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보다 시간이 많아서 다행이야 - 낯선 세계에서의 익숙한 조우
채주석 지음 / 푸른봄 / 2018년 6월
평점 :
품절


 

 

 

 

 

푸른봄 / 채주석 지음

 

 

 

 

 

 

 

 

 

 

 

 

 

 

 

 

 

 

 

 

 

 

 

 

 

 

 

 

 

 

 

 

 

 

 

 

 

 

 

 

 

 

 

 

 

 

 

 

 

 

 

 

 

 

 

 

 

 

 

 

 

 

 

 

 

 

낭만과 현실의 설레는 하모니
700일간의 세계 여행,
떠나보니 내가 되었다

 

"여행,
내가 되는 시간"

 

 

 흔히들 여행이라는 말 앞에서 금전적인 여유도 없고 시간도 없다고 말 들하곤 한다
나도 예외는 아니다
늘 여행을 꿈꾸고 바라지만 예의 두 조건이 발목을 붙잡는다고 여겨왔다
용기라는 인생을 살아가며 갖추어야 할 최소한의 감정을 잊어버린 채 말이다
결코 적다할 수 없는 나이에 혼자만의 여행을 제대로 해본 적이 없다는 것을 새삼 상기해보며 인생 참 재미없게 살고 있구나 하는 자괴감이 스멀거린다
그래서일까 여행 에세이를 보면 그냥 지나치지 않고 꼭 펼쳐 읽게 되는 이유는.

대한민국에서 살아가는 청춘들이라면 누구나 공감하듯 공부와 취업 문제 등으로 자신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고 꿈을 꿀 수 있는 기회조차 박탈 당한 채 내일의 불투명한 행복만을 꿈꾸며 살아간다
<돈보다 시간이 많아서 다행이야>의 저자는 평범한 일상에 반기를 들고 행복해지기 위해 단돈 백만 원을 들고 호주로 떠나 낭만과 현실이 버무려지는 달콤 살벌한 세계 여행기를 풀어 놓는다
세계 여행 경험이 거의 없는 그가 호기롭고 무모하게 내민 도전장!
저자는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고 부유하는 이방인에서 워홀러로 호주 적응기를 거치고 어학연수생이었다가 스스로를 찾고 경험하는 세계 여행자가 된다
온전히 자신의 모습으로 세상의 길 위에 보란 듯이 서게 된다


<돈보다 시간이 많아서 다행이야> 여행 에세이를 처음 펼치고 저자 소개를 보고서는 빵 터졌었다
영어 이름이 채리인데 자신의 첫 룸메이트 말에 속아서 세계여행 내내 사용하게 됐다는 거다
독일에서 세련된 남자들이 많이 사용한다는 말에 현혹되어서.
이 사람 어리숙하고 허당끼가 다분하다고 느꼈는데 책을 읽는 내내 첫인상과는 또 다른 그를 만나게 되었다
세계 각지에서 온 사람들과 치열하게 경쟁해야 하는 워킹홀리데이의 실체를 경험했던 호주 닭고기 공장에서 워홀러로 지낸 7개월의 시간은 지독한 현실이었고 시련이었지만 그가 세계 속으로 당당히 걸어 나갈 수 있는 자신감의 원동력이 되었다
좌충우돌 워홀러로 겪어냈던 호주에서의 생활을 보면서 저자의 긍정적인 사고와 탁월한 의지력에  감탄하게 된다
뜨거운 무엇인가가 가슴 저 밑바닥으로부터 서서히 끓어오르며 분출되는 느낌... 저자의 호주 적응기에 나도 모르게 소름이 돋았다
오래전에 워홀러를 꿈꾼 적이 있다
청춘이기에 할 수 있는 가장 멋진 경험이라고 스스로 예쁘게 포장해서 바라봤던 것 같다
현실보다 더 냉혹하고 치열한 현실이 기다리고 있다는 것도 모른 채.
그때 만약 워킹홀리데이를 직접 체험했다면 지금의 나의 삶이 달라졌을까 하고 불현듯 궁금해진다


저자의 세계 여행기를 읽으며 세상엔 상상 그 이상으로 따뜻하고 친절한 사람들이 많다는 것에 마음 한구석에 온기가 전해진다
이방인에게 허물없이 진심을 보이는 그들의 모습에 눈물이 핑 돌 정도였다
여행은 돈을 주고도 살 수 없는 값진 경험과 지혜를 배우게 되고 그 사람을 성장시키는 밑거름이 된다는 당연한 이치도 새삼 깨닫게 되고 사람들에게 상처받기도 하지만 또한 사람들로 인해 감동받는 살아갈 만한 세상임에 스르르 미소가 번지기도 했다
책을 읽으며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길에서 만난 세계 각지의 청년들이 불확실한 미래의 행복이 아닌 오늘 하루에 집중하면서 현재의 행복을 만끽하는 삶을 살고 있다는 것이었다
가진 게 많아 여유롭게 쓰고 즐기는 것은 아니지만 다양한 경험들을 통해 좋아하는 것을 찾고 즐기며 자신의 행복을 찾아가는 사람들.
분명 돈은 우리의 삶과 떼어 놓을 수는 없지만 적은 돈으로도 만족도 높은 삶을 즐기는 그들을 보며 우리가 추구해야 하는 바람직한 삶의 또 다른 방법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된다
국적도 다르고 사용하는 언어도 다르지만 그들만의 살아가는 삶의 방식을 보며 문화와 그들을 이해하기도 하고 더불어 우리가 얼마나 많은 것을 소유하고 축복받으며 누리고 살아가는지 깨닫게 되는 시간이 된다

--- 그들의 삶을 어깨너머로 보며 다눈히 영어를 배우러 온 곳에서 멋있는 사람이 되는 방법까지 배울 수 있었다. 성공한 삶이 무엇인지, 어떻게 늙어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스물네 살의 나에겐 다소 현실과 동떨어진 이야기일 수도 있지만, 전에는 한 번도 생각해보지 못했던 것들이었다. 하지만 꼭 한번은 생각해 봐야 하는 것들이지 않을까. ---

 

 

 

 

 

 

 

 

돈보다 시간이 많아서 다행이야 !



 행 내내 피할 수 없었던 선택과 책임감!
온전히 자신만의 판단과 결정으로 주어지는 상황을 헤쳐나가야 하기에 자신의 진짜 모습을 만날 수밖에 없는 혼자 여행!
타성에 젖어 있는 일상에서 벗어나 낯선 곳에서 마주하게 되는 자연과 사람들은 익숙한듯 하면서도 새로운 자극과 경험으로 이어지며 일상에서와는 다른 새로운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보게 된다
다름을 인정하고 고정관념에서 탈피할 수 있게 생각과 행동의 변화를 이끌어 준다

카우치 서핑으로 만난 나체주의자.
모든 게 부족한 상황에서 하루 1달러를 쓰며 산속에서 보낸 일주일.
볼리비아에서 거듭 마주친 사기꾼들.
산사태와 마주쳤던 마추픽추 등산.
알몸으로 사막 한가운데서 하룻밤을 지세운 경험.
안데스산맥에서 고산병으로 고생했던 일.
카사블랑카 공항에서 추위에 떨며 쓸쓸히 생일을 보낸 기억.
마약상의 차를 히치 하이킹해서 함께 탔을 때의 심장 쫄깃한 상황.
히피와 펑크족을 만나기도 했고
비행기를 놓쳤던 일.
길 위에서 열린 마음으로 국적에 상관없이 사귀었던 친구들.
수 많은 에피소드를 통해 때론 뭉클한 감동을 만나고 깔깔대며 웃기도 했고 가슴 철렁 아찔한 순간을 만나기도 했다
여행하는 동안 위험천만한 상황에 놓이는가 하면 처음 만난 사람들로부터 가족과 같은 친밀감과 따스함을 느끼기도 했다
눈앞에 펼쳐진 낭만적인 자연 풍광과 감성을 만나기도 하고 여행자로서 현실적인 괴리감과 맞닥뜨리기도 한다
돈보다 시간이 많았기에 좋은 기억이든 나쁜 기억이든 삶의 다채로운 경험을 2년이라는 시간 동안 세계 여행을 할 수 있었다는 것이 저자에겐 행운이고 선물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그 시간을 통해 저자는 여행을 떠나기 전과 분명 다른 모습으로 한국으로 돌아온다
스스로가 선택하고 오롯이 책임졌던 모든 순간들 덕분에 그는 여행 내내 자유로웠다는 생각이 든다

인생철학이 나잇값 하지 않는 것이라는 저자.
책을 읽고 나니 왠지 나도 행복해지기 위해 그래야 할 것만 같은 생각이 든다
가식 없는 유쾌한 사진들이 여행에 동행하는 듯 즐거움을 주었고 평범한 듯 보이지만 인간미 넘치는 사진들이 참 좋았다
그만의 남다른 위트 있는 문장들에 중간중간 웃음을 터트리기도 했다
젊음과 용기, 지칠줄 모르는 자신감이 부러웠다
감동과 재미를 선사해주는것은 물론이고 유쾌하고 때로는 진중했던 700일간의 세계 여행!
유명 관광지에서 봐왔던 식상한 구경거리나 비슷한 포즈로 사진을 남기는 것이 아니라 길 위에서 만난 인연들과 친구가 되고 가진걸 나누고 함께 하면서 기쁨과 보람이 충만했던 여행 에세이다
낙천적이고 긍정적인 마인드를 갖고 힘든 상황에서도 잃지 않았던 용기가 존경스러웠고 영어를 배워온 것보다 그가 길 위에서 만나 맺은 수 많은 소중한 인연들이 부러웠다
더욱 견고해진 자신감으로 반짝이며 앞으로 살아갈 삶의 지혜와 에너지를 가득 채워 돌아온 저자의 모습이 멋졌다
마지막 페이지까지 지루할 틈이 없었던 에세이였다

나는 이십 대에 뭘 했을까? 저자처럼 빛나는 용기를 내어 하고 싶은 일을 당차게 도전해보지는 못했다
과거에 없던 용기가 현재에 갑자기 생길 리도 만무하지만 더 이상은 불확실한 미래를 위해 지금 당장 하
고 싶은 것을 포기하거나 참으며 살아가지는 않겠다고 소심하게 의지를 다져본다
내가 경험해 보지 못했던 저자의 크고 작은 여행 에피소드를 통해 나와 다른 사람과의 관계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이었고 앞으로 살아갈 날들에 대해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었다
타인을 의식하지 않고 자신이 원하는 것을 하고 살 자유로울 권리!
우리에게 돈보다는 시간이 더 많은 건 참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면서 저자가 들려 주었던 것처럼
인생 100세 시대에서 잠깐이라도 내 마음대로 살아보자고 다짐해본다

 

 

 

 

 

 

 

--- 여태껏 고생한 보람을 처음으로 느낀 순간이었다. 외국이라는 공간적 이점까지 더해져 모든 일의 선택과 책임의 주체가 남의 시선, 사회적 통념이 아닌 온전히 내가 되었다. ---

--- 어느 순간 너무나도 당연해져 버린 이 여행이, 낯선 풍경들이, 새로운 인연들이 누군가에게는 꿈과 같다는 걸 데이비드 덕분에 다시금 깨달을 수 있었다. 매 순간에 감사하고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것도. 내가 충분히 많은 것을 누리며 살고 있다는 것도. ---

--- 여행을 통해 큰돈을 벌지도 못했고, 인생이 180도 바뀌지도 않았다. 대신 객관적으로 나를 볼 수 있게 됐다. 조금 더 긍정적인 사람이 됐고, 하고 싶은 일이 많아졌다. 세상 어디에 내놔도 죽지 않을 거라는 자신감이 생겼다. 평생 간직할 추억이 많아졌다
여행을 통해 얻은 이 사소한 것들이 모여 내 인생을 바꾸지는 못했지만 조금 더 다채롭게 만들어 주었다. 그거면 충분하다.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