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태주의 풀꽃 인생수업
나태주 지음 / 니들북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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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들북'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평소 관심 있는 분야의 도서만 신청하여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한 줄 요약

풀잎처럼 조용히 머물던 것들이, 결국 인생을 말해준다.

익숙한 하루의 틈에서 잊고 지낸 소중함을 다시 건네는,

그 사이의 순간들을 시처럼 살아내는 따뜻한 지침서이다.


인상 깊은 구절

오래 봐라, 그리고 자세히 봐야 예쁘단다.

아, 이것은 삶의 비밀!

p37

가다가 돌아오는 것은 유턴입니다.

가던 길을 계속 가면서

새로운 길을 개척하는 것이 터닝포인트입니다.

당신은 어떤 길을 선택하시겠습니까?

그건 자신의 마음에 달려 있습니다.

p135

'왜 사람들은 유자서만 읽고 무자서는 읽지 않은가' <채근담>

유자서란 글씨로 된 책을 말하고, 무자서는 글씨로 쓰이지 않은 책입니다.

새가 날아가는 것이 그 자체로 책이고, 물이 흘러가는 것도 책이고, 그 속에서 시를 찾아라. 이 말이에요. p149

총평

EBS의 강연 프로그램인 클래스ⓔ에서 <나태주의 풀꽃 인생수업> 20분짜리 12회분 강연 내용을 문장으로 풀어낸 책이다. 무엇보다 고전적이고 따뜻하며 평화로운 분위기를 자아내는 칼 라르손의 작품이 함께 삽입되어 있다. 자연과 일상의 소박한 아름다움을 이야기와 그림으로 함께 풀어내어 읽는 내내 마음과 눈이 즐겁다.

출판사는 나태주의 풀꽃 인생수업 강연과 스웨덴 화가 칼 라르손의 그림을 조화시켜 강연 내용뿐 아니라 시각적인 즐거움까지 선사한다. 라르손의 그림에는 가족의 일상과 자연의 생명력이 넘치는 '봄'과 '자연'이 생생하게 담겨 있다. 가족, 자연, 일상의 소소한 순간들이 담긴 그림들과 함께 읽는 나태주의 인생수업은 특별한 위안을 준다.

노자의 도덕경이 떠오르는 이 책에서 나태주 시인은 우리에게 묻는다.

"우리는 때로 너무 잘하려고만 해서 힘들어지는 것이 아닐까?" 그리고 위로한다.

"이미 충분히 잘하고 있다. 더 잘하려 애쓰지 말라." 부족한 부분이 있더라도 좋은 쪽으로 바꾸어 생각하면 언젠가 정말 좋은 순간이 온다고 말한다.

최근 한 교장선생님이 학생들에게 꿈을 크게 가지지 말라고 해서 이슈가 된 적이 있는데,

나태주 시인도 비슷한 맥락에서 "네가 이루고 싶은 조그만 꿈을 가져라"고 말한다.

그러나 그 의미는 다르다. 보다 구체적인 꿈을 가지고, 그 꿈을 끝내 이루도록 노력하라는 뜻이다.

나태주 시인하면 떠오르는 대표적인 시 '풀꽃'이 있다.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

자세히, 오래 봐야 보이는 것들이 세상에는 참 많다.

콩나물에 물 주듯이, 다 빠져나가도 쑥쑥 자라고 있다고 믿고 자세히 보고 오래 봐야겠다.

그래야 예쁘니까.

"꽃을 보듯 너를 본다." 이 문장 자체가 가슴을 설레게 한다.

꽃인데 꽃으로 보지 않고 약자로 보게 된다면 '화'가 나고 함부로 대하는 태도가 생긴다.

우리는 모두 고난을 이겨내고 살아가는 꽃이다. 고난을 겪고 꽃을 피워 우리에게 오는 것들이 참 많다.

그것에 감사하자.

예쁘지 않은 것을 예쁘게 보아주는 것이 사랑이다.

어떻게 이미 알고 있는 것을 더 새롭고 아름답게 발견하는지,

나태주 시인의 안목과 마음은 오래 보는 관찰에서 생기는 것이 아닌가 짐작해 본다.

기다려주고, 참아주고, 져주는 부모의 마음처럼 예쁘게 바라보는 시선이 필요하다.

나태주 시인은 자신의 인생 터닝포인트가 된 책 세 권을 소개한다.

노자의 <도덕경>, 후지와라 신야의 <인도방랑>, 헨리 데이비드 소로의 <월든>이다.

도덕경과 월든은 여러 번 읽어본 책이지만,

인도방랑은 처음 접하는 책이라 품절된 책을 중고서점에서 주문했다.

인도의 어두운 부분과 죽음 및 삶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니 더욱 기대가 된다.

나태주 시인은 시를 쓰는 이들에게 중요한 안목을 키울 수 있는 힌트를 준다.

시는 주변에 널려 있는데 우리는 없던 것을 만들어내려는 '발명'이라는 함정에 빠져 있다고 말한다.

시는 '발견'이다.

누군가 버리고 간 쓰레기 더미 속에,

반복되고 지루한 일상 속에, 우리가 이미 알고 있는 것에서 재발견하는 것이라는 통찰이 감사하다.

풀꽃,

어떻게 보면 이름도 없고 특별나게 눈에 띄지 않아 지나쳐 가기 쉽다.

하지만 잠시 멈추고 자세히 바라보면 이렇게 가까이에 행복이 있었음을 깨닫게 된다.

재능이 있어서가 아니라 '나'이기 때문에 가능한 것들을 발견하고, 매일 첫날처럼 맞이하며 살아가자.

≪나태주의 풀꽃 인생수업≫은 그런 소중한 깨달음을 준다.

책이 던지는 질문

사별삼일 즉당괄목상대 p233

눈을 비비고 다시 본다는 뜻으로, 상대방의 학문이나 재주가 깜짝 놀랄 만큼 발전했음을 이르는 말이다. 매일 새롭게 변하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것, 다시 말해서 배움을 즐기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글을 읽지 못하고 무력만 강한 여몽은 관우까지 사로잡는 지혜까지 갖게 된 것은 바로 노력이 뒷바탕 된 것이다. 인생에 놀라움을 주는 변용이 있는 사람이 되기 위해서는 '노력'이 꼭 필요하다.

재능을 노력으로 갈고닦으면 기술이 되고, 기술을 가지고 노력하면 원하던 것을 얻을 수 있다.

성장과 변화를 바라보는 시선, 오래 보고 실천해야 예쁘다. 노력 없이 이룰 수 있는 것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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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고 보니 마흔이 기회였다 - 인생의 전환점에 선 당신에게 2500년 동양고전이 전하는 어른의 철학
이남훈 지음 / 페이지2(page2)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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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지2북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평소 관심 있는 분야의 도서만 신청하여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한 줄 요약

동양 고전이 알려주는 지혜

마흔은 끝이 아니라 내면의 성장과 새로운 도전으로 향하는 '나그네'이다.

당신은 나그네 인가?


인상 깊은 구절

"세상에 대해서, 타인에 대해서, 내가 하는 일에 대해서, 그리고 나 자신에 대해서도 일정한 거리감을 유지한다. 나는 좋은 세상을 원하지만 그 소망이 이루어지지 않는다고 해서 세상을 저주하지는 않는다. 좋은 사람들은 사랑하지만 무조건적이고 절대적인 사랑을 믿지는 않는다." p51

화는 복이 의지하는 곳이고, 복은 화가 숨어 있는 곳이다. 불행과 행운, 좋은 것과 나쁜 것은 서로가 서로에게 의지하며, 궁극적으로는 같은 것이라는 동양 고전의 사상을 여실히 보여주는 일화다. p172

마흔의 인간관계에서 주목할 것은 '상대방이 나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가'이다. p209

사람들이 아침에 시장에 모이고 저녁이 되면 시장을 떠나는 이유는 아침 시장을 좋아하고 저녁 시장을 싫어해서가 아닙니다. 저녁 시장에는 이미 물건이 모두 팔리고 없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이 주군이 권세를 잃자 떠났고, 권세를 되찾자 다시 돌아오는 것은 모두 자연스러운 인간의 모습일 뿐입니다. 마음이 상하시겠지만 저들을 물리치지는 마시옵소서. p244

총평

인생의 두 번째 산, 마흔의 기회를 만나다.

마흔이라는 나이는 인생의 전환점이다.

많은 이들이 '지금부터 늦었다'는 생각에 주저하지만,

동양 고전은 오히려 마흔이 새로운 시작의 때라고 말한다.

『지나고 보니 마흔이 기회였다』는

인생의 두 번째 산을 오르는 40대에게 필요한 삶의 태도 30가지를 담백하게 전달한다.

맹자는 "하늘이 어떤 사람에게 큰 임무를 맡기려 하면, 반드시 먼저 마음을 괴롭게 하고, 근육과 뼈를 수고롭게 한다"고 했다.

초반의 실패는 후반전 성공을 위한 필수 과정이라는 역설적 깨달음이다.

인생은 마라톤이기에 초반 실패에 좌절할 필요가 없다.

니체의 말처럼, 나를 죽이지 못한 것은 나를 더 강하게 만든다.

40대에 찾아오는 혼란을 거부하지 말아야 한다.

『주역』은 혼란이 없으면 새로움도 없다고 가르친다.

혼란을 혼란스럽게 받아들이지 않는 것만으로도 마흔을 출발하는 자세로 충분하다.

40대의 신체적·인지적 변화는 멈추라는 신호가 아니라 내면에 집중하라는 메시지다.

동양 고전의 지혜는 우리의 내면에 깊은 울림을 준다.

덜어내는 삶의 태도를 강조하는 이 책은 많은 말보다는 내적 평화를 선택하라고 조언한다.

쓸데없는 것들을 끊임없이 덜어내는 과정이 진정한 나를 탄생시킨다.

행복과 고통은 동전의 양면이다.

행복을 늘리기보다 고통을 줄이는 것이 진정한 행복의 길이다.

이 자격증만 딴다면, 학교만 졸업한다면, 성인만 된다면, 로또만 돼도, 돈을 많이 번다면 등 어떤 외부적 조건이 행복을 가져다줄 것이라는 착각을 버려야 한다.

'있는 것'부터 주인이 되지 못하면 결국 행복도 사라진다.

40대는 빠른 것이 아니라 지치지 않는 나를 만나야 할 때다.

자기 통제력과 의지력은 한정된 자원이므로 잘 관리해야 한다.

좋은 것 하나를 실천하는 것보다 나쁜 습관 하나를 버리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

이남훈 저자는 "완벽한 때는 결국 오지 않기에, 인생의 전환점을 맞이하고 싶다면 새로운 경험, 낯선 배움을 만나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어령 선생의 말처럼 "조금씩, 낯익은 것에서 낯선 세상 밖으로 나간 사람이 나그네"다. 호기심을 유지하며 있던 것에서 다른 무언가를 발견하는 삶이 중요하다.

불혹의 나이,

동양 고전을 통해 자신을 온전하게 바라보고 평안을 찾는 여정을 시작해 보자.

마흔은 끝이 아닌 새로운 기회의 시작이다.

책이 던지는 질문

정작 중요한 것은 '그가 정말 나의 성장을 원하고 있는가'라는 점이다. p212

사람의 본질을 파악하는 일은 참으로 어렵다.

미국 작가 데이비드 브룩스의 『사람을 안다는 것』에서 중요한 통찰을 얻을 수 있다.

사람은 크게 두 가지 유형으로 나눌 수 있다.

디미니셔(Diminisher)는 자신이 대단하다고 여기며 타인에게 진정한 관심이 없다.

이들과 함께 있으면 존중받지 못한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

자기 이야기만 늘어놓는 사람들이 여기에 속한다.

일루미네이터(Illuminator)는 일방적인 조언이나 충고보다 상대방의 생각과 감정을 차분히 경청한 후에 조언이나 새로운 아이디어를 제공한다.

이들과 만나면 깊이 존중받는 느낌을 받게 된다.

나를 말하게 하고 힘을 북돋아 주는 사람들이다.

모든 인간관계를 분석하기는 어렵더라도,

상대방이 나의 발전과 성장에 진정한 관심이 있는지만 판단해도 충분하다.

중요한 점은,

아무리 좋은 영향을 주는 일루미네이터라도 때로는 나에게 좋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사실이다.

누구나 실수할 수 있고 불편함을 줄 수 있기 때문에,

"그가 정말 나의 성장을 원하고 있는가?"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져보고 적절한 거리를 유지하는 것이 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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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사마 야요이, 왜 호박을 자꾸 만드는 거야? I LOVE 아티스트
파우스토 질베르티 지음, 신형건 옮김 / 보물창고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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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물창고'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평소 관심 있는 분야의 도서만 신청하여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한 줄 요약

고통을 점(도트)으로 찍어 희망을 그린 예술가, 쿠사마 야요이와 그녀의 영혼의 친구 '호박'을 만나다.

정신질환과 어려운 환경을 오히려 독창적인 예술로 승화시킨 쿠사마 야요이의 여정이 이 그림책에 담겨있다. 쿠사마 야요이 작품이 전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이유는 바로 고통을 이겨낸 진정성이 담겨있기 때문이 아닐까.

"호박은 애교가 있고, 야성적이며, 유머스러운 분위기로 사람들의 마음을 끝없이 사로잡는다"라고 말한 쿠사마 야요이에게 호박은 단순한 모티프가 아닌 마음속 평화를 가져다주는 친구이자 삶을 지탱해 주는 벗이 된다.

≪쿠사마 야요이, 왜 호박을 자꾸 만드는 거야?≫ 책은

아이들은 어려움을 극복하는 예술의 힘을, 어른들은 내면의 안식처를 찾는 영감을 얻게 될 것이다.

우리 모두에게도 쿠사마 야요이의 호박처럼 마음의 평안을 주는 나만의 창조적 활동이 필요하다.


인상 깊은 구절

그것들은 모든 것을 끝없이 비추고 또 비추었지.

정말 유명해진 크고 작은 호박들을 만들고 있지.

나는 항상 호박을 좋아했어. 맛있게 생긴 그 모양과 단맛을 좋아했지.

그래서 예술을 통해, 내가 그들에게 느끼는 사랑을 모두 보여주고 싶단다.

총평

≪쿠사마 야요이, 왜 호박을 자꾸 만드는 거야?≫은 세계적인 현대미술가 쿠사마 야요이의 상징이자 영혼의 피난처, '호박'을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만나는 특별한 그림책이다.

무한히 반복되는 점들, 선명한 빨간 머리카락, 그리고 그녀가 끝없이 창조하는 노란 호박들.

쿠사마 야요이의 독특한 예술 세계는 단순한 미적 취향을 넘어 내면 깊숙한 곳에서 시작된다.

어린 시절 가정폭력으로 힘든 나날을 보내던 쿠사마 야요이에게 호박 창고는 유일한 안식처였고, 이 경험이 평생의 예술적 영감이 된다.

"호박 때문에 살아 내는 것"이라고 고백한 쿠사마 야요이의 말처럼,

호박은 단순한 소재가 아닌 생존의 도구였다.

호박 주변을 감싸는 무수한 점들은 현실과 환각 사이의 모호한 경계를 표현하며,

우리에게 작가의 독특한 시각 세계를 들여다볼 기회를 준다.

≪쿠사마 야요이, 왜 호박을 자꾸 만드는 거야?≫ 그림책은 1950년대, 남성 중심의 예술계에서 자신만의 자리를 당당히 만들어간 쿠사마 야요이의 여정을 담아내고 있다. 뉴욕에서 활동하다 정신 질환의 재발로 일본으로 돌아와 자신만의 작업실을 만들고, 고통을 예술로 승화시킨 이야기는 어린이들에게도 큰 영감을 준다.

그림책 속 선명한 빨간 머리카락 표현은 읽는 내내 쿠사마 야요이를 생생하게 떠올리게 한다.

'무한 거울의 방'과 같은 대표작도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게 잘 소개되어 있어, 현대미술을 처음 접하는 어린이들도 쉽게 이해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쿠사마 야요이의 전시를 관람할 땐 신발을 벗어야 한다는 글을 읽은 적 있다.

≪쿠사마 야요이, 왜 호박을 자꾸 만드는 거야?≫ 책을 읽을 때도 마찬가지로, 선입견을 벗어던지고 맨발로 아이들과 함께 예술가의 세계로 들어가 보자.

환각과 강박이라는 고통 속에서도 끊임없이 아름다움을 창조해낸 예술가의 이야기는,

우리 아이들에게 어려움을 극복하는 용기와 창의성에 대한 소중한 메시지를 전달해 준다.

정신적 고통을 표현하는 작품 속에서 우리가 아름다움을 발견하는 아이러니.

작가에게는 환희와 해방을, 독자들에게는 예술의 치유력과 희망을 선사하는 ≪쿠사마 야요이, 왜 호박을 자꾸 만드는 거야?≫ 만나보자.

책이 던지는 질문

왜 호박이었을까?

책이 던지는 질문을 생각하며, 쿠사마 야요이의 내면으로 한 걸음 더 들어가 보았다.

호박은 단순한 모티프가 아닌, 그녀 인생의 구원자였다.

폭력적인 아버지(호박 도매업)로부터 도망치던 어린 쿠사마에게 호박 창고는 유일한 안식처였다.

그곳에 가득했던 호박들은 무언의 위로자이자 친구가 되어주었다.

마치 영화 '캐스트 어웨이'에서 톰 행크스에게 '윌슨' 배구공이 그랬던 것처럼,

호박은 쿠사마에게 외로움을 달래주는 동반자였다.

호박은 그녀에게 세상과의 연결고리이자 동시에 자기만의 세계를 구축하게 해주는 매개체였다.

어린아이의 애착 인형처럼, 함께 있으면 든든하고 심리적 안정을 주는 존재.

쿠사마 야요이는 평생 호박을 그리고 만들며 자신의 정신을 지켜낼 수 있었다.

'호박'을 그리는 과정 자체가 그녀에게는 환각이나 정신질환에서 잠시라도 벗어나는 행복한 시간이었기에 '호박'을 계속 그릴 수 있는 있지 않았을까.

무수한 점들로 호박을 채워가는 행위는 혼란스러운 내면을 정돈하는 명상과도 같았을 것이다.

≪쿠사마 야요이, 왜 호박을 자꾸 만드는 거야?≫을 통해 우리는 아이들에게 중요한 질문을 던질 수 있다.

"너에게는 어떤 '호박'이 있니?"

우리 모두에게 필요한 것은

어쩌면 고난과 힘든 과정을 견디게 해주는 나만의 '호박'을 찾는 일인지도 모른다.

쿠사마 야요이의 호박처럼,

상처를 치유하고 새로운 세계를 창조해 내는 나만의 매개체를 찾는 여정이야말로

이 책이 우리에게 건네는 진정한 메시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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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듣고 싶은 한마디 필사책
김옥림 지음 / 정민미디어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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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민미디어'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평소 관심 있는 분야의 도서만 신청하여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한 줄 요약

손으로 생각하기

빠르게, 더 빠르게 흘러가는 디지털 시대에 한국 정서에 맞게 첨단 기술을 활용하는 우리에게,

아날로그적 가치와 스피드 시대 속 의미 있는 느림을 실천할 수 있는 귀중한 도구가 바로 '필사'다.

손으로 글자를 따라 쓰는 행위, 즉 손으로 생각하기는 단순한 베껴 쓰기가 아니다.

온몸의 감각을 열어 좋은 문장을 따라 쓰다 보면 어느새 우리의 몸과 마음도 함께 맑아진다.

눈으로 읽는 것과는 차원이 다른, 손끝을 통해 전해지는 지혜의 울림이 우리 내면 깊숙이 스며든다.

≪매일 듣고 싶은 한마디 필사책≫이 선사하는 소중한 시간을 통해 하루 5분,

당신만의 사색과 성찰의 순간을 만들어보길 권한다.

디지털에 익숙한 우리의 마음과 손이 다시금 아날로그의 따스함을 만나는 순간,

잊고 있던 내면의 목소리를 다시 듣게 된다.


인상 깊은 구절

정신적 부산물인 집착 버리기

비우는 자만이 채움의 진정한 기쁨을 안다.

'비움'은 곧 '채움'이다.

집착은 쓸데없는 정신적 부산물과 같다.

무슨 일이든 최선을 다하되

자신을 옭아매는 집착을 버려라. p228

바라봐도 좋은 것만 바라보라

무엇을 바라보느냐에 따라

그 사람의 가치가 달라진다.

진실을 바라보면

진실의 가치가 붙고,

거짓을 바라보면

거짓의 가치가 붙는다.

바라봐도 좋을 것만 바라보라. p272

총평

필사의 마법 '일상에 깊이를 더하는 필사의 힘'

≪매일 듣고 싶은 한마디 필사책≫은

단순한 글쓰기 연습이 아닌, 마음의 근육을 키우는 특별한 여정을 선사한다.

왼쪽에는 깨달음을 주는 문장, 오른쪽에는 노트처럼 줄이 그어진 구성으로 되어 있다.

바쁜 일상 속 작은 성찰의 시간

아침 출근길,

단 5분만 투자해도 한 장을 완성하고 그 메시지를 마음속에 새기며 하루를 시작할 수 있다.

이것이 필사의 첫 번째 매력이다.

눈으로만 읽는 것과 달리,

손으로 직접 글자 하나하나를 따라 쓰는 행위는 머리가 아닌 마음 깊숙이 메시지를 스며들게 한다.

내면의 변화를 이끄는 힘

필사를 꾸준히 하다 보면 신기한 일이 일어난다.

나도 모르게 내 마음이 단단해지고, 어려운 상황에서도 용기를 낼 수 있는 힘이 생긴다.

단순히 글을 베끼는 것이 아니라, 삶의 지혜를 내 것으로 만드는 소중한 과정이다.

긍정 에너지의 지속적인 충전

필사는 내게 좋은 에너지를 계속해서 붓는 행동이다.

마치 언젠가 본 쇼츠 영상처럼.

나뭇가지, 돌, 흙탕물로 더러워진 원기둥 유리병에 계속해서 깨끗한 물을 부으니, 점차 물이 맑아지고 더러운 것들이 빠져나간다.

필사도 마찬가지다.

좋은 문장을 읽고, 쓰고, 느끼는 것은 내 마음에 깨끗한 물을 꾸준히 붓는 행위와 같다.

언어의 힘, 사고의 확장

문장의 힘은 대단하다.

좋은 문장은 우리의 어휘를 풍부하게 하고, 생각의 깊이와 폭을 넓혀준다.

예전에는 무심코 지나쳤던 일상의 순간들이 필사를 통해 새롭게 돌아보게 되고, 앞으로 나아갈 힘을 선사받게 된다.

내면의 긍정 변화, 플라시보 효과

필사는 일종의 플라시보 효과를 가져온다.

긍정적 믿음과 좋은 문장을 접하는 행동이 내게 좋은 기운을 만들어준다.

왜 좋은 것만, 오직 좋은 것만 보고 느끼고 담아야 하는지 필사를 통해 더욱 깊이 깨닫게 된다.

새로운 시선의 발견

좋은 문장을 쓰는 필사는 어둠을 보지 말고 어둠 속의 별을 보는 행위다.

'지나고 나서야 좋은 순간이었다'는 후회는 이제 그만.

좋은 것을 바라볼 안목이 없다면, 좋은 문장을 쓰고 주어를 '나'로 바꿔가며

내게 주어진 좋은 것들을 볼 직관을 길러보자. 필사는 이를 이루게 할 마법 같은 도구가 된다.

확언의 힘

특히 좋은 문장을 "나"로 바꾸어 필사하면, 자연스럽게 확언 필사 노트가 완성된다.

좋은 생각을 하고 이를 행동으로 이어지게 하려면, 훌륭한 문장을 베끼고 모방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매일 꾸준히 쓸 수 있는 필사책이 있다면 실천하기가 훨씬 수월하다.

≪매일 듣고 싶은 한마디 필사책≫ 그런 책이다.

필사는 단순한 글쓰기가 아닌, 나를 성장시키는 배움이다.

바쁜 일상 속에서도 나를 위한 작은 투자로, 이 필사책과 함께 마음의 정원을 가꿔보는 건 어떨까.

필사의 마법을 경험해 보자.

좋은 문장과 마주했을 때 단순히 스쳐 지나가지 말고 필사의 시간을 가져보자.

쉽게 흩어지는 기억 속에서, 손으로 옮겨 적은 문장들은 언젠가 우리 생각과 행동에 밑거름이 된다.

책이 던지는 질문

필사는 오랜 벗을 만나는 것!

매일 듣고 싶은 한 문장을 처음 읽을 때는 새로운 벗을 얻은 듯하고,

예전에 모아둔 문장을 다시 쓸 때는 오랜 벗을 만나는 것 같다.

필사하는 동안 나를 향한 사랑이 시작된다.

많이 읽어야 잘 쓸 수 있다.

많이 써야 더 잘 쓰게 된다.

필사는 나를 이롭게 하는 근육을 기르는 즐거운 과정이다.

꼭 필사를 통해 깨달음을 얻고 생각이 바뀌고 변화가 되기를 희망하기보단,

우선 그냥 써보자.

새로운 벗과 오랜 벗을 만나면서 계속 쓰다 보면,

쓰는 대로 이루어지는 삶을 살게 된다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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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먹 3 맛있는 상식 시리즈 3
푸먹 원작, 샌드박스네트워크 감수 / 서울문화사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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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문화사'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평소 관심 있는 분야의 도서만 신청하여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한 줄 요약

유튜브에서 인기 있는 먹방 애니메이션 '푸먹' 만화책으로 만나다.

그림으로 보는 생생한 먹방과 음식의 역사,

흥미로운 상식까지 담겨 있어 아이와 부모가 함께 즐길 수 있는 책


인상 깊은 구절

아차, 멘보샤를 잊고 있었네!

콰삭 콰삭 바삭한 토스트 방패를 부수면 야들야들한 새우살이 샤르르 부서져

움냠냠 크림새우에 마라샹궈 옥수수면을 돌돌 말아서 먹으면,

겉은 맵싹하고 속은 부드러운 매력 만점 조합 p88

총평

≪푸먹3≫는 단순한 먹방 만화가 아니다.

음식의 역사와 과학, 문화적 의미까지 자연스럽게 녹여 내면서도 유머와 감동을 놓치지 않는다.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흥미로웠던 부분 중 하나는 '엄마는 모르는 달밤의 치킨'에 대한 이야기였다.

흔히 야식을 먹지 못하는데 밤 11시에 퇴근하고 온 주인공 아빠가 라면을 먹으려다가

잠이 깬 딸내미를 마주 보게 되고,

피자랑 치킨, 콜라를 배달 시켜서 야밤에 부녀 먹방을 보여준다.

새벽에 비몽사몽 나온 아내는 소파에 딸내미를 안고 자는 남편을 본 이후

식탁에 있는 치킨을 보고 '우리 먹보들이 치킨을 남겨 놨다고? 울먹(감동) 거린다.

반전은 "잉? 달랑 한 개... 이게 뭐야."라며 미니 부녀는 다음부터는 꼭 한 마리를 더 시키기로 엄마와 약속했다고 결론이 나는데

야밤에 와이프 몰래 딸내미랑 맛있는 야식을 먹는 모습이 부럽기도 하면서 맛있어 보여 흥미로웠다.

푸먹3는 먹방 모습뿐만 아니라,

'커리'와 '카레'는 다른 음식이라는 사실을 역사적으로 설명해 주는 장면도 인상 깊었다.

커리는 우리가 아는 '노란색 카레'가 아니라 각종 식재료에 마살라를 넣어 끓인 음식을 뭉뚱그려 부르는 이름이라는 사실.

평소라면 커리나 카레나 똑같다고 생각한 지식도 만화를 통해 자연스럽게 이해할 수 있었다.

책 곳곳에 등장하는 패러디 요소도 흥미를 더했다.

특히 멧돼지 때문에 기절한 주인공을 살려서 돌아온 사냥꾼의 반전 이야기가 신선했다.

주인공이 깨어났을 때 사냥꾼은 마당에서 맛있는 삼겹살 같은 고기를 구워 먹고 있었고,

주인공은 엄마 멧돼지라고 생각되어 처음에 머뭇하다가 먹방을 시전한다.

나 또한 보는 내내 찜찜한 마음이 있었는데 마지막 컷에 사냥꾼이 마트에 가서 고기를 사는 장면을 보고 미소 짓게 된다.

음식과 관련된 이야기를 더욱 재미있게 전달하는 방식이 참 재밌다.

무엇보다,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읽다 보면 자연스럽게 음식에 대한 관심이 커진다는 점이다.

책을 읽고 난 후 아이들이 "아빠, 나 이거 먹어보고 싶어!"라고 말하는 모습을 보니,

단순히 만화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실제 생활과도 연결된다는 점에서 더욱 만족스러웠다.

마지막에 수록된 '뚝딱 떠먹는 컵피자' 레시피도 자녀와 함께 만들어볼 수 있어서 유익했다.

≪푸먹3≫는 아이들에게 재미와 지식을 동시에 선물하는 책이다.

책을 읽으며 자연스럽게 음식의 유래를 알게 되고 패러디를 통해 창의력을 키울 수 있다.

먹방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더욱 즐겁게 읽을 수 있고, 부모와 아이가 함께 읽으며 대화를 나누기에도 좋은 책이라 추천한다.

책이 던지는 질문

영상 vs 만화책

생생한 움직임과 ASMR 소리가 있는 영상(유튜브, TV)은 오감을 자극한다.

만화책은 음식의 질감이나 색감이 더 강조되고 맛의 묘사가 상상력을 자극한다.

"고추가 아작아작 씹힐 때마다 어깨 춤이 절로 난다네"처럼 설명이 들어가 있어 읽는 재미가 더해진다.

더불어 ≪푸먹3≫ 음식에 대한 다양한 상식과 역사를 함께 전달하고 있다.

한 장면 천천히 음미하면서 읽을 수 있는 것도 영상물과 다른 장점이다.

영상은 짧은 시간에 가볍게 보는 것이 장점이라면

만화책은 스토리를 차근차근 읽으며 상상력을 키울 수 있는 부분이 장점이라 말할 수 있겠다.

둘 다 각자의 장점이 있으니 영상도 함께 시청한다면 풍부한 경험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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