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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에서 1년 살아보기 - 네, 지금 행복합니다 1년 살아보기
박선정 지음 / 미니멈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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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에서 1년 살아보기>

박선정지음

 

 

 

<제주에서 1년 살아보기>라는 책 제목만 들었을 때, 집에 있는 <제주도 비밀코스 여행>이나 <제주도 절대 가이드>처럼 제주도에서 살면서 제주도 구석구석을 소개하는 여행 가이드북인 줄 알았다.

그런데 여행 가이드북이라면 항상 있어야 하는 제주도의 지도 대신 책에 나오는 지명들만 여백의 미를 느끼게 적혀진 저자의 제주도 그림 한장만 붙어 있는 것을 보고 첫 대면부터 깜짝 놀랐다.

 

그리고 오랫동안 그림책과 관련된 교육 출판업계에서 일을 했고, 지금은 북아트와 그림공부를 하고 있다는 저자의 소개부터 이 책, 뭔가 남다르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 <제주에서 1년 살아보기>에 대해 묘한 끌림을 받았다.

 

 

 

 

 

<제주에서 1년 살아보기>라는 제목에 맞춰서 1년간 머물 집 가격 알아보기, 이사비용 / 생활비용, 제주의 문화생활 공간 유용한 사이트, 저렴한 제주항공권 구하기 같은 정보성 페이지도 보인다.

그런데 이런 페이지는 새 발의 피로 아주 적을 뿐이고 전체적으로 저자 박선정님의 여행에세이다.

 

아니 여행에세이라고 부르기도 모호한 것이 p.329 ~ 좋아하는 음식에만 손을 대는 편식쟁이 어린아이처럼 1년 이상을 머물면서도 내가 좋아하는 특정 장소 몇 곳만 찾았고, 그외 다른 곳에는 관심조차 가져보지 못했다. 덕분에 제주의 구석구석 가볼 기회는 놓쳤지만 제주 그리움병의 원인이 되었던 한라산이나 사려니숲, 그리고 몇몇 오름을 욕심껏 찾아다니며 계절에 따라 날씨에 따라 달라지는 아름다운 빛깔과 향기를 만끽할 수 있었고, 내내 채워지지 않던 그리움을 충분히 채울 수 있었다.~ 는 저자의 고백처럼 여행도 아닌 자연친화적인 저자의 일기같은 에세이라고 불러야 할 것 같다.

 

솔직히 책의 1/3부분은 영화 <플랜맨>에 나오는 주인공처럼 정확한 계획에 맞춰서 다람쥐 쳇바퀴 돌아가듯 생활하던 저자가 다수의 해외여행과 제주도여행을 통해서 제주도 그리움병이 생겼다는 이야기 정도만 반복해서 나온다.

다만 저자가 다녀온 해외여행지가 우연히도 내가 다녀왔던 곳과 상당히 일치하고 나 역시 결혼 전까지 프랭클린플래너에 15분 단위로 계획을 적어 내려가면서 <플랜맨>의 주인공보다 더 한 생활을 했던 사람이라서 나는 제주도에서의 생활보다 이 앞부분에 더 재미를 느꼈다.

 

특히, 내가 대학교 1학년 겨울방학 때(벌써 17년전!) 한달 반을 인도와 네팔로 배낭여행을 떠났었는데 저자가 갔었던 바라나시 강에서 시신을 화장하는 모습을 보고 문화적 충격을 받았었는데 저자도 그 곳을 다녀왔다니 아주 친밀한 느낌을 받았다.

 

 

 

 

 

하지만 본격적으로 제주에서의 생활은 '나도 제주에서 살고 싶다'는 그런 끌림보다는 요즘 메르스 때문에 어린이집도 가지 않고 2주째 집에서 집콕 중인 아들과의 생활이 너무 힘에 부쳤는지 '그래, 나도 애가 없었으면 예전처럼 이렇게 훌쩍 떠나서 살텐데' 정도로만 다가왔다.

 

제주도의 아름다움을 노래하고, 4·3 항쟁의 서글픈 역사 이야기, 그리고 저자가 찍은 제주의 4계절 풍경 등이 눈에 조금 들어오긴 하나 관객을 확 끌어 당길 힘은 조금 부족한 듯 싶다.

 

나 역시 제주도를 좋아해서 대학교 2학년 때 자전거에 몸을 싣고 해안도로를 따라 제주도 일주를 한 적도 있고, 회사 다닐 때 회사 사람들과 180평 골프텔에 머물면서 레져 생활 위주로 즐기고 온 적도 있고, 불과 4년 전에는 아들의 2돌 기념 겸 여름휴가로 제주도 여행을 하고 오기도 했었다.

물론 3번에 걸쳐서 갔으나 아직 못 가본 제주도의 명소도 많고, 비가 자주 오고 바람이 많이 부는 날씨 탓에 정작 제주도 바닷가는 2번 밖에 못 가봤다.--;

 

그래서 <제주에서 1년 살아보기>를 통해서 대리만족을 느끼고 싶었는데 내가 생각했던 것과 내용이 많이 달라서 아쉬웠던 것 같다.

 

지금도 제주에서 세번째 봄을 맞이하고 있다는 저자!

만약 다음에 이 책의 속편이 나온다면~ 조금 더 다양한 제주의 멋을 느낄 수 있는 그런 여행 에세이가 나왔으면 좋겠다.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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