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의 세계사 - 생명의 탄생부터 세계대전까지, 인류가 걸어온 모든 역사
허버트 조지 웰스 지음, 육혜원 옮김 / 이화북스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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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가 거창하다. 한국인이 사랑하는 소설가 베르나르 베르베르를 비롯해 아인슈타인 조지오웰 로버트 고다드를 매료시킨 저자의 기록서라고 소개한다. 생명의 탄생부터 세계대전까지 다루는 책이 371쪽에 불과하다는 것에도 의문을 가진다. 왠지 상식적으로 알아야 할 것 같은 세계사라는 주제에 엄청나보이는 저자, 길지 않은 내용까지. 너무 매력적이지 않은가?

책을 받자마자 하버트 조지 웰스라는 저자부터 확인했다. 세상에

1866년에 태어나 1946년에 세상을 뜬 고인이다. 이렇게 예전 사람일줄이야.. 아인슈타인이 나올때부터 알았어야 했는데,,

과학소설로 유명한 영국소설가로 '과학소설의 아버지'라고까지 불린다. 그는 사회문제에 관심이 많고 싸움, 전쟁을 반대하는 입장의 글을 쓰기도 했다고 한다. 그러한 그가 쓴 세계사는 분명 어떠한 자신의 메세지를 담았으리라 생각했다.

이미 언급한 것처럼 책은 생명의 시초부터 최근 세계전쟁까지 긴 시간을 다룸에도 짧은 편이다. 글자체도 적당하다. 즉 각 시대를 짧게 서술하고 넘어간다는 것이다. 그런데 그 내용이 핵심을 짚은데다 술술 글이 읽혀질정도로 깔끔하고 재미있다. 생명의 시초가 짧은 영상처럼 휙휙 지나가지만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시작부터 흥미로웠다. 인류가 나오고 얼마안가 문명이 탄생했다. 고작 70쪽, 5분의 1지점에서 나오는 이야기이다. 고대철학부터 서양과 동양이 동시대에 어떻게 흘러가는지 진행된다. 유대인과 그리스 페르시아, 소크라테스와 알렉산더, 불교와 공자 .. 이들을 고대철학이라는 하나의 챕터에 묶었다. 참 재밌는것이 인류의 역사는 서양과 동양이 비슷하게 흘러가는 경향이 있다는 점인데 이책을 읽으면서 이런 점을 깨달았다. 저자의 통찰력이 이런 순간마다 빛난다. 세계사에서 빠지지 않는 로마이야기를 50쪽으로 설명했음에도 중요한 변화의 사건이나 중심이 되는 내용을 빠지지 않고 설명한다. 내용의 흐름이 시간순서로 가면서 중간중간 필요한 내용도 들어간다. 책의 반이 지나는 시점이다. 이후 중세유럽부터는 너무 많은 이야기들을 다루어야 하는데 그래서인지 이야기가 촘촘하게, 빡빡하게 들어선다. 비잔틴과 페르시아로 시작해서 십자군전쟁과 교황의 몰락, 몽골이라는 세계최대의 제국이 건설되는 중세유럽과 아시아를 지나 유럽에서 일어나는 종교개혁과 식민지건설, 그리고 미국의 독립과 프랑스 혁명을 시작으로 한 산업혁명의 설명은 읽기만 해도 숨가쁘다. 인류의 역사시계가 점점 빨라지고 짧은 주기로 변화한다는 의미일것이다. 이야기는 제국주의를 대충건드리고 청일 러일전쟁을 건너 1차 세계대전을 언급하며 마무리한다. 마지막 10장은 인류의 역사가 얼마나 많은 전쟁으로 범벅되어 왔고 이를 끝내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저자의 담담하지만 간곡한 서술로 마무리된다.

하버트조지웰슨은 글을 재미있게 쓰는 사람이다. 주절주절 사족을 쓰지 않고 핵심을 짚으면서도 큰 흐름을 놓치지 않게 세계사를 우리에게 짚어준다. 중간중간 자신의 생각을 언급하지만 강하게 주장하는 느낌이라기 보다 가볍게 의견을 제시하는 느낌이다. 개인적으로 부분적으로 알고있던 세계사 지식을 큰 흐름으로 한번 짚어볼 수 있어서 좋았다. 무엇보다 휴일에 가벼고 재밌게 읽을 수 있는 세계사라는 점도 마음에 든다. 부담없이 일반인이 읽을 수 있지만 읽으면서 인류가 어떻게 발전했고 얼마나 많은 전쟁과 다툼, 욕심을 보이면서 거쳐왔는지.. 지금은 어떤 모습인지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를 주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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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극히 사적인 철학 - 어제의 고민을 오늘의 지혜로 바꾸는
피터 케이브 지음, 서종민 옮김 / 예문아카이브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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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적인 철학이라는 말이 재미있는 책이다. 개인적이라는 것인지 사고한다는 의미인지 헷갈렸다. 사실 이 책의 영제는 굳이 의역하자면 '철학자처럼 생각하는 방법'정도이다. 그렇다면 이 흥미로운 번역본의 제목은 출판사와 옮긴이가 이 책을 읽고 이에 어울리겠다고 붙인 새로운 이름이지 않을까? 왜 그런생각을 하게된걸까. 책을 서걱서걱 읽다보니 이런것일까 라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은 철학자들의 철학의 일부를 우리의 개인적인 상황이나 호기심에 연계해서 설명하고 있다. 철학이라는건 꽤나 일반적이면서도 지극히 철학자의 주관적인 생각이 담겨있어서 철학자의 글을 그저 읽는 것만으로는 나의 삶에 적용하기가 쉽지 않다. 그런데 피터 케이브라는 철학자는 이 책에서 인생에서 일어날법한 상황을 철학자의 철학 중 일부와 연결해서 이야기하고 있다. 마치 우리에게 철학은 그리 어렵지 않아, 사실 우리의 일상 생활 모든 곳에서 철학을 만날수 있어라고 설명하는 듯하다. 철학의 대중화라고 할까. 그 덕분에 꽤 흥미롭게 책을 읽기 시작했던 것 같다.

아쉽게도 개인적으로 나는 이 책이 그다지 재밌지는 않았다. 요즘 상황이 깊게 생각할 여유가 없어서일수도 있지만 저자의 문체가 너무 주저리주저리 설명위주라 핵심이 잘 보이지 않았던것이 문제다. 이 책의 내용을 실제 강의나 이야기로 들었다면 오히려 즐겁게 들었을지도 모르겠다. 내가 마음의 여유가 생길때 다시 곱씹으면서 읽는다면 생각이 바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분명한 것 하나는 이 책은 30명이나 되는 철학자들의 철학의 논지를 어울리는 상황에 맞춰 설명하고 있다는 점이다. 또한 깊이있게 한명한명 다루지 못해서 아쉬운 점은 있지만 많은 철학자의 주요한 문구를 접할 수 있어서 신선한 재미를 느끼긴했다.

앞서 말한 것처럼 상황에 참 잘 어울리는 철학가들을 잘 찾았다. 4장의 소크라테스를 소개하면서 ['내가 좀 안다'고 말하는 사람들에게] 라는 부제를 붙였다. 우리가 잘 아는 너 자신을 알라라는 말이 순간 떠오르면서 픽 웃음이 나오지 않는가. 그는 대중의 마음을 잘 아는 작가인듯하다. 하지만 내용에 저 상황과 질문에 대한 답이 나오지는 않는다. 그저 소크라테스가 살던 시대적 상황이나 그가 했던 말이나 행동이 작가의 생각에 따라 선별적으로 서술되고 있다. 내가 깊이 있게 이해를 못해서 그렇게 느낄수도 있지만 상황에 공감하며 챕터를 읽었는데 답이 딱 나오지 않아서 아쉬웠던 듯하다. 하지만 30명의 철학가에 대한 그의 정리는 꽤 괜찮았다. 잘 몰랐거나 기본적인 내용만 알았던 다양한 철학가의 사상을 훑어보면서 몇명의 생각에 공감했다. 아마 그 철학자에 대해 다음에는 좀 더 찾아볼것 같다. 어쩌면 작가가 원한 것은 이런게 아니었을까. 많은 철학가의 사상을 보고 그 중 1명에게라도 관심을 가져주기를. 삶과 철학은 동떨어진 것이 아니므로.

존 스튜어트 밀,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 니체와 마르크스, 하이더거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유명한 철학자들의 사상을 간단하지만 이야기책 읽듯 보고 싶다면 이 책이 유용하다고 생각한다. 또한 그들의 사상을 어떤 상황이나 말로 부제를 붙였는지 비교해서 보는 것은 분명 책의 매력일 것이다.(꽤 어울리게 잘 붙인 부제들이라서 비교하는 재미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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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령의 강의
이어령 지음 / 열림원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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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며 - 획일성을 반대하는 다양성, 대의, 자유, 감동,진화, 생명 이런 키워드들로 여러분의 가슴이 떨리면 도전하세요.미래는 내가 스스로 계획을 짜서 만들어나가는 것이지 남이 만들어준 일정에 의해 저절로 굴러오는 것이 아닙니다.

-선진화특강 시리즈 강의 중

이어령 교수에 대해 집중된 기사가 뜬 적이 있었다. 영면에 드셨다는 기사들과 함께 시대의 지성으로 아쉬운 별이 졌다는 기사들과 그분의 다양한 저서 및 이야기들이 잠시 인터넷기사들을 채웠다. 시간이 지나 이어령교수의 글을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건 내가 어디로 가고 있는 모르겠다는 혼란스러움을 느꼈기 때문이다. 청년기를 지나 중년에 들어서기 직전의 나이인 내가 지금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모른다는 건 중심을 잃었다는 이야기이다. 누군가의 가르침이 필요했다.

이어령의 강의 라는 책은 사실 이 시대의 청년들에게 바치는 글이다. 이어령 교수는 저명인사이자 시대의 지성을 대표하는 인물로 많은 대학 혹은 학회에서 축사를 하셨다. 그 중 대표적인 축사의 내용을 그대로 글로 옮겨놓은 책이 [이어령의 강의]인 것이다.

책소개-이제는 감동을 넣고 감동 상품을 만들어내는 생명 자본주의가 온다는 겁니다. 이 생명 자본주의는 선택이 아니라 필연적으로 오는 것입니다.

-서울대 컴퓨터공학 특강 중

10개의 강의 내용이 담긴 이 책은 이어령 교수가 젊은이들에게 앞으로 사회산업을 이끌어갈 이들이 가져야 할 교육의 방향성을 알려준다. 축사나 강의를 하는 장소나 주제에 따라 내용은 달라지지만 그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교육과 학문의 방향성은 일관된다. 신기한건 그 방향이 현재 초등, 중고등학교가 추구하는 인간성에 부합하는 점이었다. 한때 문화부장관이었던 그의 사상은 현재 교육의 근간이 되고 있다. 영향력이 굉장한 사람이거나 통찰력이 뛰어난 사람이다.

자율적인 인간이 되라한다. 또한 교육이란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배우는 것이며 이를 통해 즐거움을 얻는 것이라 한다. 교육을 배움이라 한다면 자율적으로 학습해야 할 것이다.

수많은 정보와 학문이 범람하는 이때 그 근원이 인문학임을 알고 근본인 생명이 중심에 있음을 놓치지 말라고 한다. 생명자본주의가 성공의 힌트이며 이 생명감을 기술화 시킨 '바이오미미크리'의 가능성을 깨달아야 한다. 자유로운 생각(질문)과 창의성이 자신의 가치를 증명할 것이며 우리나라의 브랜드 네임이라고 저자가 칭하는 세종대왕의 가르침을 되새길 수 있어야 한다. 고통을 두려워말고 소통을 중요하게 생각하며 긍정적인 사고를 하여야 한다고 말한다. 컴퓨터와 과학의 발전에도 생명이 중심이 되도록 사고하여야 한다는 말을 한다. 뛰어난 컴퓨터 프로그램도 결국 사람이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어야 소비되고 세기의 과학발명도 인간이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는 말이다.

마무리하며- 지금까지 배우고 믿어온 것을 지우는 데에만 써도 여러분은 천재가 됩니다. 비워버리십시오.

-차세대융합기술연구원융합포럼 강의 중

처음에는 이제 사회를 시작하는 20대에게 국한되는 이야기겠다 싶어 건성으로 읽으면서 넘겼다. 지금 내게는 너무 늦어버린 이야기같았기 때문이다. 대학생인 조카들에게 책 읽어보라고 줘야겠다.. 시작하는 그들에게 좋은 길잡이가 될것이다 생각했다.

마지막장을 넘기면서 이어령 교수는 앞으로 우리 사회가 나아갈 방향을 꽤 정확하게 짚어주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미 직장에서 자리를 잡았고 더이상 시작하기엔 늦을 수 있는 나이지만 그럼에도 아이들에게 어떻게 가르쳐야 할지, 연구하고 더 공부한다면 어떤 분야로 공부할지도 생각하게 되었다. 사회를 바라보는 안목의 기준이 생긴 느낌. 좋은 생각과 말은 마음의 그릇을 키워준다. 이어령 교수는 아마 끊임없이 공부하고 소통하는 사람이었던것 같다. 그 영향력이 책으로 이어지고 있으니 그의 바람이 이뤄진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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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을 위한 정의 - 번영하는 동물의 삶을 위한 우리 공동의 책임
마사 C. 누스바움 지음, 이영래 옮김, 최재천 감수 / 알레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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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량 접근법은 인간의 삶의 형태가

각 유형의 동물이 필요로 하고 마땅히 누려야 할 것이 무엇인지 생각하는 일과 전혀 무관하다고 주장한다.

의미가 있는 것은 그들 나름의 삶의 형태다.

이 책은 상당히 난해하다. 미리 이야기하건데 아름다운 오로라빛 표지와 멋진 고래의 사진에 휩쓸려 그저 재밌는 이야기일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기를 바란다. 동물을 위한 정의라는 제목에서 느껴지는 동물애호가적인 감수성이 느껴질 것도 기대해서는 안된다. 나는 저런 것들을 기대했었고 책을 다 읽는데 평소보다 3배의 시간이 더 걸렸는데 아직도 이해가 안되는 부분이 꽤 있다.

당신이 동물에 관한 법의 제정에 관심이 있고 그 법제정의 근거가 어디서부터 비롯되었는지에 대한 고찰이 필요하다면 이 책을 강력하게 추천한다. 동물 정의에서 제일 선두로 나왔던 제러미 벤담의 공리주의가 궁금한가? 혹은 가장 최근에 정립된 동물권의 철학자 피터싱어의 동물해방에 대해 생각해보고 싶은가? 동물의 권리를 보장하기 위해 제안된 다양한 논설이나 주장들과 그 주장의 문제점이 무엇인지 파악하고 싶다면 이 책을 앞장부터 4장까지 찬찬히 읽어보길 바란다. 또한 철학과 법이 어떻게 연결되며 이론의 토대가 되어주었는지도 유기적으로 잘 엮여 있는 책이다.

책을 읽다 중간쯤 저자가 너무 궁금해졌다. 그리고 저자의 설명을 읽은 후 오히려 이 책의 구성이나 다양한 분야의 내용들이 유기적으로 얽혀있는것이 잘 보였다. 그녀는 법철학자, 정치철학자, 윤리학자,고전학자, 여성학자이다. 그리고 이 책은 그녀의 모든 사상들이 다양하게 연계되어 서술된다.

개인적으로 철학을 잘 모르는데 그에 관련된 단어와 문장구성들에 당황했다. 하지만 철학자들이 어떤 근거로 동물권을 주장했는지에 대한 내용이나 동물을 위한 법제정에 있어 어떠한 근거들이 필요한지 알게되어서 중간중간 지적만족도 느꼈다.

지은이가 주장하는 동물을 바라보는 시선에 대한 방법론적 측면은 역량 접근법이며 이러한 주장이 처음은 아닌듯하다. 인간중심적으로 해석되던 역량 접근법을 동물에게까지 적용시키자는 해석이다. 인간과 유사하거나 닮은 꼴이라서가 아니라 생명을 가지고 있는 하나의 개체로서 그들의 삶에 대한 모습을 그대로 존중하며 인정하자는 이야기이다. 쾌고감수능력이라는 이야기가 언급되는데 이는 세상에 대한 주관적인 관점을 가지고 고통과 쾌락을 느낄 수 있다는 뜻이다. 이 쾌고감수능력이 있는 모든 각각의 생물은 그 생물 특유의 삶의 형태를 가지고 있고 번영할 기회를 가져야만 한다.

책의 구성은 1장에서 동물들에게 행해지는 부당하고 불의한 일상을 전달하며 현실의 심각성을 일깨운다. 2장에서 부터 4장까지는 자연의 사다리로부터 시작해서 쾌락과 고통에 초점을 두고 살펴보는 공리주의자들, 벤담이나 밀의 이론, 그리고 칸트주의 접근법(크리스틴 코스가드의 이론)까지 살펴보고 있다. 뒤로 갈수록 저자의 생각에 부합하는 이론들이지만 조금씩 결격이 되는 부분들이 있다. 마지막 크리스틴 코스가드가 쾌고감수능력이 있는 모든 동물을 수단이 아닌 목적으로 다루자고 언급함으로서 역량 접근법에 꽤 근접한 이론을 정립해왔다.

5장에서부터 드디어 저자의 생각이 서술된다. 역량 접근법이 무엇이며 이를 동물에게 어떻게 적용시켜야하는지 6장에서는 쾌고감수능력과 목적으로 추구한다는 것이 어떤 뜻인지를 언급한다. 특히 쾌고감수능력을 찾기 위해 물고기실험을 예로 드는 것이 독특했다. 물론 조류 파충류 등 다양한 종을 분류하여 설명한다. 7장에서는 죽음에 대해 동물의 안락사나 우리에게 죽임을 당하는 동물에 대해 우리가 대해야 하는 자세를 설명한다.

8장은 좀 관심있게 읽었는데 이 책의 전반에 걸쳐 꽤 강력하게 인류와 동물을 너무나 동등한 개체로 다루는 저자가 드디어 인간의 행복 혹은 복지, 편리등과 충돌하게 되는 동물의 권리에 대해 언급하고 있어서다. 당연한 이야기들을 풀고 있는데 저자의 입장은 동물도 인간과 거의 비슷한 존재의 권리를 지닌다는 확고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9장은 반려동물을 비롯하여 우리생활에 깊숙히 연관되어 함께 살아가는 동물들, 10장은 야생에 대한 정의와 야생동물들에 대해 대처해야하는 우리의 태도를 언급한다. 그녀의 야생에 대한 생각에는 공감한다. 11장은 인간과 동물이 가질수 있는 우정, 유대감에 대해 이야기하고 마지막 12장은 동물을 위한 법의 제정에 대해 이야기하며 책을 마무리한다.

뒷표지에 이런말이 있다.

"이 책으로 우리는 피터 싱어의 동물해방에서 해방되었다!" 아마 동물해방의 문제점을 넘어 새로운 진정한 동물들을 하나의 개체로 인지하는 정의로움에 대한 책이라는 의미일 것이다. 개인적으로 책내용이 좀 어려웠고 저자의 생각에 온전히 동의하기 어려운 부분도 있었다. 나는 그녀에 비해 좀 더 인간위주의 생각을 하고 삶을 살아가는 것 같다. 하지만 반려동물의 수가 늘어나고 자연친화적인 미래의 삶을 준비해야하는 우리에게 한번쯤 진지하게 생각할 화두를 던지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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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레스타인 실험실 - 이스라엘은 어떻게 점령 기술을 세계 곳곳에 수출하고 있는가
앤터니 로엔스틴 지음, 유강은 옮김 / 소소의책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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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방위 산업의 성장은 이스라엘 국가, 그리고 시온주의 기획 전체의 역사와 떼놓을 수 없는 성공담이다.

이스라엘의 방위 산업은 국민적 자부심의 원천이다 - 마땅히 그래야 한다.

팔레스타인 실험실 맺음말 중에서

21세기라는 미래지향적인 느낌이 물씬 풍기는 이 시대에도 지구촌의 뉴스에서는 끊임없이 전쟁 소식이 들려오는 상황을 가끔을 받아들이기 어렵다. 쿠데타나 침략전쟁 등 오히려 최근들어 이런 폭력적인 기사는 더 자주 들리는 듯하다. 이중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의 분쟁은 새삼스럽지도 않다. 하마스라는 단체를 테러집단으로 규정하고 아랍인들에 대한 불안감을 심어주던 기사도 있었고 가자지구의 현실에 대해 적나라한 실체를 보여주면서 억압받는 민족의 처절함을 보여주는 뉴스도 있었다. 다양한 영상매체들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길고 긴 전쟁의 시작과 역사에 대해 다루기 시작했고 학교의 교과서에서도 지구촌분쟁으로 이들의 이야기를 언급하고 있다.

어린 시절 이스라엘, 즉 유대인들에 대한 이미지는 두 가지였다. 홀로코스트라는 비극을 겪은 세계2차대전의 가장 큰 피해자이자 국가가 없는 안타까운 민족, 그리고 그렇기에 악착같이 돈을 벌어 꽤 부유한 사람이 많은 민족. 이렇게 단편적인 지식을 '안네의 일기'나 '베니스의 상인'으로 그들을 접했기에 사회인이 되고 그들의 영토전쟁을 알게 되면서 조금 놀랐던 기억이 있다. 그리고 분쟁의 시작점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영국의 큰 과오는 안타깝지만 누군가의 편을 들어주기는 어려운 그들만의 문제라고 단정지었던 것 같다. 철저한 국제적 방관자였다.

최근 가자지구의 폭격사태를 사진으로 보면서 아랍인들, 특히 하마스로 대표되는 테러라는 단어의 선택에 의구심을 품게 되었고 이 책을 접하게 되었다. 이스라엘 출신의 기자가 이스라엘의 문제점을 다룬 르포라는 점이 관심을 끌었다. 아마 이를 목적으로 했을 것이다. 책은 이스라엘이 행하고 있는 다양한 인권 침해나 무기제작 및 세계거래에 대해 언급하며 이러한 행동들을 멈추지 않는다면 세계가 등을 돌릴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유대인으로서 자신의 민족에 대한 자긍심이 보이는 부분도 부분부분 존재한다. 이 책을 보면서 이스라엘이라는 나라가 그저 유대인들의 금융산업으로 돈을 번 수준이 아니라 상당한 수준의 방위산업을 주산업으로 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뿐만아니라 독재 혹은 탄압의 모습을 보여준 세계의 여러 나라와 공식적 혹은 비공식적으로 도움을 주고 있다는 것도 확인했고 꽤 놀라기도 했다.

책 제목부터 꽤 자극적이다. [팔레스타인 실험실]

처음엔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인들을 상대로 가자지구에 가두고 정말 실험을 하는 이야기일까 했는데 그정도는아니다. (혹시 이런 내용을 기대한 사람들에게 말해주고 싶다.) 하지만 이스라엘은 그들에게 가혹하고 혹독한 차별을 다양하게 하고 있으며 요즘 그 정점은 책의 후반부에 나오는 정보의 착취로 이뤄진다.

책의 전반부는 셀레브라이트와 같은 이스라엘의 감시기업이나 그들의 전술 혹은 무기들이 얼마나 많은 독재국가나 국민을 탄압하는 정부에게 도움을 주고 있는지에 대해 언급한다. 죄책감이나 정의감에 대한 생각없이 돈이 된다면 어떤 상황이든 전쟁 혹은 국민 탄압에 힘을 보태고 있는 이스라엘의 기업들에 대해 비난의 논조로 글을 서술한다. 아프리카 중국 동남 아시아등 그들이 영향을 준 나라는 전세계를 아우르고 있는 듯하다. 또한 뛰어난 기술의 드론으로 행하는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 대한 감시체제에 대해 설명하며 드론 역시 다른 나라의 감시를 돕는 데 일조한 이야기도 언급한다. 멕시코 애리조나 역시 팔레스타인과 같은 실험장소로 쓰였음을 밝히고 있다.

가장 인상깊은 장은 6장과 7장이었다. 휴대전화에 심어진 감시라는 소제목의 6장에서는 NSO그룸의 해킹툴이 언급되는데 비공식적으로 많은 나라와 정부 혹은 단체가 이를 구입하고 본인도 모르게 내 통화내용 혹은 생활이 감시당하게 되는 상황이 그려진다. 우스개소리로 우리 폰도 도청되는거 아니냐라고 했던 농담이 진담이 되어버린 무서운세상이다. 무엇보다 이러한 일을 세계평화니 안전이라는 핑게로 자행하고 있는 세계 많은 지도층 혹은 단체가 이렇게나 많다는 것이 놀랍고 두렵기도 하다. 어쩌면 북한을 지척에 둔 우리나라 국민 대부분도 이렇게 감시당하고 있는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든다. 7장은 왜 팔레스타인을 좋아하지 않을까 라는 역설적인 소제목으로 사람들의 여론과 인식을 저렇게 바꿀 수 있는 힘을 보여준다. 틱톡이나 페이스북 등의 대기업이 자행하고 있다고 소문은 들었지만 글로 보는 건 처음인것 같은 거짓 같은 진실. 정보조작이다. 팔레스타인에 우호적이거나 그들이 당하고 있는 피해에 대한 글은 삭제되고 이스라엘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글은 나도 모르는 새 좋아요가 눌러진다. 이게 가능한지 모르겠지만 르포로 쓸 정도라면 실제로 일어나고 있는 일이겠지? 믿기지 않는 현실이다. 테러나 폭력적인 이유로 삭제했다는 그들의 말을 믿기에는 반대로 특정한 날 어느 지역의 팔레스타인을 공격하자는 등의 글은 그대로 남아 있고 실제 무작위로 공격을 당하게 되는 근원이 되기도 한다. 대기업의 수많은 이들이 이런 일을 하면서도 묵인하고 있다는 사실이 답답하기도 하고 혁신적이고 젊은 인재상으로 보였던 대기업의 대표들에 대해 깊은 불신이 생기기도 했다. 정보조작으로 인한 여론조성. 우리나라 70 80년대에 일어난던 일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저자는 이런 이야기들을 서술하며 이스라엘의 행보를 비난하지만 맺음말에서 민족을 아끼는 혹은 유대인으로서의 자긍심을 드러나기도 한다. 옳은 방향으로 나아가고자 노력했으면 좋겠다는, 최소한 정의롭지 못한 일에 나서지는 말자는 이야기를 하는데 그도 팔레스타인과 어떻게 협력해서 함께 살아가야 할지에 대한 답은 없어보인다.

재밌게 읽었고 이스라엘이라는 나라에 대해 다른 시각으로 생각할 수 있게 된 계기가 되어서 좋았던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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