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중그네 오늘의 일본문학 2
오쿠다 히데오 지음, 이영미 옮김 / 은행나무 / 2005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오쿠다 히데오,라는 작가에 무언가 모를 거부감이 있던 나는 

[남쪽으로 튀어!]를 읽고 완전히 매료되어 그의 또 다른 책들을 두서없이 읽기 시작했다.  

문장을 읽으면서 상상되는 이라부의 모습에 자꾸만 피식- 웃음이 일어나는 이야기들. 

의식적, 무의식적으로 현대인의 가슴속에 자리잡고 있는 정신적인 결함, 우리는 부정하고 싶지만 어쩐지 짠--해지게 만드는 단어 [외로움]과 관련된 이라부식 통쾌한 해결책. 

 

그러나, 

남쪽으로 튀어,만큼 내 마음을 흔들어 놓지 못했다. 

'이라부'라는 황당한 정신과 의사는 우리주변에 늘 존재했으면 싶은, 걱정거리를 그와 함께 무작정 날려버리고 싶게 만드는 어린아이같은 상쾌함을 지닌 사람이지만, 왠지 온몸에 닭살이 오들오들 돋을 것만 같은 그의 행동들에 왠지모를 어색함이 느껴지는건 왜일까? 

 

그러나, 

나,라는 외로운 사람은 나와 같은 고민으로 괴로운 사람은, 

실컷 웃으며 이라부식 즐거움에 빠져보고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사우스 브로드 1
팻 콘로이 지음, 안진환 외 옮김 / 생각의나무 / 2009년 10월
평점 :
품절


때론 직접적으로 때론 돌려서 때론 아름답지만 슬프게 쓰여진 레오킹과 친구들 이야기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사우스 브로드 1
팻 콘로이 지음, 안진환 외 옮김 / 생각의나무 / 2009년 10월
평점 :
품절


천 페이지에 담긴 서정과 서사.

흔들리며 그 자리에서 버티고 지켜주는 인생의 아름다운 혹은 처절한 몸부림을 끝까지 완주한 내가 대견하다.

1969년 6월 19일 블룸스데이에,

우연이란 멋진단어로 만들어진 인생의 또다른 페이지를 때론 너무 아름다워서 실제로 내 눈앞에 펼쳐진 풍경에 빨려들어가듯, 때론 눈물이 그렁그렁 맺히도록 서정적인 감성으로 마구 사람을 흔들며,

슬프지만 강한 우정으로 맺어진 사람들의 이야기로 가득채워진 이 이야기가

곧 그리워 질 것 같다.

 

작자는, 후기에도 올렸듯이 자신이 가장 잘 알고있는 사우스브로드 찰스턴을, 독자에게 가장 아름다운 곳으로, 혹은 뇌수에 총을 겨누듯 섬뜩한 곳으로, 낭만과 인생이 어우러져 어딘가에 가까운곳에 손만 뻗으면 닿을듯이 묘사하고 있다.

 

 

화자이자 주인공인 레오킹에게,

오로지 이날 1969년 6월 19일 블룸스데이에 서로 우연이라기엔 그들의 인생을 너무 깊게 파고든 일련의 만남은 우리 독자들에게까지 특별한 날짜가 되도록 만든다.

"이날 나는 어머니가 한때 천주교 예수서임회 수녀였다는 사실을 알았다. 그리고 아틀라스 이삿짐 트럭 한대가 우리 집 건너편 19세기 찰스턴 단독주택의 진입로로 후진해 들어갔다. 또 브로드 가 성당 뒤쪽에 있는 성 유다 고아원의 정문 앞에 두 명의 고아가 도착했다. 한편 [뉴스 앤 쿠리어]는 이스트 베이 가에 있는 러틀레지-베닛 저택에서 마약단속이 있었다고 보도했다"

이런 연관성없는 사건들이 우리의 레오킹에게 일어난 6월 19일을 시작으로, [사우스브로드]는 여러가지 특별한 사건과 그 사건들이 갖는 유대속에서 서로에게 갖는 신뢰와 사랑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이들의 우정을 통해 보여준다.

 

책의 마지막 페이지까지 다 읽으면서, 작가가 남긴 감사의 말이 가장 지루했던 소설.

 

제임스조이스의 율리시즈에서 이름을 딴 레오 킹, 두꺼비라는 별명을 가진 이 남자가 제임스조이스를 기리기위한 날인 블룸스 데이에 일생을 두고 그와 함께 웃고, 아파하고, 의지하고, 지켜주는 친구들을 만나게 된다. 남북전쟁이 일어났던 남부 특유의 흑백논쟁과 귀족들의 권위의식, 에이즈가 온 세계를 집어삼킬듯 했던 그 때, 또 미국 남부를 뒤 흔들어 놓은 허리케인의 급습과 그것을 극복해내는 사람들의 모습 등, 사우스브로드가 담고있는 세계는 현실적이면서도 비현실적으로 느껴진다.

하지만 이런 누구도 상상할 수 없지만 우리주변에서 조용히 지켜보다가 때를 맞으면 우리를 엄습하는 조커의 장난질에서도, 우리는 알 수 있다.

우리이기때문에, 인간이기 때문에, 인생이기 때문에 어떤 일이든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을.

 

 

 

레오킹과 아이크, 베티, 시바, 트레버, 몰리, 채드, 프레이저, 나일즈, 스탈라의 얽히고 섥힌 이야기속에서 피가 거꾸로 솟게 만드는 시바와 트레버의 아버지와, 위대한 유산이 생각나게 만드는 캐논 아저씨, 지독하게 냉철하게 느껴지지만 마음 한 곳을 짠하게 만드는 레오의 어머니 그리고 레오가 언급하는 모든 사람들 때문에 [사우스브로드]는 반짝반짝 빛이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햇빛사냥 나의 라임 오렌지나무 2
J.M.바스콘셀로스 지음, 박원복 옮김, 김효진 그림 / 동녘 / 2003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네 마음속에 아담처럼 나를 잘 간직하렴, 이따금 나를 기억해 주기도 하고.

 

그건 어려울 거에요.

 

그가 깜짝 놀랐다.

 

나를 기억하는 게 힘들 거라고 ?

 

네. 왜냐하면 기억을 하려면 먼저 잊어야 하니까요. 그런데 저는 절대로 그럴 수 없어요.

 

 

- 모리스아저씨와의 대화 중에서

 

 

 

 

나의 라임 오렌지 나무

나이가 들어 다시 읽은 제제의 이야기는, 가슴 한켠에 뻥 하고 구멍을 뚫어 놓은 것 같았다.

하염없이, 다스릴 수 없는 눈물이 비져나왔다.

그런 제제가 10대가 되어 겪는 이야기.

그의 정신적 지주인, 꾸루루 두꺼비 아담과, 아버지였으면 좋겠다며 만들어낸 모리스아저씨.

이들과 함께 대화하며, 이들과 함께 아픔을 견뎌내는 제제의 모습은 안쓰럽지만 대견하기만 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즐거운 나의 집
공지영 지음 / 푸른숲 / 2007년 11월
평점 :
품절


ㄴㅏ에게 가족을 넘어 가정이란 어떤것인가, 에 대한 길지도 짧지도 않은 명상을 선물해준

아름다운 이야기.

코끝이 매큼해지기도 심드렁해지기도 하는, 그녀와 그녀의 즐거운 가정 이야기는 

공지영이란 작가의 험난한 인생기가 고스란히 담겨있어서, 때론 나도 한 사회의 평범한 인간으로서 평범한 일상을 벗어나면, 소위 상식이란 무서운 법칙을 벗어나면 가차없이 손가락을 들이밀며 지적질 해대던 한 사람으로서,

깊이 반성하고 또 깊이 생각하게 하는 우리에겐 낯선 가정의 이야기지만, 또 낯설지 않은 이야기다.

 

세번의 결혼으로 성이 다른 두 동생들이 있는 위녕,

질풍노도의 시기에, 아빠곁을 떠나 엄마와 살기로 하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새로운 가정을 대하는 그녀의 성장통속엔,

가끔씩  제 엄마를 너무도 닮은 나의 지리멸렬함과, 때로는 부모님 마음에 상처주는 말을 서슴없이 내뱉으며 난 아직 어리고, 내 영혼은 불완전하다고 울부짖는 부끄러운 여자와, 사랑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보며 희미하게 미소짓는 30대의 내가 있었다.

 

공지영이란 작가가 스스럼없이, 자기자신의 이야기라고 했듯이,

이야기속에서 성이다른 3자녀를 키우는 엄마라는 역할의 고뇌와, 3번씩이나 이혼했다는 사회적 질타속에서도 자신의 행복과 사랑을 찾으려는 그냥 나인, 그대로의 모습으로의 나인, 한 여자의 사랑에 대한 솔직한 고백이

밸런타인데이 초콜릿상자에 빼곡히 들어있는 너무나 달콤해서 심지어 쓰디쓰다는걸 알면서도 자꾸만 손이 가는 초콜릿들처럼 독자를 흡입한다.

 

 

가족과 헤어지고 새로운 가족과 살아가면서, 그 가족과의 또 한번의 이별을 선택하는 위녕의 독백처럼,

그때 나는 알게 되었다. 비로소 내가 온전히 혼자라는 것을, 그리고 결코 혼자가 아니라는 것을

가족안에서

난 이렇게 살고 싶다.

온전히 혼자이지만, 결코 혼자가 아닌.

나로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