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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황금시대 - 비즈니스 정글의 미래를 뒤흔들 생체모방 혁명
제이 하먼 지음, 이영래 옮김 / 어크로스 / 2013년 8월
평점 :
절판


■ 인간에게 있어서 자연은 어떤 존재 인가? 최초의 인간으로 부터 상당히 오랜 기간 동안 자연은 경외의 대상이었던 것 같다. 인간이 다른 종과는 다르게 자연을 그럭저럭 잘 활용하면서 서서히 지배력을 확장해왔지만 그래도 근대 이전까지는 비교적 자연과 나름 공존하며 살아 온 듯 하다. 하지만, 근대 서구의 기계론적 과학관이 확립된 이후로 급속도로 자연은 정복의 대상이자 인간의 시녀로 전략해버렸다. “방황하고 있는 자연을 사냥해서 노예로 만들어 인간의 이익에 봉사하도록 해야 한다.” 기계론적 과학관을 확립하는데 크게 일조한 프랜시스 베이컨의 이 유명한 문구는 인간과 자연과의 관계의 변화를 잘 말해주는 문구가 아닌가 싶다. 근대 이후로 자연은 정복의 대상, 재료로서 착취의 대상, 그리고 열등한 대상으로 여겨졌었다. 그러나 이러한 자연에 대한 인식과 태도는 오늘날에 이르러 심각한 도전을 받게 된다. 자연을 정복함으로서 이뤄진 문명은 그의 부작용으로 말미암아 한계에 봉착한 것이다. 현대 문명의 기반이 된 화석연료의 고갈로 근본적인 에너지 위기에 봉착해 있으며, 무분별한 환경파괴로 인해 우리가 살아가야하는 기반이 되는 지구 그 자체의 생존이 위협받게 되었다. 이러한 여러가지 위기들은 자연과 인간의 관계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을 던지게 하였다. 제이 하먼의 새로운 황금시대는 기술혁신의 시대라는 현재에도 가장 핫하고 새로운 분야인 이 '생체모방(Biomimicry)' 분야를 다룬다. 그리고 이 '생체모방omimicry)'이라는 새로운 분야는 자연과 인간과의 관계에 대한 여러가지 새로운 대답 중의 하나라는 생각이 든다.

 

■ 생체모방 기술이라고 하면 낯설게 들리지만 사실 그렇게 생소한 분야는 아니다. 인간은 예전부터 쭉 자연과 다른 생물을 모방해오며 살아왔지 않는가. 하지만, 과학기술의 발전이 우리의 모방기술을 한 단계 다른 차원으로 인도하고 있다. 자연에 대한 직접적이고 단순한 모방차원을 넘어, 그 기능에 대한 근본적인 메커니즘을 해석할 수 있게 됨으로서 혁신이라 부를 만큼의 새로운 영역을 개척할 수 있게된 것이다. 얼마전에 수영선수 박태환과 관련된 수영복 논란을 기억하는지? 최첨단 전신수영복을 입은 수영선수들이 대부분 기록을 갱신하는 등 우수한 성적을 내자, 이에 적응하지 못하고 기존 수영복을 입은 박태환의 성적이 신통치 않았다는 이야기 말이다. 이 수영복은 상어의 피부에서 착안한 것이다. 상어의 탁월한 수중 이동능력의 메커니즘을 연구하던 과학자들이 상어피부의 미세돌기가 물의 저항을 획기적으로 줄여 준다는 것을 발견하고 이를 수영복으로 상업화 한 것이다. 이것이 생체 모방기술의 대표적 사례 중 하나이다. 자연과 생물이 가지고 있는 우수한 능력들의 원리를 밝혀 이를 공학적, 화학적으로 재구성해 활용하는 것이 바로 생체 모방 기술이다. 자연계에서 물이나 기체가 흐르는 나선형상을 이용한 팬이나 프로펠러, 돌고래의 유선형을 본따 만든 보트, 군함새의 날개형상을 적용한 비행기, 흰개미 군체의 집의 통풍구조를 활용한 건물 등의 공학적 활용. 특정 질병이나 병원체에 저항을 가진 각종 생물을 분석해 신약을 만드는 의학적 활용. 무기물을 양분으로 활용하는 박테리아나 세균을 활용한 생물학적 오염방제책 등 생체모방의 예는 무수히 많다. 저자인 제이 하먼은 본인이 이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기업체의 CEO로서 생체모방 비지니스의 전도사의 역할을 하고 있다. 이 책에는 생체모방의 개념, 예시, 향후 발전에 대한 예측, 트랜드, 비지니스로서의 유의점까지 모든 방면을 다루고 있다.         

 

■ 생체모방 분야가 자연과 인간과의 관계를 다시 설정한다는 것은 이 분야의 기본 철학에서 기인한다. 자연은 진화의 냉혹한 자연도태의 과정속에서 생존을 위한 최적의 전략을 구축하였으며 이는 각 생명체의 기능과 구조를 통해 발현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이러한 자연의 기능을 이해하고 활용하면 현재의 기술이 극복하지 못하는 수많은 난제들을 타개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자연을 정복의 대상이 아닌 인간과 대등한 존재로서 존중하고 배워야 할 대상으로 바라 보는 관점이 없으면 할 수 없는 일이다. 이 관점에서 자연을 바라보면 자연은 재료로서 착취해야할 대상이 아니라 그 무한한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보존하고 존중해야할 대상으로 바뀌게 된다. 아직 생태모방 분야는 초보적 단계임에는 분명하다. 상업화하여 성공한 사례가 그렇게 많지는 않으며, 상당 기술들도 아직 상용화까지 가려면 갈길이 멀다. 하지만, 자연의 가능성이 무한한 것 처럼 이 분야의 미래 성장 잠재력도 무시할 수 없어 보인다. 현재의 기술들과 융합하여 상용화 된다면 그 상업적 가치도 엄청날 뿐 아니라 그 방향성 또한 자연과 공존할 수 있는 지속성장이 가능한 친환경적인 기술이 될 터이다. 우리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생체모방 분야는 거의 서구 선진국에서 독점하고 있는 영역으로 보이는데, 이른바 창조경제를 표방하고 있는 우리도 이 분야에서 뒤쳐지면 안될 것 같다. 미래 기술경쟁력의 중요한 축으로 부상할 것임이 명백해 보인다.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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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코머핀 2013-10-20 11: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은 서평 잘 보았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