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의 노래 - 모진 세월을 딛고 믿음으로 피어난 우리 어머니 이야기
이유진 지음 / 홍성사 / 2010년 3월
평점 :
절판


하나님이 바쁘셔서 대신 보내 주신 분이 어머니란 말이 있다.
요즘은 세상이 각박해서 인지 자식을 버리는 어머니도 있지만 어쨌든 가장 위대한 이름
'어머니'란 이름을 아름답게 각인시켜준 이상운 전도사님의 삶을 들여다 볼 수 있어서
행복했던 며칠이었다.

2차대전의 소용돌이속에 중국 산둥에서 부러울 것 없이 자라 열 남자 몫을 해내겠노라고 
공언 할만큼 비범한 재능을 지녔던 한 여자가 사랑하는 남자를 쫓아 멀리 타국으로 올 수
밖에 없었던 이야기는 그야말로 로맨틱 스토리가 아닐 수 없다.

하지만 3~4개월을 예정으로 나섰던 그 여행이 결국 38년 동안 고향 중국으로 돌아가지
못하는 길고 외로운 길이 될 줄은 아무도 몰랐었다.

한국인 남편의 땅으로 온 그녀는 남북의 허리를 가르는 38선이 그어지고 이데올로기의
희생양이 되어 공산국인 중국으로 돌아갈 수 없는 신세가 되고 만다.

더구나 촉망받는 의사의 길을 걷고 있던 그녀가 중국의 의사면허를 인정 받지 못하고
가정주부로 자신의 능력과 열정을 차압당할 수 밖에 없었던 현실을 보니 그녀의 절망이
절절히 전해져 온다.

아들없는 집안에 열 아들 역할을 하겠노라던 딸을 갑작스럽게 잃어야 했던 부모님들의
심정은 어떠하였을까.
오죽하면 아승을 떠난 어머니가 그리움에 목말라 하던 딸의 꿈에 나타나 '이제는 더 이상
나릉 위해 기도하지 말라고 했을까. 하늘나라에서도 자신을 그리워하는 딸이 얼마나
안타까왔으면 말이다.

38년만에 고향을 밟은 그녀가 너무나 달라진 고향의 모습을 보며..그리고 이제는 세상을
떠나 만날 수 없는 가족들을 생각하면 또 얼마나 비감하였을까.

평생 '짱꼴라'의 자식이란 소리를 듣기 싫어 중국말도 하지 않고 번듯하게 자식을 키워낸
위대한 어머니의 모습을 보니 내 나라에서 잔소리나 하면서 자식을 키우고 있는 내 모습이
부끄럽게만 느껴진다.

평생 어머니의 조국 중국을 먼 발치에 두고 어머니의 그리움과 한을 이해하지 못했던
아들이 어머니를 그리며 망모곡으로 어머니의 영전에 바친 이 책을 보노라니 나도
내 어머니가 누군가의 딸이고 아내이며 어머니로 살아왔다는 것을 새삼스럽게 바라보게
된다. 그래서 아직 내 곁에서 여전히 철없는 딸을 위해 오늘도 기도하시는 어머니의
마음이 너무도 감사하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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