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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나간 마음을 찾습니다 - <유희열의 스케치북> 정민선 작가가 그려낸 선연한 청춘의 순간들
정민선 지음 / 시공사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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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집을 좋아하는 이유는 공감가는 이야기가 있고 아픈 곳을 보듬어 주는 엄마손같은 느낌이 있으며 특히나 늦은 밤 커피 한잔과 함께 읽으면 푹 빠져들수 있는 매력이 있기 때문이다. 논리정연하게 글을 쓰지 않았어도 육하원칙에 따라 꼼꼼히 따져 보지 않아도 단 몇 줄만으로도 가슴에 팍 와서 닿는 문장들에 마음이 편해진다. 때론 나와 같은 고민을 하는 사람이 있구나 하는 마음도, 아 이런 고민을 하는 사람도 있구나 하는 새삼 세상에 대한 편견이나 불편함도 덜어 버리게도 만드는 것 또한 빠질 수 없는 매력이다. 그래서 부담없이 책을 집어 들어 아무페이지나 펼쳐 읽게 되는 거 같다.   

얼마 전에 라디오 작가가 쓴 에세이집을 읽으며 많은 공감을 느낀적이 있는데 라디오의 작가들은 얼굴을 보지 않고 목소리만으로 이야기를 전달해야 하는 직업의 특성상 한 문장 한 문장에 사람의 감성을 자극하는 호르몬제를 투여하고 있는 듯 하다는 생각을 했었다. 눈으로 읽는 순간 마음이 동하고 머리속과 몸속이 모두 활성화 되는 기분을 느꼈기에 그렇다. 그러다  티비 음악프로인  <뮤직뱅크>, <윤도현의 러브레터>,<유희열을 스케치북>의 작가인 정민선의 <집 나간 마음을 찾습니다> 를 읽게 되니 방송작가들이 쓰는 글은 다 비슷하구나, 그들은 정말 비슷한 감성을 가지고 있나 보다 하는 느낌을 받게 된다. 툭툭 던지는 말 한마디에 기분을 묘하게 만드는 힘이 담겨 있는 것이 참 신기하니 말이다.   

정말 늦은 시간 무침코 들었다. 그 시간 하필이면 유희열이 진행하는 라디오 프로그램을 듣고 있었고 그래서 그랬는지 그녀의 글이 더욱 친밀하게 다가왔다. 그리고 그녀의 글속에 담긴 추억의 노래들을 되뇌이게 된다. 흥얼거려도 보고 익숙치 않은 노래의 제목에 고개를 갸우뚱거리게 된다. 나도 노래를 좋아하고 많이 들었던 사람인데 역시 음악프로의 작가는 새롭기도하고 흙속에 묻힌 진주같은 노래들을 잘 찾아내는구나 하는 생각도 한다. 그리고 그 가사들에 내 마음을 맡기기도 한다. 그러면서 마음이 편안해진다.    

누구나 끄적거림은 한다. 메모지에도 블로그에도 일기장에도 마음이 동할때 갑자기 상념에 잠기게 될때 연필한자루만 있다면 끄적거리며 머리속에 담긴 활자들을 끄집어 낸다. 그리고 한참 뒤 언제 썼는지도 모르는 글귀들을 보면서 당황하기도 한다. 내가 이런 어린 생각에 마음을 다치기도 했었구나 싶기도 하고 아직도 남아있는 그 상처에 눈시울을 붉히기도 한다.  ..나이를 먹는다고 해서 마음도 늙는 것은 아닌가 보다.   

그녀의 글은 그랬다. 마치 나의 끄적임처럼 짜증나고 치쳐버린 일상을 고스란히 옮겨 놓았던 거 같다. 그렇지만 늘 불행하거나 늘 힘겨운 것은 아니었다. 소소한 만남속에 행복이 있었고 긴 이별속에 추억이 있었으며 생활과 이상을 넘나드는 삶속에서 발견되는 웃음이 있었다. 그래서 지나간 청춘들을 되돌아 보게 하는 그녀의 글이 참 좋았다. 누군가에게 기대어 위로받고 싶다면 한번쯤 작가에게 부탁해 보면 어떨까 싶다. 삶이 지루하다고 느껴지는 요즘  "유희열의 라디오천국에 고등학교 이래로 한번도 보내보지 않은  엽서란 것을 보내볼까 고민하는 중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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