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이면 공포영화 공포소설을 빼 놓을 수 없다. 땀은 가만히 알고 있어도 나는데 시간가는 줄 모르고 빠져들 수 있는 내용들이기도하고 재미와 더불어 시원함을 주는 그 맛에 무섭다 생각하면서도 선택하게 되는 거 같다. 그렇지만 대부분 보다보면 비슷비슷한 스토리에 비슷한 구조로 이야기를 이끌어 나간다. 요즘 나오는 노래들이 한 구절씩은 어디선가 들어본 느낌인 것과 비슷한 거 같다. 그대로 좋다면 그건 개인의 취향이므로 더 이상 말을 말아햐 한다. 누구나 한번쯤은 친구들과의 여행을 꿈꾸었을 것이고 실행에 옮겨 보기도 했을 것이다. 예전과 다르게 어른들의 시각도 많이 바뀌었고 대학다니면서는 MT니 수련회니 등으로 집을 떠나는 경우도 많이 생기니 친구들과의 여행은 꼭 꿈만은 아닐 것이다. 대학시절 마지막 여름방학을 특별하게 보내고 싶었던 정희와 효진이 폐교에 텐트를 치고 빈 교실에 둘러 앉아 촛불은 킨 채 무서운 이야기로 서로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들어 가는 시간들도 추억의 한장일 거라 생각했었다. 이야기에 열중하고 있던 중 다섯명이 떠났던 여행이 여섯명이 되어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경악하게 되고 공포로 정신없는 와중에 정희가 상처를 입게 되고 실종이 된다.... 그리고 10년이 흐른다..... 인연이란 것은 전생의 몇겁의 업을 해결하지 못해 이승에서 다시 만나게 되는 것이라 하던데 아마 그들도 그랬나 보다. 꼬이고 꼬인 인관관계는 정희의 실종뒤에 감추어진 효진과 효진의 남편 영석의 과거가 있음을 알게 하고 그들의 잔혹하고 이기적인 행동들이 정희의 영이 이승을 떠나지 못하고 떠돌게 만드는 이유였음을 말해준다. 폐교에서 있었던 효진의 어리석은 행동이 정희의 인생을 바꾸어 놓아버렸으며 상류층 자제들의 인성의 끝을 보여주는 파렴치하고 인간말종의 행위들에 주먹을 불끈 쥐게 되는 것은 이승에서 억울함을 분노로 표출시키고자한 정희의 영혼이 잚못되었다는 것을 알면서도 동정하게 만들기 때문이 아닌가 한다. 이복자매를 시기한 한 여인 , 정신이 없는 상태의 여자를 집단 윤간하는 인간들이 있고 오랜 시간이 흘러 그들의 기억속에는 한 여자의 억울한 죽음 따위는 없다. 그런데 어느날 부터인가 그 여자와 관련된 사람들이 한 사람씩 괴상한 일들을 겪고 있다는 아주 뻔한 스토리임에도 불구하고 빠져들게 되는 것은 역시 작가의 탄탄한 글솜씨 덕분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다. 채널러라는 영과 소통할 수 있는 미선과 불임부부였던 요진과 영석부부가 다니던 병원의 정신과 닥터인 신도를 등장시켜 이승의 인간들과 저승의 영을 대표하는 영매 원희의 갈등사이에서 이들의 대립을 막아보려 함하고 엄마의 영혼이 채널러를 통해 다시 환생할수 없을 지도 모르는 위험을 감수하면서 까지 아들을 지키고자 하는 모성을 보여줌으로서 극적 긴장감을 완화시킨다. 이렇게 곳곳에 서스펜스와 휴머니즘을 적절히 배합시켜 세련되지만 공포물로서의 매력을 떨어뜨리지 않는 필력으로 독자들에게 어필한 것이 이 책의 매력이 아닌가 싶다. 카르마. 業(업)이다. 마지 악몽과도 같은 시간이 지나고 모든 것이 이제 끝났다고 생각하는 순간 작가는 또 하나의 여운을 흘린다. 숙주가 있어야 세상에 등장할 수 있는 정희의 영혼이 아직 이승을 떠나지 못하고 영석의 불륜 상대였던 진연의 아기에게 스며드는 마지막 장면에서 소름이 돋는다. 한 여자의 한은 이토록 끈질기고 줄기차게 이승의 연을 끊지 못하고 복수의 칼날을 갈고 있는 것인지. 혹시 카르마 2가 나오지 않을지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