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붉은 크리스마스 2
김영 지음 / 로크미디어 / 2005년 11월
평점 :
절판
어느 블로그에서 도서 소개를 보고 무척 읽고 싶었던 책이었다.
평소 이런 장르보다 다른 장르의 소설을 읽기를 좋아했던 내게
『붉은 크리스마스』는 색다른 경험을 할 기회를 주었다.
2월, 살을 에는 듯한 시베리아.
정찰여단 소속의 격술의 달인, 북한 군인 엘리드의 길을 걸어온 리기원.
정치범으로 수용소에 갇힌 채 숨진 아버지로 인해
한순간 형과 함께 시베리아 벌목공 신세가 된다.
형에게는 북한에 두고 온 아내와 자식이 있어
항상 괴로움에 하루하루를 보낸다.
그런 도중 리기원은 형과 탈출을 감행하고 죽음의 도주를 시작한다.
그 와중에 총상을 입은 형과 어쩔 수 없이 헤어지고,
혼자서 시베리아를 탈출한다.
그때부터 그는 탈북자라는 낙인을 찍고 도망자의 생활을 시작한다.
마지막 형의 유언과도 같은 말에 따라
모스크바 코튼클럽의 세몬을 찾아가 바리토드란 낯선 운명을 접한다.
암흑 세계의 바리토드란 직업으로 인해
그는 거칠면서도 황폐한 인생을 맛본다.
하지만 그것은 그의 처음이자 마지막 시험이었다.
그 후 새로운 인생의 동반자인 고려인 허장표와 화령을 만나면서
그는 다시 비상을 꿈꾸고 자유로운 탈출에의 욕망을 갈구한다.
남조선에서 부도를 내고 러시아와 중국 국경을 넘나들며
밀수로 살아가는 허장평과 러시아 이종격투사의 인생을 사는
황색 괴물 화령은 리기원을 운명적으로 만나면서 삶의 희망을 가지게 된다.
그런 와중에 킬러 마르틴 강과의 새로운 만남은
리기원을 더욱 암흑세계로 빠지게 하고 대립하게 만든다.
서로 죽여야 하는 숙명적인 만남이지만
고려인이란 서로의 교집합으로 대치와 우정을 반복하는 형상을 이룬다.
마피아가 경제를 장악하고 바리토드의 잔인함으로
검은 돈이 활성화 된 사회에서
리기원과 마르틴 강 그리고 그들을 둘러싼 사회적 암울함이
자신들을 더욱 강하게 만든다.
선과 악이란 구조로 이분화되어 만나야 하는 리기원과 마르틴 강이지만
가슴속에 담긴 그들의 목표는 누구라 할 것 없이 모두 선이라는 분명한 의지가 담겨있다.
역시 내게는 『붉은 크리스마스』는 리기원이란 인물이 더 매력적이고
강력한 카리스마를 가진 존재로 다가온다.
새로운 느낌으로 『붉은 크리스마스』.
2005년 북한과 러시아 모스크바의 현실.
그 속에서 벌어지는 주인공들의 생존과 사랑에 내 몸은 전율을 느낀다.
그 생생한 생존을 위해 움직이는 주인공들의 몸부림에...
『붉은 크리스마스』..
전율 그 자체라고 말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