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도 아니고 부부도 아니고 어린 자녀를 포함한 가족이 숲속에 들어가서 뚜렷한 직업도 없이 산다고? 그게 가능할까?이 책을 고른 건 순전히 이 가족에 대한 호기심이었다. 어떻게 그런 '포기'가 가능한 걸까. 숲에서의 자급자족 생활은 어떨까? 자연을 사랑하는 은둔자가 자연을 만끽하며 사는 장면을 떠올리기도 했다.결과적으로 이 책은 포기가 아니라 능동적인 선택에 관한 이야기이며 그들은 문명생활을 포기하지도, 자연 속에 살되 은둔하는 삶을 살지도 않는다. 그들은 어디에서든 '꼭 필요한 것만을 필요한 만큼만' 취하며 살아갈 뿐이었다. '숲속'은 그저 이 이야기를 시작하기 위한 공간적인 배경이었다. 낭만은 없어도 행복하고 불편하지만 생존은 가능하다. 아이러니하게도 타인의 생활이 궁금해서 집어들었던 책<숲속의 자본주의자>는 오히려 내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졌다. 나는 어떤 사람인지, 내가 즐거워하는 것은 어떤 것인지,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무엇인지. 타인의 시선 말고 나의 눈으로 바라본 나는 어떤 사람인지 생각하게 했다. 어떤 삶을 살더라도 그것을 선택하고 살아가는 주체가 나라면 그 삶은 이미 능동적인 삶이다. 타인의 시선과 평가로부터 자유로워지기 위해서는 내가 자유로운 시선으로 '다르다'라는 기본전제를 이해해야 한다.다 다르기 때문에 굳이 똑같이 살 필요는 없다. 이 책은 개인의 삶 뿐만 아니라, 교육, 이웃과의 친교, 독서, 경제 활동에서도 이렇듯 '자신'을 아는 것에서 시작해야 함을 이야기한다. 그리고 자신이 선택한 삶에 일단 최선을 다하면 어떻게든 살아진다고, 그 '살아진다'는 것 자체의 의미에 대해서 이야기한다.평범한 나날을 사는 사람들은 얼마나 강하고 아름다운지. 각자 다른 속도와 방식으로 '열심히 사는' 우리들 마음의 초조함을 내려놓는 방법을 <숲속의 자본주의자>에서 찾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