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는 힘을 기르기 위하여, 슬로 리딩(Slow Reading)
과거 일본에서 현재 떠오르는 '융합 교과 수업'을 진행한 적이 있다. 바로 국어 교사 하시모토 다케시(1912~2013)가 <은 수저>소설을 통해 '슬로 리딩' 학습법을 창시한 것을 시작으로 말이다. 몇 년에 걸쳐 책 한 권을 배우는 형식으로 하루에 소설 한~두 장이 분량이다. 소설에서 언급되는 단어에 대해 깊이 탐독하는 시간을 가지는가 하면, 소설에서 연을 날리는 장면이 등장하면 아이들이 직접 연을 날리는 등, 소설을 단순히 읽는 것으로 끝나지 않고 하나하나 체험하는 식으로 진행되는 수업이다. 이러한 방법을 통해 아이들은 깊은 사고, 세상을 바라보는 다양한 시각을 키울 수 있다.
이제 교사가 필요 없는 교육의 시대가 온 건가요?
인터넷이라는 환경으로 거대한 학교인 '칸 아카데미'가 생겨난 것처럼, 인터넷이 하나의 학교를 담당하고 있다. 그렇다면, 양질의 교육 컨텐츠를 제공하는 아카데미만으로 교육이 충분하니 교사가 필요하지 않다는 말일까? 사실 그렇지 않다는 건 모두가 알고 있다. 단지 바뀌는 것은 교육에 대한 방법이 바뀌는 것이지 절대로 교사가 사라진다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교사는 이전보다 더욱더 학생 개개인을 위한 맞춤 교육을 해줘야 한다.
아이들이 스스로 참여하고 교사들은 개입을 최소화하는 교육 환경이라 해서 절대로 교사가 아이들을 내버려 두라는 것이 아니다. 교사의 역할이 전통적인, 일방적인 가르침의 역할이 아니라 이제는 멘토의 역할을 하는 것으로 바뀌었다. 즉 훨씬 더 어려워졌다고 할 수 있다.
4차 산업이 시작된 지금, 우리는 더 이상 과거의 교육 방법으로는 현재와 미래에 맞서 살아갈 수 없다. 이를 여러 교육기관에서 뼈저리게 느껴야 한다. 우리의 아이들이 살아갈 현재와 미래는, 우리가 이제껏 살아온 세상과는 다르다. 너무나 빠르게 많은 것들이 변하고 있다. 큰 격변이 예상되는 가까운 미래를, 우리 아이들 각자가 스스로 행동하고 생각할 힘을 키워줘야 한다. 그게 우리 어른들이 해 줘야 할 일이다. 교육을 통해서 발전할 수 있는 사람이 되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