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인양품은 90%가 구조다 (리커버 에디션) - 노력을 성과로 직결시키는 매뉴얼의 힘
마쓰이 타다미쓰 지음, 민경욱 옮김 / 푸른숲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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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서도 모르는 사람이 거의 없는 브랜드, 무인양품. 심플하면서도 무인양품만의 독특한 분위기, 질 좋은 상품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나 역시 집안에 무인양품 제품 몇 가지는 가지고 있다. 늘 승승장구 했을것 같은 무인양품도 38억엔 적자를 겪은 적이 있다고 한다. 이 책의 저자인 마쓰이 타다미쓰는 38억엔 적자를 낸 시기인 2001년에 무인양품의 사장으로 취임한다.


그가 중시한 것은 매뉴얼인 '무지그램'이다. 매뉴얼이 확실하면 장점이 많은데, 그가 책에서 언급한 내용은 이러하다. 

1) 개인의 감각과 경험에 의존하던 것을 회사의 재산으로 바꿀 수 있다. 

2) 누가 업무를 지도하더라도 같은 내용을 가르칠 수 있다.

3) 업무 공백을 보완할 수 있다. 

4) 일의 방식을 바꿈으로써 일의 방식을 바꿀 수 있다.


하나하나 맞는 말이다. 특히나 무인양품처럼 각지에 지점이나 상점을 운영하는 회사의 경우, 통일성과 업무 효율을 유지하는데 무지그램 같은 매뉴얼이 큰 도움이 될 것이다.


하지만 내가 유학시절 경험한 일본은, 매뉴얼의 나라답게 정해진 일에는 강하지만 약간 융통성이 부족한 면도 보였는데, 이 점에 대해서도 한번 만들어진 매뉴얼을 그냥 두는 것이 아니라 여러 의견을 참조하여 주기적으로 업데이트 한다고 했다. 


이 외에도 부러운 기업문화가 꽤 있었는데, 정보의 격차를 줄이기 위해 '조례 시스템'을 만들어 그날의 업무와 전달사항 등이 컴퓨터를 켜면 모든 직원에게 일괄로 보이게 되어 있다고 한다. 

아는 사람은 알겠지만 보이지 않는 식으로 회사에선 정보의 불균형이 만연하다. 주로 그 이면에는 근무 중 흡연이나 튼튼한 간을 보유한 자들의 음주가 있다. 


또 칼퇴근 문화가 있었는데, 같은 시간을 일하더라도 집중해서 효율적으로 일하고, 휴식을 취해야 회사 입장에서도 좋은 아이디어가 나오고 직원의 건강도 지킬수 있으므로 이득이다. 


나는 마쓰이 타다미쓰 사장이 단순히 매뉴얼을 잘 만들어서 다시 경영을 정상화 시켰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매뉴얼을 만드는 과정에서 그가 가장 잘 했던 건 '회사에 어떤 문제가 있는지 객관적으로 파악'했기 때문에 그런 매뉴얼도 있었다고 생각한다. 아무리 이야기해도 문제를 받아들이려 하지 않는 사람에게는 문제가 더 이상 문제가 아닌 것이 된다. 그러니 '들을 귀 있는 자는 들으라'가 경영에서도 진리이다.  

 

회사의 구조와 문화가 회사의 운명을 좌우한다. 특히 회사가 위기에 빠졌거나 덩치가 커졌을 때 무인양품처럼 확실한 구조를 만들어 두었다면 그 구조를 구심점으로 다시 회사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으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언젠가 내 사업을 하는 것이 꿈인데, 이 책을 다시 읽으며 내 사업체에 적용할 고민을 하는 일이 가까운 미래에 펼쳐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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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몬은 어떻게 나를 움직이는가 - 순간의 감정부터 일생의 변화까지, 내 삶을 지배하는 호르몬의 모든 것
막스 니우도르프 지음, 배명자 옮김 / 어크로스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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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내 탓이 아니에요! 호르몬 때문이라구요!!!" 언젠가 보았던 미국 드라마에서 다른 사람에게 엄청 짜증을 내던 한 등장인물이 저런 대사를 했던 기억이 있다. 당시에는 '와아~ 어떻게 저런 말을 뻔뻔스럽게 내뱉지?' 생각했었는데, 생각보다 호르몬이 강력하다.


호르몬이 있어서 임신도 가능한 거라고 하지만, 임신 기간 내내 나는 호르몬의 노예였다.  초기에는 음식을 보기만 해도 토할 것 같더니, 중기가 되자 먹고 돌아서면 배가 고팠다. 살은 무섭게 쪘고, 몸이 본능적으로 음식을 원하는 것 같았다. 아이를 낳고난 뒤에도 나는 내 마음이 내 것이 아닌 양, 살이 찐 이 몸이 내 몸이 아닌 양 살았다. 이 모든게 호르몬 때문이었다!


그러다가 최근에 우울증 치료를 중단하기 까지, 나는 항우울제를 오래 복용했다. 이때 체중이 15kg이나 불어났는데, "많은 항우울제가 세로토닌 효과 이외에 식욕을 자극하여 과체중을 촉진하는 데서 우리는 이것을 알 수 있다. 세로토닌, 기분, 식욕, 이 셋은 서로 연결되어 있다." (219페이지)고 한다. 그러니까 우울증하고 싸우느라 살이 찐 건 내 탓이 아니다. 그거 다 호르몬 탓인거다. 


그렇다면 이대로 살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잘 먹고, 잘 자고, 운동하고 하는 뻔한 이야기 외에 나는 '장 건강'이 호르몬과 큰 영향이 있다는데 충격을 받았다. 심지어 대변을 이식하면 장내미생물 구성이 개선되어 치료효과를 볼 수 있는지를 연구하고 있다니 내 똥도 어디 쓸모가 있는지 한번 잘 생각해봐야 될 문제다. 기분 조절에 중요한 영향을 하는 세로토닌도 장에서 95%가 만들어진다!


이 책을 읽으면 태어나기 전부터 생을 마감하기 전까지 인체에 호르몬이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잘 알려준다. 왜 갱년기 엄마들은 그리 땀을 흘리고 짜증이 많은지, 왜 나이가 들면 적게 먹는데도 살이 찌는지,  나는 왜 이렇게 우울한지 잘 알 수 있다. 그리고 적게 먹고, 잘 자고, 하루에 30분 이상 운동 하는 것이 왜 건강과 직결되는지도 보여준다. 행복하고 건강하게 살려면, 이제 호르몬과 동행하며 나를 잘 돌보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 이 책은 필독서 ~!!


#호르몬은어떻게나를움직이는가 #막스나우도르프 #어크로스

#북스타그램 #책추천 #호르몬


*어크로스 북클럽 A.B.C 활동으로 책을 제공 받아 읽고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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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든 해낼 당신에게
남상훈 지음 / 부크럼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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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며칠간 기분이 너무 우울했었다. 사소한 일에 내 자신에게 너무 큰 잣대를 들이대 스스로 의기소침하기도 했었고 나에게 주어진 일들이 너무 버겁기도 했다. 우울증 약을 그만 먹기 시작해서 그런걸까, 난 왜이렇게 모든것이 버거울까, 내가 인내심이 부족해서 그런건가 계속 내 탓으로만 마음이 갔다.


사실 나는 에세이를 크게 즐기는 편은 아니다. 그냥 누구나 겪을 만한 일을 비슷비슷하게 써놓은 것 같아서였는데 무척 건방지고 어설픈 생각이었다고 반성한다. 남상훈 작가의 <무엇이든 해낼 당신에게>를 읽고 크게 위안을 받았기 때문이다. 


"우리가 가져야 할 건 인생의 참고서가 아니라 의미있는 삶이었다고, 고생했다고 스스로에게 말해 줄 수 있는 다정함이라는 걸 잊지 말기를." (31페이지), "너무 많은 걸 해내려고 최선을 다하지 말고, 잠시라도 좋으니 지금이 얼마나 아름답고 근사한지 있는 그대로 볼 수 있는 마음의 여백을 가졌으면 한다." (51페이지) 


이런 문장들이 지금 내 자신이 '세간이 말하는' 대단하고 멋진 것에만 집중하느라 내 자신에게 다정히 대하는 것, 현재의 여유와 행복을 누리지 못하는 것을 간과하고 있음을 깨닫게 해주었다. 하마터면 큰일날 뻔 했다는 안도감인지, 아니면 무언가 해소되는 기분이었는지 눈물이 찔끔 나왔다. 


그냥 오늘보다 조금 더 나은 내일이면 되는 것을, 너무 한번에 많이 나아가려 하니 결국 지쳐 스스로 나가떨어질 뻔 했다. 아직 남은 날이 많고, 웃으며 조금씩 꾸준히 나아가다 보면 결국 내가 원했던 곳에 가 있을텐데, 그런 과정은 없이 한번에 그 목표에 다가가려 주변만 두리번 거리고 발만 빨리 달리고 있으니 마음이 지옥일 수 밖에. 


<무엇이든 해낼 당신에게>는 이렇게 삶에서 소소하게 행복을 찾고 자신을 돌아볼 문장이 가득하다. 애정이 담긴 눈으로 '그냥 조금 힘을 빼도 충분히 잘 하고 있는데 왜 그래~' 하며 다정히 말을 건네주는 친구를 만난 기분이다. 난 잘하고 있어. 더 잘하려 너무 애쓰지 않아도 돼. 그래, 오늘은 마음 편히 잘 수 있을 것 같다. 




*부크럼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 받아 읽고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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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자 속 우주 - 우주론의 새로운 시대를 열다
앤드루 폰첸 지음, 박병철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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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그런 생각을 한다. 아직 밝혀지지 않은 우주에 관한 이야기를, 과학자들은 어떻게 밝혀내고 있을까? 아직 우주의 극히 일부인 우리 은하에 도착하는 건 가능은 하지만 많은 노력이 들고, 더 먼 우주에까지는 가보지 못하는 실정인데, 철저한 검증과 증거가 생명인 과학의 영역에서, 과학자들은 우주를 어떤 방법으로 연구하고 있을까?


그 궁금증을 해소해 준 책이 <상자 속 우주>이다. 변수를 마음대로 조절한답시고 우주에 무언가를 쏟아부을 수도 없고, 별을 영차 다른 곳으로 옮겨놓을 수도 없으니 우주 시뮬레이션의 도움을 받는다. 


시뮬레이션으로 무언가를 알아낸다는 게 생각보다 생활과 밀접했다. 바로 일기예보인데, 초기조건을 설정하고 여러 방정식을 코딩을 짠 다음, 세부사항을 조정을 위해 서브그리드 모형을 쓴다. 이 큰 골자가 일기예보 및 우주 시뮬레이션에 동일하게 적용된다. 


시뮬레이션에 대한 개괄을 알 수 있다는 점 외에 이 책의 장점은 또 있다. 시뮬레이션을 설명하면서 다른 책에서 읽어는 봤지만 이해하기 힘들었던 암흑물질, 암흑에너지, 블랙홀 등의 개념을 이해하기 쉽게 되었다는 것이다. 이 모든것들이 시뮬레이션을 통해 일부를 이해하게 되었다고 하는데, 이 생소한 개념과 어려워보일 것 같은 과정을 자연스럽고 어렵지 않게 알려주는, 작가의 문장력이 돋보이는 책이다. 이외에도 요즘 들을 수 있는 양자컴퓨터, 인공지능에 관한 지식도 쌓을 수 있어 여러 모로 요긴한 책이다. 


최근에 읽은 스티븐 호킹 박사의 이론을 담은 <시간의 기원>에서 나오는 내용도 실려 있고, 그 때 해결하지 못했던 궁금증을 해결할 수 있는 책이라, 두 책을 연관지어 함께 읽으면 많은 것을 얻어갈 수 있으리라 생가했다. 개인적으로는 <상자 속 우주>를 먼저 읽고 심화의 개념으로 <시간의 기원>을 읽는게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


#상자속우주 #앤드루폰첸 #알에이치코리아 #과학도서 #우주론 #책추천 #북스타그램


*알에이치코리아로부터 책을 제공 받아 읽고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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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속의 위대한 공학자 50인 - 혁신으로 세상을 바꾸다
폴 비르.윌리엄 포터 지음, 권기균 옮김 / 리스컴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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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학과 과학은 뭐가 달라? 지금은 남편이 된 남자사람에게 물었던 질문이다. 공학을 전공하고 방산업체 연구원으로 일하는 남편의 이야기를 듣다가 문과 출신 내가 했던 질문. 그때 남편의 대답은, 과학자들은 좀더 이론에 치중한다 하면, 공학자들은 그 이론을 좀더 실전에서 구현하는 역할을 한다고 했다. 공학에 대해 내가 아는 것은 거기까지였다.


하지만 이번에 <세계 속의 위대한 공학자 50인>이라는 책을 읽고나서 내가 많은 부분을 공학에 빚지고 있음을 깨달았다. 공학에 관한 책이라고 해서 어쩐지 근현대의 인물만 다룰 것 같다는 편견이 있었는데 놀랍게도 첫 인물은 피라미드를 건축하는데 큰 공을 세운 임호텝이다. 그 외에도 다들 알만한 아르키메데스나 레오나르도 다빈치도 있다.


50인의 공학자 중 아무래도 가장 눈길을 끌었던 건, 아직 여성이 동등한 인격체로 인정받지 못할 때 자신의 길을 걸었던 여성 공학자들이었다. 헤르타 에어튼의 경우 자신이 제작한 독가스 방지용 특수 팬 덕택에 제 1차 세계대전에 참전한 군인들을 도왔고, 26개의 특허를 개발했으나 기혼여성이라는 이유로 왕립학회의 회원으로 추천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가입이 거절되었다. 이후 공학 뿐 아니라 여성 참정권 운동에도 몸담았다고 한다.


미국의 릴리안 몰러 길브레스는 최초로 공학계에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심리학을 결합해 산업 컨설턴트로 활약하였고, 당시에는 허드렛일로 무시받았을 것이 뻔한 가사노동에 시간관리를 도입해 작업을 단순화하고 부엌동선을 고안하는 등, 가사노동에서 해방된 여성이 더 다양한 직업을 가지는 것을 목표로 했다고 한다. 식기세척기, 로봇청소기, 건조기 등 각종 기계 '이모님'들이 활약하게 된 이면에 그녀가 있었다!


이외에도 나이토 타추 같은 건축가 덕택에 내진 설계가 실현되어 많은 사람의 목숨을 구할 수 있었다. 사람의 생활과 생명을 구하는데 평생을 헌신한 공학자들의 소명과 노력이 있었다. 공학 만세!


*리스컴에서 책을 제공 받아 읽고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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