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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 없는 도둑과 슈퍼히어로 ㅣ 다봄 어린이 문학 쏙 4
온잘리 Q. 라우프 지음, 피파 커닉 그림, 정회성 옮김 / 다봄 / 2023년 6월
평점 :
《얼굴 없는 도둑과 슈퍼히어로》는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억울한 상황에 놓인 사람들 이야기이다.
억울한 상황은 왜 생길까? 이 책의 주인공 헥터와 토머스를 보자면, 무관심에서 비롯된 편견과 선입견이 누군가를 억울하게 만든다.
노숙자에 대한 헥터의 편견과 선입견은 그들을 가까이에서 만날 때마다 조금씩 금이 가고 깨진다. 헥터는 같은 반 메이 리의 도움으로 노숙자를 위한 무료 급식소에서 봉사하면서 그들이 길바닥을 집으로 삼을 수밖에 없었던 사연을 듣게 된다. 그리고 그들이 ‘노숙자’가 아닌 누군가의 아버지, 할머니, 가족이라는 당연한 사실을 비소로 깨닫는다. 어린아이들은 물론이고 아무런 상관없는 사람들의 놀림감이 되어서는 안 되고, 아무런 잘못 없이 발에 차이거나 욕설을 들어서는 안 되는, 자신과 똑같은 ‘인권’을 가진 존재로 보게 된 것이다.
작가는 얼굴 없는 도둑의 정체를 통해 경고한다. 편견, 선입견, 무관심을 이용해 사회적 혐오를 만들고, 그렇게 만들어진 혐오를 이용해 이익을 챙기려는 세력에게 속지 말라고. 그리고 저자의 말을 통해 당부한다. 사회적 편견, 선입견, 혐오를 극복하고 도움이 필요한 사람을 만나면, 주저하지 말고 바로 도움을 주라고.
버스가 속도를 늦출 때, 나는 캣우먼과 무료 급식소에 오는 사람들을 생각했다. 그들은 괴롭힘을 당했기 때문에 자신이 누구인지 기억하는 방법을 배울 필요가 있었다. 그들은 좋은 일을 잊어버렸다. 나는 사람들에게 무언가를 잊게 하는 사람이 되고 싶지 않았다. 278
어쩌면 엄마와 아빠는 내가 더 나아질 수 있다는 것을 자신들에게 보여 주기를 기다렸을지 모른다. 그리고 이제 나는 내가 되고싶은 사람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 나만을 위해서가 아니다. ... 나는 그들에게 보상할 것이다. 사람들이 그들에 대한 좋은 기억을 잊어 그들이 다시 노숙자가 되는 일이 절대로 일어나지 않도록 할 것이다. 3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