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점에서 중고책을 구매하려면 2만원 이상 구매해야 택배비 2천원이 붙지 않습니다. 그래서 2만원을 채우기 위해 여러 책들을 검색합니다. 요즘은 켈리 최씨의 추천도서 100권을 검색합니다. <역사의 쓸모>는 그렇게 제게로 왔습니다. 이미 구입부터 제 쓸모를 다했습니다.


 사실 이렇게 구매해도 아예 책을 들춰보지도 않는 경우도 많습니다. 기억에서 잊혀지고 우선수위에서 밀리고 그렇게 되면 그 책은 '스치듯 안녕' 하게 됩니다. 들춰봐도 초반부에 완독을 할 만큼 재미가 없으면 역시 다른 책들에게 밀려나게 됩니다. <역사의 쓸모>는 경쟁에서 우뚝 살아남아 즐겁게 완독할 수 있었습니다. 


 추천하고 싶은 책입니다. 역사 이야기를 통해서 22가지 통찰을 줍니다. 어떻게 살 것인가? 저자는 삶이라는 문제에 역사보다 완벽한 해설서는 없다고 말합니다. 그것이 역사의 쓸모라고. 우리는 역사를 통해 우리와 같은 고민을 하고 거기에 답한 훌륭한 분들을 만날 수 있다고 말합니다.   

     

 아래부터는 책 내용 중 좋았던 부분들을 소개하겠습니다.



  두 사람이 공통적으로 사용한 단어가 있습니다. 바로 '오히려' 입니다. 이육사는 일제강점기라는 극한의 환경에서도 '오히려' 꽃은 빨갛게 피어나지 않느냐고 되물었습니다. 이순신은 누구나 싸움을 포기했을 상황에서 '오히려' 해볼 만하다며 의지를 다졌습니다. 얼마나 감동적인가요? 제 인생에 '오히려' 라는 말이 이토록 울림 있게 다가온 적은 없었습니다. 이육사와 이순신을 만나면서 이 말이 제 삶을 지탱해줄 수 있음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p10


 이육사는 시인이지만, 일제강점기에 무려 17번이나 감옥에 갇힌 열혈 독립운동가입니다. 


 동방은 하늘도 다 끝나고

 

 비 한 방울 내리잖는 그때에도


 오히려 꽃은 빨갛게 피지 않는가                              이육사, <꽃>



 이순신 장군 역시 12척 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일본에 맞섭니다.


 

 신에게는 아직 12척의 배가 있사옵니다.

  

 죽을힘을 다해 싸운다면 오히려 해볼 만합니다.              이순신



 

 오히려라는 말의 의미를 가장 잘 표현해준 두 위인이 아닐까 싶습니다. 



 최근 <어웨이크>의 저자 박세니 선생님을 알게 되었습니다. 유튜브에 '박세니 이순신' 을 검색해서 꼭 보시기 바랍니다. 박세니 선생님은 이야기합니다. 마음 속에 영웅을 품고 있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차이는 크다고. 


 우리와 가깝고 친근한 영웅 중의 영웅이 이토록 가까이에 있었는데 진면목을 몰랐다니 참으로 부끄러웠습니다. 이순신 장군은 세계에서 입을 모아 찬양하는 해전에서 최고라고 꼽는 장군입니다. 23전 23승. 


 

 역사를 공부하다 보면 다른 무엇보다 자기 자신을 돌아보고 점검하게 됩니다. 그리고 겸손을 배우죠. 역사는 사람뿐만 아니라 실제로 존재했던 나라의 흥망성쇠를 들여다보는 것이기도 합니다. 가만히 보고 있으면 가끔은 허무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천하를 호령하던 인물이 쓸쓸하고 비참하게 죽는가 하면, 사방으로 위세를 떨치던 대제국이 한순간에 지도에서 사라져버리기도 하니까요. 역사에서 이런 일은 너무나 비일비재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누구나 시시때때로 자신을 돌아봐야 합니다. 역사를 통해서 자신의 위치를 돌아볼 줄 알아야 합니다. 일이 잘 풀지 않을 때는 물론이고 순항하고 있을 때도 그렇습니다. 지금 정말 괜찮은가? 그냥 되는 대로 흘러가고 있는 건 아닐까? 무언가 잘못된 건 없을까?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는 게 맞을까? 자꾸 물어봐야 해요. 스스로에게 질문하는 것을 멈추면 그저 관성에 따라 선택하고 관성에 따라 살게 됩니다. -p104 

 

 초심을 잃지 않는 것. 안주하지 않는 것. 항상 자신을 돌아보고 점검하는 것. 역사에서 배울 점입니다. 




  편히 살 수 있는 신분을 버리고, 재산을 바치고, 인생을 내던지며 오로지 독립 하나만을 바라보았던 이회영은 30대 청춘의 나이게 스스로에게 이렇게 물었습니다. '한 번의 젊음을 어찌할 것인가?' 그는 죽음을 맞이한 순간에야 그 질문에 답을 할 수 있었습니다. 말이 아니라 예순여섯 해의 '일생'으로 답했던 것입니다. -p225


 어떻게 살 것인가? 그 질문에 '일생'으로 답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요? 저도 그런 일생을 살고 싶습니다. 


 


 <역사의 쓸모>에서 반가웠던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순천 '팔마비'에 얽힌 이야기였습니다. 저는 순천에서 살았습니다. 어렸을 때 팔마비가 있는 죽도봉이란 공원에 자주 놀러갔는데 적장 팔마비에 대한 일화는 모르고 있었습니다. 팔마비는 조선시대에 굉장히 유명한 일화였다고 합니다. 당시에는 관리에게 그 지역의 특산품을 바치는 관습이 있었다고 합니다. 최석이란 관리가 순천에서 임기를 마치고 떠나자 순천 사람들은 관습대로 여덟마리의 말을 바칩니다. 최석은 말을 받고 개경으로 떠났습니다. 개경에 도착 후 9마리의 말을 순천으로 보냈습니다. 말이 새끼를 낳아서 9마리로 늘어났기 때문입니다. 이에 순천 사람들은 감동하여 최석을 기리기 위해 팔마비를 세웠습니다. 팔마비는 기록상 백성들이 세운 최초의 공덕비라고 합니다. 최석 덕분에 순천은 청렴의 도시로 불렸다고 합니다. 



 

 기대 이상으로 재밌게 읽었습니다. 대한민국 대표 역사 강사이자 훌륭한 분인 최태성님도 알게 되었습니다. 이로써 켈리 최씨의 추천도서 중 첫 권을 읽었습니다. <역사의 쓸모> 같은 역사 책이 있으면 언제든지 환영이고 더 읽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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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딩 2021-08-05 12:5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우앙 우연히 득템하셨네요~
이 책으로 힌국사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ㅎㅎㅎ그리고 참 재미있고요.
오디오북도 들었는데 그것도 좋아요~

고양이라디오 2021-08-05 13:06   좋아요 1 | URL
네ㅎ 우연히 득템했어요. 기대 안했는데 너무 재밌게 봤어요. 저도 한국사 더 알아가고 싶어요ㅎ

mini74 2021-08-05 15:4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책 참 좋지요. 라디오님 리뷰도 좋고. 득템도 축하축하 ~~ 아이들에게 자주 선물해주는 책입니다 *^^* 좋은 일도 많이 하시지요 ~~

고양이라디오 2021-08-05 17:05   좋아요 1 | URL
남녀노소 부담없이 선물하기 좋은 책인 거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