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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곰으로 보이니?
야엘 프랑켈 지음 / 후즈갓마이테일 / 2019년 3월
평점 :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취향저격 그림책을 만드는 출판사 <후즈갓마이테일>에서
이번에 새로운 그림책이 나왔다. (아직 네이버 책에는 등록이 안되어있나보다.)
제목은 <내가 곰으로 보이니?>
"피트야 너 그거 아니? 난 어제 또 이런 말을 들었어."
"에일리아는 개를 닮았어"
두둥....
이 뒤에는 친구들에게 개를 닮았다, 곰을 닮았다, 원숭이를 닮았다는 놀림을 받은 이야기들이
담담하게 적혀있다.
친구들에게 놀림을 받을 때마다 모자, 목도리, 안경 등을 버리는 에일리아.
친구들에게 놀림을 받을까봐 지레 겁을 먹고 다시는 노래하지 않을 거라고 하는 에밀리아.
그런 에밀리아에게 곰돌이 인형(?) 피트가 말한다.
"네가 어떤 모습이어도 난 네가 좋아."
이 책을 읽고, 처음엔 엄마로서, 그리고 교사로서
네가 어떤 모습이든 너를 있는 그대로 사랑해주고 인정해주는 그 한 사람이 내가 될게.
라는 메세지를 줄 수 있는 어린이 되고싶다는 마음을 품게 한다.
엄마, 교사가 아닌 그냥 나 자신에게는
아무리 그 누군가가 나의 어떠한 모습을 비난하고 판단하더라도
"난 나라는 이유로 충분히 귀하고 가치가 있는 존재다."
라는 따뜻한 메세지를 주는 책이다.
이 책을 어떻게 수업에 활용할 수 있을까도 생각해보았다.
생각보다 아이들은
'넌 못생겼어.'
'넌 왜이렇게 피부가 검냐?'
'넌 키가 너무 작아.'
'넌 키가 너무 커.'
'넌 뚱뚱해.'
'넌 눈이 너무 작아.'
등등 친구들의 외모에 대한 자신의 생각(?)에 너무 솔직할 때가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내가 장난으로 뱉은 말들에 상대방이 얼마나 마음에 상처를 받을 수 있을지도
함께 이야기 나눠보면 좋을 것 같다.
친구가 혹은 가족이 무심코 던진 말에 크게 상처받았던 경험을 예전에 5학년 아이들과 수업 중에 나눈 적이 있다.
아빠의 "넌 진짜 머리가 나쁘다."는 말, "넌 키가 너무 커" 라는 말이 오랫동안 아이의 마음에 큰 상처로 남아있다는 걸 알고놀랐던 적이 있다.
이 책에 나온 기법을 활용해서 검정, 파랑, 빨강, 노랑 색지를 이용해
<내가 00로 보이니?> 패러디 책을 만들어봐도 좋을 것 같다.
난 그림책 활용 수업을 하면서 가장 만만(?)하면서도 만족스러운 활동이 패러디책 만들기인데
의외로 아이들의 개성이 담겨있고, 원작과는 또 다른 매력이 있는 책들을 볼 때마다 감탄한다.
올해는 담임이 아니라 아쉽지만, 학교의 그림책 모임 선생님들꼐 소개해서 다양한 학년의 아이들이 이 책을 읽고 어떤 생각을 했는지 나눠보는 시간을 가져야 겠다.
마지막으로
왜 제목이 <내가 곰으로 보이니> 일까 생각해봤다.
넌 내가 곰으로 보이겠지만
난 나야.
난 나라구.
다른 사람의 시선, 평가에 주눅들지 말고
당당하게 자신을 사랑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