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장꾼의 아들 1
샘 포이어바흐 지음, 이희승 옮김 / 글루온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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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에서 멸시받는 매장꾼의 아들이자 아버지와 함께 매장꾼 일을 하는 열여덟살 주인공 파린. 그는 열여덟 살의 나이로 이미 매장꾼 일을 수행하고 있었다. 술독에 빠진 아버지와 죽은 이를 다루는 일에 거부감을 느낀 마을사람들의 멸시 아래서도 파린은 꿋꿋이 일을 해나간다. 그러던 어느 날, 독을 섞는 마녀라고 불리던 노파 한 명의 장례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파린은 출처가 애매한 펜던트를 하나 줍게 된다. 분명 노파의 위에 있었는데 시체를 단장할 때는 본 적이 없는 펜던트. 파린은 유가족이 있다면 펜던트를 돌려주려 하지만 노파에겐 혈육이 없었고 장례식장에 나타난 수상한 사람이 펜던트를 찾는 걸 보고 펜던트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숨긴다. 한편 고아원에서 학대를 받던 소녀 아로스는 쥐들의 도움으로 무자비한 폭행에서 목숨을 건지게 된다. 스스로를 쥐들의 여왕이라 부르던 아로스는 거리에서 우연히 만난 노파에게서 기묘한 말을 기억해낸다. 곧 때가 올 거라며 뼈를 보는 사람을 찾으라는 말을 지금 당장 이해할 수는 없었지만 아로스에겐 새로운 삶이 기다리고 있었다.


5권짜리 시리즈인만큼 1권은 도입부같은 느낌이 많이 들었다. 주요 등장인물들이 나오고 본격적으로 이야기를 시작하려고 할 때쯤 끝이 나서 뒷이야기가 궁금해졌다. 멸시받던 매장꾼의 아들이 펜던트에 깃들어 있던 악령인 징글징글을 만나 평소 경험하지 못했던 일들을 만나게 되며 벌어지는 모험이 주요 내용이다. 이미 위협적인 악령의 힘을 다루고 있으며 파린이 데리고 있는 악령까지 찾아내고자 하는 네코르인들. 악역을 맡고 있는 네코르인들을 까마귀라고 부르며 대척지점에 서 있는 제2기사 에미코. 그런 에미코의 밑에서 스콰이어가 된 파린과 고아원을 탈출해 아직 자신의 능력을 모르고 있는 아로스까지. 굉장히 많은 인물들이 나오면서 이야기를 차곡차곡 쌓아가는 소설이었다. 마지막쯤에 와서야 이제 본격적으로 이야기를 시작한다는 느낌이 들어서 1권만 읽기 아쉽기도 했다.


워낙 판타지를 좋아해서인지 세계관은 그리 어렵지 않게 받아들이고 읽을 수 있었다. 이 책은 화려한 판타지라기보다 약간 어둑하고 무거운 분위기의 판타지 소설로 방대한 이야기를 좋아하는 독자에게 잘 맞을 것 같았다. 무엇보다 파린이 징글징글이라고 이름을 붙여준 악령의 능력이 재밌었다. 의식의 흐름을 악령에게 맡기면 파린의 전투력이 올라가고, 읽을 수 없었던 언어를 직접 읽어볼 수 있기도 하고, 파린이 멍청한 짓을 하면 툴툴거리면서 조언도 해준다. 펜던트로 인해 운명공동체가 되어 한 몸에 의식이 둘 깃들어있는 셈인데 이 장치가 아마 파린을 위기에서 몇 번씩 구해주지 않을까하는 생각도 들었다. 


그 밖에 아직 확실히 나오지는 않았지만 아로스가 찾아야 하는 뼈를 보는 사람은 주인공인 파린을 뜻하는 것도 같았다. 뼈를 보는 사람은 말 그대로 시신, 뼈를 살펴서 사인이 어떤지 알아내고 삶을 어떻게 살아왔는지 추측하는 프로파일러같은 역할이었다. 주인공이 매장꾼 일을 하면서 습득한 지식 덕분에 시신에서 정보들을 읽어내는 모습이 나와서 이런 능력이 앞으로 또 어떻게 도움이 될지도 궁금해졌다. 아무튼 밑바닥부터 시작해 더 넓은 세상으로 나가는 흥미진진한 주인공들의 모험을 기대하며 읽을 수 있었던 '매장꾼의 아들' 1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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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닝 컬러 - 사람의 욕망을 움직이는 10가지 색의 법칙
이랑주 지음 / 지와인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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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색을 전략적으로 쓸 수 있는가에 대한 이야기가 많았던 책이다. 인간이 의사 결정을 할 때 굉장한 비중을 차지한다는 컬러. 그런 컬러를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서 효과도 달라지기 마련이라고 한다. 색은 우선 빠르게 '차별성'을 만들어낸다. 유사한 성능과 디자인을 가진 제품을 차별화하고 더 나아가 호감이 가지 않던 제품에 호감을 느끼게 하기도 한다. 실제로 색에 따라 매출이 좌지우지되는 일도 많다. 대부분이 흰색이었던 정수기에 색을 입혀 출시한 제품, 여성 소비자를 공략하기 위해 기존의 남성적 컬러 대신 붉은 색의 만년필을 출시한 회사, 맞춤 색상을 선택할 수 있는 삼성전자의 비스포크 냉장고 등등 예시도 다양하고 많아서 흥미롭게 볼 수 있기도 했다.


사람들은 무의식중에도 색상에 영향을 받는다. 이 부분을 간파하고 어떻게 색을 활용하느냐에 따라 매장의 분위기나 제품의 이미지, 심지어 매출마저 달라진다. 여름에만 매출이 몰려있던 코카콜라가 붉은 색 옷을 입은 산타 이미지를 만들어내고 겨울에도 코카콜라는 마시는 이미지를 각인한 결과 이제 우리는 겨울 파티 시즌의 코카콜라를 떠올리는 게 어렵지 않다. 그 밖에도 패스트 푸드 매장에선 손님들을 붙잡아두는 시간을 적게 하기 위해 붉은색을 많이 사용하고, 파란색은 사람을 편안하게 만들기에 회의실에 사용하기도 한다. 의외였던 건 같은 원두의 커피임에도 커피잔의 색상에 따라 쓴맛을 덜 느낀다는 부분이었다. 블루보틀의 라테 이야기였는데, 흰색의 머그컵에선 가장 쓴 맛을 많이 느끼고 파란색의 머그컵에서 가장 달콤한 맛을 느꼈다고 하니 파란색 머그컵을 하나 구해서 커피를 마셔볼까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그 밖에도 무거운 검은 색과 밝은 흰색, 생기를 띠게 하는 색 등 다양한 컬러 이야기가 많았다. 별 생각없이 보고 다니는 가게의 간판에도 치밀한 색상 계산이 들어있다는 것, 스타벅스의 계절 컬러 마케팅, 고급스러운 느낌을 강조한 검은색 쇼핑백 등 주변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색상예시들을 보면서 컬러에 대해 많은 부분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색상을 천장과 바닥 벽 같은 인테리어에 접목해 공간을 넓어보이게 만들고 매출을 올릴 수 있는 방법과 온라인 홈페이지의 물품 진열순서도 다루고 있어서 자신의 브랜드에 좀 더 전략적으로 컬러를 쓰고 싶은 사람에게는 굉장히 도움이 될 것 같았다. 국내 브랜드에 관한 이야기도 많아서 흥미위주로만 봐도 충분히 재밌게 볼 수 있는 책이라 기억에 남았다. 색상의 10가지 비밀을 다루고 있다는 책의 마지막에는 빨강, 분홍, 노랑, 초록, 파랑, 보라, 검정, 하양 색상들에 대한 간단한 정보도 짧막하게 수록되어 있어 정리하기에도 좋았던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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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의 무사 귀인별 1
이은소 지음 / 고즈넉이엔티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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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화도에 살던 소녀 박별이는 어느 날 강화에 유배되어 온 왕가의 종친 원범을 만나게 된다. 원범과 함께 자라며 허물없는 사이가 되고, 아버지 밑에서 함께 무예를 배우기도 한 별이와 원범. 두 사람은 자연스럽게 서로를 마음에 담게 되고 원범이 자신에게 쌍지환을 주며 고백할 것을 알게 된 별이는 설렘에 어쩔 줄 몰라한다. 하지만 다음날 일이 꼬여 별이는 원범을 만나지 못한다. 한편, 갑작스레 궁에서 온 사람을 만나게 된 원범은 별이가 기다리고 있는 곳으로 가지 못한 채 도성으로 떠나게 된다. 원범을 잃고 상심한 별이는 마음을 추스릴 새도 없이 아버지 박시명이 괴사내에게 살해당하는 모습을 보게 된다. 이후 별이는 원수를 잊지 않으며 몇 년의 시간을 흘려보냈다. 여인의 몸으로 훗날을 도모하며 야장간에서 일하던 별이. 그런 그녀의 앞에 아버지를 죽인 원수의 아들이 나타난다. 분명 조선을 주무르는 외척 세력 중 하나인 안동 김씨가의 사람인데 별이는 점점 원수의 아들에게 끌리게 된다.


강화도에 유배된 죄인의 신분으로 살다 왕이 된 남자 철종이 남자주인공인 소설이었다. 스펙타클한 이야기라서일까 철종의 이야기는 몇몇 소설로도 만나본 적이 있는데 처음부터 박별이라는 인물을 등장시켜 로맨스를 짙게 깔고 시작하는 책은 역사적 사실과는 별개로 기대감이 들게 했다. 그것도 원범보다 어마무시한 실력을 가진 여인이라 어떤식으로 전개될지 궁금했었다. 그리고 미리 말해두자면 역사가 스포일러가 아닌 소설이었다.


강화도에서 필부로 사는 게 꿈이었던 원범은 튼튼하고 밥잘먹고 무예도 뛰어난 별이와 함께 강화에 살고 싶었다. 하지만 왕으로 도성으로 향하게 되며 그 꿈은 이룰 수 없는 꿈이 되어버렸다. 별이가 죽었다고 생각했지만 별이를 꼭 닮은 야장간에서 만난 여인 소성에게 마음을 주고, 끝내는 그녀가 별이라는 것을 알게된다. 그렇게 안동 김씨가 장악한 도성으로 향한 별이와 원범의 앞에 여러 난관이 들이닥친다. 




로맨스 소설의 구조를 가지고 있는만큼 별이의 캐릭터가 매력적이었다. 쾌활하면서 강단있고 능력있는 여자주인공 캐릭터라 상대적으로 남자주인공의 매력도는 좀 덜했다. 애초에 유약한 이미지를 가지고 나와서인지 위화감은 없었지만 늘상 별이에게 다정한 원범의 모습을 보니 달달한 분위기가 절로 만들어졌다. 게다가 처음은 유약한 왕의 모습이었지만 서서히 자신의 사람을 지키기위해 강인해지는 모습이 보여져서 좋았다. 그렇게 보면 두 사람 모두 성장하는 캐릭터들이었다고 할까. 별이 또한 사랑하는 사람을 지키기 위해 대담한 결정을 내리기도 했다. 백성들을 살피고 내 사람을 넘어 적까지 품고자 하는 원범의 모습또한 인상깊었다.


조연들의 캐릭터들도 매력적이었다. 원범의 곁에서 안동 김씨 세력에 맞서 싸워주는 벗들의 존재에 더해 별이와도 케미가 좋아서 페이지를 즐겁게 넘기면서 볼 수 있었다. 묵직한 분위기를 풀어주는 익살스러운 모습들도 그렇고 각각의 캐릭터성도 다양해서 더 재밌었다. 악역은 특히 마무리부분이 좀 약한 것 같았지만.. 어쨌든간에 페이지가 잘 넘어갔던 소설이었다. 능청맞으면서도 시종일관 다정하고 세심한 왕인 원범과 강단있는 별이의 이야기를 읽다보면 또 난관을 어떻게 헤쳐나갈까 궁금해지기도 했다. 정말 오랜만에 본 시대물 로맨스였는데 스포인 역사를 알고 있다보니 만약 정말로 이런 일이 있었다면 어땠을까라는 생각도 들었다. 작가님의 다른 작품이라는 '조선 정신과 의사 유세풍'은 읽어보지 못했으나 '왕의 무사 귀인별'을 읽고보니 궁금해진다.



내 너에게는 왕의 여인으로서의 간택이 아니라 선택을,

순종이 아니라 애정을 청한다.

나를 너를 정인으로, 너의 낭군으로 선택하고, 사랑해다오.

1권 280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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왓슨력
오야마 세이이치로 지음, 이연승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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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시청 형사 와토는 중대 사건을 맡고 있는 수사 1과 소속으로 신기한 능력을 가지고 있다. 와토가 주변에 있으면 일정거리 안에 있는 사람들의 추리력이 비약적으로 향상된다. 와토가 수수께끼에 직면하면 발동되는 능력은 와토를 중심으로 반경 2미터 남짓 되는 원의 안쪽까지 영향력을 미친다. 때문에 와토 본인의 수사 성과는 별로 높지 않지만, 그가 소속한 1과 3계는 항상 최고의 실적을 올리고 있다. 


와토는 자신의 능력과 같은 능력을 가진 사람들을 찾아보다가 명탐점 셜록 홈즈의 옆에 있던 왓슨을 떠올리게 되고, 자신의 특수한 능력에 '왓슨력'이라는 이름을 붙인다. 왓슨력의 영향을 받은 사람은 두뇌 회전이 빨라지며, 머리가 개운해지기에 어떤 사건을 만나면 추리력이 상승한다. 하지만 꼭 정답인 추리를 하는 것은 아니다. 평소보다 좀 더 많은 생각을 할 수 있을 뿐이지만 와토는 그런 자신의 능력에 자부심을 가지고 왓슨력을 통해 여러 사건들의 중심에서 진실을 밝혀나간다. 그러던 어느날, 와토는 누군가에게 납치당해 지하실에 감금당하게 된다. 와토는 쉬는 날 우연히 말려들게 된 사건에서 만난 사람들의 원한을 산 적이 있었나 생각해보며 쉬는 날 말려들게 된 7개의 사건들을 하나씩 떠올려 본다.


명탐정을 돋보이게 하는 '왓슨'을 제목에 붙여둬서 어떤 내용인지 궁금했었다. 탐정이 추리를 잘 할 수 있도록 조력해주며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게 아닐까 했었는데 막상 읽어보니 주인공인 와토가 가진 능력을 통해 다른 사람들을 탐정으로 만들어 주는 이야기였다. 능력의 이름은 '왓슨력'. 재미있는 이름이라고 생각했다. 명탐정 하면 홈즈를 떠올리는 동시에 그 옆에 있는 왓슨도 함께 떠올리게 되니까. 명탐정이 될 수는 없어도 명탐정을 빛나게 해주는 역할을 주인공으로 내세워서 처음보는 사람들을 명탐정화 시킨다. 때문인지 와토는 본인이 사건을 해결하는 데 큰 욕심이 없다. 다만 왓슨력이 언제 발동될까, 혹은 왓슨력이 발동되어 사람들이 어떤 추리를 내놓을까라는 기대감 그리고 경찰로써의 사명감이 많이 보여졌다.


와토를 가둔 사람은 누구인가? 왜 와토를 죽이지 않고 감금만 하고 있는가? 처음의 수수께끼를 풀어나가기 위해 7개의 사건을 만나게 된다. 모두 와토가 쉬는 날 벌어진 사건들로 살인, 사고, 소설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유형이 나왔다. 하나하나마다 단편식으로 등장인물들이 계속 바뀌어가면서 나와서 끊어읽기에도 좋았다. 그러다보니 단편 속에 등장한 인물 중 반드시 범인이 있는 구조라서 사건해결이 빠르게 느껴지기도 했다. 독자인 입장에서는 등장한 사람들 중 누가 범인일까 추리해보는 맛도 있었다. 전체적으로 가볍게 읽기 좋은 책이었다. 와토 주변의 사람들이 범인을 추리해나가는 과정에서 나오는 해괴한 추리도 재밌었고 추리들이 계속해서 뒤집히는 결과도 흥미로웠다. 마지막에 와토의 능력인 왓슨력 때문에 위기에서 탈출하는 부분을 보고 있자니 슬며시 다음 시리즈가 더 나와줬으면 하는 바람이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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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을 담아, 공방 - 10년 차 금속 공예 공방 사장님이 알려 주는 창업부터 운영, 판매, 수업, 브랜딩까지
배준희 지음 / 크루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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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방을 운영해보겠다라는 꿈을 꾸고 있다면 무엇을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 나만의 공방이라는 꿈을 떠올리기만 해도 설레는 사람에겐 '좋아하는 일'이라서 시작해 보고 싶다는 대답이 나올지도 모른다. 하지만 단순히 좋아하는 일을 하고 싶다라는 마음으로 시작한다면 큰 낭패를 볼 수 있다. 회사 일과는 달리 공방은 처음부터 끝까지 자기 혼자서 결정을 내려야 할 일이 굉장히 많고, 공방의 컨셉 위치 세금 커리큘럼 등 이것저것 챙겨야 할 것도 많다. 단순히 꿈을 이루는 것을 목표로 삼고 수익 창출을 기대하지 않는 사람은 없다. 그러니 처음부터 차근차근 준비하는 과정이 필요해보였다. 그 과정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책이 바로 '꿈을 담아, 공방'이었고, 전혀 생각해보지 못했던 부분들에 대해서도 많이 다루고 있어서 공방 창업을 생각하고 있다면 도움이 될 것 같았다.

책을 쓴 작가님은 금속 공예 공방을 10년째 운영하고 있는 분이다. 때문인지 금속 공예 공방을 운영하는 데 내용이 집중되어 있었다. 모르는 사람을 위해 덧붙이자면 금속 공예 공방은 다른 공방과는 확연히 다른 특징들이 있다. 일단 가장 큰 소음 문제가 있다. 묵직한 기구와 망치 톱 줄 등의 도구들을 사용하기에 시시 때때로 깡깡거리는 소리와 쿵쿵거리는 소리 등등의 소음이 난다. 덕분에 작가님도 공방을 오픈할 위치를 두고 문제가 생긴 경험이 있었다. 작가님은 공방을 오픈하기 전 주변에는 어떤 가게가 있는지 찾아본 뒤, 주변 가게에 양해를 구했다고 한다. 하지만 양해를 구한 이후에도 작업할 때마다 나는 소음으로 인해 합의점을 찾아야 했다고 한다. 이외에 처음에 들어갈 때부터 있었던 나무바닥 인테리어가 고급진 원목이라 그대로 놔뒀더니 무거운 공구들을 바닥에 떨어뜨리거나 불에 달궈진 금속들 때문에 상해버려 결국 보수하면서 쓸 수 밖에 없었다는 이야기도 있었다.

 



하지만 앞서 말한 그런 부분만 제외한다면 다른 종목의 공방 창업에도 해당되는 것들이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들었다. 처음부터 차근차근 준비할 수 있게 나에게 맞는 공간 찾기, 부동산 계약, 사업자 등록증, 바닥재 벽지 조명 디스플레이 등의 인테리어, 인터넷에 공방 등록, 세금 신고, SNS 브랜딩 등등 공방 운영에 필요한 대부분의 내용이 수록되어 있었다. 이런 것까지 필요해?소리가 절로 나올만큼 세세한 부분도 있어서 공방운영도 쉽게 생각하면 안되겠구나 싶었다. 현실적인 이야기들도 많았고 중간중간 체크리스트도 있어서 빠진 부분을 챙겨볼 수도 있었다. 가장 기억에 남았던 부분은 10년 차 공방 사장님이자 작가님의 공방 운영방식이었다. 제자리에 안주하면 안된다라는 생각으로 자신을 갈고닦으며 공방 운영을 하면서도 이탈리아로 가서 새로운 기법을 배워오기까지 하는 모습을 보며 대단하단 생각을 많이 했다. 그 밖에 공방의 수강생들과의 관계, 수강카드, 판매에 관한 감각 같은 것들이 역시 10년차는 다르구나 싶게 마음을 움직이는 면이 있었다.

공방을 운영하면 뜻하지 않은 사건을 만나게 되기도 한다. 10년의 내공이 쌓인만큼 운영방식과 응대 노하우가 있는 작가님은 그런 상황들을 대비해 이 책이 공방을 여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시작했다고 한다. 그만큼 세세한 부분을 많이 챙기고자 하는 부분이 많이 보여져서 좋았던 점도 있다. 지금 당장 공방을 열고 싶다라는 마음이 들지 않아도 나만의 공방이라는 꿈을 꾸고 있다면 책을 읽으며 미래의 공방 지도를 그려나갈 수 있을 것 같았다. 책의 마지막 부분에는 준에이치 공방에서 수강한 수강생들을 비롯해 공방 창업에 성공한 다른 작가분들의 이야기도 수록되어 있어서 다양한 이야기를 들어볼 수도 있었다.

이쯤에서 밝혀두자면 나 또한 금속 공예 전공이다. 읽는 동안 작업을 하고 싶어 죽는 줄 알았다. 금속 공예를 배울 때 이런 선생님을 만났다면 어땠을까, 더 열정적으로 할 수 있었을까하는 생각도 많이 들었고 여유만 된다면 준에이치 공방을 찾아가 수강을 해보고 싶기도 했다. 기초부터 중급 고급 응용 전문가 과정까지 2년의 시간이 걸린다지만 그만큼 탄탄한 과정을 밟는 것 같았다. 무언가 만드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라 공방에 대한 꿈을 꾼 적도 있는데 이 책을 보면서 여러가지 생각을 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꿈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사람들의 이야기 같아서 인상깊기도 했다.



꿈을 현실로 만드는 방법은 실현 불가능한 일만은 아니다.

그저 내가 좋아하는 일을 조금씩 찾아가며 하나씩 해 나가면 된다.

그러다 보면 어느새 꿈에 조금씩 가까워진 현실을 살고 있을 것이다.

5p

* 이 리뷰는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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