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작성하였습니다 ***어릴 때는 시가 왜 좋은지 이해할 수 없었다. 운율이나 함축되어 있는 글을 찾는다는 걸 배운 학창 시절에는 그저 시험에 대상일 뿐이었고 재미있는 소설들이 이렇게나 많은데 수많은 감정과 말을 짧은 단으로 풀어내는 시가 뭐가 좋은지 알 수 없었다. 그런데 나이가 들어가면서 하나씩 마음에 들어오는 시의 글귀가 생기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유명하고 짧은 시에서 재미를 느꼈다. 요즘에는 조금 길더라도 나와 맞는 감성의 시가 생기기 시작했다. 함축이 왜 아름다운지? 어떤 묘미가 있는지 와닿는 순간도 생긴다.시가 가장 재밌거나 좋다는 아니지만 아름다운 시를 읽으며 와닿는 즐거움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글씨에 어울리는 그림까지 곁들어진 것이 참 맛깔스럽다는 생각도 한다. 이 책은 나처럼 시가 멀지도 가깝지도 않은 이들이 멋진 그림과 함께 즐길 수 있는 책이다.책소개너무나 밝고 화사한 분홍색이 책 표지를 감싸고 있다. 벚꽃이 연상되는 색깔이다. 단단한 표지와 색깔이 표지의 멋스러움과 잘 어우러져서 마음이 살짝 들뜬다. 누군가에게 선물로 건네주기도 좋지만, 그저 나를 위한 선물로 하고 싶다. 참 여자 여자 한 책이다.33인의 시인 중에는 우리가 잘 아는 시인도 있고 많이 접해보* 못한 시인도 존재하며 일본 시도 들어가 있다. 전반적으로 윤동주의 시가 가장 많은 것 같다.우리가 흔히 봄으로 알고 있는 3월 4월 5월을 각각의 제목을 붙여놓고 각 달의 화가들의 그림으로 시릴 장식한다. 1장은 /포근한 봄 졸음이 떠돌아라/ 라는 제목으로 '기스타브 카유보트'의 그림과 함께 시들이 적혀 있다 카유보트는 우리에게 잘 알려진 화가가 아닐 수도 있지만 프랑스 인상주의 화가로서 우리가 잘 아는 마네. 모네 르누와르 피사로 드가 세잔 등에게 재정적인 도움을 지원한 정도로 인상파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작가이다. 인상주의 화가의 풍이 잘 살아 있는 붓터치로 꽤 익숙한 느낌을 줍니다. 왠지 편안하다기 보다는 화려한 느낌의 그림들이 많다.시 옆장은 필사할 수 있는 줄노트가 있고 그 뒷장은 화가의 그림이 한 페이지씩 한장으로 구성된다. 2장은 / 산에는 꽃이 피네/ 라는 제목으로 화가 '파울 클레' 의 그림이 삽화로 들어간다. 현대 추상회화를 그린 사람이라고 한다. 사실 이름도 처음 들은 사람인데 꽤 자유로운 그림의 화풍을 지녔고 무엇보다 색채를 중시한 화가인 것 같다. 그래서인지 삽화로 그려진 그의 그림들은 화사거나 명료하거나 어떤 방식으로든 오롯이 자신의 색감을 또렷하게 드러내는 그림들이 대부분이다. 나는 이렇게 선명한 색감을 좋아하기 때문에 그의 그림들이 채도가 높든 혹은 낮든 상관없이 꽤 마음에 들었다. 붉은 색감을 많이 쓰는 것 같지만 그 외에도 다양한 색을 감정의 호소하듯 잘 사용하는 화가이다. 재밌는 것은 2장에 속해 있는 시조차도 한편 한 편 안에 유난히 색감이 도드라지게 느껴지는 시들이 많았다는 점이다. 봄을 담은 시기에 노랑색 분홍색 연한 파스텔의 하늘색도 느껴지지만 꼭 그런 것만은 아니다. 가끔은 어둡거나 무채색의 빛깔을 지닌 시들도 있었지만 우울하다기보다는 차분해지는 시들이 많다.3장은 / 다정히도 불어오는 바람/ 이라는 주제로 '차일드하삼'의 작품이 함께한다. 하사는 미국의 인상주의화가라고 한다. 서명이 항상 초승달 모양이라고 하는데 연휴는 모른다고 하지만 꽤 독특하다. 초반에는 비오닉 버려진 천재라고 인기가 없었지만 70년대 프랑스 인상주의 작품들이 천문학적으로 가격이 오르자 다시 인기를 얻었다고 한다. 3장은 묘하게 시도 그림도 확 와닿지 않는다. 이건 주관적인 감상이기 때문에 사람마다 다를 것 같다. 나는 인상주의의 그림을 좋아하는 편인데 하삼의 인상주의 그림은 내가 알고 있는 화풍과 살짝 다른 느낌이다. 조금 덜 섬세하고 날리는 것 같은 느낌이기도 하고 색깔을 쓰는 것도 조금은 익숙치가 않다. 나는 익숙한 것에 좀 더 편안함을 느끼는 사람인가 보다. 하지만 다른 사람들은 오히려 그의 그림을 더 좋아할 것 같다. 왜냐하면 좀 더 현대적인 느낌 많이 나기 때문이다.총평시도 하나같이 마음에 들었고 무엇보다 그림들이 너무나 멋있어서 한 장 한 장 후루룩 넘기면서와 멋있다와 이쁘다. 라는 감탄사를 계속 내뱉었던 것 같다. 앞에서 말한 것처럼 정말 누군가 나에게 선물을 준 것 같은 예쁜 감성 느낌이다. 하루 일과를 마무리하거나 잠깐 휴식 시간에 한 페이지 옆에 곱게 필사하고 뒤에 있는 그림을 보면서 하루를 정리해보는 것도 나를 위한 행복한 시간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이 시와집은 당연히 시리즈 일텐데 내가 좋아하는 화가들이 있어서 해당되는 달이 있는 것들을 사고 싶다. 1월에 모네나 2월에 에곤 실래. 아무래도 겨울을 사야 할 듯하다. 대중적으로 사랑받는 빈센트 반 고흐는 10월이니 가을도 인기가 있지 않을까 싶다. 저녁 달이라는 출판사가 만든 참 재밌는 구성의 프로젝트 책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