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을 뜬 곳은 무덤이었다
민이안 지음 / 북폴리오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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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인류는 멸망하리라고 생각하는가.

라고 묻는다면 지구에 인류가 사는 터전으로서는 한계에 이르게 되고

우주 어딘가에 지구와 비슷한 환경이 있는 혹은 환경으로 만들어 쓸 수 있는

어떤 별로 이주를 하지 않을까 상상해본다.

 


 

상상이야 자유니까 얼마든 맘대로 그려보는 재미가 있다. 설정이 끔찍하긴 하지만.

여기 이 소설의 저자 역시 인류가 멸망한 이후 화성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

가까운 미래는 아니겠지만 100년 이내 화성은 제2의 지구가 될 수도 있고 그에 미치지

못한다면 우주의 여행지로 각광을 받을지도 모를 최적지라고 생각한다.

바로 그 화성에서 깨어난 어떤 존재인 나.

 


 

주변에는 마네킹을 닮은 안드로이드들의 사체가 쌓여있고 나 역시 그 안드로이드의

모습으로 깨어났다. 분명 나는 인간이었는데. 왜 이곳에서 안드로이드의 모습으로

환생한 것일까.

지워진 데이터를 복구해주기 위해 '달'이라는 전문가가 등장하고 '나'는 나를 다시

태어나게 해준 달과 함께 여행을 떠난다.

 


 

과거의 기억은 사라졌지만 희미하게 난 과거 인간이었다고 기억한다.

다만 지금은 통증도 느끼지 못하는 영락없는 로봇의 모습이다. '달'역시

급은 다르지만 같은 안드로이드다. '달'은 인간의 기억을 가진 나를 가장 많이

이해해주는 친구같은 존재이다. '달'과 '나'는 어린왕자가 사는 별을 찾아

사막을 건넌다. 그 사이 만난 새끼 악어 깨물이와 함께.

 


 

그곳에서 만난 어린왕자는 달과 내가 그 곳에 오리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깨물이를 만든 것도 바로 어린왕자였고 깨물이가 하얀장미꽃만을 먹는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 어린왕자가 가르쳐준 로봇연구소에서 '나'는 왜 이곳에서 환생했는지를

알게 된다. 인류는 멸망했고 인간의 DNA가 냉동된후 보관되었다가 새로운 안드로이드의 몸을 빌어 다시 태어나는 프로젝트에 의해 유일하게 살아남은 존재라는 것을.

 

글쎄 이 소설이 정말 상상으로만 끝날 얘기일까.

실제 질병이나 노화로 인해 냉동에 들어간 인간들이 있음을 안다.

그들을 깨울 수 있는 기술이 발전한다면 우리는 몇 세기전에 살았던 누군가를 미래의

어느 날 만날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정말 우리의 DNA를 냉동시켜 로봇에게 이식시키는 그런 미래가 올 수도 있고.

 

그 와중에 희망을 전달하는 '어린왕자'가 참 반가웠다.

아마 우주 어딘가에 실제 어린왕자가 살고 있지는 않을까. 지금도 내 모습을, 우리 모습을 지켜보면서 밀을 재배하고 사막여우와 노닥거리고 있을런지도.

다소 삭막하고 어둔 미래의 설정이었지만 따뜻함을 지닌 '달'과 '어린왕자'가 지키고 있는 미래의 모습에 다소 위안이 된 소설이다. 다만 난 그런 미래를 겪을 확률은 거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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