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YE 살겠다 - 난치성 눈 질환, 이젠 한방으로 치료해요
하미경 지음 / 마루그래픽스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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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안경 없으면, 책을 보지 못하는 상황이 되었다. 나이 들어 노안 오는 것은 어쩔 수 없다지만, 노안 외에도 알레르기성 결막염, 안구건조증도 생겼고, 먼지 같은 게 둥둥 떠 다니는 비문 증상도 갈수록 심해진다. 그러다 보니 안과 가는 일이 늘어나고 있는데, 얼마 전에는 망막에 흠집 같은 것도 발견되었다. 당장은 괜찮다고 하지만, 여러모로 내 눈건강이 안 좋아지고 있는 것이다. 의사는 나이 들어서 그렇다. 어쩔 수 없다는 얘기를 많이 한다. 치료도 그때 뿐인 경우가 많다.


현대 의학이 아무리 많이 발전했다고 해도, 아직 못 고치는 병 투성이다. 안과 질환도 난치병이 참 많다. 내 문제는 그나마 경증이다. 나에겐 흔히 RP라고 불리는 망막색소변성증을 가진 가족이 있다. 야맹증, 눈부심으로 시작해서 시야가 점점 좁아지다, 결국 실명하는 병이다. 이 병은 원인도 명확하지 않다. 특정 유전자 문제 경우 약이 있다지만, 수 억을 한다. 그나마 나머지 경우는 약도 치료법도 없다. 좋아질 가능성이 없으니 그저 조금이라도 병 진행이 늦어지기만 바랄 뿐이다.


나와 가족의 눈 건강을 위해 양방에 방법이 없다면, 한방에서 찾고자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EYE 살겠다'를 보게 되었다. 전부터 한방에 관심이 많았던 것도 있지만, 안구질환 관련 한방 책은 많지 않기 때문에 'EYE 살겠다'는 무척 반가운 책이었다. 특히 녹내장, 황반변성, 망막박리, 망막색소변성증, 당뇨망막변증, 비문증, 포도막염, 안구건조증, 시력고정수술 휴유증, 소아시력 저하 같이 안구질환 중에서도 난치병을 다룬 내용이 많다. 마침 나에게 필요했던 정보들이 담겨 있어서, 많은 도움이 되었다.



'EYE 살겠다'에서는 한방에서 어떤 원리로 눈 치료를 하는지 가장 먼저 설명하고 있다. 이를 위해 눈의 구조와 각각의 역할도 설명하고 있고, 시력에 대해서도 설명하고 있다. 눈 건강에 밀접한 장부는 간과 신이다. 간혈을 충분히 돌게 하고, 간열을 내려줘야 한다. 간신을 보하라고 한다. 이렇게  말하니 한방을 모르는 분은 뭔 소리 하나 할 것이다. 하지만, 책에 알기 쉬운 예와 함께 곳곳에 보충 설명도 되어 있어, 누구나 이해하는데 어려움이 없을 것이다.


쉬운 설명은 'EYE 살겠다'에 나오는 각종 안구질환에도 마찬가지로 이어진다. 어떤 증상이 있으며, 어떤 원인과 이유로 발병하는지, 어떠한 생활 습관이 질병을 악화 시키는지 잘 나와 있다. 책에서는 한방 뿐만 아니라, 양방에서 보는 견해나 치료 방법도 소개하고 있어서, 비교하며 참고할 수 있어 좋다.



비문증 경우 많이들 겪고 있는 안구질환일 것이다. 노화가 큰 원인이다. 양의학에서는 레이저 치료나 수술로 치료를 많이 하고 있다. 한방에서는 몸이 허약하거나 신장의 원기 부족, 진음 손상을 이유로 얘기한다. 그래서 원기 부족에는 명목지황환, 주정환 등을 쓰고, 출혈 과다에는 궁귀보혈탕, 자음지황환을 지나친 감정으로 생긴 경우에는 영영강활탕, 습열이 원인이면, 저령산, 유인환과 같이 원인에 따른 각기 다른 한약을 쓴다고 한다. 이런 것을 보면, 한의학에서는 눈에 날아다니는 현상 치료 보다는 그것을 발생시키는 근본적인 원인을 중심으로 치료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각 질환별로 환자의 증상과 치료 경과를 담은 사례도 나와 있어 좀 더 참고에 도움이 된다.


이 밖에 'EYE 살겠다' 후반 부에는 저자가 운영하는 하성한의원에서 시행하고 있는 구체적인 치료법 소개도 나온다. 그러나 이건 어디까지나 환자 입장에서 치료 과정을 이해하는데 참고하라는 것이지, 아무나 그렇게 약재를 써서 치료하라는 것은 아니다. 치료는 의사와 같은 전문가가 하는 것이다. 책에 나오는 눈건강 운동이나 운동보감, 특수 운동법, 눈에 좋은 약용 차 정도만 따라 하는 것이 맞다.


난 망막색소변성증이란 단어만 봐도 가슴이 아프다. 망막색소변성증은 종류도 다양하고, 현대의학으로는 극소수에만 쓸 수 있는 럭스터나나 FDA 긴급승인 신청한 EA-2353 정도가 해결책이다. 흥미로운 것은 EA-2353은 망막 혈액 공급 조절에 관여하는 세로토닌과 관련 있는데, 책에 소개된 한방 치료 방법 역시 영양공급, 혈액순환과도 관련 있는 것이다. 눈여겨 볼만한 부분이다.


책에도 나왔지만, 망막색소변성증은 조금이라도 빨리 발견하는 것이 중요하다. 진짜 진짜 중요하다. 만일 자식이나 친척 중에 야맹증 증세가 보이고, 사진 찍을 때 플래시나 햇빛 보는데 유달리 과민 반응을 보인다면, 눈여겨 보고, 꼭 한 번이라도 종합병원에서 정밀 검사를 받아보길 권한다.


'EYE 살겠다'의 저자 하미경 원장은 눈 질환 뿐만 아니라, 이명, 난청 치료로도 알려진 의사다. 보통 청각 세포나 시각 세포는 한번 손상되면 복구할 수 없다고 알려진 만큼 이쪽 관련한 질병은 직접적으로 아프지 않더라도 치료가 쉽지 않다. 어떤 병이나 마찬가지겠지만 조기 발견과 평소 관리가 참 중요하다. 'EYE 살겠다'가 그 두 가지와 함께 치료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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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포토샵 테크닉 - 포토샵 & 미드저니 협업을 이용한 실무 테크닉 AI 팀워크를 위한 내 옆에 AI
유은진.이미정.앤미디어 지음 / 성안당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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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이들이 오랫동안 애용해 왔던 포토샵. 여기에도 인공지능이란 파도가 밀려와 엄청난 변화를 맞이하고 있다. 뉴럴필터에 이어 본격적인 인공지능 기능을 대거 포함시킨 것이다. 그동안 찔끔찔끔 병아리 오줌처럼 작은 변화만 있었는데, 이번에는 환골탈태라고 해도 무색하지 않을 만큼 강력한 인공지능 기술을 적용한 것이다. 작업 시간도 줄이고, 전에는 쉽지 않았던 일도 간단히 처리해 주니 포토샵 사용자라면, 누구나 큰 기대를 가질만한 변화 인 것이다.



그래서 이번 포토샵에 바뀐 것들을 자세히 알고 싶어, 'AI 포토샵 테크닉'을 보게 되었다. 내가 이 책을 보고 특히 놀란 점은 포토샵의 인공지능 기능 이야기가 나온 지 얼마 안돼 매우 발 빠르게 나왔다는 것이다. 간혹 트렌드 선점을 위해 대충 급하게 만드는 경우도 보곤 하는데, 이 책은 전혀 그렇지 않다. 새롭게 추가된 AI 기능을 중심으로 실무에 유용한 다양한 활용 방법을 잘 담고 있다. 빠른 정보와 함께 내실도 잘 갖춘 책인 것이다.



포토샵에서 채택한 인공지능 방법은 지금 많이들 쓰고 있는 챗GPT와 같이 글을 입력해서 처리한다. Generative Fill 기능에 텍스트를 넣어 이미지 처리를 한다. 챗GPT를 써보지 않은 사람은 생소한 방법일 수 있기에 'AI 포토샵 테크닉'에서는 책 시작 PART 1에 어떻게 작동되는지 활용 예와 함께 구체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프롬프트 엔지니어링이라는 말이 어려울 뿐이지, 직접 그리고 편집하는 작업보다는 무척 간편하므로 누구나 쉽게 적응할 수 있다. 프롬프트 관련해서는 뒤에도 계속 나오므로 어떻게 텍스트를 넣어야 할지 조금씩 배워나가면 된다.



PART 2부터 본격적인 포토샵 AI 기능들을 익히게 된다. 사진 인물의 옷을 마음대로 바꾸는 방법을 배운다. 처음부터 미쳤다는 말 밖에 안 나온다. 포토샵의 인공지능 기능이 기가 막힌다. 이전의 수작업으로 한다면, 시간도 오래 걸리고, 자연스럽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런데 영역 올가미 도구로 잡아 주고, Generative Fill에 무슨 옷으로 바꾸라고만 하면 자동으로 바뀐다. 그림자까지 자연스럽다.


포토샵 AI는 사진 속 대상을 지우고 그 자리를 자연스럽게 채워준다. 배경도 원하는 데로 간단히 자유자재로 바꿀 수 있다. 반대로 없었던 대상을 가져와서 배치할 수도 있다. 겹쳐진 대상도 얼마든지 바꿀 수 있다. 심지어 손 모양까지 적절히 바꿔준다. 더욱 놀라운 것은 사진에 담지 못한 배경을 인공지능이 알아서 잘 어울리게 바꿔준다는 것이다. 이전 포토샵이라면 하루 종일 걸리거나, 답이 없는 작업들을 포토샵 AI 기능은 프롬프트 입력으로 손 쉽게 해결해 준다.


PART 3에서는 종합적인 실무 디자인 예제를 통해 포토샵 기능을 익힌다. 어도비 익스프레스로 QR 코드도 만들고, 글자 디자인도 하며 리플릿 디자인을 해본다. 콜라주 기법을 이용한 캘린더도 만들어 본다. 인공지능 기능과 어도비 파이어플라이를 사용해 패키지 디자인도 해본다.


그럼 이제 포토샵 AI 하나로 모든 것이 끝나는 건가? 그건 아니다. 인공지능도 어떻게 학습했는가에 따라 각기 다른 결과를 보여준다. 인공지능 그림 서비스를 하는 곳 마다 각기 다른 개성의 그림을 그려준다. 그래서 'AI 포토샵 테크닉'에서는 대표적 인공지능 그림 서비스 중에 하나인 미드저니를 활용하는 방법을 담고 있다. 자세한 미드저니 사용법도 익히고, 여기서 생성한 그림을 포토샵에서 활용하는 것을 배운다. 상업 포스터, 심볼 디자인, 스토리보드, 웹 디자인 같은 것을 만들어 본다.



'AI 포토샵 테크닉'에 나온 모든 예제는 성안당 홈페이지에서 다운로드해서 실습할 수 있다. 먼저 작업을 어떻게 진행할지 전체적으로 살펴보는 것으로 시작한다. 책에서는 실제 작업을 잘 따라올 수 있게 각종 단축키, 메뉴 선택, 마우스 작동 등 하나하나 구체적으로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단계별 설명 외에 연두색 대화 상자를 통해 추가 설명을 하고 있다.


주로 한 쪽에 두 개의 포토샵 실행 화면 만을 담고 있어서, 좀 편안히 확인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너무 작은 캡처 화면을 담은 책은 심할 경우 확대경으로 봐야 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 책은 그렇게까지 눈을 힘들게 하지 않아 좋았다.


인공지능 기술 덕분에 포토샵이 전보다 쉬워진 거 같다. 힘든 작업을 인공지능이 많은 부분 알아서 다 해준다. 원하는 작업을 글로 써주면 알아서 해주니 편리하고 쉽다. 포토샵을 어렵게 생각하는 사람들도 많은데 인공지능으로 인해 포토샵의 장벽이 낮아졌다 싶다.


최근 윈도우11에도 Copilot 이라는 챗GPT 같은 기능이 추가 되었고, 곳곳에서 AI 서비스가 본격적으로 활발히 제공되고 있는 상황이다. 어도비에서도 포토샵 뿐만 아니라, 다른 프로그램에도 인공지능 기능을 대대적으로 추가할 예정이라고 한다. 그러므로 이번 기회에 'AI 포토샵 테크닉'을 통해 빠른 작업, 효율성도 높여주는 포토샵의 인공지능 기능을 남보다 빨리 익혀 보는 것은 보다 경쟁력 높은 나를 만드는 데 도움이 될 거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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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강록의 요리 노트
최강록 지음 / 클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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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다 보면, 참 다양한 맛집들을 만나게 된다. 맛집을 가보면, 분명 똑같은 식재료처럼 보이는데, 어찌 그리 맛 수준이 다른지 참 신기하다. 요리에 뭔 마법을 부린 건지 감탄이 절로 나오기도 한다. 내가 요리사는 아니지만, 요리에 흥미가 생겨, 이 책, 저 책도 보고, 유튜브 같은 곳에서 올라오는 각종 요리 정보 같은 것들을 보곤 하는데, 전문가의 솜씨는 확실히 넘사벽이다.


그래도 좀 더 요리를 잘하고 싶다. 이왕 만드는 거면, 평범한 라면 한 그릇, 계란 후라이라도 좀 더 맛있게 만들고 싶다. '최강록의 요리 노트'는 그런 내 마음을 잘 알아주는 책이다. 요리 초보, 요린이도 알아 듣기 쉬운 설명으로 각종 요리 지식들을 알려주고 있다. 아울러 보다 맛있는 요리를 만들 수 있는 다양한 팁과 조언을 담고 있다.


최경록 저자는 일본 츠지조리사전문학교에서 공부하고, 현재 서울에서 일식당을 하고 있다. 무엇보다 그의 이름이 대중에 널리 알려진 계기는 전 국민 요리서바이벌 '마스터셰프 코리아2'를 통해서다. 저자는 거기서 우승까지 한 경력을 가졌다.



요리 책하면 보통은 레시피에 따라 큼직한 사진과 함께 조리 과정이 나오곤 하는데, 이 책은 처음 펼쳐보고 살짝 당황스러웠다. 글만 있고, 그 흔한 요리 사진 한 장 없었다. 그래서 다시 자세히 살펴봤다. 요리 레시피는 있었다. 노란 바탕의 종이에 각종 요리 팁과 함께 레시피도 들어 있었다. 일반 종이에 담긴 내용은 식재료에 대한 설명이 중심이었다. 좀 더 읽어 보니, 이 책을 요리 책이 아닌 요리 에세이라고 말한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저자의 경험, 각종 에피소드들이 요리 지식 속에 편안한 느낌으로 곁들어져 있었다.



'최강록의 요리 노트'는 저자가 요리를 시작하게 된 계기와 과정, 요리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그리고 이어서 맛을 쉽게 발견하는 방법, 5가지가 나온다. 이것이 가장 먼저 등장한 것을 보면, 그만큼 중요하단 소리다. 그런 5가지 중 그 첫 번째가 소금 간 마스터다. 진짜 음식 간 맞추기 너무 어렵다. 오랜 시간을 같이 지낸 가족도 다 다른 거 같다. 어머니는 싱겁게 먹고, 난 간간한 게 좋다. 볶음밥을 만들면, 일단은 무조건 싱겁게 만들고, 나중에 나 먹을 것만 소금을 더 뿌린다.


그러고 보니, 저자는 곧바로 맛내기 요령을 가르쳐 주지 않고, 맛을 쉽게 발견하는 방법을 가장 먼저 말하고 있었다. 소금 간 맞추기, 제철 알아두기, 귀찮음 감수, 도구 활용, 육수 이용, 5가지 모두 가만 보니 경험을 강조하고 있다. 하면 할수록 요리 실력도 는다. 맛난 요리에 부린 마법은 경험을 통해 최상의 맛을 찾아낸 결과일지도 모르겠다.


'최강록의 요리 노트' 밥, 라면, 달걀, 채소, 두부, 고기, 생선, 김치, 육수, 기름, 소금과 설탕, 간장과 된장, 식초와 미림, 이렇게 우리가 항상 또는 흔히 접할 수 있는 친숙한 기본 식재료를 중심으로 요리의 기본과 활용 팁, 특별 레시피를 알려준다.



밥 편에서는 냄비밥 잘 짓는 방법이 나온다. 전기밥솥만 써본 사람은 절대 쉽지 않은 게 냄비밥이다. 여차하면 삼층밥 만들기 쉽다. 그래서 실패하지 않게 물 조절, 불 조절, 뜸 들이는 방법이 자세히 나온다. 여기엔 오래 전부터 쌀 불리고, 안 불리고의 차이에 대한 설명도 나온다.


달걀 편에서는 달걀 냄새의 원인, 달걀이 익는 과정처럼 과학과 관련된 내용도 담겨 있다. 달걀 삶기에서는 3, 6, 6, 12분, 시간에 따른 달걀 상태를 알려준다. 노른자가 푸르스름하게 익은 것은 지나키게 익힌 거라고 한다. 온천달걀이나 포치드 에그인 수란을 만드는 방법도 자세히 알려준다. 다들 좋아하는 일식 달걀찜 요리법도 아주 상세히 알려주고 있다.



보관법, 세척법을 알려주는 채소 편도 그렇고, 고기 굽는 법이 나온 고기 편, 육수 편, 식재료 손질 요령, 기름 관리 요령과 냉장고 청소방법 등 요리하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알아야 할 것들로 '최강록의 요리 노트'에 채워져 있다.


그리고 이렇게 하면 맛있다고 막연한 주장을 강요하지 않는다. 과학적인 설명을 곁들여, 왜 그런지 명확한 이해를 돕고 있으며, 온갖 시행착오를 거쳐 얻어낸 저자만의 노하우를 아낌없이 담고 있다. 진짜 맛있는 요리를 만들려고 하는 사람에게 큰 도움이 되는 것들이다.



그렇다고 시험 공부하듯이 머리 싸매고 공부할 필요는 없다. 그저 편안히 읽어 나가면 된다. 이렇게 해도, 의외로 머릿속에 남는 게 많다. '최강록의 요리 노트'에서 알려 준 그대로 고기도 구워보고, 간을 내는데도 참고했다. 생선회 먹을 때는 저자가 알려준 것들을 떠올리며 음미하는 여유를 가져봤다. 전에는 육수 거품은 모두 걷어 내야 한다고 들어서 그저 습관적으로 없앴는데, 책을 보고 여러 가지를 알 수 있었다. 이처럼 요리할 때, 요리를 즐길 때, 책에서 배운 것을 하나씩 써먹으면 더욱 깊게 머릿속에 각인된다.


난 요리책을 볼 때마다 레시피보다 왜 그렇게 해야하는 지가 더 궁금했다. 방법에 따른 차이가 무엇이며, 최선의 방법이 무엇인지 그런 것들이 항상 궁금했다. 의외로 이런 것을 담은 책들이 많지 않았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에 나의 다양한 궁금증을 보다 명확히 풀어준 '최강록의 요리 노트'는 마치 요리 비급서처럼 느껴지기 충분하다. 덕분에 요리에 관해 뭔가 한걸음 나아간 거 같다. 몰라서 생기는 요리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을 줄일 수 있었다. 반대로 살짝 자신감도 붙었다. 조리와 조금 더 친해졌다. 물론 아직 맛을 찾아낼 정도는 아니다. 그건 좀 더 경험이 쌓여야 할 거 같다.


요리에 관심을 가진 모든 분들에게 '최강록의 요리 노트'를 추천한다.

유명 셰프의 각종 노하우가 담긴 노트를 들여다 볼 수 있는 참 좋은 기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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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딩 뇌를 깨우는 파이썬 - 문제 해결 능력을 키우는 컴퓨팅 사고부터 알고리즘, 데이터 분석, 머신러닝까지
존 V. 구태그 지음, 박해선 옮김 / 한빛미디어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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챗GTP가 날린 강력한 핵펀치로 인해, 다들 인공지능 시대가 다가왔음을 느끼고 있을 것이다. 금융, 제조, 의료, 교통, 군사 등 많은 영역에 AI 기술이 더욱더 폭넓게 쓰일 것이다. 따라서 이쪽 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면, 인공지능을 다루기 위해, 프로그래밍 공부를 해둘 필요가 있다. 더욱이 지금 나와 있는 인공지능 책 대부분이 파이썬이라는 프로그래밍 언어를 사용해서 설명하고 있다 보니, 파이썬은 필수로 익혀야 한다.


그런 면에 있어서 MIT 교수 존 V. 구태그의 '코딩 뇌를 깨우는 파이썬'은 인공지능과 파이썬이란 두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기에 좋은 책이다. 게다가 이 책은 단순히 프로그램 문법이나 인공지능 지식만 익히는 것이 아니라, 프로그래밍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문제 해결 능력을 키워주는데도 안성맞춤이다.



요즘은 초등학교 때부터 코딩 교육을 많이 하는데, 사실 프로그램 문법이나 코딩 자체는 중요한 부분이 아니다. 그것보다는 주어진 문제를 논리적 사고와 함께 효율적, 창조적으로 해결하는 능력을 키우는 것이 핵심이다. 이런 문제 해결 능력을 키우기 위해 '코딩 뇌를 깨우는 파이썬'에서는 문제 해결에 계산적으로 접근하는 방법을 선택하고 있다. 헤론의 제곱근 계산을 시작으로 근삿값 찾기, 이분 검색, 뉴턴-랍슨 방법, 피보나치 수열과 같이 수학적 사고를 필요로 한 예제들을 주로 이용한다. 이걸 비교도 해보고, 차이점 또는 개선점도 알아보며 응용력, 해결 능력을 키우는 것이다.


인공지능을 이해하기 위해선 많은 수학 지식이 필요하다. 앞에서 말한 근삿값 처리 방법도 알 필요가 있고, 각종 알고리즘, 확률과 통계, 그래프 처리에 대한 지식도 많이 알고 있어야 한다. '코딩 뇌를 깨우는 파이썬'에서는 기초 수준에서 이런 것들을 대부분 다루고 있다.



3부까지는 주로 파이썬 문법적인 것을 주로 다루는데, 4부부터는 문법보다는 실제 프로그래밍 또는 인공지능, 머신러닝에 도움이 되는 내용들을 본격적으로 다룬다. 4부의 알고리즘은 파이썬뿐만 아니라, 모든 프로그래밍에서 속도와 효율, 최적화 관련해서 매우 중요한 부분이므로 철저히 이해하는 것이 좋다. 한번 잘 이해해두면, 다른 책을 볼 때 많은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


그래프 이론, 동적계획법을 통해 최적화하는 방법도 배우고, 랜덤워크로는 시뮬레이션 모델링을 익힌다.



프로그래밍에 있어 데이터 처리는 필수다. 빅데이터나 인공지능 기술에서는 더욱더 그렇다. 그래서 '코딩 뇌를 깨우는 파이썬'에서는 이것을 비중 있게 다룬다. 확률, 분산, 분포, 표준편차, 추론, 오차, 정규분포, 베이즈 같은 다양한 통계 수학이 나온다. 그래프 처리에 관한 것도 여기서 많이 다룬다. 재미있는 건, 통계의 오류, 통계의 거짓말 같은 것도 다루고 있다는 것이다. 객관적이고 중심을 잃지 않는 시각을 가지고 프로그래밍하라는 조언을 담고 있다.



머신러닝 파트에서는 판다스에 대한 설명이 먼저 나온다. 여기서는 파이썬 입문서인 만큼 기본적인 기능 정도만 살펴보고 있다. 머신러닝 역시도 개념을 잡는 정도로만 다룬다. 그러나 '코딩 뇌를 깨우는 파이썬'에서 배운 데이터 처리나 각종 수학 지식들은 꼭 필요한 기본 지식이므로 보다 깊이 있는 인공지능 서적을 보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이 책은 서두에 저자가 밝혔듯이 MIT 학부 과정 강의노트에서 시작된 교재 성격이 강하다. 그렇지만 도표가 많고, 함축된 표현의 XX개론 그런 것과는 다르게 설명 위주의 흐름으로 되어 있다. 작동 개념이나 컴퓨터 관련 역사 그런 것들이 교재 느낌이 들게는 하지만, 그렇다고 그것이 불필요한 것은 아니다. 입문자 입장에서는 오히려 이해를 돕기 위해 필요한 부분이라 생각한다.



본문 아래에 나오는 주석도 컴퓨터 관련 다양한 지식을 쌓는데 매우 유용하다. 게다가 옮긴이가 추가로 보강 설명하고 있는 부분이 많아서, 내용을 더 쉽게 이해할 수 있어 좋았다.



곳곳에서 등장하는 '뇌풀기 문제'는 보통 각 장이 끝나면, 나오는 연습문제가 본문에 흩어져 나온 거라 생각하면 된다. 책 진도 속도 신경 쓰지 않고, 하나씩 풀어 보는 것이 좋다. 본문을 제대로 이해하고, 오래 기억하는데 큰 보탬이 된다.



'코딩 뇌를 깨우는 파이썬'에 나오는 각종 예제 코드들은 주제 자체가 실무적인 측면이 강하다. 모기지 계산, 전염병 확산 시뮬레이션처럼 국제적 이슈 같은 것들도 있고, 탄성 계산, 발사체 운동, 온도 데이터 같은 과학적인 것, 월드시리즈, 보스턴 마라톤, 화석 연료 소비량 같은 사회, 문화 등 주제가 다채롭다. 이런 예제를 연습함으로써, 비슷한 주제를 프로그래밍 할 수 있는 응용력을 기른다 생각한다. 뇌풀기 문제에도 이런 것들이 많이 등장한다.


단지 문법 설명을 위한 전혀 의미 없는 예제보다는 이렇게 응용력을 기를 수 있는 예제들이 프로그램 입문자에게는 제대로 된 기초 체력 트레이닝이 될 것이다.



그리고 이 책은 온라인 공개강좌 MOOC로도 제공되고 있고, 유튜브에 박해선 번역자의 강의도 올려져 있다. 이해 안 되는 부분을 강의를 통해 보강할 수 있다.  이 역시 파이썬을 입문하는 사람들에게는 도움 되는 좋은 요소다.



본 서평에 수학적인 부분을 많이 강조했는데, 이는 오랜 시간 개발자로 일하며 느낀 내 생각이 많이 포함된 것이다. 수학적 이해도가 낮고, 수학적 접근을 못하면, 개발에 많은 어려움이 발생한다. 성능 면에서 좋은 프로그램을 짜기도 힘들다. 주어진 것 밖에 못하는 하급 코더 취급받기 십상이다. 인공지능도 단순 활용은 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그 이상은 기대하기 힘들다.


따라서 처음부터 수학적 문제 해결 습관을 배우는 것이 참 중요하다 생각한다. '코딩 뇌를 깨우는 파이썬'은 파이썬과 함께 머신러닝도 다루고 있으며, 프로그래머로서 필요한 사고방식과 수학적 응용력을 키우는데 포커스가 잘 맞춰진 책이다. 프로그래밍 언어 종류를 떠나 코딩 첫걸음을 제대로 떼는데 좋은 교재가 되어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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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장현실 - XR은 어떻게 디지털 전환의 미래가 되는가
제레미 돌턴 지음, 김동한 옮김 / 유엑스리뷰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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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R (eXtended Reality), 확장현실은 증강현실 AR, 가상현실 VR, 혼합현실 MR을 아우르는 포괄적 개념의 용어다. 확장현실은 교육, 게임, 산업 등 많은 곳에서 활용될 무한한 가능성을 가지고 있어서, 개인적으로 전부터 큰 관심을 가져왔던 분야다. 스마트폰이 한창 보급될 때만 해도 증강현실 붐이 일어나기도 했었다. 그러나 지금은 스마트폰이란 장치의 한계 때문인지 전에 비해 뭔가 시들하다는 느낌을 받고 있다.


그런데 얼마 전 애플 AR 글라스 비전 프로 얘기도 있었고, 가상현실 장비도 날이 갈수록 좋아지고 있는 상황에 최근에는 챗GPT 같은 인공지능 기술이 도입되면서 다시금 내 관심을 돌렸다. 현재 증강현실, 가상현실 기술이 어느 단계에 와 있으며, 어떻게 활용되고 있는지 궁금해졌다. 그러던 중 내가 궁금했던 것들을 종합적으로 다루면서 쉽게 설명하고 있는 좋은 책 하나를 알게 되었다. 몰입형 기술 전문가 제레미 돌턴의 '확장현실'이 그것인데, 이 책에서는 전 세계의 XR 트렌드, 산업 현황과 각종 사례, XR 장비, 적용 기술, 오해와 비판, 어려운 점까지 무척 다양한 측면을 고르게 다루고 있었다.



XR이 스마트폰 쪽으로는 지지부진하다는 느낌이었는데, '확장현실'을 보고 나니, 열기는 식었지만 정체되어 있던 것은 아니었다. 오히려 교육, 산업, 의료 등 다양한 분야로 활용 폭을 넓히고 있었다. 보다폰에서는 VR로 발표 기술을 연습하고, 아메리카 항공에서는 승무원 실습 교육을 VR로 하고 있었다. 홍보와 판매의 마케팅 증진 수단으로도 활용되고 있었다. 포드, 셸, 코카콜라, 시스코 등 이름만 들으면 다들 아는 웬만한 기업들은 이미 확장현실을 쓰고 있었다.


더욱이 VR이 가져오는 영향에 대한 연구도 다양하게 이뤄지고 있었다. VR 헤드셋을 사용하면, 기억 정확도가 8.8% 향상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저탄소 배출에도 큰 도움이 된다고 한다.



'확장현실'에 진짜 많은 사례들이 나오지만, 단순히 사례만 담고 있지 않다. XR 개발과 적용에 미리 생각해야 할 많은 것들을 조언하고 있다. XR 구현을 발견, 설계, 개발, 배포, 보고 이렇게 5단계 나눠 구체적으로 설명한다. 하드웨어 고려 사항과 선택에서는 사용자 경험, 시각적 품질, 견고성, 호환성, 보증, 정책으로 구체적으로 나눠 체크 포인트를 말하고 있다. 이해를 돕기 위해 XR 장비에 대해서는 14장에서 따로 추가 설명하고 있다.


5단계 구현 설명과 함께 이어 실제 360도 동영상 콘텐츠 제작을 위한 초보자 가이드도 담고 있다. 이를 통해 보다 실무적인 조언을 들을 수 있다. 뭐부터 하는 것이 좋을지 그저 막막하기만 한 나 같은 초보에게 큰 도움이 되는 파트다. 구체적인 예를 들어 설명하고 있으므로, 한 문장, 한 문장 그냥 지나칠 수 없는 정보였다.


12장에서는 지금 XR에 주목하는 이유를 이야기하고 있다. XR 산업과 시장이 어떻게 될지 알아보고 있다. 2030년까지 1조 5천억 달러의 경제적 효과가 있다고 한다. 여기에 개인적인 생각을 더한다면, XR의 발전에는 디스플레이나 센서, 배터리 같은 하드웨어의 발전도 중요하지만, 인공지능 기술도 빼놓으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XR이 더욱 자연스럽고 편리한 도구가 되기 위해서는 AI 기술은 필수다. 그래서 다시 가상현실이나 증강현실이 주목을 받기 시작하는 것도 인공지능의 인기와도 무관하지 않다 생각한다.



본문 중간중간 등장하는 회색 박스와 파란 박스로 된 '프로의 팁', '알고 계셨나요?', '재미있는 사실' 등 각종 코너에서는 정맥 찾아주는 아큐베인 장치, 적십자의 재해 대응 훈련 VR 게임, 만 케이브 차량 설계를 위한 프로젝션 시스템, broadcast 단어의 유래 같은 상식이나 보충 설명, 각종 활용 사례 같은 것을 담고 있어 책 읽는 재미를 한층 더해준다. '확장현실'이 IT 기술을 다룬 책이다 보니, 자칫 지루할 수 있는데, 이런 것들이 맛깔나는 소스 역할도 해주고, 중간중간 새로운 아이디어가 샘솟게 하는 촉매제 역할도 해준다. 책 뒤에 용어사전도 마련되어 있고, 참고문헌도 잘 정리되어 있다.


아직 코로나가 완전 종식된 것은 아니지만, 이번 코로나 상황을 겪고 나니, 재택근무, 화상회의, 각종 교육, 행정, 의료 등 많은 분야에 확장현실 도입이 필요하다는 것을 절실히 느꼈다. 이전 시스템이 너무 불편하고 부작용이 많았기 때문이다. 증강현실과 가상현실 같은 기술은 업무 생산성, 효율성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 그냥 세상 돌아가는 것을 살펴봐도, 결국 XR 확장현실은 앞으로 곳곳에서 쓰이게 될 것을 누구나 예상할 수 있다. 그런 미래를 준비하고 있는 분에게 '확장현실'은 좋은 참고 도서가 되어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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