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이 편해질 때까지 - 길 위에서 만난 나누는 삶 이야기
박영희 지음 / 살림Friends / 201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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없는 사람이 없는 사람 형편을 더 잘 안다더니 남고 넘쳐서 남에게 나누어 주는 것이 아니라 없는 형편에도

더 없는 이웃을 위해 나눔을 실천하는 아름다운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일제 강점기에 치욕스런 위안부생활을 해야했던 여인에서부터 기구한 삶을 살게된 열 두 사람들의 이야기를

보노라면 너무나 눈물겹고 따뜻한 방안에서 어려운 이웃을 생각지 못하고 온 시간들이 너무 부끄럽기만 하다.

그들의 이야기 한편 한편이 비극의 드라마처럼 가슴아프지만 자신의 슬프고 외로운 운명을 보란듯이 '나눔'으로

되갚음으로써 결국 해피엔딩으로 만들어버린 역전의 용사처럼 느껴져 속이 시원하기도 하다.

그들의 고단한 삶은 표지의 휘어진 손에 고스란히 드러나 있다.

청각장애를 앓으면서도 고물을 주워 이웃과 나누는 부부, 날품을 팔아 장학금을 전달한 할머니도 있었다.

그리고 진정한 교육자의 모습을 평생 실천한 유영빈씨를 보면서 스승의 사랑을 알지 못하고 사교육에 멍들어

살고 있는 우리 아이들에게 얼마나 필요한 분인지 아쉽기만 하다.

스스로 고위 교육자의 길을 마다하고 37년간 자신의 월급 10퍼센트를 가정환경이 어려운 제자들에게 떼어주었다니

성경에서 말하는 십일조의 진정한 뜻을 이분을 실천한 것이 아니겠는가.

경기가 어려울수록 기부금이 많아진다고 한다. 하지만 이런 기부금들을 내는 많은 사람들은 정작 자신도 어려운

생활을 하는 사람들이라고 한다.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아름다운 정신을 보여준 이들이 어찌 이분들 뿐이겠는가.

저자는 이렇듯 음지에서 양지를 지향하는 사람들을 취재하면서 감동하고 부끄러워 발을 돌릴수가 없었다고 한다.

어찌 그렇지 않았겠는가. 멀리서 왔다고 꼬깃 꼬깃 접힌 노잣돈을 손에 꼭 쥐어주는 그들의 따뜻함에 쉽게

되돌아 오기가 어려웠을 것이다. 아! 세상은 이런 분들이 있어 아직은 살만하고 두꺼워진 낯을 하고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부끄러움을 가르치는 것이다. 꺼져가는 생명을 붙들어 가면서, 죽는 그날까지 오른손이 한 일을

왼손이 모르도록 애쓰는 그들은 이미 세상의 모든 것을 가진 사람이다.

죽어서 가지고 갈 수 없는 것들을 더 갖기위해 지키기위해 오늘도 욕망에 사로잡혀 사는 이들이 꼭 읽어야 할

책이다. 진정한 부자들의 모습이 어떤지를 알게된다면 남은 시간 쌓였던 죄를 조금이나마 씻고 갈 수 있지 않을까?

 

'사람을 춥게 만드는 건 비바람 눈보라 때문만은 아니야, 바로 사람 때문이지.' -71p

 

그렇다면 사람을 따뜻하게 만드는 건 햇살만이 아니야 바로 사람들의 사랑과 관심때문이지라고 말할 수 있지 않을까.

갑자기 추워진 날씨에 싸늘해진 어깨를 덥힐 수 있는건 바로 '나눔'이라는 것을 깊이 깨닫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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