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라보예 지젝과 '공부한다는 것'의 의미
[뭡니까? 문제의 그 글엔 댓글도 못 달게 막아 두시다니.. 다른글은 삭제해 버리고.. 이쯤되면 할 말이 없소이다. 님의 파워의 실체는 어디서 찾아야 하는 겁니까? 할수없이 내 블로그에 올려놓지만 논쟁과 비판을 허락하지 않는 철학은 더이상 철학이 아닙니다. 금방 바닥 드러나는 사상누각일 뿐입지요. ~]
님! 정말 말장난이 뭔지 지대루 아시는 분이십니다.
그래, 우리 타이 풀고 계급장 던져놓고 얘기 좀 해봅시다. 님은 소위 이곳의 지존! 파워 블로거님이고 난 불매운동파에서 임시 고용한 소위 악성 댓글 전용 알바라고들 하나, 난 이 곳 아닌 밖에 세상에선 나도 30명 남짓 되는 직원들에게 사장이라 불리우는 사람이외다. 대학과 대학원에선 철학을 공부했고 지금은 돈을 벌고 있으나 한때는 님의 벤야민의 대한 해석이 탁월하고 ‘아우라’에 대한 해석이 특히 내 생각과 동일하여 이후 몇 년간 님의 블로그에 자주 드나들었소이다. 이번 불매운동이야 (사실 나 같은 사람은 불매라는 말 정말 무섭지 않겠소?^^ ;) 다들 알아서 하겠지, 나같은 사람이 뭘 나서나 했지만 나또한 한때 끓는 피를 주체 못해 거리를 안방으로 알고 살았던 놈이라 이번 사태를 그냥 바라만 보지 못하고 이렇게 주책없이 튀어 나오게 되었소이다. 어찌됐건 장사꾼이 이렇게 고고하신 학자님께 편지를 쓰게 되었으니, 그 시작부터 하늘과 땅이라 이거, 뭐.. 쫄아서 말 한마디 못할 것 같으니... 일단 계급장부터 던져놓고 말하자는 정중한 부탁입니다만, 뭐 싫으면 그냥 통과합시다.
‘돈과 밥 앞에서 주접떨지마라!'
아아... 말이 너무 과격했나봅니다. 제가 좀 거칠은 사람이라... 하지만 이 말은 내가 한 말이 아니라 님이 ‘숭배’라는 고결한 단어까지 사용해가며 칭찬을 마다하지 않았던 소설가 ‘김훈’님께서 ‘너는 어느 쪽이냐고 묻는 말들에 대하여’ 라는 글에서 님과 같은 분들에게 경고하기위해 쓴 글입니다. 하루아침에 직장에서 짤리고 처자식 먹여 살릴 일을 고민하는 자들 앞에서, 또 그에게 힘이 되고자 불매라는 불편함을 감수하며 싸우고 있는 사람들 앞에서, 문학과 철학을, 또 상위계념과 대의를 운운하며 독야청청 고상하게 놀지 말라는 말입니다.
도무지 내가 무식해서리 님의 그 대의를 이해하지 못하는 건지 모르겠으나, 님이 말하는 바로 그 ‘큰 뚝’이며 ‘힘’ 이 난 뭔지 당췌 모르겠소이다. 혹시, 설마... 이 시점에서 혁명을 논하자는 건 아닙지요? 난 겁이 많은 소심남이라^^;;
개별적인 삶의 구체성을 반대하고 천대하며 그 모든 것을 추상화 해 버리는 그 모든 정책과 이론은 모두 사기일 뿐입니다. 고통받는 사람들 앞에서 가짜희망을 얘기하고 대의를 논하는것, 그것이야말로 파쇼의 논리이며 기득권자들의 논리일 뿐입지요. 난 님에 의해 고상하게 추상화되고 합리화된 단어들이 아무리 봐도 귀신 씨나락 까먹는 소리로 밖에 들리지 않소이다. (뭐, 자신을 급진 좌파와 자유주의자의 중간 정도쯤이라 포지셔닝 한 분이 삶에서의 물적 토대의 중요성을 부인하고 나선다면야 그냥 이건 통과할 수밖에... 일단 통과!- 참! 나는 남은 나를 그렇게 인정할지 모르지만 일단 나를 소위 좌파라 포지셔닝 합니다. ‘급진’까진 아닌거같고^^;;.. )
아프냐? 나도 아프다!!
[저는 소위 자칭 급진좌파라고 포지셔닝하는 사람들에게서 그런 답답함을 느끼는데, 그 사람들은 주된 목적(불매운동을하는)이 좌파로서의 자기 정체성의 확인인 것 같아요.]
놀라지 마시라. 이건 듣보잡 변희재의 말도 아니요, 꼴통보수 조갑제의 말도 아닌 바로 님이 언론에서 인터뷰한 내용입지요.. 본인도 놀랍지 않습니까?
[인터넷 서점 ‘알라딘’에서 임시노동직이 한 달을 일하고 해고됐어요. 몇 사람이 이걸 문제로 지적했고 알라딘 불매운동을 제안하기도 했는데 저는 불만스러웠던 게, 사실 지금의 한국사회가 다 그렇게 되어있잖아요. 그런데 굉장히 놀랍다는 식으로 반응하는 거예요. 알라딘에 항의를 하고, 이것부터 고쳐야 한다고 말하는 것을 들으면서 이게 웬 순수한 가장인가, 이게 과연 시급한 걸까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이 글 또한 놀라지 마십시오. 이건 못말리는 해병전우회 회장님의 인터뷰도 아니고 뉴라이트 회원님의 거리 인터뷰도 아닙니다. 소위 이곳 파워 블로거라는 님의 글이요, 비교적 진보적 성향이라 조중동 신문 불매운동하는 분들이 많이 보는 신문에 글 꾀나 올리는 바로 님의 신문 인터뷰 내용입니다. 이곳 알라딘에 어떤 블로거 양반은 ‘비정규직을 외면한 어떠한 진보적 패러다임도 존재하지 않는다’고 하는 마당에 그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비정규직 문제의 심각성을 너무나도 냉소적으로 외면한 님의 글은 이쯤 되면 더 이상 할 말이 없어 귀가 막히고 코가 막히고 마지막으로 말문이 막힙니다그려. 그래도 손가락이 살아서 한가지 질문하자면 윗글에서 도대체 뭣이 불만스럽다는 겁니까? 귀찮게 불매운동 같이하자고 해서? 아님 임시고용직의 전체 비율이 80%가 넘는 현실 상황을 인정하지 않고 함부로 나서는 꼴들이 한심들 해서? 아님 이런 순수의 탈을 쓴 가장무도회가 참신하지 않고 식상해서? 아아... 글 끝머리를 보니 더 시급한 무엇이 있는데 그 일들은 안하고 딴 짓들 하고 있어서 인 것 같군요?^^;;.
그럼 님에게 시급한건 무엇입니까? 새로 나온 책 퍼다 나르며 광고해서 땡스투 받는 일? 아님 로쟈의 ‘저공비행’으로 사행시 짓는 일? 아님 님 기사 끌어와서 다른 블로거들에게 알려주고 읽게 하는 일입니까? 본인의 일을 폄하하고 싶은 마음은 별로 없으나 대체 난 그 더 시급한 일이 뭔지 몰라서 그 시급한 것을 아는 학자이자 지식인 양반님은 그들이 불매운동하는 동안 뭔일을 하셨나 알고 싶었던 것 뿐입니다.
이건 부끄럽지만 고백하건데 난 님의 이러한 전지적이고도 선지자적인 포지셔닝이 정말 부럽습니다. 무엇이 님을 그렇게 자신감 넘치게 하는 것인지, 또 그 자신감과 힘은 제대로 검증이나 받은 건지..... 자신이 다른 저자들의 책에 대해 비평하는 것을 아이들을 혼내는 일에 비유하는 님의 그런 자신감 넘치는 놀라운 포지셔닝! 하지만 아십니까? 님이 얼마전 내뱉은 발언과 그 태도는 그간 우리 사회일반에서 벌어지는 불평등과 치열하게 싸우는 모든 사회 활동가, 또 정당 활동가와 노동운동가 그리고 비정규직 싸움을 해온 수많은 사람들의 일체의 행동을 무력화 시키고 의미없는 행동으로 간주하며 또 그들의 어깨위에 싸늘한 돌덩어리 하나 더 올려놓은 말임을 님은 똑똑히 알고 있어야 합니다. 또 어떠한 사과발언 없이는 퍼엉생 님의 옆을 졸졸 쫓아다닐 치욕의 단어들임을 꼭 알아야 합니다. 남을 아프게 했으면 님도 아파야하는 법입니다.
지식인에 대한 혐오는 달리 생기는 것이 아닙니다.
알라딘 불매운동에 대한 님의 포지셔닝은 탁월했습니다. 불매운동이 몇몇의 입에 오르내리고 있을 초반, 그에 대한 노골적인 불만을 님은 평소에도 쓰기 좋아하는 노란형광펜을 쫙쫙 그어가며 피력했고 중반부쯤에는 그야말로 사태를 관망하며 그간 불매운동으로 흉흉해진 민심을 다독이기위해 신나는 이벤트도 열심히 벌려주시느라 공사다망하셨지요? 이후 며칠 전에는 알라딘 내의 불매운동을 고맙게도 6.8혁명 운운하며 진보라는 이미지로 살짝 포장해 주시더만, 더불어 사실과 의견을 아슬아슬하게 피해가며 차려진 밥상에 살짝 밥숟가락 올려놓는 일도 빼놓지 않았습지요. 이 무식한 자의 눈에도 님의 그러한 횡보가 마치 진보와 보수를 드나들며 이득만 취하는, 일명 외줄 타기 써커스를 보여주는 지식인들의 모습으로 보였으니, 다른 책 많이 읽으시는 분들 보시기엔 어떠했을는지. 뭐 아무생각 없었던 분이야 말할 것 없지만...
예상대로 격분한 돌격대장이 일격에 나서고 나같이 뒷북치며 물고 늘어지는 똘아이도 깝치며 나서는 것을 우리는 흔히 인과응보라 합지요. 그나마 기운 약한 돌격대장님은 가출이라는 님의 돌출 행동에 놀라 반격부대로 나선 노자님 사수대에 의해 나가 떨어지셨으니, 이야말로 님의 뜻대로 된 것인가요? 이게 바로 님이 말한 전략적 행동입니까?
하지만 모냥 빠지는 건 아시겠지요? 뭡니까? 기분 나쁜걸 표현하기 위해서 가출이라는 방법을 선택하는 건 사춘기 소년소녀나 할 일이지 다 큰 어른이 할 일이 아닙니다. 더군다나 신문에 글도 쓰시고, 대학에서 강의도 하시고, 또 그 유명한 신문사에서 강연도 하시는... 파워! 그놈의 파워! 블로거님이 하실 일은 아니지요. 나같이 장사하는 놈이라면 셔터 문 내려도 뭐라 할 놈 없겠지만.. 쩝...
그나저나 이곳 분들은 왜 옛날부터 조금만 싫은 소리하면 대문 닫아버리고 나가버리시는 겁니까? 얼마 전 어떤 님도 자기가 올려 논 악성 글에 반에 반도 안 되는 댓글 하나 달렸다고 그냥 나가버리시고 말입니다.--::... 그런 글 올려놓고 그 정도 댓글 달릴 각오들도 안했단 말입니까? (난 들어가려고 하다 남이 건드려서 다시 튀어 나왔구만..) 이곳 분들은 다들 고상하고 교양이있는 분들이라 지금 같은 상황에도 다들 흙탕물 묻히시길 꺼려하시니...
허나 어쩌겠습니까. 어느 집구석 초상집이나 잔치집엘 가도 한쪽구석에서 술처먹고 깽판 치는 미운 막내 삼촌 하나는 있기 마련이니^^::...
이시점에서 우리의 미실누이는 이렇게 말하지요.
‘여리디 여린 사람의 마음으로 너무도 푸른 꿈을 꾸는구나...’
당신은 어느쪽입니까?
[정치적 언어가 사실과 의견에 바탕을 두지 않으면 욕망이나 이득에 그 바탕을 두기 마련이다. 그리고 그러한 언어는 사실을 지우고 거대한 명분을 뒤집어쓰고 뻔뻔스러워져 상대를 치는 무기가 된다 -- 당신은 어느 쪽이냐 묻는 말들에 대해-김훈]
그동안 많은 사람들이 조중동 신문 불매운동을 해왔고 또 많은 사람들이 그에 취지에 동의해 왔으며 그런 행동은 생활 정치의 큰 획을 그었습지요. 그러나 님은 불매운동을 '급진 좌파들의 무책임한 포지셔닝이며 순수를 가장한 행동들'이라며 공공연하게 비웃었습니다. 또 그 기사에 의하면 대담자와 함께 경향신문이 조중동 불매운동하는 사람들로 인해 큰 곤혹을 치른 듯 말하고 있습니다. 정권의 눈치를 보느라 진보적 성향을 지닌 신문사에겐 광고조차 주지 않는 대기업들을 소행을 마치 불매운동 하는 사람들의 탓인 양 사실을 왜곡하는 언행을 하는 건 작금의 사태파악을 진짜 그렇게 판단한 건지, 아님 그렇게라도 해서 불매운동의 부당성과 오류를 지적하고 싶었던 건지... 백번 양보해서 본인의 뜻이 그렇지 않았다 할지라도 필부필모가 아닌 지식인이라면 자신의 본의야 어떠하던 자신이 내뱉은 말과 글이 건강하게 살아가는 많은 이들에게 몽둥이질이 될지 약이 될지 또 시기가 적절한지 정도는 구분하고 가릴 줄 알아야 하며 그에 대해 책임질 줄도 알아야 합지요.
또한 뒤늦게라도 아니다 싶으면 재빠르게 정정하고 재고의 글을 올렸으면 그뿐. 그런 님이 설사 불매운동에 동참하지 않았다한들, 또 그래서 관망만 하고 있다한들 비난을 퍼부을 사람들은 애당초 한명도 없었습니다. (이쯤에서도 자신의 발언이 실수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면 그냥 그냥 통과!!)
'관망'이란 한발 물러나서 어떤 일이 되어 가는 형편을 그냥 바라보는 것을 말합니다 . 님의 행동은 관망이 아닌 불매운동 탄압의 전위적행동이었습니다.
누구는 사람과 개 사이에도 신의와 예의와 범절이 있는 것이라 했소이다. 사람이 개한테 마구하면 개도 사람한테 마구하는 법이라고.. 이렇게 나처럼 먼저 물렸다해서 아프다고 핏대 세우며 끝까지 물고 늘어지는 똘아이도 있으니...
앞으로 님에게 진보와 좌파라는 세상이 얼마나 관용과 인정을 베풀지는 의문입니다. 난 그리 호락호락 하지 않았으면 하는 개인적인 바램입니다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