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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따르는가 - 스티브 잡스의 사람 경영법
제이 엘리엇 지음, 이현주 옮김 / 흐름출판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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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잡느님께서 가신지도 2년이 넘었다. 근거없는 사견이지만, 그의 예지와 카리스마가 사라진 애플은 조금씩 평범한 회사가 되어가는 듯 하다. 아직까지는 그의 유훈(?)이 남아있어 그럭저럭 버티는지는 모르겠지만, 시간이 지나고 애플에서 그의 발자취들이 완전히 사라지고 나면 애플은 삼성과 다를 것 없는 IT 대기업으로 남을 것 같다. 예전의 애플 제품들에게서 받았던 사람을 잡아 끄는 듯한 매력이 벌써 많이 희미해졌다. 아마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느끼고 있을 것이다. 이렇듯 잡스 사망 후 애플의 행보에 대한 느낌은 잡스의 경영방식을 이해하는데 핵심적인 시사점을 주는 듯하다. 잡스의 경영방식은 그의 개인적인 특성에 기반한 것으로, 시스템화가 어렵고, 그래서 승계란 것이 불가능하다. 그러므로 잡스의 독특하고 대체불가능한 재능에 기반한 기존의 애플의 눈부신 성과는 향후 이어지지 않을 것 란 점이 그것이다. 잡스를 막연히 위대한 창조자이자 경영자로 숭배하는 관점에서 얘기하는 것이 아니다. 사실 익히 알려진 여러가지 에피소드에 따르면 잡스는 괴팍하고 독선적인 천재의 이미지가 강하며, 성격상의 많은 결점들을 가지고 있으며, 그의 경영방식 또한 경영학의 일반적인 정설과는 괘를 달리하는 것들이 많다. 오히려, 잡스의 경영방식이나 리더십은 일반화하여 학습하기에는 곤란한 것들이 많다. 결국, 이 책의 한국어 제목인 '왜 따르는가'에 대한 대답은 '잡스니깐 따른다'가 적절한 대답인 듯 하다. 

 

■ 이러한 잡스의 경영에 대한 생각은 이 책을 보고나서 더 확실해 졌다. 저자인 제이 앨리엇은 잡스가 인사담당부사장으로 직접 채용했고, 잡스와 함께 오랫동안 애플을 경영한 핵심경영진의 한 사람으로 잡스의 부침과 경영스타일, 인재관 등등을 최측근에서 보좌한 사람 중의 한명이다. 그는 잡스의 경영방식을 이해하면 제품개발이나, 직원 채용, 관리 등의 일상적인 업무에서 이를 이용할 수 있으리라고 보았고, 그런 관점에서 이 책을 썻다고 이야기 하지만, 내 생각은 아니올시다 이다. 잡스의 애플은 그의 시대, 분야, 개인적 특성이 운 좋게도 조화되어 나타난 독창적인 것으로 쉽게 배워서 써먹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이 책에 나온 잡스의 경영방식을 좀 살펴보자. 우선 그는 기업가적 정신과 창의성, 독창성을 중시했다. 그것을 위해 조직을 작고, 가볍게 유지하고 권위와 위계질서를 타파했으며 최고의 A급 인재만을 원했다. 이른바 '해적'과 같은 조직을 그는 선호했다. 조직구성원들은 자유롭고 탈권위적인 수평적인 조직구조 안에서 창의성을 발휘하도록 유도한 것이다. 아울러 그는 오로지 제품과 사용자 두가지만 생각했다. 사용자의 입장에서 최고의, 완벽한 제품을 만드는 것. 그것이 그의 경영철학이었다. 수익이나 주가 등은 좋은 제품의 결과로 따라오는 것이라 보고 별 신경을 쓰지 않았다. 그것 때문에 결국 애플에서 물러나야 되었지만 말이다. 문제는 이런 방식을 일관되게 이끌어 가는 힘이 잡스 개인의 카리스마와 직관에서 비롯되었다는 점이다. 카리스마와 직관에 많은 것을 의지하고 있기 때문에 그것이 없어진 이후에 어떻게 잡스의 유산을 유지할 것인가가 팀 쿡 체제하의 애플에게 주어진 도전이 아닐까 한다. 팀 쿡이 애플내에서 어느 정도의 영향력을 가지고 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잡스 정도의 힘을 유지하기가 쉽지는 않을 것이다. 향후 애플의 행보와 실적, 그리고 혁신이 어떻게 변해갈지 지켜보는 것도 재미있으리라.

 

■ 마지막으로 이 책 전반에 대해 한마디 하자면... 이 책은 스티브 잡스 전기에 가깝다. 한국어 제목인 ' 스티브 잡스의 사람 경영법 - 왜 따르는가'를 보면 경제경영서 처럼 보이지만 제목 만큼 분석적이거나 정리된 내용은 아니다. 책의 원제가 'Leading Apple with Steve Jobs' 인데...딱 그대로이다. 인사담당 부사장이었던 저자가 잡스와 함께 애플을 경영하던 에피소드와 정리가 덜 된 시사점 정도가 내용이랄까? (아울러 본인의 자랑도 은근히 자주 등장한다.) 잡스의 경영방식을 파헤친 경영서라고 오해하기 쉽다. 뭔가 실용적인 것을 얻기에도 부족하고, 그렇다고 전기와 같이 흥미진진한 에피소드들을 즐기기에도 다소 애매모호한 컨섭의 책이다.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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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코머핀 2013-11-18 22: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확인하였습니다.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