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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리
나카무라 후미노리 지음, 양윤옥 옮김 / 자음과모음(이룸)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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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받고 나면 한번 쓰윽 보고 며칠 후에나 읽기 시작하는 것이 보통이었다. 하지만 어제는 날은 덥고 잠은 안오고 책읽기에는 최적(^^) 의 상황이었다고나 할까. 내 더위를 날려버릴 가벼운 책 한권이 절실했던 때 마침 시원한 선풍기바람과 함께 바람처럼 남의 주머니를 스쳐간다는 손 <쓰리>를 만난것은 어쩜 우연이 아니었는지도 모르겠다. 칫, 잘 생겼다. 그래 이런 모습이 만화책에서 바로 빠져나온 모습이라고 하는건가. 표지의 멋진 청년 또한 시선을 사로잡았음이렸다. 

처음 만나는 작가다. 나카무라 후미노리... 77년 생의 젊은 감각만큼이나 후루룩 책장 넘어가는 소리가 빠르다. 프로 소매치기라는 직업을 소재로 한 것도 독특하지만 나쁜 짓을 하는 사람이 가지고 있는 메마르지만 따뜻하다고 할 수 있는 인간의 정을 그리고 있다는 것이 신선하다. 원래 나쁜 사람은 철저히 나쁜 사람으로 그려져야 권선징악의 모습을 보여줄수 있고 세상은 그래도 정의가 살아있다는 것을 말해줄 수 있는 건데 죄를 지은 주인공이 악한 사람으로 보이지 않는다니 참으로 아이러니하다.

딱 한눈에 알아 볼 수 있다. 부자인 놈들은. 그들의 주머니의 묵직한 지갑은 늘 현금과 신용카드 그리고 클럽의 명함들로 가득하다. 그들이 가진 돈 중 얼마 쯤 내게 나누어 주어도 티도 나지 않을 것이다. 더구나 현금을 제외한 나머지는 얌전히 우체통에 넣어 주인에게 돌려주지 않는가 그래서 죄책감 따위는 없다. 니시무라는 어릴적 부터 그렇게 살아왔다. 습관적으로 남의 주머니를 털지만 그날 번 돈은 그날 다 써버리고 가난한 이의 주머니는 털지 않는다. 이렇듯 나름의 규칙을 가지고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나쁜 짓이 아닌것이 되지는 않는다. 소매치기 이외에는 특별히 사람을 해하는 일을 하지 않았다. 하지만 슈퍼마켓에서 물건을 훔치고 있는 모자를 알게 되고 엮기게 되면서 자꾸만 아이에게 신경이 쓰인다. 게다 아무 관련도 없는 이 모자를 볼모로한 거절할 수 없는 제안들은 니시무라의 삶을 통채로 흔들게 되고 이제 진짜 강도나 청부살같은 범죄의 현장에 자신을 떠밀어 헤어날 수 없게 한다. 

부정하고 있지만 아이에게 쏟는 애정은 이 사람이 나쁜 짓을 하고 있음에도 나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게 하지 않는다. 거부할 수 없는 악의 수렁은 자꾸만 그를 잡아당기고 있지만 아이만큼은 아예 발도 담그게 하고 싶지 않았던 것일까,엄마에게 보호받지 못하고 제대로 된 환경에서 자랄 수 없는 아이를 보호시설에 보내고자 하고 아이가 스스로 살기 위해 관심을 갖는 소매치기에서도 벗어나도록 충고를 아끼지 않는다. 그 마음이 느껴져서 니시무라가 나쁘다 생각되지 않았나 싶다. 그렇다고 너무나 포장하면 안된다. 나쁜 일은 나쁜 일이고 사회의 규칙과 도덕적 옳고 그름은 분명히 지켜져야 하는 룰이다. 

관심이 가는 작가다. 스스로의 대표작이라 생각할만큼 완전히 집중한 작품 <쓰리>를 읽으며 다른 작품들도 읽어 보자는 생각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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