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르툼 - 대영제국 최후의 모험
마이클 애셔 지음, 최필영 옮김 / 일조각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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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영국.

 

 비록 지금은 작은 섬나라이지만, 불과 70년 전까지 영국은 '해가 지지 않는 나라', 즉 대영제국이라 불리며 전 세계 영토와 바다의 3분의 1을 지배했던 초강대국이었다.

 

 사람들은 흔히 인류 역사상 최대의 제국이라고 하면 칭기즈칸의 몽골제국을 떠올린다. 물론 몽골제국의 영토 역시, 대영제국에 못지않을 만큼 거대했다.

 

 그러나 몽골제국은 그 영토가 유라시아 대륙의 내부로만 국한되었는데 반해, 대영제국은 아프리카와 아시아, 오세아니아, 중남미에 걸칠 만큼 전 지구적이었다. 더구나 몽골제국은 육상제국에 그쳤지만, 대영제국은 제해권을 장악하여 해상까지 지배했었다. 그런 면에서 인류 역사상 최대 최강의 제국이라고 하면 대영제국이 잘 들어 맞는다.

 

 대영제국, 영국은 전 세계 곳곳에서 식민지 정복 전쟁을 벌여나갔다. 중국에서 벌인 두 차례에 걸친 아편전쟁은 말할 것도 없고, 호주와 뉴질랜드 및 말레시이아와 미얀마, 인도와 아프리카에서도.

 

 아프리카에서 영국이 현지 원주민들과 벌인 치열한 전쟁 중 하나가 지금의 수단에 있었던 이슬람 종파인 마흐디 교단과의 싸움이었다. 당시 수단은 이집트와 영국의 세금 착취에 분노하여 이슬람의 기치를 걸고 봉기하여 영국에 맞섰다.

 

 처음에 영국은 마흐디 교단을 단순한 광신도로 여기고 우습게 보았으나, 신앙과 삶의 터전을 지키기 위해 봉기한 그들의 기세는 매우 무서워서, 영국의 원정군을 전멸시키고 영국의 명장 고든 장군마저 카르툼 공방전에서 전사시킬 정도였다. 미국의 영화 배우, 찰턴 헤스턴이 주연한 영화 <하르툼>이 바로 그 내용을 다루고 있다.

 

 결국 영국은 만반의 준비를 마친 끝에, 당시로서 1분에 600발의 총탄을 발사하는 최신 무기인 맥심 기관총을 동원하여 옴두르만 전투에서 마흐디 교단을 불과 하루만의 전투 끝에 사실상 궤멸시키고, 수단을 식민지로 삼았다.

 

 하지만 비록 영국군의 무력에 의해 붕괴되었지만, 무력으로 서구 열강에 맞서 이슬람을 지키자는 마흐디 교단의 메시지는 사라지지 않았다. 1957년 영국에서 독립한 이후, 수단은 마흐디 교단의 교리를 국시로 삼았으며, 2001년 911 테러를 일으킨 오사마 빈라덴도 4년 동안 수단에 체류하면서 마흐디 교단의 교리대로 무력 투쟁에 나섰으니까.

 

 결국 이 책 카르툼은 서구 열강과 마흐디 교단으로 대표되는 이슬람 원리주의와의 싸움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고 말하는 것이다. 역사는 단순히 지나간 과거가 아니라, 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그 발판이기도 하니 말이다.

 

 추신: 이 책은 3만원이라는 고가인데도 불구하고, 꽤나 반응이 좋다. 요즘 출판계가 불황이라고는 하지만, 그래도 잘 만든 책은 여전히 사람들이 많이 찾는 것 같다.

 

 나도 언젠가 이 카르툼처럼, 대영제국의 식민지 정복사를 다룬 책을 한 권 쓰고 싶다. 그 날이 과연 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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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정신 - 세상을 바꾼 책에 대한 소문과 진실
강창래 지음 / 알마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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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반 유대주의와 인종차별, 우생학 신봉 등은 히틀러가 처음 만든 것이 아님. 멀리 2천년 전부터 근대에서 시작된 유럽과 미국 등 서구 사회에 널리 퍼진 상식이었음. 히틀러와 나치는 그런 서구의 유구한 전통을 충실히 따랐던 것뿐이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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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글만리 1
조정래 지음 / 해냄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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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백산맥과 아리랑의 작가인 소설가 조정래가 오늘의 중국을 3권짜리 소설, <정글만리>에 담았습니다.

 

저도 처음에는 읽지 않다가, 교보문고에 잔뜩 쌓여 있길래 한 번 집어들고 서서 며칠 동안 읽고 또 읽었습니다.

 

역시 조정래라, 한 번 읽으면 빨려드는 필력은 여전하더군요.


개혁개방을 한지 불과 30년 만에 이제 미국과 더불어 G2라 불리며 명실상부한 초강대국으로 발돋움하고 있는 중국.

 

13억이라는 세계 제일의 인구와 그로 인한 엄청난 내수 시장, 광대한 국토, 매년 상승하는 경제 규모 등 중국은 이제 세계 경제의 중심에 선 지 오래죠. 중국을 부정적으로 보는 미국 경제 주간지들조차 이제 10~20년 후면 중국은 경제력에서 미국을 능가하는 G1에 오를 것이라고 전망할 정도입니다. 

 

이런 전망이 다소 낮설게 보일수도 있으나, 그러나 어찌보면 크게 놀랄 일도 아닙니다. 2200년 전, 진시황 시절부터 중국은 세계 최강대국이자 최고의 문명국이었으니까요. 단지 그러던 것이 1840년 아편전쟁에서 영국 등 서구 열강에게 패배하면서 주춤하고 있다가, 다시 원래의 자리로 돌아온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저자 조정래는 소설 본편에서 자신이 본 중국에 대해 여러가지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 중 가장 인상 깊었던 구절은 "문제 삼지 않으면 문제가 없고, 문제 삼으면 문제가 있다."였습니다. 다소 좀 애매하면서도 모호한 것이 꼭 선문답 같지만... 중국인들의 융통성을 표현한 문구였던 듯합니다. 생각해 보면 사실이 그렇지 않습니까? 문제 삼지 않으면 문제가 없지만, 문제 삼으면 문제가 있다...

 

또한 조정래는 흔히 중국을 비웃는 상징으로 비춰지는 '짝퉁'에 대해서도 다른 견해를 내놓습니다. 짝퉁은 중국만 있는 것이 아니라, 한국에도 있고, 또한 그 짝퉁도 진짜 원본과 비교해서 전혀 뒤쳐지지 않은 최상급의 짝퉁도 있다, 무엇보다 그런 물건을 만든다는 것 자체가 어쩌면 뛰어난 손재주를 보여주는 증표가 아니겠느냐, 는 것이죠.

 

중국의 인맥을 나타내는 단어 '꽌시'도 저자는 다르게 봅니다. 꽌시는 그저 몇 번 만나 술과 음식을 같이 먹는다고 해서 금방 생기는 것이 아니다, 오랫동안 사람을 지켜보면서 그를 믿을 수 있나 없나 하고 살펴보는 것이다, 거기서 사람들의 시험을 통과해야 그때부터 비로소 믿을 수 있는 사람으로 인정받는다, 그러니 꽌시는 결코 나쁜 것이 아니라, 중국인들 나름대로 사람을 분별하는 시험법인 셈이다, 라고 말이죠.

 

소설 2권의 끝부분에서 저자는 태산의 계단을 오르내리는 한 인부를 묘사하는데 공을 들입니다. 할아버지 때부터 계속 인부 생활을 해왔다는 중국인 노동자는 예전에는 임금을 한 푼도 받지 못했는데, 요즘은 그나마 임금을 받아 어떻게든 먹고 살 수 있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매일 같이 등에 무거운 짐을 진 채로 7천 계단을 오르내리는 일을 어떤 불평도 없이 묵묵히 하고 있는데, 저자는 그것이 바로 중국의 정신이다, 라고 말합니다. 그토록 강하고 질긴 인내심이 바로 중국인들의 마음이며, 그 독한 정신을 13억 인구가 갖고 있다는 것이죠.

 

무엇보다 저자는 중국이 13억이라는 엄청난 인구를 가졌다는 사실 자체에 주목합니다. 이제 중국은 단순히 세계의 공장이 아니라, 어마어마한 인구를 바탕으로 세계의 시장으로 변하고 있다고 말이죠. 실제로 중국은 세계 사치품 시장에서 미국을 앞지르고 세계 1위를 차지한 적도 있습니다. 덧붙여 그 중국의 인구를 잘 활용한다면, 앞으로 우리에게 엄청난 이익을 누릴 수 있다는 말도 곁들입니다. 실제로 한국 경제를 먹여살리는 수출도 중국을 상대로한 무역에서 발생하는 흑자가 90%를 차지하고 있으니, 틀린 말은 아닙니다. 

 

어느새 우리 곁에 다가온 중국, 3권짜리 소설로나마 알 수 있다면 좋은 일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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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글만리 1
조정래 지음 / 해냄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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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억 중국, 2천년 동안 세계 최강대국이자 최고의 문명국. 그 나라가 이제 원래의 자리로 돌아가고 있다. 이러한 문명사적 변화의 갈림길을 우리는 잘 파악해야 한다. 그런 면에서 더없이 좋은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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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6 공화국 - 장도리의 대한민국 現在史 2012~13 장도리의 대한민국 현재사 2
박순찬 지음 / 비아북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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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뜩이는 풍자와 날카로운 해학, 굽시니스트와 함께 시대상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무형문화재로 지정해야 할 듯하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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