫑긋하고 귀를 기울이게 됩니다.
'백 년 동안 남극의 얼음 속에 묻혀 있던 스카치위스키가 발굴 되었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뭐 이런 류의 쫑긋할만한 지식들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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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스키에 탄산수를 붓고 얼음도 잔뜩 넣어 마시는 게 하이볼이다. 넓은 범위에서의 하이볼은 위스키 말고도 진이나 보드카에 탄산수를, 또 진저에일이나 토닉워터를 타는 것까지도 말하는 것 같지만 나는 '위스키에 탄산수를 넣은 게 하이볼'이라고 생각하는 입장이다. 하이볼에 한에서라면 근본주의자인 것이다.(P.273)
최근 몇 년 하이볼이 큰 유행인데, 이런 저런 하이볼이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런 시대에 작가의 단호한 하이볼에 대한 태도가 참 맘에 듭니다. 읽는 저도 꽤나 어깨를 으쓱하며 공감하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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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은 공간이 중요한 계절입니다. 여름에는 밖을 걸어도 되지만, 이 추운 겨울에는 따뜻한 공간에 앉아서 음식과 술을 마시며 즐기는게 딱 좋죠.
이 겨울 추천하고 싶은 책입니다. 공간의 아늑함과 술의 따뜻함이 어우러지는 계절에 이 책을 읽으면 참 포근하겠네요.
이 글을 쓰면서도 갓파더가 마시고 싶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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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술이 마시고 싶을까 고민되는 날에 무작위로 한 페이지를 펴보고 싶은 책입니다. 분명 짧은 글을 읽고나면, 그 술이 마시고 싶어질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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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에 안 좋다고 생각하시는 분들께, 이 구절을 읽어드립니다.

'술을 한 방울도 안 마신다면 몸에는 좋지만 과연 마음에도 좋을까요? 정신 건강을 위해서라면 한두 잔은 괜찮지 않을까요? 몸을 움직이는 건 마음이니까요.'(P.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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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네 여행기 을유세계문학전집 129
하인리히 하이네 지음, 황승환 옮김 / 을유문화사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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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하이네 여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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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재미있습니다. 바다라서 좋고, 북해를 바라보는 하이네의 표현이 좋습니다. 읽기 쉬운 시라서 더 좋고요. 맘에 드는 두 편의 시를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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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질문

바닷가에, 황량한 밤 바닷가에
어떤 젊은이가 서 있다.
..
침울한 입술로 그는 파도에게 묻는다.
...
말해다오, 인간이란 무엇인가?
어디서 왔는가? 어디로 가는가?
...
늘 그렇듯 파도는 웅얼거리고,
바람이 불면 구름은 달아나며,
별들은 무심하게 차갑게 반짝일 뿐.
그런데 바보는 대답을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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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속에 '인생을 바라보는 하이네의 시선'과 '바다의 이미지'가 어우러져 마음을 울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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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뱃멀미

... 뱃멀미가 난 나는 여전히 돛대에 기대앉아
자신에 대해 고찰해 본다.
...
그러는 동안 배는
거칠게 덮쳐 오는 파도와 싸운다.
...
아무튼 어리석음과 불공정이
그대를 온통 뒤덮고 있을지라도, 오 독일이여!
그럼에도 난 그대를 갈망한다네:
적어도 그대는 단단한 땅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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뱃멀미가 나는 와중에 생각에 빠져드는 시인도 웃기지만, 또 그 가운데 독일을 그리워하는 마음이 드러납니다. 그래도 땅이라는 이유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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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해는 1,2부는 시 / 3부는 산문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시도 잘 쓰는데, 산문도 재미있습니다. 특히 산문은 생각의 꼬리를 물고 계속 이어지는 점이 매력적입니다.
마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의 의식의 흐름을 따라가는 기분같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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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부에서 가장 좋았던 부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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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120 내 영혼을 사랑하듯 나는 바다를 사랑한다.
심지어 바다는 원래 내 영혼 그 자체가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들때도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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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를 바라보는 하이네의 생각이 온전히 드러나는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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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념_르그랑의 책
다양한 주제와 테마를 20장에 걸쳐 말합니다. 정신없어 보일 수 있지만, 이게 하이네의 의도라고 합니다.
사적인 이야기, 정치와 역사문제, 문학 이야기 등 다양한 이야기가 나옵니다. 특히 이 지점에서 괴테의 "이탈리아 여행기"가 떠오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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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해 연작은 바다에서 오래 산 시인이 나에게 바다의 온갖 아름다움에 대해 말해주는 느낌입니다.
북해 3부와 이념_르그랑의 책은 하이네와 같이 여행하는 기분입니다. 말이 많고 지식이 많은 하이네요...ㅋㅋㅋ 괴테의 이탈리아 여행기와 비슷한 느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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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기의 즐거움 - 우리가 사랑한 작가들의 매혹적인 걷기의 말들
존 다이어 외 지음, 수지 크립스 엮음, 윤교찬.조애리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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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걷기가 좋다. 걸을 때, 마음이 편해진다. 잡다한 고민이 사라진다. 자연을 바라보며 대조되는 아주 작은 나의 모습이 좋다. 수 많은 작가들이 걷기를 좋아했다는 글을 읽으면, 왠지 기분이 들뜬다. 걷기는 나만 좋아하는게 아니구나. 작가들도, 과학자들도, 기업가들도 좋아하는구나. 나의 작은 취미를 인정받는 기분이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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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엮은이의 서문]
"예기치 않게 낯선 길을 걷다보면 시간적 흐름에서 벗어난 느낌을 받는다. 순간적이긴 해도 이런 장소와 순간은 피정에 온 느낌을 준다. 긴 피정을 마친 것처럼 다시 일상으로 돌아오면 모든 것이 달라보인다."
산책은 잠시 나를 다른 세상으로 데려가는 신비로운 느낌을 준다. 난 그 느낌이 설레고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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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작가들의 산책에 관한 글을 엮었다. 시, 소설, 에세이 등 다양한 분야의 산책에 관한 글을 소개한다. 소설 속 주인공이 산책을 좋아하기도, 작가 자신이 산책을 좋아하기도 한다. 산책에 대한 이렇게 다양한 관점을 한 책으로 전부 만나볼 수 있다는 점이 꽤나 매력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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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 트웨인-떠돌이, 해외로 나가다]
마크 트웨인하면 톰 소여의 모험이지만, 사실 여행기가 있는 줄은 몰랐다.
"도보 여행의 매력은 걷는데 있거나 보는 풍광에 있는 것이 아니라 대화를 나누는데 있다. ... 최상의 즐거움은 역시 대화를 나눌 수 있다는 점이다. ... 두 사람이 무심코 나누는 이야기에서 얼마나 많은 다양한 주제를 다루는지 아는가!"

[버지니아 울프-밤산책]
버지니아 울프가 해안가에 머물며 쓴 일기를 발전시킨 글이다. 밤 산책의 오묘함이 느껴지는 멋진 글이다.
"기이한 모습에 익숙해지자 엄청난 평화로움과 아름다움이 눈에 띄었다 ... 깊은 어둠 가운데서 새롭게 눈을 씻고 생기를 되찾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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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도 좋은 이 가을에, 나도 산책을 가고싶다. 작가들이 산책에서 느끼는 그 상쾌함과 평안함을 나도 느끼고 싶다. 걷기는, 산책은 즐거운 일이다. 그리고 이 책을 읽는 동안, 이 작가들과 산책을 같이 하는 기분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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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인생에 바람을 초대하려면 - 세계적 지성이 들려주는 모험과 발견의 철학
파스칼 브뤼크네르 지음, 이세진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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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는 우리의 삶을 바꿔놓았다. 배민으로 배달을 시켜먹고, 온라인으로 강연을 듣는다. 집에서 게임을 하고 넷플릭스로 새로나온 시리즈를 본다. 생각보다 평온하고 끝도 없이 단조로운 일상이다. 하지만, 우리는 창문을 열어야 한다. 세상을 나아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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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을 초대할 수는 없지만 창문을 열어두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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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 전염병, 묻지마 살인 등 우리의 삶은 불안으로 가득 차 있다. 그래도 위험을 감수하는 우아함으로 세상을 향해 나가야 한다. 창문을 열고 바람을 맞고 세상으로 발걸음을 내딛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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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집에 대해 두 가지 태도를 취한다.
1. 창작하는 사람은 때로는 고독을 선택해야 한다. 자발적으로 혼자가 되어 작업에 몰두할 필요도 있다고 말한다.
2. 하지만, 집에서는 앞으로 나아가는 삶을 살 수 없다. 우리가 집에서 스마트폰에 매달리는 이유는 '경험의 빈곤' 때문이다. 경험과 모험이 부족하니 전 세계로 연결되는 스마트폰에 더욱 집착하게 된다. 우리는 세상을 나아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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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상깊었던 부분은 <모험자> 챕터이다.
과거의 모험가는 배를 타고 바다로 나갔지만, 오늘의 모험가는 조이스틱이나 VR글래스를 착용하고 화면의 세상으로 간다. 오늘날의 SNS에서도 마찬가지이다. 모습을 연출하며 나는 잘 살고 있다고 느낀다. 내가 세상의 주인이고 운명을 스스로 만들어가는 사람처럼 느낀다. 하지만 나는 '촬영'을 하며 남들의 눈에 내가 어떻게 보이는지를 신경쓴다.

우리는 모험을 떠나야 한다. SNS, 유튜브, 게임과 같은 가상의 세계 말고 진짜 세상을 모험을 떠나야 한다. 나의 세상은 문 밖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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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가을이다. 서늘한 바람과 푸른 하늘이 창 밖에 있다. 자연을 느끼러 나가자. "모든 시간, 모든 날이 비슷비슷하면서도 살짝 다르다. '살짝'속에 방대한 모험이 있고 불협화음이 있다." 오늘의 날씨는 어제와 살짝 다르다. 내일도 살짝 다를 것이다. 그 살짝을 느끼며 세상을 더 풍요롭게 느끼러 우리는 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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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겨진 뼈, 드러난 뼈 - 뼈의 5억 년 역사에서 최첨단 뼈 수술까지 아름답고 효율적이며 무한한 뼈 이야기
로이 밀스 지음, 양병찬 옮김 / 해나무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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뼈로 읽는 세계사가 있다면 이 책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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뼈에 대한 모든 것이 담겨 있다. 처음 시작할 때는 뼈의 성분부터 이야기하는데, 뒤로 갈수록 고고학, 예술까지 다양한 이야기가 나온다.

‘뼈’라는 한 단어로 300페이지가 넘는 이야기를 할 수 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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뼈의 상업화는 생각도 못한 주제였다. 뼈가 과거부터 현재까지 어떻게 상업화 되었는가를 설명한다. 패션부터 비료까지 뼈는 버릴 데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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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뼈는 인류의 과거, 현재, 미래를 설명하는 전설이다. 또한 세계 최고의 건축 자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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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인체의 신비를 깊이 느껴본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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