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외인 건 2인 가구의 생활 만족도가 가장 떨어진다는 점이었어요. 아마 2인 가구면 부부일 가능성이 높을 텐데 노후에 부부가 함께 살 때 가장 만족도가 떨어진다니 고민이네요. 저자는 2인 가구의 노후 행복의 비결로 다음 일곱 가지를 들고 있어요.
1. 서로를 이해한다.
2. 가사 분담을 확실히 한다.
3. 가치관이 달라도 신경 쓰지 않는다.
4. 눈앞의 불만은 사소한 거라 생각한다.
5. 둘이 있을 때부터 미리 혼자가 되었을 때를 준비한다.
6. 시간적, 공간적으로 거리를 둔다.
7. 자신의 세계에 파고든다.
근데, 같이 살다 보면 서로의 일거수일투족에 관심을 갖게 되고 사사건건 부딪히지 않을 수가 없잖아요. 위의 일곱 가지 비결은 조금은 비현실적이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드네요. 누군가와 같이 살면 당연히 갈등이 생기게 마련이죠. 그러니까 저자의 말처럼 혼자 사는 사람이 더 이상 불쌍하거나 동정받아야 할 대상이 아니라는 생각에 공감이 갑니다. 싱글인 젊은이가 하나도 불쌍해 보이지 않는 것처럼요.
저자는 간병 보험이 있기 때문에 혼자서도 충분히 살 수 있고, 죽을 수도 있다고 말합니다. 책에서는 일본의 '간병 보험' 제도에 관해 자세히 설명해 주는데 우리나라의 실태는 어떤지 궁금해지더군요.
일본의 간병 보험은 우리나라의 '노인장기요양보험'에 해당할 것 같아요. '노인장기요양보험'은 고령이나 노인성 질병 등의 사유로 일상생활을 혼자서 수행하기 어려운 노인 등에게 신체활동 또는 가사활동 지원 등의 장기요양급여를 제공하여 노후의 건강증진 및 생활 안정을 도모하고 그 가족의 부담을 덜어줌으로써 국민의 삶의 질을 향상하도록 함을 목적으로 시행하는 사회보험제도라고 국민건강보험공단 홈페이지에 나와 있네요.
노인장기요양보험을 신청하면 등급 판정에 따라 다양한 혜택을 받는 것 같아요. 요즘 길거리에 보면 어르신 유치원이나 노인보호센터 차량이 눈에 많이 띄던데 이런 시설을 이용할 때도 등급에 따라 급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저는 전에 한 요양원에서 봉사활동을 한 적이 있어요. 청소도 하고 할머니 할아버지가 음식 드시는 것을 도와드렸는데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함께 모여서 이야기 나누며 식사하고 티브이도 보고 또 요양원에서 하는 프로그램에도 참여하는 모습이 그렇게 나빠 보이지는 않았어요. 코로나 시기라 제한적이기는 했지만 가족이 방문해서 함께 시간을 보내기도 했고요.
저자는 혼자 노후를 보내는 게 누군가 생각하는 것처럼 그렇게 나쁘지는 않다고 싱글 노후도 행복하고 편안할 수 있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죽기 직전의 노인에게 연명치료를 계속하는 건 당사자가 바라는 게 아닐지도 모릅니다. 저도 바라지 않고요. 집에서 편안하게 인생의 마지막 시간을 보낼 수 있다면 무엇보다 좋을 것 같긴 해요. 그래도 마지막의 시간들은 누군가의 도움을 받아야 하겠지요. 그 시간이 조금이라도 짧았으면 좋겠는 건 욕심이겠지만.
혼자 노후를 보내건 누군가와 함께 보내건 편안하게 생을 마감하기 위해 한 번쯤 읽어볼 만한 책인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의 상황도 조금 덧붙여 놓았다면 더 좋았을 것 같아요.
[좋은 책을 만들고 보내주셔서 감사합니다.]
[책만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쓴 감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