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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분다, 가라 - 제13회 동리문학상 수상작
한강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10년 2월
평점 :
1. 그림과 우주, 그리고 미시령
모든 별은 태어나서 존재하다가 죽는다. 그것이 별의 생리이자 운명이다. 인간의 몸을 이루는 모든 물질은 별로부터 왔다. 별들과 같은 생리와 운명을 태어난 인간은. 별들과 마찬가지로 존재하다가 죽는다. 다른 것은 생애의 길이뿐이다.
<바람이 분다, 가라> ~ 450킬로미터 ~ 17P
<바람이 분다, 가라>에서 가장 돋보였던 화법은 이질적인 것들의 연결이었습니다. 가장 크게 등장하는 요소 세 가지가 제목에서 언급했던 '그림' '우주' '미시령'입니다. 이 세 가지는 굉장히 이질적이고 동떨어진 것이지만 인물들을 움직이는 힘이며 인물간의 애증을 불러일으키는 계기이기도 합니다. 주인공은 삼촌에게 빠져 '그림'을 그렸고 '우주'에 빠집니다. 인주는 다리를 다친 후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고, 모든 갈등의 처음은 '미시령'이었습니다.
이런 이질적인 상관관계는 소설 전반에 묘한 긴장감을 불러일으킵니다. 그것이 소설을 이끌어가는 쓸쓸한, 전반적 분위기를 만들어갑니다.
2. 한강, 채식주의자적 글쓰기
그러니까, 누군가 나를 사랑한다고 말할 때, 내가 처음 느끼는 감정은 공포야.
<바람이 분다, 가라>~플랑크의 시간~ 53p
한강 작가님의 신작이 나왔다는 소식을 듣자마자 침을 흘리기 시작했는데 이번에 책을 대거 구입하면서 함께 질렀습니다. 한강 작가님의 글은 정말 언제 읽어도 가슴을 찌르는 무언가가 있는 것 같습니다.
이전에 채식주의자라는 연작소설을 리뷰한 적이 있습니다. 그때 글에 베어있는 상처가 독자들의 마음을 시리게 한다는 말을 했던 것 같습니다. 이번 소설에서도 마찬가지로 소설 전반에 베어있는 쓸쓸함과 그 쓰린 상처가 마음을 울렸던 것 같습니다.
한강 : : 1970년 광주에서 태어나 연세대 국문학과를 졸업했다. 1993년 계간 <문학과사회』에 시가, 이듬해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붉은 닻」이 당선되어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이상문학상(2005) 오늘의 젊은예술가상(2000) 한국소설문학상(1999)을 수상했으며, 2010년 현재 서울예대 문예창작과에 재직 중이다.
소설집 <여수의 사랑』(1995) <내 여자의 열매』(2000)와 장편소설 <검은 사슴>(1998) <그대의 차가운 손>(2002) <채식주의자>(2007), <바람이 분다, 가라>(2010) 그리고 산문집 <가만가만 부르는 노래>(2007) <사랑과, 사랑을 둘러싼 것들>(2009, 개정판) 등이 있다
알라딘 작가소개
대학교에 진학하고 한강 작가님을 가까이서 볼 기회가 생겼는데 정말 아름다우셨습니다. 외면적으로도 굉장히 아름다우시지만 그 내면에서 느껴지는 깊이랄까. 그런 모습이 너무 아름다우셔서 정말, 두근거렸습니다. 내년에나 작가님과 마주보고 수업을 하겠지만 벌써부터 떨리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