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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과서 다품 고등 수학 (상) (2024년용) 고등 교과서 다품 (2024년)
최용준.해법수학연구회 지음 / 천재교육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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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말랐던 책이라고 해야 할까요.

기존의 고등수학책은 선행을 하고자 하는 아이에게 너무 어려워 고등수학에 대한 겁만 먹게 만들었습니다. 수학을 싫어하는 친구도 아니고 수학을 못하는 친구도 아니지만 왠지 작은 글씨와 긴 식은 고등수학에 대한 공포를 주기에 충분했던 거 같습니다.

 

다품은 어렵지 않은 수준의 문제와 단계별로 이어지는 문제 풀이 연습으로 인해 고등 수학에 대한 자신감을 조금씩 가질 수 있도록 도와주었습니다. 더구나 교과서 문제라는 것을 알고 나니 아 고등학교 교과서에는 이런 문제들로 이루어져 있구나 라는 생각에 더욱 눈빛이 초롱해졌고 집중력있게 내용파악과 문제풀이를 이어갑니다.

 

고등수학 이제 어렵지 않습니다. 한페이지씩 풀어가다 보면 아마 곧 다 풀수 있을 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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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나간마음을찾습니다>를 읽고 리뷰를 남겨 주세요.
집 나간 마음을 찾습니다 - <유희열의 스케치북> 정민선 작가가 그려낸 선연한 청춘의 순간들
정민선 지음 / 시공사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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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집을 좋아하는 이유는 공감가는 이야기가 있고 아픈 곳을 보듬어 주는 엄마손같은 느낌이 있으며 특히나 늦은 밤 커피 한잔과 함께 읽으면 푹 빠져들수 있는 매력이 있기 때문이다. 논리정연하게 글을 쓰지 않았어도 육하원칙에 따라 꼼꼼히 따져 보지 않아도 단 몇 줄만으로도 가슴에 팍 와서 닿는 문장들에 마음이 편해진다. 때론 나와 같은 고민을 하는 사람이 있구나 하는 마음도, 아 이런 고민을 하는 사람도 있구나 하는 새삼 세상에 대한 편견이나 불편함도 덜어 버리게도 만드는 것 또한 빠질 수 없는 매력이다. 그래서 부담없이 책을 집어 들어 아무페이지나 펼쳐 읽게 되는 거 같다.   

얼마 전에 라디오 작가가 쓴 에세이집을 읽으며 많은 공감을 느낀적이 있는데 라디오의 작가들은 얼굴을 보지 않고 목소리만으로 이야기를 전달해야 하는 직업의 특성상 한 문장 한 문장에 사람의 감성을 자극하는 호르몬제를 투여하고 있는 듯 하다는 생각을 했었다. 눈으로 읽는 순간 마음이 동하고 머리속과 몸속이 모두 활성화 되는 기분을 느꼈기에 그렇다. 그러다  티비 음악프로인  <뮤직뱅크>, <윤도현의 러브레터>,<유희열을 스케치북>의 작가인 정민선의 <집 나간 마음을 찾습니다> 를 읽게 되니 방송작가들이 쓰는 글은 다 비슷하구나, 그들은 정말 비슷한 감성을 가지고 있나 보다 하는 느낌을 받게 된다. 툭툭 던지는 말 한마디에 기분을 묘하게 만드는 힘이 담겨 있는 것이 참 신기하니 말이다.   

정말 늦은 시간 무침코 들었다. 그 시간 하필이면 유희열이 진행하는 라디오 프로그램을 듣고 있었고 그래서 그랬는지 그녀의 글이 더욱 친밀하게 다가왔다. 그리고 그녀의 글속에 담긴 추억의 노래들을 되뇌이게 된다. 흥얼거려도 보고 익숙치 않은 노래의 제목에 고개를 갸우뚱거리게 된다. 나도 노래를 좋아하고 많이 들었던 사람인데 역시 음악프로의 작가는 새롭기도하고 흙속에 묻힌 진주같은 노래들을 잘 찾아내는구나 하는 생각도 한다. 그리고 그 가사들에 내 마음을 맡기기도 한다. 그러면서 마음이 편안해진다.    

누구나 끄적거림은 한다. 메모지에도 블로그에도 일기장에도 마음이 동할때 갑자기 상념에 잠기게 될때 연필한자루만 있다면 끄적거리며 머리속에 담긴 활자들을 끄집어 낸다. 그리고 한참 뒤 언제 썼는지도 모르는 글귀들을 보면서 당황하기도 한다. 내가 이런 어린 생각에 마음을 다치기도 했었구나 싶기도 하고 아직도 남아있는 그 상처에 눈시울을 붉히기도 한다.  ..나이를 먹는다고 해서 마음도 늙는 것은 아닌가 보다.   

그녀의 글은 그랬다. 마치 나의 끄적임처럼 짜증나고 치쳐버린 일상을 고스란히 옮겨 놓았던 거 같다. 그렇지만 늘 불행하거나 늘 힘겨운 것은 아니었다. 소소한 만남속에 행복이 있었고 긴 이별속에 추억이 있었으며 생활과 이상을 넘나드는 삶속에서 발견되는 웃음이 있었다. 그래서 지나간 청춘들을 되돌아 보게 하는 그녀의 글이 참 좋았다. 누군가에게 기대어 위로받고 싶다면 한번쯤 작가에게 부탁해 보면 어떨까 싶다. 삶이 지루하다고 느껴지는 요즘  "유희열의 라디오천국에 고등학교 이래로 한번도 보내보지 않은  엽서란 것을 보내볼까 고민하는 중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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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영의 지리산 행복학교>를 읽고 리뷰를 남겨 주세요
[eBook] 공지영의 지리산 행복학교
공지영 지음 / 오픈하우스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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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쁜 일상을 뒤로 하고 지리산 등반길을 3박 4일 정도 했던 기억이 떠오른다. 학교 선후배가 모여 오랜만에 여름 휴가를 지리산에서 보내보자고 의기투합했고 지금이라면 상상도 못할 텐트에 버너에 코펠까지 짊어지고 그 험한 길을 올랐었다. 등산의 등자로 몰랐던 나는 여름이라고 만만히 보아서인지 침낭하나도 제대로 챙기지 못했고 여름 느닷없이 쏟아지는 소나기에 벌벌 떨며 친구의 등에 꼭 붙어서 잤었다. 결국은 내리는 비를 감당하지 못해 산장으로 피신했었지만 며칠을 고생고생 하며 산을 올랐다는 것이 아직도 마음속에 남아 있는 즐거운 추억이다. 언젠가는 또 한번 가 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지만 나이도 들고 며칠의 시간을 빼는 것이 그렇게 힘든 일은 아닐텐데 바쁘다는 핑계로 가보지 않는 것을 보면 게으름이 극에 달한 듯 하다.

 

작가들은 늘 꿈만 꾸는 줄 알았다. 그들의 글 속에는 맛이 있고 멋이 있으며 현실보다는 이상에 가까운 삶이 존재하기에 땅을 밞고 공기를 마시며 사는 사람들이란 생각이 잘 들지 않는다. 소설 속의 현실마저도 왠지 드라마틱하게 느껴지고 에세이속의 생활은 나와는 거리가 먼 그런 사람들의 이야기로만 들렸기에 말이다. 그렇지만 그들에게도 지인들이 있고 가보고 싶은 곳이 있으며 희노애락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는 순간 한층 가까워짐을 느낀다. 공지영작가가 그랬다. <우리들의 행복한 순간>이나 <도가니>란 소설을 읽으며 세상에 울컥했었던 마음이 오래 남아서일까 처음 읽게 되는 그녀의 에세이가 초반에는 낯설었다. 사람의 감성을 파고드는 그래서 눈가에 눈물이 주르륵 흐르게 하고 주먹을 불끈쥐게 만드는 필체에 익숙해져 있었다고나 할까 툭툭 던지듯 지리산에서의 행복한 일상을 펼쳐보여주는 그녀의 책 <공지영의 지리산 행복학교>는 또 다른 맛을 느끼게 해 준다.

 

인적이 드문 그런 곳에 살고 싶다. 나무와 새와 하늘이 벗이 되어 주고 자연이 주는 친근함과 따스함을 고스란히 느끼며 살고 싶다는 생각은 참 많은 사람들이 하는 것 같다. 좀더 나이를 먹으면 은퇴겸 귀농을 계획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보면 삭막한 도시가 주는 차가움이 이젠 싫증이 날 때도 되었나 싶기도 하다. 발에 감기는 시원한 흙의 감촉과 콧끝을 간지럽히는 풀내음이 머리속을 정화시켜 주고 마음의 평화를 주며 욕심을 버리게 할 수 있을 거라는 기대감도 한몫하고 있다. 조금 무섭기는 할 터이다. 아무리 옆집에 누가 사는 지 모르는 무관심한 세상이라고는 하나 어지러움과 소음에 단련되어 있는 눈과 귀와 머리는 고요에 대한 두려움을 없애주었던 거 같다. 그런데 인간이 만들어낸 소리가 아닌 자연이 주는 소리만을 듣고 산다면? 그것때문에 조금은 망설이게 되지 않을까.

 

그렇지만 이런 친구들이 있다면 그런 걱정은 버려도 될 듯 싶다. 어느날 지리산으로 떠나버렸다는 작가의 지인들이 선택했다는 자발적 가난과 그들이 지어낸 행복학교, 이 친구들의 삶을 살짝 엿보다 보니 지리산에서 사는 것도 괜찮을 듯 싶다. 물론 잠시의 머무름과 산다는 것은 천지차이가 있을 터이다. 그래도 이름마저도 너무나도 정겨운 버들치 시인, 낙장불입 시인이 사는 모양새를 보니 작가처럼 도심안에서 모든 것을 전자기기로 해결하고 불편함보다는 편리함을 먼저 여기며 영화,쇼핑,티비, 인터넷까지의 모든 문화생활을 즐기고 있는 삶을 가끔은 조금 접어도 되지 않을까 한다. 책장을 넘길때마다 눈을 즐겁게 해주는 자연을 그득 품은 사진들을 보니 더욱 그런 마음이 든다. 지리산의 삶이라고 해도 물론 사람이 산다는 것이니 어찌 부딪침이 없을까 마는 자연이 주는 넉넉한 인심을 담은 술 한잔이면 취해 잊어버릴 수 있을 거 같다.

 

책을 읽다보니 마음이 편안해진다. 사람사는 이야기에 자연이 주는 풍요로움에 그들의 삶이 주는 여유로움에 역시 공지영작가의 글은 기대를 져버리지 않는구나 하는 생각도 든다. 때론 스쿠터와 같은 인간사회의 문명을 조금씩 공유하기는 하지만 야생을 누비며 다니는 것처럼 정형화된 삶을 살고 있는 도시인에게 뒤척이게 만드는 일이 있을까. 아!이런 생각마저도 편견일 터이니.. 그냥 나는 그들이 정말 부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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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을 읽고 리뷰를 작성해 주세요
그냥 - Just Stories
박칼린 지음 / 달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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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를 안 것은 조금 오래전 일인거 같다. 외국인의 모양새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한국어를 참 잘하는 데다 국악을 전공하고 있는 조금은 독특한, 일반인보다는 연예인에 가까운 느낌으로 만났었다. 물론 티비를 통해서였지만 말이다. 그러고 시간이 흐르고 흘러 그녀를 다시 만나게 된 것은 뮤지컬 음악감독이라는 위치에서였다. 하지만 그게 다 였다. 얼굴정도는 기억하고 있었겠지만 내 관심사 안에 있던 사람이 아니었으니 그녀의 살아가는 모습을 주목할 이유는 없었고 뮤지컬이란 분야를 좋아하긴 했지만 여러가지 사정상 한동안 보러갈 일이 없었기 때문에 뮤지컬에서 보여주는 그녀의 활약상에 대해서 알 길이 없었고 자신의 위치에서 그토록 멋진 카리스마를 가진 사람으로 성장해 갔으리라고는 생각지 못했었다.

 

예능프로그램이었던 '남자의 자격'에서 보여준 합창단을 끌어가던 그녀의 모습은 정말 감동이었다. 어쩌면 어렵고 깐깐했을지 모르는 이경규라는 거물을 필두로 절대 만만치 않았을 김태원, 김국진 등의 여섯 남자와 노래는 좀 한다고 오디션을 보았겠지만 아마추어인 사람들을 데리고 함께 부르는 것이 중요한 합창단의 멋진 소리를 만들어 내기 위해 개성 강한 그들을 이끌어 가는 모습은 누구도 기대하지 못했던 감동의 스토리였다. 박칼린 이란 인물에 대한 새로운 조명을 하게 만든 프로그램이었던 거 같다. 지난 해 한해의 예능은 남격의 합창단으로 시작해서 남격의 합창단으로 끝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듯 하다.

 

자신이 생각하고 있는 길을 가는데 한치의 어긋남이 없이 일을 할 때는 마녀로 불린다는 그녀지만 때때로 보여주는 해맑은 소녀같은 웃음에 친근감을 느끼게 되는 박칼린의 어린시절을, 일상을, 친구들을 솔직담백하게 소개한 책 <그냥>을 읽게 된 것은 그 때 합창단에서 보여준 멋진 카리스마가 어디서 온 것일까 하는 궁금함 때문이었다. 경규샘!!을 외치는 그녀의 카랑카캉한 목소리도, 눈을 동그랗게 뜨고 '플랫'을 외치며 잘못을 지적하는 따금함도 있었지만 모두가 함께 무대에 서고 노래를 마치는 순간 붉어진 눈시울에 따스함 또한 어디에 숨겨져 있던 것인지 알고 싶었다.

 

읽은 후의 감상을 말하라면 그녀에 대해 몰랐던 것들을 알게 되었다는 것이다.  보통의 사람들이라면 겪지 못했을 나쁘지 않은 다양한 경험들을 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았다는 것, 서양과 동양의 음악을 통해 문화의 다양성을 접함으로서 사고의 폭도 넓어졌을 것이고 음악감독이라는 생소한 분야에 대한 개척도 이루어 내었고 한국에서 공연된 명성황후, 사운드오브뮤직, 시카고, 렌트, 아이다, 노틀담의 곱추, 미녀와 야수’ 등과 같은 유명 뮤지컬의 음악을 대중과 공유할 수 있었던 것 또한 어린시절 한국에서의 생활과 가족에의 힘이 큰 도움이 되었으리란 예측을 할 수 있게 하는 글들로 가득차 있었다. 자유로운 영혼과 자신의 분야에서 보여주는 열정은 누구라도 부럽다는 생각을 하게 만들지 싶다. 일을 할 때는 저돌적이며 눈빛이 달라져 재목들을 찾아내는 능력을 지니고 있으며 쉴때만큼은 자연과 사람과 새로움에 행복해하고 따스함에 흐뭇할 수 있는 마음을 가지고 있는 그녀이기에 사람들에게 매력을 느끼게 하지 않나 싶다.

 

남격의 합창단을 재미있게 본 독자라면 이 책도 즐거이 읽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언제 어디서 그녀의 카리스마 넘치는 모습을 다시 접할 지는 모르겠지만 앞으로 음악감독으로서 이제 새로이 도전한다는 연출가로서도 더욱 화이팅을 외쳐보기를 기대해 본다. 그녀의 말처럼 포기하고 주저하기 전에 3일 혹은 100번을 해 보기를 바라는 것은 새해가 밝은 후 작심삼일을 연신 외치는 내 결심에도 화이팅을 외치게 한다. 나를 속이지 말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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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게 참 행복하다>를 읽고 리뷰를 남겨 주세요.
사는 게 참 행복하다 - 10년의 시골 라이프
조중의 지음 / 북노마드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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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 티비 프로그램에서 귀농을 주제로 미션이 행해졌다. 시골에서 살아보기로 시작되어진 후에 이들은 시골에 집을 마련하고 텃밭앞에 대나무로 울타리를 치고 도배를 하고 장판을 깔고 창호지로 문을 바르는 모습을 보인다. 무엇이든 빠르고 부딪치며 이겨내야 하는 삶이 있던 답답한 도시에서 벗어나 조용하고 한가로우며 차가운 날씨지만 따뜻한 햇살이 비쳐드는 시골에서 볼수 있었던 남자의 모습은 그들의 설레임이 고스란히 느껴질만큼 흥미로웠다. 새로운 터전을 만들기 위한 그들의 소란스러움은 도시의 그것과 달랐고 어울림은 가족처럼 포근했으며 그래서 웃음이 번질 수 밖에 없는 티비 시청이었다.

 

시골...정직한 땅이 주는 풍요로움과 바람과 자연과 함께 하는 자유로움은 늘 도시인들에게는 로망이 되어버린 삶의 공간인 시골에서 맛볼 수 있는 즐거움이다. 몇년 쯤 전 무작정 떠난 시골길 차도 잘 다니지 않는 고즈넉한 길을 걸으며 농사일에 여념이 없으신 어르신들의 부지런한 손놀림과 푸른 하늘에 둥실 떠나가는 구름과 가끔씩 짖어대는 동네개들의 환영인사에 정말 이런곳에서 살았으면 했던 적이 있었다. 하지만 나 스스로 아직은 어려서 그런 생활을 하기에는 경제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여유가 없다고나 할까 그래서 그런지 한번씩 나가는 외딴 마을의 낯선 풍경에 마음을 정신없이 빼앗기고 오게 되나 보다. 그만큼 그런 생활을 하고 있는 사람들이 늘 부러울 수 밖에는 없다.

 

그래서 더욱 맘에 들었던 책이 <사는게 참 행복하다 - 조중의 저>이다. 포항에 직장도 있고 소설도 쓰던 저자가 도심의 아파트를 팔고 시골로 들어가 집을 짓고 마땅을 가꾸며 살 결심을 했다는 것도 멋지지만 그 결심을 실행에 옮겼다는 용기 자체가 대단해 보인다. 물론 밥벌이와 창작의 이중생활을 버릴 수 없어 하루의 반은 시골에서 나머지 절반은 도시에서 살고 있다고 하지만 그의 10년의 시골라이프를 담은 에세이를 읽다보면 뭐랄까 향이 좋은 차 한 잔을 마주하고 넓은 창밖으로 보이는 바람에 흘들리는 풀들과 시골의 정감있고 소박한 이웃들의 매력에 흠뻑 젖어 있는 나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사람사는 냄새가 난다고나 할까.

 

그렇다고 늘 해피한 것은 아니다. 텃밭에서 잡초들을 뽑아주고 늘상 물을 주며 채소들을 가꾸고 늘상 좋을 거 같은 나날만 있을 거 같은 전원생활이지만 나름의 애로사항도 있다. 때론 연탄재를 깨뜨려 땅에 놓으며 흙에게 미안해 하기도 하고 영약한 도시인들에게 이용만 당하는 한평생을 땅밖에 농사밖에 모르시던 순박한 시골 어르신들의 모습에 가슴이 짠해진다. 떡밥을 있는대로 뿌려 망쳐버린 저수지는 도라니에게 맛난 물을 주는 수통이었으며 도시에서라면 아무렇지도 않게 사용했을 검은 비닐봉지가 땅에게는 전쟁의 포화보다도 더 무서운 적군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생각지도 못한 복병이었다. 너무 흔해서 또는 너무 편해서 인간의 이기심으로 사용되었던 많은 것들이 사실은 땅을 파괴하는 무시무시한 괴물이었다는 것에 숙연해진다.

 

듬성듬성 보이는 삽화와 사진들은 은근히 사람 마음을 기분좋게 만든다. 이 사진은 어디에서 찍었을까 궁금해지기도 하고 저자가 계절이 바뀔때마다 늘상 보아 익숙해진  것들이 내겐 너무나도 예쁘고 감동스럽다는 것을 느끼고서야 나도 도시인이 되어 메말라 가고 있었구나 하는 마음이 들게 된다. 외갓집에 가면 마을 입구까지 뛰어나오던 순돌이도 가을이면 주렁주렁 매달렸던 감도 밞기만 해도 바스락 거리던 낙엽도 장독대 위에 소복히 쌓인 눈도 어린 시절에는 가까이 하던 것들이었는데 이제는 그냥 추억속의 한 페이지로 남아있을 뿐이라니... 그래서 꿈을 꾼다. 좀더 나이를 먹고 일에서 벗어날 수 있는 시점이 온다면 가진것에 연연해 하지 않고 나도 자연과 함께 하는 생활로 돌아가 보리라고 ..  마당이 있고 작지만 내 손으로 가꿀 수 있는 텃밭이 있으며 좋겠다. 내 주변을 뛰어다니는 강아지도 있었음 좋겠고 집에는 밖을 볼수 있는 널다란 창이 있으면 좋겠다. 너무 있었으면 좋겠는 것들이 많다. 이게 다 .... 이 책을 읽는 바람에 가진 소망이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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