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에 실용적이라고 생각되지 않는 학문 중에 하나가 철학이지 않을까 싶다. 알고 있는 철학자도 고작해야 니체 쇼펜하우어 정도가 아닐까 싶다. 그런데 가끔 내가 어디로 향하는지 삶의 방향성을 잃을 때나 목적이 없는 삶을 사는 거 같은데 혹은 뭔가 지치거나 마음이 힘들 때 문득 철학책 읽고 싶을 때가 있다. 이 책도 그러한 사람들을 위해서 많은 철학자들의 말 중 이러한 순간에 이런 말은 어떠세요라고 툭하고 던져주는 책인 듯 하다. 책 구성 및 내용제목에 쓰여진 것처럼 총 50개의 철학가들의 문장이 나온다. 그게 4 부로 나뉘는데 나름 어떠한 내용을 담고 있는지를 분류하고 그에 맞는 철학가들의 문장을 담았다.철학자의 말과 철학 독자를 간단히 소개하는 앞 페이지를 지나면 그 내용에 관련된 다양한 철학가들의 말들을 계속해서 인용한다. 귀납적인 결론으로 이렇게 많은 사람(철학자)들이 이와 같은 이야기를 했다라는 증거와함께 작가가 하고 싶은 말들을 설득하고 있다.예를 들어 일부 첫번째 문장은 //인생의 목적은 행복이다. //라는 에피쿠로스의 말이다.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라는 간단한 설명과 함께 첫 장을 편다. 그리고 실제로 인생의 목적이 무엇인가에 대해서 프랑스 철학자 볼테르나.플라톤 쇼펜하우어 소크라테스의 말까지 들어가면서 이야기 한다. 인생의 목적은 행복이라는 이야기를 하면서 그렇다면 행복은 무엇인지.작가가 찾은 이 행복이라 함은 자기 성찰적인 삶을 뜻하고 자신의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 끝없이 가는 행위들이 결국 행복으로 이르게 된다고 말한다.그리고 책의 마지막에는 이 문장에서 깨달은 것에 대한 단어들이 나온다. 마치 해시태그처럼.이러한 구성이 총 50개가 나오는 것이다.1부는 일상의 무게를 덜어주는 철학이다. 말 그대로 내가 지금 너무 지치거나 힘들 때 겁이 날 때 해주고 싶은 말들이랄까. 주로 행복한 삶에 대해서 이야기 하고 있는데 중간중간 공감이 되고 줄치고 싶은 부분이 있었다. 평소에 잘난 척을 좀 많이 한다고 스스로 생각했는데 에드먼트 게티어의 " 내가 무엇을 안다는 것을 어떻게 알 수 있을까" 흥분을 잘하고 감정의 기복이 널뛰는 성격인데 여기에 딱 맞는 헤라클레이토스의 " 만물은 흐른다" 에 대한 설명들이 그러했다.2부는 내 삶이 선명해지는 철학이다. 이장의 첫 번째 철학부터 나에게는 가르침이었다. 남들 보기에는 굉장히 처음부터 사람들과 잘 어울리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철저하게 혼자임을 즐기고 타인이 그렇게 필요하다라고 생각하지 않는데 이 첫 장에서 게오르크 빌헬름 프리드리히헤겔의 말을 빌어 "인간은 오직 사회적 존재로서 스스로 이해할 수 있다"라고 하며 인간은 타인이 있음으로써 자신을 정의 내릴 수 있다는 것을 꽤 논리적으로 그리고 철학적으로 설명한다. 이 외에도 내가 소속되어 있는 집단이 바르지 않다면 거침없이 나오라는 이야기나 다른 사람을 이해하기 위한 관용과 포용에 대해 설명한 글들도 좋았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기에 그 사회 속에서 겪을 수 있는 개인의 문제들이나 고민들을 해석해 놓은 것이 좋았던 것 같다.3장은 인생의 의미를 찾아가는 철학이다. 몰입할 수 있는 놀이를 언급한 자크 데리다의 이야기나 유명한 데카르트의 "나는 생각한다. 그러므로 나는 존재한다"라는 말에서 해석된 자기 자신을 받아들이는 기쁨이라던지 과거가 아니라 미래를 향해 살아가라는 이야기 등 인생을 어떻게 살아가면 좋을지에 대한 고민해 해답들이 나와 있다. "세상을 바꿀 수는 없지만 세상을 대하는 태도는 바꿀 수 있다" 는 빅터 프랭클의 문장이나 "우리는 자신의 유한성을 의식하며 삶의 결정을 내린다"라는 마르틴 하이데거의 문장은 그 자체로 충분히 해석 가능하다. 그런데 작가는 우리가 굉장히 잘 아는 프리드리히 니체의 "사실이 아닌 해석만이 존재한다"라는 문장으로 꽤 심도 있는 해석을 하고 있다. 그리고 그가 내놓은 결론에 따라 나는 사람들의 말에 흔들리지 않고 그건 그 사람 나름대로의 해석이며 개방적 태도를 취하되 내 스스로가 꼼꼼하게 사람들의 말이나 행동을 살펴보아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신선하다.4장은 세상 속의 나로 자리잡는 철학이다. 세상보다는 자리 잡는다에 좀 더 초점을 맞춰서 이야기를 한다. 프랑스 작가로 일찍이 알고 있던 시몬 드 보부아르의 "오늘 내 삶을 바꿔라 미래에 기대지 말라 당장 행동하라"는 희망 결단 실현 가능성이라는 해석으로 우리를 움직이라고 설득한다. 신뢰를 용기라는 단어로 해석한 점이나 이타주의적 관점 그리고 다양한 잣대들로 평가하라는 말들은 재미있는 관점들이었다.총평위기의 순간마다 바로바로 꺼내는 철학 처방전이라는 모토로 책을 소개하고 있지만 그렇게 문제가 있을 때 바로 보고 해결이 되는 그러한 내용은 아닌 것 같다.작가는 자신이 읽으면서 세상에 필요한 것 같은 철학가들의 말을 이용해서 자기가 생각한 방법으로 그 문장을 해석하고 세상을 살아가야 하는 방법이나 조언들을 해준다. 나는 작가의 해석이 꽤 자의적이고 어떤 부분은 실제 철학가의 생각과는 다른 방법으로 사용해 된 것 같다고 느껴지기도 했지만 그가 해주는 삶에 대한 방향성이나 조언들은 참 좋았다. 일반적으로 누구나 좋게 느껴질 만한 것들도 있지만 나이가 들면서 문제라고 생각되어지는 나의 모습들을 반성할 수 있게 해줄 수 있는 부분들이라서 더 좋았던 것 같다.이 책을 딱 펼치면 필요한 게 나오는 좋은 집 같은 철학책이라고 생각한다면 안된다. 다양한 철학자들의 문구도 읽어보고 많은 철학자들의 이름도 알 수 있으니 상식이 풍부해진다. 그리고 내용을 천천히 읽다 보면 이 중에 몇 개 정도는 내가 가지고 있는 고민이나 생각에 대한 해답을 알려주는 게 있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삶의 중심을 잘 잡지 못한 누군가가 있다면 한 번쯤 읽어보면 어떨까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