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선 두꺼비가 지키는 전통 사찰 이야기 - 천년을 지켜온 사찰 공간과 건축의 비밀
권오만 지음 / 밥북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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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우리가 산속 깊은 곳에서 마주하는 전통 사찰들은 종교 시설만의 의미를 넘어선 존재이다. 천년의 세월을 견뎌온 이 건축물들은 우리 조상들의 깊은 철학과 뛰어난 건축 기술이 응축된 문화유산이자, 자연과 인공이 완벽하게 조화를 이룬 공간 예술의 걸작이다. 그동안 사찰을 방문할 기회는 많았으나, 그 속에 담긴 의미와 특징 등에 대해서는 몰랐던 것 같다. 이번에 우리 전통 사찰에 대해 상세히 알아 볼 수 있는 신간을 읽을 기회가 있었다. <신선 두꺼비가 지키는 전통 사찰 이야기>였다. 제목이 재미있다. ^.^


한국의 전통 사찰이 갖는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자연에 대한 깊은 존중과 순응이다. 서양의 웅장한 성당이나 중국의 화려하고 대칭적인 건축물과는 달리, 우리의 사찰은 주변 산세와 지형에 몸을 맡기며 마치 그 자리에 원래부터 존재했던 자연의 일부처럼 자리 잡고 있다. 이는 단순한 미적 선택이 아니라, 자연을 정복하거나 압도하려 하지 않고 그 안에서 조화를 찾으려 한 우리 민족의 세계관이 건축에 고스란히 투영된 결과이다. 하지만 이러한 자연스러움 뒤에는 놀랍도록 치밀한 계산과 고도의 건축 기술이 숨어 있다. 겉보기에는 단순해 보이는 구조물 하나하나가 실제로는 깊은 사유와 정교한 설계를 통해 탄생한 것이다. 예를 들어, 주춧돌과 기둥을 연결하는 '그랭이질' 기법은 단순히 자연스러운 외관을 위한 것이 아니다. 울퉁불퉁한 주춧돌에 맞춰 기둥을 깎아 세우는 이 방법은 접촉면을 넓히고 표면을 거칠게 만들어 기둥의 안정성을 크게 높인다. 동시에 평평하게 깎인 주춧돌이 빗물을 고여 나무 기둥을 썩게 만드는 문제도 원천적으로 차단한다.


한국의 전통 사찰은 단순히 불상을 모시고 예배를 드리는 장소가 아니라, 방문자의 마음을 단계적으로 정화하고 변화시키는 정교한 심리적 장치이기도 하다. 일주문부터 시작해서 경내에 이르기까지의 동선은 결코 우연히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 산세를 따라 자연스럽게 굽이치며 이어지는 진입로는 방문자로 하여금 일상의 번잡함에서 벗어나 점진적으로 마음을 가라앉히게 만든다. 이 오르막길을 돌고 돌아 오르는 과정은 수행과 인내를 통해 깨달음에 이르는 불교의 수행 철학을 공간적으로 구현한 것이다. 목적지가 한눈에 보이지 않고 구불구불한 길을 통해서만 도달할 수 있다는 것은, 진리 또한 쉽게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는 노력과 정진을 통해서만 얻을 수 있다는 가르침을 몸소 체험하게 하는 것이다.

특히 주목할 만한 것은 '누하진입법'이라는 독특한 공간 설계이다. 누각 아래의 낮은 공간을 통과해야만 다음 단계로 나아갈 수 있게 만든 이 방법은 여러 차원에서 의미를 갖는다. 우선 종교적 측면에서는 극적인 명암 변화를 통해 공간 전환의 경험을 극대화한다. 어두운 누각 아래를 지나 밝고 탁 트인 공간으로 나오는 순간, 방문자는 마치 다른 차원의 세계로 이동한 듯한 강렬한 감정을 경험하게 된다. 동시에 이는 매우 현실적인 기능도 수행했다. 조선시대 숭유억불 정책 하에서 양반들이 말을 타고 사찰에 들어와 소란을 피우는 일이 잦았는데, 낮은 누각은 신분의 고하를 막론하고 모든 이가 말에서 내려 겸손한 자세로 걸어 들어오게 만드는 자연스러운 제어 장치 역할을 했다. 이처럼 종교적 의미와 실용적 기능이 절묘하게 결합된 것은 우리 조상들의 지혜로운 사고를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이다.


불교 건축이 갖는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고정된 형태에 얽매이지 않는 유연성과 포용성이다. 인도에서 시작된 스투파가 각 지역의 문화와 환경에 따라 중국의 전탑, 일본의 목탑, 한국의 석탑으로 다르게 발전한 것이 이를 잘 보여준다. 이는 불교가 근본적으로 외형보다는 본질적 의미를 중시하는 종교이기 때문이다. 한국 불교 건축에서 이러한 포용성은 토착 신앙과의 조화에서도 나타난다. 산신각, 칠성각 같은 공간들은 전통적인 불교 교리와는 다소 거리가 있지만, 민중의 신앙과 욕구를 수용하여 자연스럽게 사찰 공간에 편입되었다. 이는 불교가 한국 땅에 뿌리내리면서 보인 현실적 적응력과 포용력의 결과이다. 또한 건축 자재의 활용에서도 이러한 철학이 드러난다. 인공적으로 가공된 획일적인 자재보다는 자연이 만들어낸 고유한 형태를 그대로 살려 사용하는 전통은, 자연의 개성과 아름다움을 존중하는 우리 문화의 특성을 보여준다. 구부러진 나무는 그 굽음을 살려 곡선미를 표현하고, 각기 다른 모양의 돌들은 서로 맞물리며 견고하면서도 자연스러운 구조를 만들어낸다.


동아시아 불교 문화권에서 한국 사찰 건축의 독특함은 중국, 일본과의 비교를 통해 더욱 명확해진다. 중국의 불교 건축이 황실의 후원 하에 웅장함과 화려함을 추구하며 권력을 시각화하는 도구로 활용되었다면, 한국의 사찰은 권력보다는 수행과 명상에 중점을 둔 공간으로 발전했다. 일본의 경우 자연을 인공적으로 모방하고 재현하려는 경향이 강하다. 교토 료안지의 석정으로 대표되는 가레산스이 정원은 자연을 고도로 추상화하고 양식화한 결과물이다. 반면 한국의 사찰은 자연을 모방하기보다는 자연 그 자체와 하나가 되려 한다. 정원을 별도로 조성하기보다는 주변의 산과 계곡, 숲 자체를 정원으로 삼는 접근법이 이를 잘 보여준다. 선종의 수용 과정에서도 이러한 차이가 극명하게 드러난다. 한국에서는 선종의 도입과 함께 도시를 떠나 깊은 산중에 수행 도량을 마련하는 것이 일반화되었고, 이 과정에서 지형에 순응하는 자유롭고 자연스러운 건물 배치가 자리 잡았다. 반면 일본에서는 선종이 하나의 문화적 충격으로 작용하면서 정형화된 참선 공간과 관상용 정원 문화가 발달했다.


한국 전통 사찰을 더욱 흥미롭게 만드는 것은 곳곳에 숨겨진 상징과 의미들이다. 그 중에서도 가장 놀라운 것은 '공포불'이라 불리는 현상이다. 지붕을 떠받치는 공포라는 구조재들 사이의 어두운 공간이 우연히도 부처가 좌선하는 모습을 형상화한다는 것이다. 이는 직접적인 조각이나 회화가 아닌, 건축 구조 자체가 만들어내는 음影의 공간을 통해 종교적 상징을 구현한 놀라운 사례이다. 이처럼 '비움을 통한 채움'이라는 철학은 불교의 핵심 사상인 '공(空)' 사상과도 맞닿아 있다. 물질적 실체가 아닌 빈 공간이 오히려 가장 중요한 의미를 담아내는 것이다. 이는 서양의 건축이 주로 '무엇을 세울 것인가'에 집중한다면, 우리 전통 건축은 '무엇을 비울 것인가'에도 깊은 관심을 기울였음을 보여준다. 또한 처마 끝의 용 조각이나 벽면의 도깨비 문양 같은 장식적 요소들도 단순한 미적 장식이 아니다. 이들은 원래 화재나 악령을 물리치는 우리 고유의 토착 신앙에서 비롯된 것들로, 불교와 전통 신앙이 자연스럽게 융합된 결과이다. 흥미롭게도 이러한 상징들이 일본으로 전해지면서 그 의미가 왜곡되어 악귀의 형상으로 변화했고, 일제강점기에 다시 우리나라로 역수입되어 본래 의미를 잃어버린 경우도 있다.


오늘날 우리가 전통 사찰에서 발견할 수 있는 가치는 단순히 과거의 유물로서의 의미를 넘어선다.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건축 철학, 인간의 심리를 고려한 공간 설계, 지역 환경과 문화에 유연하게 적응하는 포용력 등은 현대 건축과 도시계획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특히 지속가능한 발전이 화두가 된 현시점에서, 자연 재료를 최대한 활용하고 환경에 최소한의 부담을 주면서도 기능적이고 아름다운 공간을 만들어낸 우리 조상들의 지혜는 새롭게 조명받을 필요가 있다. 또한 공간을 통해 인간의 정서와 의식을 정화하고 승화시키려 한 접근법은, 물질적 풍요 속에서도 정신적 빈곤을 호소하는 현대인들에게 깊은 울림을 준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전통 사찰들이 우리에게 '아는 만큼 보인다'는 깨달음을 준다는 점이다. 표면적으로 드러나는 아름다움 너머에 숨겨진 깊은 철학과 지혜를 이해할 때, 비로소 이 공간들의 진정한 가치를 느낄 수 있다. 책은 우리 문화의 정수가 응축된 살아있는 교육의 장으로서 사찰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을 제공한다. 전통 사찰은 결국 우리 민족이 천년 이상에 걸쳐 쌓아온 자연관, 세계관, 미학이 종합적으로 구현된 문화적 보고이다. 기둥 하나, 돌 하나에도 담긴 선조들의 지혜를 읽어내고, 그 속에서 현재와 미래를 위한 영감을 찾아내는 것이야말로 이 소중한 문화유산을 지키고 계승하는 진정한 의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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늙지 않는 뇌의 비밀 - 마음 챙김 명상법
김말환 지음 / 민족사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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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21세기의 인간은 역사상 그 어느 때보다 많은 정보와 자극에 노출되어 있다. 스마트폰 알림, SNS 피드, 끝없는 업무 이메일, 다중 과업 요구 등으로 인해 우리의 뇌는 24시간 쉴 틈 없이 가동되고 있다. 이러한 환경은 뇌에 지속적인 스트레스를 가하며, 결국 인지 능력 저하, 집중력 감소, 기억력 문제를 야기한다. 더 심각한 것은 이런 상태가 지속될 때 치매와 같은 퇴행성 뇌 질환의 위험성이 높아진다는 점이다. 이번에 읽은 <늙지 않는 뇌의 비밀>에서 김말환 박사는 이러한 현대적 딜레마에 대한 해답을 불교의 고전적 지혜인 '마음챙김'에서 찾는다. 그의 접근법은 과학적 근거에 기반한 뇌 건강 관리법으로서 마음챙김을 재해석한다. 이는 종교적 맥락을 떠나 누구나 실천 가능한 보편적 건강법으로 제시되고 있다.


마음챙김의 핵심은 '지금 이 순간'에 온전히 머무르는 것이다. 빠알리어 'sati', 한자어 '정념(正念)'으로 표현되는 이 개념은 '지금(今)'과 '마음(心)'의 결합으로 이해할 수 있다. 이는 과거의 후회나 미래의 불안에 휘둘리지 않고, 현재 일어나고 있는 경험을 있는 그대로 관찰하는 능력을 말한다. 하버드 대학의 연구에 따르면, 인간은 하루의 절반가량을 마음의 방황 상태로 보낸다. 현재와 무관한 생각들 - 지나간 일에 대한 후회, 아직 오지 않은 미래에 대한 걱정 - 속에서 살아가는 것이다. 연구자들은 이를 "방황하는 마음은 불행한 마음"이라는 명제로 요약했다. 즉, 주의가 현재 순간에서 벗어날 때마다 우리는 행복감을 잃고 스트레스를 경험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과학적 발견은 2,500년 전 붓다가 깨달은 진리와 놀랍도록 일치한다. 붓다는 탐욕, 분노, 무명이라는 마음의 세 가지 독소가 인간의 고통을 만들어낸다고 가르쳤다. 현대 심리학의 언어로 번역하면, 과도한 욕망, 분노와 짜증, 현실에 대한 왜곡된 인식이 우리를 불행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마음챙김은 이러한 자동적 반응 패턴을 인식하고, 그것에 휘둘리지 않는 내적 공간을 만들어준다.

현대 뇌과학 연구는 명상이 뇌의 구조와 기능에 미치는 긍정적 영향을 구체적으로 입증하고 있다. 정기적인 명상 수행자들을 대상으로 한 뇌 영상 연구들은 다음과 같은 변화들을 발견했다. 전두엽의 활성화가 증가하여 집중력과 의사결정 능력이 향상된다. 대뇌피질의 두께가 증가하여 고차원적 사고 능력이 강화된다. 해마 영역의 활성도가 높아져 기억력과 학습 능력이 개선된다. 편도체의 과활성이 감소하여 스트레스 반응과 감정적 반응성이 줄어든다. 특히 주목할 만한 것은 세로토닌이라는 신경전달물질의 분비 증가이다. 세로토닌은 '행복 호르몬'으로도 불리며, 기분 조절, 수면의 질, 식욕 조절 등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명상을 통해 자연스럽게 세로토닌 분비가 증가하면, 우울감이 감소하고 전반적인 삶의 만족도가 향상된다. 이러한 변화들은 일시적이지 않다. 연구에 따르면 8주간의 정기적인 명상 수행만으로도 뇌의 구조적 변화가 관찰되며, 이는 신경가소성(neuroplasticity)의 원리에 기반한다. 즉, 뇌는 나이가 들어서도 새로운 신경 연결을 형성하고 기존 연결을 강화할 수 있으며, 명상은 이러한 긍정적 변화를 촉진하는 강력한 도구인 것이다.


김말환 박사가 제시하는 실천법 중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은 호흡에 대한 마음챙김이다. 호흡은 우리가 태어나는 순간부터 죽는 순간까지 지속되는 생명 현상이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를 의식적으로 관찰하지 않는다. 호흡 명상은 이러한 자동적 과정에 의식적 주의를 기울임으로써 현재 순간으로 돌아오는 가장 직접적인 방법이다. 호흡 명상의 실천 방법은 의외로 단순하다. 편안한 자세로 앉아서 자연스러운 호흡의 흐름을 관찰하는 것이다. 들숨이 시작되는 순간부터 끝나는 순간까지, 날숨이 시작되어 완전히 끝날 때까지의 전 과정을 섬세하게 느끼는 것이다. 이때 호흡을 조절하려 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 중요하다. 처음에는 마음이 자주 방황할 것이다. 호흡에 집중하다가도 어느새 업무 걱정, 인간관계 문제, 미래 계획 등으로 생각이 흘러갈 것이다. 이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며, 자신을 비판하지 말고 부드럽게 주의를 호흡으로 되돌리면 된다. 이러한 '알아차림과 되돌아옴'의 반복이야말로 마음챙김의 핵심이다. 호흡 명상을 꾸준히 실천하면, 일상생활에서도 스트레스 상황에 더 침착하게 대응할 수 있게 된다. 화가 날 때나 불안할 때 자연스럽게 호흡에 주의를 기울이는 습관이 형성되어, 감정에 휘둘리지 않고 현명한 선택을 할 수 있는 여유가 생긴다.

마음챙김은 특별한 시간과 장소를 따로 마련하지 않고도 일상생활 속에서 실천할 수 있다. 김 박사가 제시하는 대표적인 방법이 먹기 명상과 걷기 명상이다. 먹기 명상은 식사라는 일상적 행위에 온전한 주의를 기울이는 것이다. 현대인들은 대부분 스마트폰을 보거나 TV를 시청하면서, 또는 업무나 걱정거리를 생각하면서 식사한다. 이러한 습관은 소화 기능을 저하시킬 뿐만 아니라 음식의 맛과 영양을 제대로 흡수하지 못하게 한다. 먹기 명상에서는 첫 번째로 음식의 색깔, 모양, 향기를 천천히 관찰한다. 입에 넣기 전에 잠시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고, 천천히 씹으면서 맛의 변화, 질감, 온도 등을 세밀하게 느낀다. 삼킬 때도 음식이 목구멍을 통과하여 위로 내려가는 감각을 의식한다. 이러한 방식으로 식사하면 자연스럽게 과식을 방지할 수 있고, 소화도 잘되며, 음식에 대한 감사한 마음도 깊어진다.


걷기 명상은 이동 수단으로서의 걷기가 아닌, 걸음 자체를 수행의 대상으로 삼는 것이다. 발이 땅에서 떨어지고, 공중으로 이동하고, 다시 땅에 닿는 전 과정을 의식적으로 관찰한다. 발바닥에 전해지는 감각, 다리 근육의 움직임, 몸의 균형 변화 등을 세심하게 느끼면서 천천히 걷는다. 걷기 명상은 실내에서도 야외에서도 할 수 있으며, 특히 자연 속에서 실천하면 그 효과가 배가된다. 나뭇잎 소리, 새소리, 바람의 느낌 등 자연의 감각들과 함께 걸음을 의식하면 더욱 깊은 평온함을 경험할 수 있다. 또한 걷기 명상은 앉아서 하는 명상에 비해 졸음이 오지 않고, 몸의 순환도 촉진시켜 건강상 이점도 크다. 마음챙김의 고급 수행법 중 하나는 감정과 생각을 객관적으로 관찰하는 능력을 기르는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화가 나면 "나는 화가 났다"고 생각하며 그 감정에 완전히 동일시된다. 그러나 마음챙김 수행을 통해서는 "지금 내 안에 분노라는 감정이 일어나고 있다"는 식으로 거리를 두고 관찰할 수 있게 된다. 이러한 관찰자적 시각은 감정의 폭풍 속에서도 중심을 잃지 않게 해주는 강력한 도구가 된다. 슬픔, 분노, 불안, 기쁨 등 모든 감정은 구름처럼 일어났다가 사라지는 임시적 현상임을 깨닫게 된다. 감정을 억압하거나 부정하지 않으면서도, 그것에 휘둘리지 않는 내적 공간이 생긴다.

생각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머릿속에 떠오르는 생각을 곧 자신과 동일시하며, 그 생각의 내용이 진실이라고 여긴다. 그러나 마음챙김을 통해서는 생각 역시 마음속에 나타났다 사라지는 현상에 불과함을 관찰할 수 있게 된다. 특히 걱정, 후회, 비판적 사고 등 부정적 생각들에 말려들지 않고 한 걸음 물러서서 바라볼 수 있는 능력이 생긴다. 이러한 관찰 능력은 뇌의 메타인지 기능을 강화한다. 메타인지란 자신의 인지 과정을 인지하는 능력, 즉 '생각에 대한 생각'을 하는 능력이다. 이 능력이 향상되면 자동적 반응 패턴에서 벗어나 더 의식적이고 현명한 선택을 할 수 있게 된다.

김 박사가 제시하는 또 다른 중요한 수행법은 자애명상이다. 자애명상은 자신과 타인에 대한 친절하고 자비로운 마음을 기르는 수행이다. 이는 단순한 감정적 수행이 아니라, 뇌의 사회적 인지 기능과 공감 능력을 향상시키는 과학적 근거가 있는 방법이다. 자애명상은 보통 자기 자신부터 시작한다. "나는 행복하기를, 나는 건강하기를, 나는 평안하기를"과 같은 문구를 마음속으로 반복하면서 진심으로 자신의 행복을 바라는 마음을 키운다. 그 다음에는 사랑하는 가족이나 친구를 떠올리며 같은 마음을 보낸다. 점차 중립적인 사람들, 심지어 어려운 관계에 있는 사람들에게까지 이러한 자애로운 마음을 확장해 나간다. 자애명상의 효과는 개인의 정신건강뿐만 아니라 대인관계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 연구에 따르면 자애명상을 실천하는 사람들은 공감 능력이 향상되고, 사회적 연결감이 증가하며, 타인에 대한 편견과 적대감이 감소한다. 이는 뇌의 측두엽과 전두엽 영역의 활성화와 관련이 있으며, 사회적 뇌 네트워크의 발달을 촉진한다. 특히 현대 사회에서 증가하는 고립감과 외로움에 대한 치유법으로서 자애명상의 가치는 매우 크다. 타인과의 진정한 연결감을 회복하고, 자신에 대한 비판적 태도를 부드럽게 바꾸어 나가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전통적인 불교 수행법인 염불명상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여 활용할 수 있다. 염불은 반복적인 문구나 만트라를 통해 마음을 안정시키고 집중력을 기르는 방법이다. 종교적 맥락을 떠나서 보면, 이는 마음의 산만함을 줄이고 현재 순간에 머무르게 하는 강력한 도구다. 염불명상에서는 "나무아미타불"과 같은 전통적 문구뿐만 아니라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 "평안합니다" 등 개인에게 의미 있는 긍정적 문구를 사용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문구 자체가 아니라 반복을 통해 마음을 고요한 상태로 이끌어가는 것이다. 아침햇살명상은 하루를 시작하는 의식적 행위로서 마음챙김을 실천하는 방법이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창문을 열고 자연광을 맞이하면서 새로운 하루에 대한 감사와 다짐을 하는 것이다. 이는 일주기 리듬을 정상화하고 세로토닌 분비를 촉진하는 과학적 효과가 있으면서도, 하루를 의식적이고 긍정적으로 시작하는 심리적 효과도 크다.


마음챙김 명상이 뇌 건강에 미치는 장기적 효과는 노화 방지와 치매 예방 측면에서 특히 주목받고 있다. 여러 연구들은 정기적인 명상 수행이 뇌의 회백질 감소를 늦추고, 인지 능력 저하를 방지하며, 심지어 일부 뇌 영역에서는 부피가 증가하는 것을 보여준다. 특히 해마 영역의 건강 유지는 치매 예방에 매우 중요하다. 해마는 새로운 기억을 형성하고 저장하는 핵심 영역으로, 알츠하이머병에서 가장 먼저 손상되는 부위 중 하나다. 명상을 통한 해마의 활성화와 보호는 장기적인 인지 건강을 위한 예방적 개입으로서 큰 의미가 있다. 또한 명상은 염증 반응을 줄이고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의 분비를 정상화한다. 만성적인 염증과 스트레스는 뇌세포 손상의 주요 원인이므로, 이를 조절하는 것은 뇌의 건강한 노화에 필수적이다. 신경가소성의 관점에서도 명상의 효과는 주목할 만하다. 뇌는 평생에 걸쳐 새로운 신경 연결을 만들고 기존 연결을 강화할 수 있는데, 명상은 이러한 가소성을 촉진한다. 이는 나이가 들어도 새로운 것을 학습하고 적응할 수 있는 능력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

김말환 박사가 제시하는 마음챙김 실천법들은 현대인의 과로에 시달리는 뇌를 근본적으로 치유하고, 평생에 걸쳐 건강한 인지 기능을 유지하기 위한 종합적 접근법이다. 호흡명상을 통한 현재 순간으로의 귀환, 일상 활동 속에서의 마음챙김 실천, 감정과 생각의 객관적 관찰, 자애로운 마음의 계발 등 이 모든 수행들은 뇌의 구조와 기능을 긍정적으로 변화시킨다. 이러한 변화는 단기적으로는 집중력과 감정 조절 능력의 향상으로 나타나고, 장기적으로는 치매 예방과 건강한 노화로 이어진다. 중요한 것은 완벽을 추구하지 않는 것이다. 매일 몇 분이라도 꾸준히 실천하는 것이 한 번에 오랜 시간 하는 것보다 훨씬 효과적이다. 마음챙김은 특별한 능력이 아니라 누구에게나 내재되어 있는 자연스러운 능력을 회복하는 과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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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원스쿨 듀오링고 Duolingo English Test (DET) - 한 권으로 끝내는 DET 기본서 시원스쿨 듀오링고 Duolingo English Test
시원스쿨 어학연구소.제니 지음 / 시원스쿨LAB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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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전통적인 영어능력 평가 방식이 변화하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비대면 시험의 필요성이 증대되면서 등장한 Duolingo English Test(DET)는 '집에서 볼 수 있는 시험'을 넘어 영어능력 평가의 새로운 표준으로 자리잡고 있다. 이 혁신적인 평가 시스템은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하여 수험자의 실력을 실시간으로 분석하며, 기존의 획일적인 평가 방식에서 벗어나 개인 맞춤형 평가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이번이 DET 시험 대비를 위해 각 세션에 대해 상세히 설명해 주는 신간을 읽을 기회가 있었다. <시원스쿨 듀오링고 Duolingo English Test (DET)> 였다.

DET의 가장 큰 특징은 적응형 평가 시스템이다. 전통적인 영어시험이 미리 정해진 난이도의 문제를 모든 응시자에게 동일하게 출제하는 반면, DET는 AI가 응시자의 답변을 실시간으로 분석하여 그에 맞는 난이도의 문제를 즉석에서 선별해 출제한다. 이러한 방식은 수험자의 정확한 영어실력을 더욱 효율적으로 측정할 수 있게 한다. 또한 읽기, 듣기, 쓰기, 말하기 영역을 별도로 구분하지 않고 융합적으로 평가하여 실제 언어 사용 상황과 더욱 유사한 환경을 조성한다. 경제적 측면에서도 DET는 매력적이다. 기존 영어능력 시험들에 비해 상당히 저렴한 응시료를 자랑하며, 시험 완료 후 빠른 시간 내에 성적을 확인할 수 있어 급히 영어성적이 필요한 학습자들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선택지가 되고 있다. 특히 유학을 준비하는 학생들에게는 시간과 비용 절약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는 현실적인 대안이 되고 있다.

2025년 최신 개정 사항을 반영한 이 DET 교재는 총 5개의 핵심 섹션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각이 수험생의 학습 효율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세심하게 설계되었다. 먼저 DET에 대한 종합적인 이해를 제공한다. 듀오링고에서 공식적으로 발표한 가이드라인을 바탕으로 시험의 철학과 평가 방식을 명확하게 설명한다. 시험 접수 과정부터 시작하여 시험 환경 설정, 기술적 요구사항, 그리고 시험 중 준수해야 할 규칙들까지 상세히 다룬다. 특히 주목할 점은 부정행위 방지 시스템에 대한 설명이다. 재택 시험이라는 특성상 발생할 수 있는 우려사항들을 해소하기 위해 AI 감독관과 인간 감독관이 어떻게 협력하여 시험의 공정성을 보장하는지를 구체적으로 제시한다. 이러한 정보는 수험생들이 시험에 임할 때 불필요한 긴장감을 덜고 순수하게 영어실력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돕는다.

2025년 새롭게 추가된 Interactive Speaking과 Interactive Listening을 포함하여 모든 문제 유형을 철저히 분석한다. 각 유형별로 별도의 챕터를 구성하여 문제의 특성, 진행 방식, 평가 기준, 그리고 효과적인 접근 전략을 제시한다. 단어 인식 문제의 경우, 실제 존재하지 않는 단어들을 구별해내는 능력을 기르는 것이 핵심이다. 'collatering', 'scrane', 'blace' 같은 그럴듯해 보이지만 실존하지 않는 단어들을 빠르게 판별하는 훈련법을 제시한다. 이는 단순한 어휘 암기를 넘어서 영어 단어의 구조와 어원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를 요구한다. 빈칸 채우기 문제에서는 문맥 분석과 품사 판별 능력이 관건이다. 문장 구조를 신속하게 파악하고 논리적 흐름을 이해하여 적절한 단어를 선택하는 체계적인 접근법을 안내한다. 부분 철자 완성 문제의 경우, 짧은 빈칸부터 우선적으로 해결하고 유의어까지 함께 고려하는 전략적 사고를 강조한다. 말하기 평가 부분에서는 발음의 정확성뿐만 아니라 전달력 향상에 중점을 둔다. 한국인 학습자들이 흔히 범하는 발음 오류들, 특히 'amateur', 'marketing', 'restaurant', 'stadium' 등의 올바른 발음법을 구체적으로 제시한다. 이는 단순한 발음 교정을 넘어서 영어권 문화에서 통용되는 자연스러운 의사소통 방식을 익히는 데 도움을 준다.

실제 DET 시험에서 반복 출현한 핵심 어휘 1000개를 엄선하여 제공한다. 실제 시험에서 사용된 맥락과 미국 현지에서 통용되는 정확한 의미를 함께 제시한다. 알파벳 순서로 정리되어 있어 체계적인 학습이 가능하며, 음원까지 함께 제공되어 발음 학습까지 동시에 진행할 수 있다. 책은 수험생의 수준과 상황에 따른 차별화된 학습 전략을 제시한다. 영어 초급자를 위한 20일 완성 플랜과 어느 정도 실력을 갖춘 학습자를 위한 7일 초고속 플랜을 별도로 구성하여, 각자의 상황에 맞는 최적의 학습 경로를 제공한다. QR코드를 통한 음원 활용은 이 교재의 큰 장점 중 하나이다. 각 문제마다 제공되는 QR코드를 적극 활용하여 언제 어디서나 듣기 연습을 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통근 시간이나 자투리 시간을 활용한 반복 학습이 특히 효과적이다. 또한 MP3 파일 다운로드 기능을 활용하여 개인별 학습 패턴에 맞는 음원 라이브러리를 구축하는 것도 좋은 전략이다. 약한 부분의 문제들만 별도로 선별하여 집중 반복 학습할 수 있는 맞춤형 학습 환경을 만들 수 있다.

DET는 영어능력 평가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있다. 인공지능 기술과 교육학적 이론이 결합된 이 혁신적인 평가 시스템은 앞으로 영어교육 분야에 큰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변화의 중심에서 수험생들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학습 방식에서 벗어나 새로운 접근법이 필요하다. 2025년 최신 개정 내용을 완벽하게 반영한 이 교재는 그러한 새로운 학습법의 나침반 역할을 할 것이다. 체계적인 구성과 실전 중심의 내용, 그리고 다양한 학습 지원 도구들을 적절히 활용한다면, DET에서 원하는 점수를 얻는 것은 결코 불가능한 일이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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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라는 대로 이루어지는 부의 법칙 - 114년 동안 내려온 부의 여덟 가지 비밀 세상의 모든 지혜 2
제임스 알렌 지음, 지선 편저 / 이너북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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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하지는 않겠지만, 지금보다는 나은 선택들을. 그리고 그 선택들이 쌓여 언젠가는 내가 진정 바라는 부의 정원을 만들어낼 것이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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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트] 키메라의 땅 1~2 세트 - 전2권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김희진 옮김 / 열린책들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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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대학때부터 좋아했던 , 베르나르 베르베르는 이번에 다시 한 번 새로운 소설을 통해서 논란의 중심에 서있다. 1/2권의 방대한 분량의 『Le temps des chimères(키메라의 땅)』에서 제기하는 근본적인 질문들은 현재 우리가 직면한 과학기술의 발전과 윤리적 딜레마를 정면으로 마주하게 만든다. 베르베르는 이번 작품에서 유전공학과 생물학적 진화라는 첨예한 주제를 통해 인간이라는 존재의 본질과 미래에 대한 성찰을 요구한다. 작가 특유의 상상력과 과학적 사실을 결합한 서사 방식으로, 우리는 인류의 생존을 위한 극단적 선택이 과연 정당화될 수 있는가라는 묵직한 질문과 마주하게 된다.

앨리스의 프로젝트는 현대 SF 문학에서도 극단적인 상상력을 보여준다. 두더지-인간(Diggers), 돌고래-인간(Nautics), 박쥐-인간(Aerials) 등 세 종류의 하이브리드 인간을 창조하려는 그녀의 계획은 표면적으로는 프랑켈슈타인을 연상시키는 매드 사이언티스트의 발상처럼 보인다. 하지만 베르베르는 이러한 프로젝트의 동기를 지구 온난화와 핵재해 등 실존하는 위협에 대한 대비책으로 제시함으로써 독자로 하여금 윤리적 판단을 유보하게 만든다. 각 하이브리드 종족의 설계는 놀랍도록 논리적이다. 쓰나미나 홍수 시 수중에서 생존할 수 있는 Nautics, 하늘에서 피난처를 찾을 수 있는 Aerials, 핵재해 시 지하에서 살아갈 수 있는 Diggers. 이들은 인간의 지능을 유지하면서도 극한 환경에서의 생존 능력을 갖춘 존재들이다. 베르베르는 이를 통해 진화가 단순히 자연선택의 결과가 아닌 의식적 설계의 산물이 될 수 있음을 제안한다.

베르베르는 작품을 통해 과학 연구의 윤리적 경계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앨리스의 프로젝트가 도덕적으로 문제가 있는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작가가 비판하는 것은 프로젝트 자체보다는 그것을 평가하는 인간들의 태도다. 사람들은 프로젝트의 목적과 내용을 충분히 듣지도 않고 도덕적 잣대만으로 판단해버린다. 이로 인해 앨리스는 우주정거장이라는 고립된 공간에서 연구를 계속할 수밖에 없게 된다. 이는 현재 유전공학 연구가 처한 딜레마와 직결된다. CRISPR-Cas9 기술의 발달로 유전자 편집이 현실화되면서, 인간 개량에 대한 논의가 활발해지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기술의 활용 범위와 한계에 대한 사회적 합의는 아직 미흡한 상태다. 베르베르는 과학 기술 자체를 악마화하기보다는 그것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에 대한 신중한 성찰이 필요함을 강조한다.

소설 전반에 걸쳐 베르베르는 사피엔스, Diggers, Nautics, Aerials가 공존하는 다종족 인류 사회의 가능성을 탐색한다. 각 종족의 장점을 활용해 공동의 이익을 추구할 수 있다는 이상적 비전을 제시하지만, 동시에 인간과 하이브리드 모두에게 남아있는 '동물적' 본성이 이러한 이상을 방해한다는 현실적 한계도 인정한다. 이는 현재 인류가 직면한 다양성과 포용의 문제와도 연결된다. 인종, 종교, 문화적 차이를 넘어서는 진정한 공존이 가능한가? 베르베르의 답은 회의적이면서도 희망적이다. 완전한 조화는 어렵지만 노력할 가치가 있는 목표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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