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트기 힘든 긴 밤 추리의 왕
쯔진천 지음, 최정숙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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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호께이 작가님의 신간 <풍선인간>이 나왔다. <13.67>은 매우 고마운 책이다. 이 책을 시작으로 <기억나지 않음, 형사>, <스텝>, <망내인>까지 읽으면서 중국 추리소설에도 입문하게 되었다. 그렇게 신간 소식이 있을 때마다 찾아보다가 마침 출판사에서 <동트기 힘든 긴 밤> 가제본을 모집한다기에 냉큼 신청했다.

 

사실 일본소설처럼 중국소설도 이름이 꽤나 특이하다. 그러나 누가 누구인지 너무 신경쓰지 말고 쭉 읽다보면 어느 순간 적응 할 수 있다. 지하철에서 캐리어를 들고 등장한 남자, 그리고 그 캐리어에서 어떤 사건이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이런 스타일의 드라마도 무척 좋아하는데 이런저런 생각할 지점이 있어서 좋았다. 열린 결말로 끝나지 않고 마지막 맺음도 정확해서 더욱 마음에 들었다. 끝까지 신념을 지키기 위해 달리는 분들을 응원한다. 내일은 오늘보다 더 나은 하루이길 바라며.

 

다음은 아직 만나지 못한 <심리죄>를 펼쳐볼 것이다.

 

 

-한 가지 제보-
134쪽에서 "장양은 익사로 죽을 수가 없는 거야." 라는 문장 다음에 장양의 얼굴색이 확 변했다.
라는 문장이 있는데 장양이 아니라 허우구이핑이 익사로 죽은 게 아닐까 싶어서 체크해 두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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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든아워 1 - 생과 사의 경계, 중증외상센터의 기록 2002-2013 골든아워 1
이국종 지음 / 흐름출판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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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읽어야 한다는 마음이 드는 책을 만났다. 이국종 교수의 문장은 언뜻 보기에 차가우면서도 그속에 따뜻함을 담고 있다. 한없이 이성적이고 냉정한 것 같으면서 매우 섬세하다. 시작하면서 눈을 뗄 수 없이 봤지만, 한 권의 책에 너무 많은 생사가 담겨 있어서 솔직히 읽기 괴로웠다. 그럼에도 멈추지 않았다. 슬플 때는 슬퍼하고, 다행스러울 때는 작게 미소지었다. 끝으로 각자의 위치에서 신념을 가지고 최선을 다하는 분들께 감사를 표한다. 잠깐의 휴식을 가지고 다음 권으로 넘어갈 것이다.


(137)
지옥을 헤매본 사람은 셋 중 하나일 수밖에 없다. 그 화염을 피해 도망치거나 그 나락에 순응하거나, 그 모두가 아니라면 판을 뒤집어 새 판을 짜는 것.


(149)
죽지 않아도 될 환자를 죽지 않게 하겠다는 '정부의 의지'가 필요했고, 그 의지를 실현시킬 '정책'이 필요했으며, 관련된 자들의 '합의'가 필요했다.


(151)
하지만 어떻게 합니까? 옳은 방향에 대한 각자의 생각이 다 다른걸요.


(167)
살아 있어야 억울한 일은 면한다. 피해자가 죽어버리면 오직 살아 있는 자의 말만 남아 죽음은 각색될 수 있다.


(354)
그러면 우리는 끝까지 자리를 지켜야 합니다. 이게 조직 안에서 중간관리자의 숙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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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장의 살인 시인장의 살인
이마무라 마사히로 지음, 김은모 옮김 / 엘릭시르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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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정이여, 어떠한 사건에 휘말려도 동요하지 말지어다."

뒷표지에도 있는 이 문구는 소설의 내용을 그대로 표현한다고 볼 수 있다. 출간되고 나서 추천하는 글이 여럿 올라왔지만 이제야 만나게 되었다. 결론을 말하자면, 일본식 이름이 헷갈리는 것은 여전하지만 그럼에도 술술 읽히는 추리소설이다. '무엇'이 왜 등장했는지에 관한 궁금증도 좀 있긴 하다. 근데 특별히 의미를 부여한 것이 아니고 (본문에서도 밝히고 있듯이) 불가항력의 일이었나 싶기도 하다. 1부만으로 끝내기는 아쉬운 콤비가 되는데, 000의 살인이라고 시리즈로 나오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이러한 소재를 좋아하시는 분에게 적극 추천한다. 비슷한 책을 연달아 두 권 읽었으니 이제 비교적 상큼한(?) 책으로 넘어갈 시점이다. 우연히 원서 표지를 봤는데 한국어판 표지가 훨씬 더 감각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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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프린터 - 언더월드
정이안 지음 / CABINET(캐비넷)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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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이 책이 나왔을 때 어디 적어둔 기억이 난다. 그리고 지금 비로소 만나게 되었다. 결론부터 말하면 마지막 부분은 좀 이해할 수 없었다. 시리즈의 1권이라는 사실을 알기 전의 생각이기도 했다. 2권은 올해 나오려나. 또한, 얼추 짐작할 수 있는 흐름이기도 했다. 그 와중에 분노하면서 보는 장면과 인물도 등장한다. 도대체 어떤 사고방식을 하면 그렇게 말할 수 있는지 대놓고 물어보고 싶었다. 뿐만 아니라, 인간의 양면성을 고루 보여준다. 물론 가장 바람직한 스토리가 이것이라는 마음도 조금 들었다. 기왕이면 3부작이 모두 나와서 작가가 보여주고자 하는 바를 다 볼 수 있으면 좋겠다. 서울의 지하철 노선도를 알고 있어서 더욱 잘 따라갈 수 있었다.

 

"난 살면서 너무 많이 넘어져서 어떻게 달리는 건지도 잊어버렸거든." (93)

 

"너를 좋아하고 아껴서 그랬던 거라고 해도, 설사 그 마음이 선한 거였다고 해도 모든 게 허락되는 건 아니잖아. 이유가 무엇이든 해서는 안 되는 일도 있는 거야." (338)

 

"무슨 일이 생겨도, 우리, 사람다운 선택을 하자. 우리가 사람이라는 걸 잊지 말자." (339)

 

"그러니까 내 말을 말이야. 우린 지금 이 순간에 할 수 있는 걸 해야 하지 않을까? 죽을 때 죽더라도……. 지금 우리가 할 수 있는 걸 미루거나 포기해선 안 될 거 같아. 우린 아직 그 정도는 선택할 수 있으니까." (404)

 

이 글을 쓰면서 'Imagine'을 들어보았다. 그리고 339쪽과 비슷한 문장을 "해가 지는 곳으로"에서도 봤다. 거기서는 수치심과 사람을 연관지어 말했다. 재난 소설에서 인간답게 사는 게 얼마나 힘든지 거듭 표현한다. 2권에서 만나기 전까지 그들이 여전히 사람다운 선택을 하고, 안전하길 바라며 리뷰를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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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서를 배울 만한 시간 문학동네 시인선 108
심재휘 지음 / 문학동네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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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만나는 문학동네시인선의 신간이다. 먼저 배송이 와서 바다를 보러 갈 수 있었다. 다음은 어느 시인님의 시집일까?

 

 

등뒤에서 울음소리가 들리면

돌아보지 않아도 그것이 이별이라는 것을 안다.

보지 않아도 알 수 있는 것들은 어디에나 있다.

- 5쪽, 시인의 말

:: 시인의 말조차도 시 같아요.


석 달 열흘은 옹이 몇 개쯤 지닐 만한 순간

그리고 다가올 폭설의 날들은

내다볼 멀리도 없이 제 몸을 핥는 꽃에게서

차례 없이 시든 잎들에게서

용서를 배울 만한 시간

- 16쪽, 「백일홍」 

:: 제목이 나오는 시의 구절. 제목이 너무 멋지지 않습니까!!! (야광봉)


다들 어디로 갔을까

헤어짐이란 서로 멀어지는 것이 아니라

원래 있던 자리로 돌아가는 것이라고

- 22쪽, 「봉분이 있던 자리」

:: 이 구절 너무 마음에 들었어요. 헤어짐을 이렇게도 표현할 수 있구나, 하는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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