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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집 보는 날 책 읽는 우리 집 12
모리 요코 글.그림, 김영주 옮김 / 북스토리아이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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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의 독립심을 키우고 싶을 때 추천하는 그림책

[북스토리아이] 혼자 집 보는 날

 

아이가 몇 살이 되면 혼자 집을 볼 수 있을까?

[북스토리아이] 혼자 집 보는 날​을 읽다가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저는 어릴 적에 엄마가 많이 아프셔서 일년에 3-4번은 일주일 넘게 병원에 입원을 하시곤 했었어요.

초등학교 입학 전까지는 친척 집을 전전하다가 그 후로는 제가 3살 어린 동생을 데리고 홀로 집안일을 하면서 보냈던 것 같아요.

 

그때는 지금처럼 학교 급식도 없었던 터라 엄마가 입원 전에 만들어두신 밑반찬에, 김이나 굽기만 하면 간단히 먹을 수 있는 소세지, 햄 등으로 도시락을 싸서 학교에 다녔던 기억이 나네요.

그때는 힘들다는 생각보다 엄마가 빨리 나으셨으면 좋겠다, 내가 엄마 대신 집을 지켜야 한다는 생각이 강해서 꿋꿋이 버텼는데 그런 일들이 쌓여서 저를 무척 독립심 강한 사람으로 만든거 같아요.

 

저는 대학교 1학년 때 1년간 아르바이트한 돈을 모아서 인도랑 네팔에 45일간 나 홀로 배낭여행을 떠났었거든요.

영어회화 실력도 빵점인데~ 그냥 무대포로 다녀왔던건 다년간 내재된 독립심의 발현이 아닐까 싶어요.

 

암튼, 결혼을 하기 전만 해도 내 아이도 이렇게 강하게 키워야겠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막상 아이를 낳고보니 모성애 때문인지 마음처럼 쉽게 독립적으로 키우지 못하게 되네요.

 

오늘 아침에도 늦게 일어나서 어린이집에 또 지각하는게 눈에 밟혀서 혼자 신을 수 있는 신발까지 신겨 주었네요.--;

교육적으로 안 좋다는 것을 알면서도 밥 먹기 싫다는 아들에게 밥 먹이느라 숟가락 위에 생선이랑 고기 반찬 먹기 좋게 다듬어서 올려주고 한입만 더 먹으라고 강요(?)하기도 하고 말이죠!

 

이제 6살이 된 똘망군에게 독립심을 키워줘야 할텐데......

[북스토리아이] 혼자 집 보는 날​은 아들보다 엄마가 더 반성하면서 읽어야 할 그림책이 아닌가 싶어요.

 

 

 

[북스토리아이] 혼자 집 보는 날​은 제목 그대로 유치원생 아짱이 난생 처음 혼자 집을 보는 날을 그린 그림책이에요.

전체적으로 흑백인데 아짱의 눈에 인상적인 사물들만 칼라를 띄게 되네요.

불안한 아짱의 마음을 대변하듯 집을 나서는 엄마의 주황색 옷이 화면을 압도하는 느낌이에요!

 

 

 

 

할머니가 편챦으시다는 전화를 받고 엄마는 급하게 집을 나서요.

유치원생 아짱은 조용해진 집안에 홀로 남아 차도 마시고, 블럭놀이도 하고, 인형놀이도 하다가 책을 읽어요~

 

하나의 화면을 4등분해서 아짱이 불안한 마음을 달래려고 다양한 놀이를 하는 모습이 더욱 눈에 와 닿네요.

 

그리고 커텐 사이로 살짝 비추는 바깥 세상의 색 변화로 해가 지고 있다는 것, 엄마가 집을 비운지 오랜 시간이 흘렀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알려주네요.

 

 

 

아짱은 물을 마시려고 주방에 갔다가 수도꼭지에서 물이 떨어지는 순간, 일제히 눈을 뜬 주방 도구와 채소들을 보고 깜짝 놀래요~

6살 똘망군 역시 아짱의 불편한 심리가 드러나는 주황색 체크 바탕의 부엌에서 익숙한 사물들이 눈을 뜨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랬나봐요!

 

 

 

 

깜짝 놀라 거실 탁자 밑으로 들어간 아짱에게 조금 전까지만 해도 인형놀이의 객체였던 곰인형이 말을 해요~

"난 알아. 주방 도구들은 녹슬지 않기 위해서, 그리고 채소들은 더 맛있어지기 위해서 집에 아무도 없을 때 체조를 하는 거야."

 

똘망군이 정말이냐고~ 자기가 어린이집에 갔을 때 엄마 혼자 있으면 집에 있는 물건들이 말을 하냐고 물어보네요!

뭐라 대답을 해줘야 하나 고민이 되어 잠시 바라보니 ​"엄마 내일 나도 어린이집 안 갈래~ 엄마는 혼자 시장보고 와~ 내가 누가누가 말을 하는지 알려줄게!"​라면서 씩씩하게 대답하는 똘망군이에요.^^


 

 

 

곰인형의 말을 듣고 용기를 내서 탁자 밑에서 나온 아짱은 주방용품들과 채소들과 함께 탁자 주위를 돌면서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춰요~

 

이런 모습이 너무 흥겨워보였는지 똘망군도 주체를 못 하고 같이 춤을 추기 시작하네요.--;


 

 

그런데 "찰카닥~" 문을 여는 소리와 함께 눈 깜짝할 사이에 모두들 제자리로 돌아가 버렸어요.

아짱의 엄마가 돌아온거였네요~~

 

엄마의 뒷 배경으로 하얀 달과 별이 빛나는 밤하늘이 보이네요~

그새 많은 시간이 흘렀다는걸 긴 이야기 대신 커텐 사이나 문 틈 사이로 보여주고 있네요.

 

저는 좋은 그림책은 긴 설명 없이 그림으로만 모든게 설명되어져야 한다고 생각하는 터라, [북스토리아이] 혼자 집 보는 날​이 참 잘 만들어진 그림책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엄마는 집에 오자마자 서둘러 식사준비를 해요~

조금 전까지 아짱과 함께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던 주방도구들은 이제 엄마의 손에 맞춰서 맛있는 요리를 만드는라 분주하네요!

 

책 자체에서는 독립심이 강한 아이로 키우기 위해서 혼자 집을 잘 봐야 한다 같은 교훈은 전달해주지 않아요.

다만 난생 처음 혼자 집을 보는 아이의 두려움과 걱정을 사실 그대로 보여주면서 부드럽게 보듬어주는 식으로 이야기가 전개되지요.

 

그리고 상상과 현실의 경계를 오가는 6-7살 유아들을 위해서 집에 아무도 없을 때 주방도구와 채소들이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춘다는 재미있는 설정도 포함시켜서 혼자 집을 보는 것에 대해 두려움을 줄여 주네요.

 

또 조금 늦긴 했지만 엄마가 돌아와서 직접 요리를 해서 아이와 함께 먹는 내용으로 마무리를 짓다보니 아이에게 씩씩하게 집을 잘 지켰구나라는 느낌과 잠시 엄마가 집을 나갔지만 돌아올거라는 안도감과 확신을 주어서 더욱 좋은 것 같아요.

 

혼자 집을 보거나  혼자 집 근처 슈퍼마켓에 심부름을 다녀오거나 하는 작은 경험이 쌓이면 꼭 어른이 옆에 없어도 혼자 일은 혼자 해결하려는 독립심이 생기지 않을까 싶어요.

 

6살 똘망군은 이 책에 나온 아짱과 비교하면 아~주 어려 보이지만 자기도 혼자 집을 볼 수 있다고 큰소리 땅땅 치는 똘망군을 보니 조금씩 아이를 믿고 독립심을 키워주도록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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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2-15 14:4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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