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석은 "자다가도 일어나 바다로 가고 싶은 곳" 이라 말했고 도종환은 "섬 사이로 또 섬이 있었다 굳이 외롭다고 말하는 섬은 없었다"고 이야기했다. 통영에서 나고 자란 청마 유치환의 사랑 이야기 또한 우리를 즐겁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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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인은 통영에 가자마자
새로 머리를 했다.
귀밑을 타고 내려온 머리가
미인의 입술에 붙었다가 떨어졌다.
내색은 안 했지만
나는 오랜만에 동백을 보았고,
미인은 처음 동백을 보는 것 같았다.
"우리 여기서 한 일 년 살다 갈까?"
절벽에서 바다를 보던 미인의 말을
나는 "여기가 동양의 나폴리래" 하는
싱거운 말로 받아냈다.
불어오는 바람이
미인의 맑은 눈을 시리게 했다
통영의 절벽은
산의 영정과
많이 닮아 있었다.
미인이 절벽 쪽으로
한 발 더 나아가며
내 손을 꼭 잡았고
나는 한 발 뒤로 물러서며
미인의 손을 꼭 잡았다.
한철 머무는 마음에게
서로의 전부를 쥐여주던 때가
우리에게도 있었다.
- 마음 한철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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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나는 가장 좋은 장면을 머릿속에서 지우고 가장 아쉬울 장면만을 떠올리기로 했다. 한참을 그러다보니 그것이꼭 아쉬운 것만도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빗길을 걸으며 우산을 가져오지 않은 것에 대한 후회도 잘접어두었다. 어차피 우산으로 막을 수 있는 비가 아니었기때문이다. 비는 더 쏟아지는데 자꾸 웃음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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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인가를 만나고 사랑하다보면 우리는 그 사람을 알게된다. 하지만 그 사람을 다 알았다고 생각하는 순간 무엇인가 모르는 구석이 생긴다.
이것은 당연한 일이다. 나의 세계 속에서 자라는 상대가점점 울창해지고 있다는 뜻이다. 아니 이것은 내가 상대의세계로 더 깊이 걸어들어왔다는 뜻이다.
단칸방, 투룸, 반지하, 옥탑 혹은 몇 평이라고 말하며 우리들의 마음을 더없이 비좁게 만드는 현실 세계의 공간 셈법과달리 사랑의 세계에서 공간은 늘 광장처럼 드넓다.
이 광장에서 우리가 만나고 길을 잃고 다시 만나고 헤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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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만 달라진 것이 있다면낯설기만 했던 그곳의 풍경과 사람들이 더없이 친숙해졌다.
는 것, 얼굴과 목이 많이 탔다는 것, 그리고 평소 지겹고 답답하기만 했딘 원래 내 삶의 일상과 거치가 조금 그리워졌다는사실이었다.
일상의 공간은 어디로든 떠날 수 있는 출발점이 되어주고여행의 시간은 그간 우리가 지나온 익숙함들을 가장 눈부신것으로 되돌려놓는다. 떠나야 돌아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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