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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의 세계사 - 생명의 탄생부터 세계대전까지, 인류가 걸어온 모든 역사
허버트 조지 웰스 지음, 육혜원 옮김 / 이화북스 / 2024년 3월
평점 :
책소개가 거창하다. 한국인이 사랑하는 소설가 베르나르 베르베르를 비롯해 아인슈타인 조지오웰 로버트 고다드를 매료시킨 저자의 기록서라고 소개한다. 생명의 탄생부터 세계대전까지 다루는 책이 371쪽에 불과하다는 것에도 의문을 가진다. 왠지 상식적으로 알아야 할 것 같은 세계사라는 주제에 엄청나보이는 저자, 길지 않은 내용까지. 너무 매력적이지 않은가?
책을 받자마자 하버트 조지 웰스라는 저자부터 확인했다. 세상에
1866년에 태어나 1946년에 세상을 뜬 고인이다. 이렇게 예전 사람일줄이야.. 아인슈타인이 나올때부터 알았어야 했는데,,
과학소설로 유명한 영국소설가로 '과학소설의 아버지'라고까지 불린다. 그는 사회문제에 관심이 많고 싸움, 전쟁을 반대하는 입장의 글을 쓰기도 했다고 한다. 그러한 그가 쓴 세계사는 분명 어떠한 자신의 메세지를 담았으리라 생각했다.
이미 언급한 것처럼 책은 생명의 시초부터 최근 세계전쟁까지 긴 시간을 다룸에도 짧은 편이다. 글자체도 적당하다. 즉 각 시대를 짧게 서술하고 넘어간다는 것이다. 그런데 그 내용이 핵심을 짚은데다 술술 글이 읽혀질정도로 깔끔하고 재미있다. 생명의 시초가 짧은 영상처럼 휙휙 지나가지만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시작부터 흥미로웠다. 인류가 나오고 얼마안가 문명이 탄생했다. 고작 70쪽, 5분의 1지점에서 나오는 이야기이다. 고대철학부터 서양과 동양이 동시대에 어떻게 흘러가는지 진행된다. 유대인과 그리스 페르시아, 소크라테스와 알렉산더, 불교와 공자 .. 이들을 고대철학이라는 하나의 챕터에 묶었다. 참 재밌는것이 인류의 역사는 서양과 동양이 비슷하게 흘러가는 경향이 있다는 점인데 이책을 읽으면서 이런 점을 깨달았다. 저자의 통찰력이 이런 순간마다 빛난다. 세계사에서 빠지지 않는 로마이야기를 50쪽으로 설명했음에도 중요한 변화의 사건이나 중심이 되는 내용을 빠지지 않고 설명한다. 내용의 흐름이 시간순서로 가면서 중간중간 필요한 내용도 들어간다. 책의 반이 지나는 시점이다. 이후 중세유럽부터는 너무 많은 이야기들을 다루어야 하는데 그래서인지 이야기가 촘촘하게, 빡빡하게 들어선다. 비잔틴과 페르시아로 시작해서 십자군전쟁과 교황의 몰락, 몽골이라는 세계최대의 제국이 건설되는 중세유럽과 아시아를 지나 유럽에서 일어나는 종교개혁과 식민지건설, 그리고 미국의 독립과 프랑스 혁명을 시작으로 한 산업혁명의 설명은 읽기만 해도 숨가쁘다. 인류의 역사시계가 점점 빨라지고 짧은 주기로 변화한다는 의미일것이다. 이야기는 제국주의를 대충건드리고 청일 러일전쟁을 건너 1차 세계대전을 언급하며 마무리한다. 마지막 10장은 인류의 역사가 얼마나 많은 전쟁으로 범벅되어 왔고 이를 끝내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저자의 담담하지만 간곡한 서술로 마무리된다.
하버트조지웰슨은 글을 재미있게 쓰는 사람이다. 주절주절 사족을 쓰지 않고 핵심을 짚으면서도 큰 흐름을 놓치지 않게 세계사를 우리에게 짚어준다. 중간중간 자신의 생각을 언급하지만 강하게 주장하는 느낌이라기 보다 가볍게 의견을 제시하는 느낌이다. 개인적으로 부분적으로 알고있던 세계사 지식을 큰 흐름으로 한번 짚어볼 수 있어서 좋았다. 무엇보다 휴일에 가벼고 재밌게 읽을 수 있는 세계사라는 점도 마음에 든다. 부담없이 일반인이 읽을 수 있지만 읽으면서 인류가 어떻게 발전했고 얼마나 많은 전쟁과 다툼, 욕심을 보이면서 거쳐왔는지.. 지금은 어떤 모습인지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를 주는 책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