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서 그림 - 드로잉 일상의 아르테
이은설 지음 / 나무수 / 2018년 7월
평점 :
절판


 

 

 

 

 

 

 

 

나무 [수] / 이은설

 

 

 

 

"매일 당신을 기분 좋게 하는 건 무엇인가요?
펜 하나로 그리고 기록하는 오늘 나의 소소한 행복"

 

 

 

 

 

 

 

 

집·카페·공원·여행지.....
일상에서 만나는 모든 순간이 즐거워지는 오늘의 드로잉


 격적으로 수채화를 시작하기 전에 드로잉 연습을 할 필요성을 느꼈다
스케치는 기본으로 해줘야 하고 그림을 잘 그리고 싶은 마음은 늘 존재해 왔으니까.
사물의 특징을 파악해 비슷하게나마 그릴 수 있는 정도의 수준이 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연습이 필요!!
전문가에게 수업을 받으면 짧은 시간에 일취월장하는 스스로의 모습을 보고 잠재된 재능을 발견한 것처럼 기쁨을 느낄지도 모르겠다
문제는 시간이 여의치 않다는 점!
거기다 그림 그리는 게 좋아서 시작하는데 복잡하고 어려운 과정이나 필요한 준비물 등 부담감이 많아진다면 
시작도 하기 전에 미리 포기할 것 같다
아니... 지금껏 늘 그래왔기 때문에 성과 없이 늘 제자리걸음만 걷고 있는지도.
<좋아서 그림>은 초보자들도 드로잉 연습을 수월하게 시작할 수 있도록 구성되었다는 점에서 매력이 있는 책이다

새로 사야 하는 준비물도 필요 없고 배워야 하는 기법도 없이 그림을 좋아하는 마음만 있으면 드로잉을 시작할 모든 준비가 완료된다
쉽게 구할 수 있는 연필과 프러스펜, 종이만 있으면 바로 시작! 미니멀한 취미로 굿굿!!

내 주변에 있는 모든 풍경과 사물들이 드로잉의 소재가 되어주니 이보다 완벽한 조합은 없을 것 같다

 

 

 

 

 

 

 

 

HOME, CAFE, PARK, TRAVEL, SPECIAL DAY .......


<좋아서 그림>의 콘텐츠를 잠깐 살펴보면
집, 카페, 공원, 여행, 특별한 날 등 5가지 공간에서 만나는 사물과 풍경을 직접 그려보면서 무심히 지나칠 수 있는 일상의 소중함과 행복을 되새겨 보는 기회를 가져볼 수 있게 구성되어 있다
작지만 소중한 것들이 우리 가까이에 얼마나 다양하게 포진하고 있는지 그림을 통해 깨닫게 되는 것은 분명 가치 있는 일이고 즐거워지는 일이다
또한 드로잉 도구와 사용법을 친절하게 설명
해 주고 있는데 가까운 곳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것들로도 충분히 멋진 그림을 완성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준다
재료 탓은 이제 그만하기로.

드로잉 워밍업에서는 직선 그리기, 곡선 그리기, 스트로크, 솔리드 등의 기법을 예시 그림으로 나타내 주어 쉽게 배울 수 있다
드로잉 응용에서는 굵기 조절, 그러데이션, 원근감, 수채화 효과
를 그림에 적용할 수 있도록 소개한다

 

 

 

 

 

 

 

 

 

 

 

 

 

책에서 소개해 준 프러스펜으로 기초 드로잉 연습!
기대 이상으로 그림이 매끄럽게 잘 그려진다
프러스펜은 글씨를 쓰다 보면 번지기도 해서 그닥 좋아하지 않는 펜이었는데
이렇게 사용감이 깔끔하고 부드러운 반전이 있었는지 깜짝 놀랐다
가격도 싸고 필기감도 좋으니 앞으로는 무한 애정 해 주기로~

 

 

 

 

 

 

 

 

 

 

 

 

 

 

페이지마다 저자가 직접 그린 펜 드로잉 작품과 그리기 방법에 대한 설명이 곁들여져 있다
색의 차이를 나타내는 선의 밀도 표현 방법과 포인트 부분의 선 표현 방법, 곡선과 직선의 적절한 매칭 방법, 입체감을 살리는 방법
짧은 설명이지만 중요한 포인트를 콕 집어서 쉽게 설명을 해주어 이해가 쏙쏙 되니까 따라 그리기가 수월하다

 

 

 

 

 

 

 

 

 

감성을 자극하는 사랑스럽고 예쁜 그림들이 많아서 눈과 마음이 즐거워진다
내 실력으로 과연 잘 따라 그릴 수 있을지  자신 있지는 않지만 조금 못 그리면 어떻겠는가.
좋아하고 즐기면 그것만으로도 이미 충분하다
심심할 때, 고민 있을 때 종이 위에 슥슥 낙서하듯 그리다 보면 스트레스도 풀리고 재미있는 시간이 되어줄 거라 기대해 본다
펜과 종이에 익숙해지다 보면 어느 순간 내가 표현하고 싶은 것들을 자유롭게 그려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도 생긴다

 

 

 

 

 

 

 

 

 

 

실제본으로 만들어 180도로 쉽게 펴지는 것도 장점이라서
테이블 위에 펼쳐놓고 그림 그리기가 편리하다

 

 

 

 

 

 

 

 

 

 

 

 

 

 

 

직접 채우는 나만의 드로잉 노트

 

<좋아서 그림> 책은 컬러풀하지 않다
검은색 펜으로만 그려진 그림들이다
어떻게 보면 컬러링 노트처럼 보일 수도 있는데 그렇지 않은 특별함이 담겨 있다
그림을 못 그리는 사람도 쉽게 도전해 볼 수 있도록 왼쪽에는 저자의 그림이 오른쪽에는 여백이거나 똑같은 밑그림이 그려져 있고 테두리 선만 표현된 그림도 있다
오롯이 자신만의 아이디어와 감성으로 채울 수 있는 나만의 스케치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장점과 특별한 매력이 있는 드로잉책이다
똑같이 따라 그려보기도 하고 책과 다른 새로운 무늬를 넣어 나만의 스타일로 채워가며 완성해가는 크리에이티브 노트!
원하는 색으로 컬러링도 할 수 있으니 이보다 재미있는 일상의 아르테를 경험할 수 있는 책이 또 있을까.

 

 

 

 

 

 

 

 

 

 

 

 

책 읽는 소녀..... 오늘 하루쯤은 나도 소녀이고 싶은 바램을 가져본다
 마음에 쏙 드는 그림♡

 

 

 

 

 

 

 

 

한 장 한 장 이 책을 채워나가다 보면
분명 변화된 나만의 그림법을 찾고 그림 그리기가 수월해짐을 느끼게 될 것이다
뿌듯함과 보람은 덤으로 얻을 수 있고.

 

 

 

 

 

 

 

 

 

우리 집에서 쉽게 찾을 수 있는 초록 화분
그래서 첫 드로잉 그림으로 # 따뜻한 녹색 화분을 선택했다
밑그림 없이 종이 위에 직접 그렸는데 책에서도 저자의 그림 오른쪽은 직접 그릴 수 있게 여백으로 남겨 놓았다
망치지 않고 성공적?으로 끝까지 그려내니 기분이 좋아진다

저자님의 그리기 팁!
화분 안의 자갈들로 밀도를 높이고
나무에 두께감을 주어 강약을 표현한다
나뭇잎은 최대한 다양한 모양과 방향으로 표현해 풍성한 느낌을 살려준다

음.....
내가 그린 화분은 나무에 비해 크게 그렸기 때문에 나무의 풍성함이 잘 표현되지 못했다
잘 그리지 않아도 괜찮아
연습하면 되니까
여기에 컬러링을 해주고 화분에도 변화를 주면 나만의 그림으로 재탄생!

 

 

 

 

 

 

 

 

 

 

 

 

 

 

 

짜잔~ 요렇게 완성! ^ ^
색만 조금 입혀주었는데도 내 마음에 드는 그림 완성!
일상에서 하나씩 그림 소재를 찾아 그려봐야겠다
펜 하나로 오늘의 일상을 기록한다는건 참 낭만적이고 아름다운 일이다

무더운 여름 날씨에 청량감을 주는 초록 나무 그림이 소소한 행복감을 만끽하게 해준다♡

 

 

 

 

 

 

 

 

 

 

 

 

 

# 낡은 곰인형은 책에 직접 그려봤다
모나미 프러스펜으로 그렸는데도 뒷면에 잉크가 스며들거나 잘 비치지 않는다
 120g의 두꺼운 종이를 사용했기 때문에 그렸을 때 뒷면에 비침을 최소화했다고 한다
생각만큼 잘 그려지지 않는 곰돌이인데도 책에 나온 설명대로 동그란 원을 여러 개 그려준다는 느낌으로 편안하게 따라 그렸는데 이렇게 재미있을 수가!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책 한 권을 모두 채울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생긴다

 

 


 

 

 

 

 

 

이 책 한 권이면 언제 어디든 들고 다니며 간단하게 그리고 힐링할 수 있는 여유로움을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취미로 그림을 그리고 싶은 분들, 학원이나 클래스를 통해 그림을 배우고 싶지만 시간이 여의치 않은 분들, 큰 부담 없이 가볍게 드로잉이나 일러스트를 시작하고  싶은 분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또한 라곰이나 휘게, 소확행을 추구하는 모든 분들에게도 위로와 힐링을 선물하는 시간이 되어줄 거라 기대해 본다
누군가가 시켜서 하는 일이 아니라 좋아서 관심 갖고 그리는 소소한 일상들은 분명 나의 오늘을 예쁘고 즐겁게 만들어 줄 거라  생각한다
한 권의 책이 선사해 주는 소확행~
우리의 삶속에 다양한 책들이 있다는데 감사한 마음이 드는 하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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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비
에쿠니 가오리 지음, 마츠다 나나코 그림, 임경선 옮김 / 미디어창비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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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쿠니 가오리와 임경선 작가가 만났다!

 

"어른 아이 모두에게 무한한 자유와 상상을 선물하는 그림책"

제1회 MOE 그림책 그랑프리 수상작

 

 

 

 

 

 에쿠니 가오리만의 섬세하고 짙은 감성이 오롯이 담긴 문장들을 좋아하는데 그녀의 글과 마츠다 나나코의 색채 감각이 돋보이는 개성적인 그림이 만났다
한 편의 시를 연상케 하는 아름다운 그림책 <나비>
내가 평소에 좋아하는 임경선 작가가 번역을 맡았기 때문에 출간 전부터 기대감에 부풀어 있었다
그녀의 솔직한 표현과 깔끔한 문체를 좋아하기에 책이 출간될 때마다 꼭 챙겨  보게 되는데 일반 문학 작품이 아닌 그림책이어서 의외였고 특별히 더 반가웠다
임경선 작가는 일본 작가들 중에서 무라카미 하루키와 에쿠니 가오리를 좋아한다고 한다
나 또한 독특한 문체의 매력을 발산하는 하루키와 가오리의 작품들을 애정하고 있기에 그림책 <나비>에 대한 기대감이 남달랐다
에쿠니 가오리, 마츠다 나나코, 임경선 세 사람의 만남이 어떤 환상적인 시너지를 발휘하게 될는지 상상만으로도 즐거워지는 기다림이었다




나비는 작고
세상은 크다


<나비> 그림책에는 작고 여린 나비가 세상에 대한 호기심을 가득 품고 온 세상을 팔랑팔랑 자유롭게 날아다니며 직접 경험하고 오감을 통해 적극적으로 세상을 느끼는 모습을 담고 있다
나비는 하고 싶은 것들을 용기 내어 도전해본다
여자아이 머리카락에도 앉아보고 고양이 머리 위에도 앉아 본다
누군가의 반지도 되어 보고 신발 끈도 되어 본다
나비는 자신보다 훨씬 큰 세상에서 온갖 시련과 부딪히며 두렵고 쓸쓸해지기도 하지만 자신이 원하는 것을 자유롭게 행하고 꿈을 꾸기에 한숨조차도 달콤한 자신감과 뿌듯함으로 새어 나온다
세상은 두근두근 설렘으로 가득한 곳!
어디든 날아갈 수 있고 마음껏 놀 수 있기에 나비의 날갯짓은 가볍고 유쾌하고 행복하다
귀엽고 사랑스러운 나비를 따라 내 마음도 이리저리 동행하며 자유로움을 만끽하게 된다
책을 보며 엄마 미소가 지어지는 건 내 아이들이 세상 속으로 걸어 나아갈 때 나비와 같은 호기심을 가지고 무한한  상상력을 펼쳐 보이길 희망하는 마음이 담겨있어서일까.




나비는 달콤한 한숨을 내쉬어 후우, 라고
들릴락 말락 하게
기분 좋게, 후우



화려한 미사여구 없이도 에쿠니 가오리의 감각적이고 섬세한 문장 표현은 시적인 리듬감과 함께 아름다움을 만들어 낸다
짧은 글 속에 함축된 의미들을 생각해 보며 동심의 세계로 빠져들게 되고 마츠다 나나코가 그려 낸 원색의 개성적인 삽화들은 바라만 보아도 기분이 좋아진다 
임경선 작가의 정갈한 문체로 더욱 빛을 발한 나비가 세상을 만나는 여정이었다
아이들에겐 숨은 나비 찾기 놀이로 시간 가는 줄 모르는 즐거움을 선물하고 어른들에겐 몽글몽글한 감성을 선물한다
어른들은 글로 가득한 문학을 통해 상상하고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되는데 그림책 또한 다르지 않음을 새삼 깨닫는다
글과 그림이 아름답게 조화를 이루기에 아이와 어른 모두 재밌게 감상하고 즐길 수 있는 그림책이다

무더운 여름날 바람 한 줌이 전하는듯한 청량감을 선사했던 그림책!
나비의 자유로운 날갯짓을 따라 조금은 갑갑하다 여겨지는 일상에서 벗어나는 여유로움과 자유로움을 맛보았던 책이었다
그림책을 볼 때 어른의 감성으로 볼 것인가 아이의 해맑은 동심으로 돌아가 즐길 것인가 고민을 하게 돼지만 역시 두 가지 방법으로 바라보고 있는 나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어릴적 하늘을 날고 싶어했던... 그래서 자주 꿈에서 높은 곳에 오르고 날아다녔던 유년의 아슬아슬 긴장감 넘쳤던 꿈의 작은 조각들을 소환 시키는 하루였다
여름이지만 아이와 어깨를 나란히 맞대고 서로의 체온을 느끼며 즐거운 이야기꽃을 피워내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기분 좋고말고
기분 좋고말고요
기분 좋다
기분 좋아

그렇잖아
나비는 어디라도 갈 수 있으니까
세상과 마음껏 놀 수도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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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쁜 것은 다 너를 닮았다
김지영 지음 / 푸른향기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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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푸른향기 / 글·사진 김지영

 

"예쁜 것을 닮은 당신이 행복했으면 좋겠습니다
진심입니다"

 

 

 

 

 

 

 

 

 

 

 

 

 

 

 

 

 

 

 

 

 

 

 

 

 

 

 

 

 

 

 

 

 

 

 

 

 

 

 

 

 

 

 

 

 

 

 

 

 

 

 

 

 

 

 

 

 

 

 

 

 

 

 

 

 

 

나는 행복해지기로 했다

내게 주어지는 모든 일상을 거스르지 않고 살아가는 게 순리이고 미덕이라고 생각을 해왔다
가끔씩 일탈을 꿈꾸지만 늘 깨어나면 현실의 한복판에 서 있었다
나를 돌아보고 챙길 여유 없이 지치고 힘들어하면서도 막연히 미래에 대한 기대와 행복을 꿈꾸기만 했다
하루하루 무심한 듯 평온한 듯 받아들이는 시간들 속엔 내가 없었다
그래서였을까? 한편의 에피소드를 읽으며 끝나갈 즈음이면 어김없이 코끝이 찡해왔다
자꾸만 눈물이 핑 돌아서 살며시 눈을 감았다
저자의 글들이 내 마음에 깊고 넓은 파동을 일으켰다

<예쁜 것은 다 너를 닮았다>의 저자는 재활병원에서 직업치료사로 근무하며 고된 일상의 끝이 보이지 않는 나날을 보내던 어느 날,  저녁도 먹지 못한 채 퇴근을 하다가 행복해지기 위해 직장에 사표를 던지고 뉴욕행 비행기 티켓을 끊는다
1년 7개월이라는 시간 동안 40여 개국을 여행하며 자신의 진짜 모습과 마주했고 길 위에 존재하는 모든 사소한 아름다운 것들로 인해 마음이 넉넉히 채워졌고 사랑을 했으며 비로소 행복을 느끼게 된다
여자라는 이유만으로 감내해야 했던 무례한 시선과 불편한 상황들, 무거운 배낭의 무게 등 고생스러운 여행이 행복이라고 느낄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생각해 보게 된다
나라면 그 모든 두려움과 불안감을 떨쳐 버리고 나 홀로 배낭여행에 도전할 수 있을까? 나의 소심함과 안일함으로 감히 꿈을 꿀 수조차 없기에 그녀의 용기와 도전이 부럽기만 하다
무거운 배낭을 메고 감행한 지극히 현실적인 여행에서 스스로의 가치를 발견하고 변해가는 저자의 모습이 뭉클하고 감동적으로 다가온다
낯선 곳에서 예고 없이 벌어지는 일들에 좌충우돌 부딪쳐가며 오롯이 혼자서 책임지고 감당해 나가며 자신감을 얻고 자유를 만끽하게 되는 여정이 그래서 더 빛이 나는 순간이 되는 것인지도.
먼 곳만 바라보며 살아오다 직접 대면하는 모든 상황 속에서 발끝에 와 부딪는 돌멩이조차도 예쁘고 소중하다 여겨지는 마음에 공감하게 된다

<예쁜 것은 다 너를 닮았다>는 처음엔 귀엽고 사랑스러운 라마가 표지를 장식하고 있고 마음에 와닿는 예쁜 제목에 끌렸었다
여행 에세이라서 표지에 걸맞게 예쁜 사진들과 문장들이 가득 담겼을 거라 기대했다
젊은 감각이 담긴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여행기쯤으로 생각했었는데.....
반전으로 가득 찼다
자신의 삶을 진중하게 바라보며 풀어내는 이야기는 결코 가벼이 읽을 수 없는 사유의 힘을 발휘한다
유명 관광지에서 일반적으로 느끼는 즐거움이 아닌 오롯이 자신을 드러내 보이고 감추어져 있던 또 다른 모습들과 고민들을 찾아내며 위로하고 다독이면서 자신을 사랑하게 되고 행복해지는 자유여행이었다
담담하게 때론 격하게 때론 낭만적이고 사랑스럽게 낯선 도시로 스며들며 자신의 진짜 모습을 찾아간다

 

 

--- 하지만 어른이 되어가면서 밤을 지새우며 놀기엔 내일을 걱정하고, 솜 이불을 버리기엔 이불 값을 떠올리며, 소리 내 울기엔 주변 시선을 생각하는 사람이 되었다. 웃고 싶어도 웃지 못하고, 화가 나도 참아야 하는 반쪽짜리 감정을 가진 어른이었다
여행을 하는 요즘, 나는 어느새 어린 날의 나로 돌아가 있었다
더위로 정신을 못 차릴 때 마시는 물 한 모금에서, 고단해 쓰러지기 직전 드러눕는 더러운 침대에서, 그와 손을 맞잡은 어두운 골목길에서 행복을 느낀다. 다시 온전하고 솔직한 감정으로 하루를 살고 있다.

--- 이 여행은 수년간 자신을 챙기지 못한 나에게 주는 선물이었다. 나는 여행하는 동안 오직 나만 생각했다. 나의 행복을 위해 움직였다.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하고, 내가 먹고 싶은 것을 먹었다. 내가 가고 싶은 곳에 가고, 내가 멈추고 싶을 때 멈춰 섰다. 지영아, 행복해라, 행복해라, 주문을 외웠다

 

 

 

 

 

여행..... 삶의 아름다운 순간들을 만나다

 

 

 

<예쁜 것은 다 너를 닮았다>는 여행 일정과 시간의 순서에 따라 나라별 여행지를 소개하지 않고 여행지에 대한 친절한 정보도 담고 있지 않지만 낯선 세상을 바라보며 느끼고 경험한 자신의 생각과 감정들에 집중함으로써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삶과 사랑과 행복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을 만들어 준다
마치 책상 서랍에 감추어 둔 일기장처럼 섬세하고 솔직하게 진실된 내면의 모습을 보여주기에 그녀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게 된다
어느 페이지든 읽고 싶은 곳부터 천천히 음미하며 읽을 수 있는 책이다

뉴욕에 도착한 순간부터 결코 순탄치 않은 행보가 시작된다
말이 통하지 않아 연속된 실수에 지하철 계단에 앉아 왈칵 울음을 쏟기도 했고 파리에서는 느닷없이 피어오르는 연기를 보고 테러의 공포감에 휩싸이기도 했다
모로코 페즈에서는 가는 곳마다 호객꾼으로부터 시달림을 당해야 했고 버스에서 잠이 들어 도착지를 지나치기도 했다
아프리카 숙소에서는 카메라, 노트북, 현금까지 몽땅 잃어버리기도 했다
인생을 빛내 줄 찬란한 여행을 꿈꿨지만 여행은 곧 치열한 현실이 되었다
하지만 힘들고 고생스러운 여행 이면에 늘 감사함과 행복을 느낄 수 있게 해 주었던 것은 다름 아닌 사람들이 아니었나 생각해 본다
네팔 포카라에서 만났던 포터는 제멋대로 갈라진 발뒤꿈치에 체구보다 더 커 보이는 많은 짐을 메고 설산을 왕복하지만 터무니없이 적은 수당을 받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천진한 미소를 잃지 않는 모습에 저자는 명치끝이 아려 옴을 느낀다
포르투갈 포르투의 '성주앙의 밤'축제에서 뿅망치 하나로 현지인과 관광객들이 하나가 되는 즐거움을 맛보기도 했고 상한 수박 한 조각밖에 대접할 수 없는 비루한 현실이지만 그것조차도 나누고 싶어 하는 탄자니아 잔지바르섬 파제의 아멜리의 마음을 받기도 했다
여행 후반에 늘 함께하게 된 착한 사람 진우를 만나 사랑을 하게 된 여행은 자신을 찾아가는 과정이면서 새로운 인연과의 만남과 나눔의 여정이었다

세상은 작은 것 하나도 그 나름의 존재의 이유와 의미가 담긴... 그래서 소중하고 아름다운 것들이라고 느끼게 되는 건 여행이 마음의 성장 호르몬제 같기 때문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해 본다
낯선 세계에서 자신의 날것 그대로의 모습을 드러내고 이해하고 용서하고 온전히 자신과 타인을 사랑하게 되는 여정이라는 생각이 든다
여행을 통해 겉으로 드러나지 않았던 가족과의 마음의 거리를 좀 더 좁혔고 낯선 이들로부터 나눔의 미덕을 배우는가 하면 도저히
이해할 수 없을 것 같은 다른 나라의 문화를 차 한 잔으로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너그러움도 갖게 된다
여행은 다양한 경험을 통해 세상을 사랑하며 살아가는 방법과 행복은 우리 주변 어디에서든 존재한다는것을 가르쳐주기에 모자람이 없다

마음먹은 대로 살아지지 않는 인생이라고 쓴웃음을 지어 보기도 하지만 저자의 여행을 통해 마음을 다해 애쓴 적이 없다는 사실을 발견한다
막연히 기대하고 의지하고 방관하는 삶이 아닌 내가 중심이 되는 삶을 살아왔는지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된다
여행이 좋은 이유와 해야만 하는 이유는 리투아니아의 빌뉴스와 볼리비아의 우유니 사막 등 관광지 자체의 볼거리가 아니라 온몸에 와닿는 눈부시게 아름다운 자연, 빗소리, 별빛, 아름다운 풍경 속에서 더욱 커져가는 사랑, 낯선 사람들의 친절과 나눔, 미소, 예측할 수 없는 내일, 그리고 여행자로서의 설렘과 낭만의 순간순간을 내 것으로 만들고 즐기는 것임을 마음에 새겨본다

우리의 인생이 곧 낯선 곳으로의 여행 일지도 모른다
확실한 것 하나 없는 두렵고 불안한 여정이지만 현재에 설렘 없이 안주하는 것보다 한 번쯤 새로운 세계로 발걸음을 옮겨 볼 만한 것이라고 격려하고 용기를 주는 책이었다
현실에 적응하지 못하고 살아가는 상처받은 영혼들을 위한 가슴 따뜻해지는 위로와 공감으로 가득 찬 글이었다
감정의 결이 섬세하게 표현된 문장들과 따스한 시선이 담긴 사진들이 나의 감성을 흔들어 깨우는 시간이었고 지금보다 조금 더 행복해지라고, 행복해질 자격이 있다고 토닥여 주는 책이었다

 

외로움과 그리움을 이겨내고, 위험하고 두려운 모든 상황을 버텨내고 절대로 답이 없을 것만 같은 일들을 풀어나가며, 나는 나를 믿고 나를 사랑하는 일을 배웠다

 

 

 

 

 

 

 

 

 

--- "밤길과 골목길을 피하시고 언제나 적당한 경계를 품고 다니세요. 여성이라는 이유로 여행을 포기하지 마세요. 우리도 행복할 권리가 있습니다."

 

 

---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해야만 하는 일 때문에 미뤄둘 만큼 철이 들었다면 누릴 수 없었던 행복.
걱정해주는 사람들을 안심시키기 위해 꿈을 포기하지 않을 만큼 이기적이었기에 할 수 있었던 경험.
땀과 모래바람으로 머리가 엉겨 붙은 것도 모르고 앞니를 내 보이고 웃었더니 조금 더 행복해진 오늘.

 

 

---내가 누군가의 잣대에 휘둘리지 않고 내 삶을 결정하는 주체성을 가지게 된 것은, 나 자신에 대한 책임감 때문이었다
내가 내 삶을 책임지게 되자 나는 자유로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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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보다 시간이 많아서 다행이야 - 낯선 세계에서의 익숙한 조우
채주석 지음 / 푸른봄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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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봄 / 채주석 지음

 

 

 

 

 

 

 

 

 

 

 

 

 

 

 

 

 

 

 

 

 

 

 

 

 

 

 

 

 

 

 

 

 

 

 

 

 

 

 

 

 

 

 

 

 

 

 

 

 

 

 

 

 

 

 

 

 

 

 

 

 

 

 

 

 

 

낭만과 현실의 설레는 하모니
700일간의 세계 여행,
떠나보니 내가 되었다

 

"여행,
내가 되는 시간"

 

 

 흔히들 여행이라는 말 앞에서 금전적인 여유도 없고 시간도 없다고 말 들하곤 한다
나도 예외는 아니다
늘 여행을 꿈꾸고 바라지만 예의 두 조건이 발목을 붙잡는다고 여겨왔다
용기라는 인생을 살아가며 갖추어야 할 최소한의 감정을 잊어버린 채 말이다
결코 적다할 수 없는 나이에 혼자만의 여행을 제대로 해본 적이 없다는 것을 새삼 상기해보며 인생 참 재미없게 살고 있구나 하는 자괴감이 스멀거린다
그래서일까 여행 에세이를 보면 그냥 지나치지 않고 꼭 펼쳐 읽게 되는 이유는.

대한민국에서 살아가는 청춘들이라면 누구나 공감하듯 공부와 취업 문제 등으로 자신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고 꿈을 꿀 수 있는 기회조차 박탈 당한 채 내일의 불투명한 행복만을 꿈꾸며 살아간다
<돈보다 시간이 많아서 다행이야>의 저자는 평범한 일상에 반기를 들고 행복해지기 위해 단돈 백만 원을 들고 호주로 떠나 낭만과 현실이 버무려지는 달콤 살벌한 세계 여행기를 풀어 놓는다
세계 여행 경험이 거의 없는 그가 호기롭고 무모하게 내민 도전장!
저자는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고 부유하는 이방인에서 워홀러로 호주 적응기를 거치고 어학연수생이었다가 스스로를 찾고 경험하는 세계 여행자가 된다
온전히 자신의 모습으로 세상의 길 위에 보란 듯이 서게 된다


<돈보다 시간이 많아서 다행이야> 여행 에세이를 처음 펼치고 저자 소개를 보고서는 빵 터졌었다
영어 이름이 채리인데 자신의 첫 룸메이트 말에 속아서 세계여행 내내 사용하게 됐다는 거다
독일에서 세련된 남자들이 많이 사용한다는 말에 현혹되어서.
이 사람 어리숙하고 허당끼가 다분하다고 느꼈는데 책을 읽는 내내 첫인상과는 또 다른 그를 만나게 되었다
세계 각지에서 온 사람들과 치열하게 경쟁해야 하는 워킹홀리데이의 실체를 경험했던 호주 닭고기 공장에서 워홀러로 지낸 7개월의 시간은 지독한 현실이었고 시련이었지만 그가 세계 속으로 당당히 걸어 나갈 수 있는 자신감의 원동력이 되었다
좌충우돌 워홀러로 겪어냈던 호주에서의 생활을 보면서 저자의 긍정적인 사고와 탁월한 의지력에  감탄하게 된다
뜨거운 무엇인가가 가슴 저 밑바닥으로부터 서서히 끓어오르며 분출되는 느낌... 저자의 호주 적응기에 나도 모르게 소름이 돋았다
오래전에 워홀러를 꿈꾼 적이 있다
청춘이기에 할 수 있는 가장 멋진 경험이라고 스스로 예쁘게 포장해서 바라봤던 것 같다
현실보다 더 냉혹하고 치열한 현실이 기다리고 있다는 것도 모른 채.
그때 만약 워킹홀리데이를 직접 체험했다면 지금의 나의 삶이 달라졌을까 하고 불현듯 궁금해진다


저자의 세계 여행기를 읽으며 세상엔 상상 그 이상으로 따뜻하고 친절한 사람들이 많다는 것에 마음 한구석에 온기가 전해진다
이방인에게 허물없이 진심을 보이는 그들의 모습에 눈물이 핑 돌 정도였다
여행은 돈을 주고도 살 수 없는 값진 경험과 지혜를 배우게 되고 그 사람을 성장시키는 밑거름이 된다는 당연한 이치도 새삼 깨닫게 되고 사람들에게 상처받기도 하지만 또한 사람들로 인해 감동받는 살아갈 만한 세상임에 스르르 미소가 번지기도 했다
책을 읽으며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길에서 만난 세계 각지의 청년들이 불확실한 미래의 행복이 아닌 오늘 하루에 집중하면서 현재의 행복을 만끽하는 삶을 살고 있다는 것이었다
가진 게 많아 여유롭게 쓰고 즐기는 것은 아니지만 다양한 경험들을 통해 좋아하는 것을 찾고 즐기며 자신의 행복을 찾아가는 사람들.
분명 돈은 우리의 삶과 떼어 놓을 수는 없지만 적은 돈으로도 만족도 높은 삶을 즐기는 그들을 보며 우리가 추구해야 하는 바람직한 삶의 또 다른 방법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된다
국적도 다르고 사용하는 언어도 다르지만 그들만의 살아가는 삶의 방식을 보며 문화와 그들을 이해하기도 하고 더불어 우리가 얼마나 많은 것을 소유하고 축복받으며 누리고 살아가는지 깨닫게 되는 시간이 된다

--- 그들의 삶을 어깨너머로 보며 다눈히 영어를 배우러 온 곳에서 멋있는 사람이 되는 방법까지 배울 수 있었다. 성공한 삶이 무엇인지, 어떻게 늙어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스물네 살의 나에겐 다소 현실과 동떨어진 이야기일 수도 있지만, 전에는 한 번도 생각해보지 못했던 것들이었다. 하지만 꼭 한번은 생각해 봐야 하는 것들이지 않을까. ---

 

 

 

 

 

 

 

 

돈보다 시간이 많아서 다행이야 !



 행 내내 피할 수 없었던 선택과 책임감!
온전히 자신만의 판단과 결정으로 주어지는 상황을 헤쳐나가야 하기에 자신의 진짜 모습을 만날 수밖에 없는 혼자 여행!
타성에 젖어 있는 일상에서 벗어나 낯선 곳에서 마주하게 되는 자연과 사람들은 익숙한듯 하면서도 새로운 자극과 경험으로 이어지며 일상에서와는 다른 새로운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보게 된다
다름을 인정하고 고정관념에서 탈피할 수 있게 생각과 행동의 변화를 이끌어 준다

카우치 서핑으로 만난 나체주의자.
모든 게 부족한 상황에서 하루 1달러를 쓰며 산속에서 보낸 일주일.
볼리비아에서 거듭 마주친 사기꾼들.
산사태와 마주쳤던 마추픽추 등산.
알몸으로 사막 한가운데서 하룻밤을 지세운 경험.
안데스산맥에서 고산병으로 고생했던 일.
카사블랑카 공항에서 추위에 떨며 쓸쓸히 생일을 보낸 기억.
마약상의 차를 히치 하이킹해서 함께 탔을 때의 심장 쫄깃한 상황.
히피와 펑크족을 만나기도 했고
비행기를 놓쳤던 일.
길 위에서 열린 마음으로 국적에 상관없이 사귀었던 친구들.
수 많은 에피소드를 통해 때론 뭉클한 감동을 만나고 깔깔대며 웃기도 했고 가슴 철렁 아찔한 순간을 만나기도 했다
여행하는 동안 위험천만한 상황에 놓이는가 하면 처음 만난 사람들로부터 가족과 같은 친밀감과 따스함을 느끼기도 했다
눈앞에 펼쳐진 낭만적인 자연 풍광과 감성을 만나기도 하고 여행자로서 현실적인 괴리감과 맞닥뜨리기도 한다
돈보다 시간이 많았기에 좋은 기억이든 나쁜 기억이든 삶의 다채로운 경험을 2년이라는 시간 동안 세계 여행을 할 수 있었다는 것이 저자에겐 행운이고 선물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그 시간을 통해 저자는 여행을 떠나기 전과 분명 다른 모습으로 한국으로 돌아온다
스스로가 선택하고 오롯이 책임졌던 모든 순간들 덕분에 그는 여행 내내 자유로웠다는 생각이 든다

인생철학이 나잇값 하지 않는 것이라는 저자.
책을 읽고 나니 왠지 나도 행복해지기 위해 그래야 할 것만 같은 생각이 든다
가식 없는 유쾌한 사진들이 여행에 동행하는 듯 즐거움을 주었고 평범한 듯 보이지만 인간미 넘치는 사진들이 참 좋았다
그만의 남다른 위트 있는 문장들에 중간중간 웃음을 터트리기도 했다
젊음과 용기, 지칠줄 모르는 자신감이 부러웠다
감동과 재미를 선사해주는것은 물론이고 유쾌하고 때로는 진중했던 700일간의 세계 여행!
유명 관광지에서 봐왔던 식상한 구경거리나 비슷한 포즈로 사진을 남기는 것이 아니라 길 위에서 만난 인연들과 친구가 되고 가진걸 나누고 함께 하면서 기쁨과 보람이 충만했던 여행 에세이다
낙천적이고 긍정적인 마인드를 갖고 힘든 상황에서도 잃지 않았던 용기가 존경스러웠고 영어를 배워온 것보다 그가 길 위에서 만나 맺은 수 많은 소중한 인연들이 부러웠다
더욱 견고해진 자신감으로 반짝이며 앞으로 살아갈 삶의 지혜와 에너지를 가득 채워 돌아온 저자의 모습이 멋졌다
마지막 페이지까지 지루할 틈이 없었던 에세이였다

나는 이십 대에 뭘 했을까? 저자처럼 빛나는 용기를 내어 하고 싶은 일을 당차게 도전해보지는 못했다
과거에 없던 용기가 현재에 갑자기 생길 리도 만무하지만 더 이상은 불확실한 미래를 위해 지금 당장 하
고 싶은 것을 포기하거나 참으며 살아가지는 않겠다고 소심하게 의지를 다져본다
내가 경험해 보지 못했던 저자의 크고 작은 여행 에피소드를 통해 나와 다른 사람과의 관계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이었고 앞으로 살아갈 날들에 대해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었다
타인을 의식하지 않고 자신이 원하는 것을 하고 살 자유로울 권리!
우리에게 돈보다는 시간이 더 많은 건 참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면서 저자가 들려 주었던 것처럼
인생 100세 시대에서 잠깐이라도 내 마음대로 살아보자고 다짐해본다

 

 

 

 

 

 

 

--- 여태껏 고생한 보람을 처음으로 느낀 순간이었다. 외국이라는 공간적 이점까지 더해져 모든 일의 선택과 책임의 주체가 남의 시선, 사회적 통념이 아닌 온전히 내가 되었다. ---

--- 어느 순간 너무나도 당연해져 버린 이 여행이, 낯선 풍경들이, 새로운 인연들이 누군가에게는 꿈과 같다는 걸 데이비드 덕분에 다시금 깨달을 수 있었다. 매 순간에 감사하고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것도. 내가 충분히 많은 것을 누리며 살고 있다는 것도. ---

--- 여행을 통해 큰돈을 벌지도 못했고, 인생이 180도 바뀌지도 않았다. 대신 객관적으로 나를 볼 수 있게 됐다. 조금 더 긍정적인 사람이 됐고, 하고 싶은 일이 많아졌다. 세상 어디에 내놔도 죽지 않을 거라는 자신감이 생겼다. 평생 간직할 추억이 많아졌다
여행을 통해 얻은 이 사소한 것들이 모여 내 인생을 바꾸지는 못했지만 조금 더 다채롭게 만들어 주었다. 그거면 충분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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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 동경
정다원 지음 / 상상출판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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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출판 / 글과 사진 정다원

 

 

 

 

 

 

 

 

 

 

 

 

 

 

 

 

 

 

 

 

 

 

 

 

 

 

하나의 에피소드가 끝나면 그와 관련된 좀 더 상세한 정보를 소개해 준다

 

 

 

 

 

 

 

 

 

후지산 바라보며 목욕하기 : 어릴적 추억을 떠올리는 '센토'

 

 

 

 

 

 

 

 

 

 

여름의 하이라이트, 마쓰리

바쁜 일상 속에서 잊고 있었던 공동체 의식과 서로 돕고 산다는 연대감을 일깨워주면서
한여름 무더위를 날려 보낼 수 있는 축제

 

 

 

 

 

 

 

흐르는 소면 건져 먹기

 

 

 

 

 

 

 

 

 

 

 

 

유카타로 여름나기

 

 

 

 

 

 

 

 

 

바다와 산과 기차, 가마쿠라로

 

 

 

 

 

 

 

 

 

 

가을을 알리는 신호탄, 꽁치 축제

 

 

 

 

 

"떠나고 나서야 알게 되었다。
도쿄라는 도시의 매력을。"

 

 

도쿄를 떠나고도 몇 번이고 다시 찾았다.
오랜 친구들과 음식이 그립다는 핑계였지만
정작 살 때는 잘 몰랐던 도쿄의 매력에 뒤늦게 푹 빠졌기 때문이었다
오후 5시, 장 보러 온 자전거 행렬로 북적이는 상점가,
이웃들과 한마음으로 즐기는 동네 축제,
찬물에 흐르는 소면을 건져 먹으며 달래는 더위.
평범해 보이던 생활 속의 도쿄가 이렇게나 매력적이었다니.
- 프롤로그 중에서

 

 

 화려한 대도시 도쿄에 다양한 볼거리와 즐길 거리들이 있는 줄 알고 있었지만 그와는 또 다른 반전의 매력들이 숨겨져 있을 줄은 책을 읽기 전엔 미처 알지 못했다
앞서 만났던 여행서들을 통해 트렌드와 옛것이 조화롭게 공존하는 곳! 한 번쯤은 여행하고 싶은 곳으로 마음에 담아두고 있었는데 <소소 동경> 여행 에세이로 다시 만난 도쿄의 모습은 그동안 접해 왔던 도쿄와는 사뭇 다른 느낌으로 다가왔다
일본의 수도로서 화려하고 세련된 모습보다 친근하고 익숙한 이웃 같은 모습으로 조우하게 된다
나이를 먹어갈수록 혼잡한 여행지보다는 여유롭게 거닐며 그곳의 진짜 모습들을 만나는 일정을 선호하게 되는데 책에는 내가 원하는 그대로가 담겨 있었다
사실 책을 처음 봤을 때는 제목에 먼저 이끌렸다
소소와 동경이라는 단어의 조합이 어색할 것만 같았는데 보면 볼수록 이처럼 잘 어울리는게 있을까 싶을 정도로 예쁘고 낭만적이라는 느낌이 들면서 입에 척 붙는다
그다음은 사진에 반했다
책장을 휘리릭 넘겨보니 수록된 사진들이 내 감성코드와 너무 잘 맞았다
평소 사진 찍는 걸 즐겨 하고 관심이 많았던 터라 일본스러운 느낌을 충분히 표현하고 있는 사진의 매력에 빠질 수밖에 없었다
책에는 자전거와 사람들의 뒷모습 사진이 많이 나온다
애써 과장되지 않은 그 모습에선 여름 한낮의 여유로움과 소박함이 살며시 배어 나온다
바라보고 있으면 나도 모르게 긴장이 풀리고 미소가 번진다
저자는 4년 동안의 도쿄 생활을 포함해 10년 넘게 타지 생활을 하면서 유독 도쿄에 대해 남다른 애정을 갖게 되었단다
살 때는 몰랐지만 그곳을 떠난 후 푹 빠지게 된 매력들을 저자만의 감성과 특별한 애정을 더해 보여주고 있다
아직 한 번도 일본 여행을 한 적이 없어서 여러 매체를 통해 알게 된 도쿄는 이방인으로서 바라볼 뿐이었는데 저자가  생활자로서 오롯이 눈과 마음에 담은 그들의 문화와 일상, 풍경들이 생생하고 친근하게 전해져 온다
짧은 여행에서는 찾아지고 느낄 수 없는 한 도시에 대한 깊은 애정이 책 곳곳에서 발견되기 때문이다
제목과 사진에 이어 동경에 대한 소소하고 따스한 시선으로 바라본 여정의 글에 이끌리게 되었다

 

 

 

 

 

 

 

 

도쿄 감성 여행 에세이

 

 책장을 넘기는 내내 쨍한 햇볕 아래 얼굴 가득 미소를 머금고 자전거 페달을 유쾌하게 밟으며 작은 골목들을 신나게 누비는 상상을 하게 된다
여름향기 물씬 나는 도쿄의 구석구석을 거닐다 보면 사소한 행복에 도취되어 이방인에서 낭만 여행자로 거듭나게 될 것만 같다
아니 어쩌면 그곳의 동네 주민이 된 듯 한결 여유로운 감성으로 눈앞에 펼쳐진 모든 풍경들을 마음에 담게 될지도.

저자는 화려한 도심에서는 볼 수 없는 사람 냄새 폴폴 나는 날것 그대로의 시타마치 생활에서 숨겨진 진짜 도쿄의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고 회고한다
해질녘 자전거를 타고 장을 보러 온 사람들로 활기를 띠는 상점가와 골목 한 쪽 구석에서 지글지글 구워지는 닭꼬치와 함께 기울이는 맥주 한 잔, 주말이면 단골가게 주인과의 수다...
일본 드라마 심야식당을 떠올리게 하는 한결같던 선술집의 마스터, 거대한 후지산 그림 아래서 동네 할머니들과 대화하며 목욕했던 경험, 오래된 나무 바닥소리가 귓가에 울릴것만 같은 동네의 역사를 간직한 채 새롭게 태어난 카페 렌게츠, 소박한 일상과 이웃 간의 정을 면밀히 느낄 수 있는 서민들의 장소인 상점가 등 오래된 추억이 현실 위로 오버랩되며 사람 냄새 가득한 이야기들을 만나게 된다
우리가 국제적인 대도시에서 미처 발견하지 못한 인간다운 소박한 모습과  매력들을 느낄 수 있다

<소소 동경>에는 유명한 맛 집이나 관광지는 찾아볼 수 없다
여기 도쿄 맞아? 의문이 들 정도로 낯선 길위에 서지만 그동안 동경 여행으로 접할 수 없었던 느긋하고 여유로운 여행에 몸을 내맡길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복잡하고 쫓기는 듯 바삐 움직여야 하는 여행지가 아닌 한적한 분위기로 느긋하게 주위를 돌아보며 멋진 풍광에 매료되는 낭만적인 시공간에 서게 된다
일본스러움을 고스란히 담아낸 감각적인 사진들과 마음을 말랑하게 만드는 차분하고 다정스럽게 기록한 글들은 여행인 듯 일상인 듯 동경의 다른 이면을 만나게 해준다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음식 소개도 눈여겨볼 만하다
유년 시절이 오롯이 담긴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경양식집의 음식들, 도쿄 사람의 자부심이 느껴지는 몬자야키와 후미진 골목에서 만난 미슐랭 돈카츠, 일본 특유의 장인 정신으로 만들어진 나폴리 피자, 한 그릇에도 대단한 열정과 내공이 느껴지는 라멘, 가을을 알리는 꽁치 축제에서 만난 꽁치구이까지 평범해 보이지만 한 번쯤 먹을 만한 가치가 충분히 담겨있는 음식들이 오감을 자극한다
특히나 흐르는 물에 떠내려 오는 소면을 어른 아이 할것 없이 앞다투어 건져 먹는 여름 한정 별미 나가시소멘은 생소하면서도 유쾌하고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먹거리로 인상적이었다

도쿄에서 찾은 도심 속 오아시스인 도도로키 계곡과 현지인들이 가장 살고 싶어 하는 동네 기치조지, 센과 치히로의 배경이 된 곳을 만날 수 있는 에도도쿄다테모노엔 박물관, 바다의 청량함과 산의 고즈넉함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곳 가마쿠라, 그리고 그곳의 상징인 노면전차 에노덴까지 마치 영화나 드라마에서 봐왔던 일본 특유의 풍경과 동네들이 책장을 넘길 때마다 실제 눈앞에 펼쳐지는듯하다
친절하고 섬세한 저자의 가이드는 도쿄의 색다른 매력을 충분히 전해주고 만나게 해준다
그곳에는 저자가 오롯이 느낀 사람 사는 정과 아련한 향수가 전해지는 추억들이 풍요롭게 머물고 있다

<소소 동경>은 바삐 살아가는 우리에게 한 템포 느리게 걷고 쉬어갈 수 있는 평온함과 여유로움을 선물해 주는 책이다
그동안 우리 눈에 비췄던 가깝고도 멀었던 여행지의 낯선 모습이 아닌 친근함과 정겨움으로 막연하고 멀게만 느껴졌던 일본 여행이... 도쿄가 조금 더 가까워진 느낌이다

따뜻하고 아름다운 감성이 짙게 배어있는 동경을 만날 수 있고 일본의 문화와 전통 등을 간접 경험해 볼 수 있는 기회였다
저자가 현지인들의 생활 속으로 들어가 그들을 이해하고 함께 어울리며 자신의 행복한 일상을 가꾸었던 여정들로 인해 낭만 가득한 여행을 꿈꾸게 된다
지금 당장 도쿄로 떠나고 싶다
한 칸짜리 열차를 타고 도쿄를 한 바퀴 돌아보고도 싶고 자전거를 타고 이 골목 저 골목 달려보고도 싶다
알록달록 화려한 색감의 유카타를 입고 한 여름의 더위를 즐기고 싶은 7월이다

"나무들이 만드는 자연 그늘 아래서 졸졸 소리를 내며 흐르는 시냇물을 따라 걷다 보면 여기가 정말 도쿄인가 착각이 든다. "

 

"그중에서도 가장 눈에 띄는 건 역시 엄마 부대의 자전거 행렬이었다. 어린아이를 뒤에 태우고 볼일을 보러 가는 엄마, 바구니 한가득 장을 본 것을 싣고 집으로 돌아가는 엄마 등등. 다른 가족들이 회사로 학교로 떠나고 텅 빈 동네는 그렇게 자전거를 탄 엄마들로 채워졌다. 오후 5시는 저녁 식사를 준비하기 위해 장을 보러 온 엄마들로 자전거 행렬이 가장 바빠지는 시간이었다. 저녁 어스름이 내려앉기 시작할 무렵, 엄마들이 따르릉 벨을 울리며 분주히 페달을 밟는 풍경. 왠지 모르게 콧등이 시큰거리고 가슴이 먹먹해지는 아련한 풍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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