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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어로 프로듀서 퇴사하겠습니다
오조 지음 / 팩토리나인 / 2025년 7월
평점 :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당신의 '회사 생활' 판타지를 자극하는 사이다같은 웹소설 《히어로 프로듀서 퇴사하겠습니다》를 읽는다는 건, 지긋지긋한 회사 생활의 고단함 속에서 ‘한 번쯤은 저렇게 해보고 싶다’라는 은밀한 판타지를 실현하는 대리만족의 경험과 다름없습니다.
제목부터 직장인들의 심금을 울리는 이 작품은, 현실적인 고민과 기발한 상상력을 절묘하게 버무려 독자들을 쉴 틈 없이 웃고 즐기게 만듭니다.
주인공 '한세진'은 대한민국의 평범한 회사원이지만, 그가 다니는 회사는 '히어로'라는 초능력자들이 속한 '히어로 프로덕션'입니다. 퇴사를 꿈꾸지만, 기상천외한 사고를 치는 히어로들 때문에 오늘도 속이 터지는 그의 모습은, 말썽 많은 후배들을 챙기며 고군분투하는 우리들의 모습과 겹쳐 보여 깊은 공감대를 형성합니다. 특히, 히어로들의 상식을 뛰어넘는 행동에 진저리치면서도 결국 문제를 해결해내는 한세진의 모습은, '프로 직장인'으로서의 책임감과 희생정신을 유쾌하게 보여줍니다.
작품의 가장 큰 매력은 바로 '사이다' 같은 시원한 전개입니다. 한세진은 현실의 직장인들이 감히 꿈꿀 수 없는 '통쾌한 복수'를 히어로들을 통해 실현합니다. 예를 들어, 무능하고 뻔뻔한 빌런들을 히어로의 능력을 활용해 시원하게 응징하는 장면들은 독자들에게 짜릿한 카타르시스를 선사합니다. 이는 단순한 액션을 넘어, 불합리한 사회 구조와 답답한 현실에 대한 일종의 풍자로 작용하며 작품의 깊이를 더합니다.
또한, 개성 넘치는 히어로 캐릭터들이 작품의 활력을 불어넣습니다. ‘불 주먹’이라는 별명에 걸맞게 뭐든 태워버리는 히어로, 시간을 멈추는 능력 때문에 약속 시간에 늦는 히어로 등, 그들의 능력만큼이나 예측 불가능한 성격은 매 에피소드를 신선하고 흥미롭게 만듭니다. 이들은 때로는 사고뭉치이지만, 한세진에게는 든든한 아군이자 가족 같은 존재로 그려지며 따뜻한 감동을 선사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작품이 마냥 가볍고 유쾌하기만 한 것은 아닙니다. 퇴사라는 꿈을 향해 나아가는 한세진의 여정은, 진정한 자아를 찾아가는 과정을 은유적으로 보여줍니다. 그는 히어로들을 관리하는 과정에서, 그리고 퇴사라는 목표를 이루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능력과 가치를 재발견하게 됩니다. 단순히 웃고 즐기는 것을 넘어, '진정한 행복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진지한 질문을 던지는 작품이라 할 수 있습니다.
혹시 지금 다니는 회사가 너무 힘들고 답답하다면, 꼭 이 책《히어로 프로듀서 퇴사하겠습니다》를 읽어보세요. 이 작품은 당신의 퇴사 충동을 부채질할지도 모르지만, 그와 동시에 당신의 지친 마음을 위로하고, 잊고 지냈던 유쾌한 상상력을 되살려줄 것입니다. 당신의 '사이다' 같은 퇴사 계획을 응원하는 마음으로, 이 작품을 강력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