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나 떨어질까봐, 그리고 빨리 읽고 싶어서 바로 구매.
서평단도 당첨되어서 책이 2권이나 생겼다. ㅎㅎ
아래에는 책 내용에 대한 스포일러가 일부 있으니 아직 책을 읽지 않으신 분은 읽지 마세요 ㅎㅎ
이 책의 주인공은 제누 301, 태어난 달을 이름으로 하고 그 뒤에 입소한 순서대로 번호가 붙는다.
NC센터는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나라에서 만든 시설로, 아이를 낳고 못키우겠다 하는 부모들이 자신의 아이를 이 NC센터에 맡기면
나라에서 아이들을 신체적, 정신적, 교육적으로 잘 양육하여 아이를 원하는 부모에게 다시 보내는(?) 곳이다.
NC센터(Nation's Children)는 크게 세 곳으로 분류된다. 갓 태어난 아기들과 미취학 아동을 관리하는 퍼스트 센터, 초등학교 입학 후 열 두살까지 교육하는 세컨드 센터, 그리고 열세 살부터 열 아홉살까지 부모 면접을 진행할 수 있는 라스트 센터.
주인공 제누 301은 라스트센터로 보내졌다.
어릴 때 귀여워서 아이를 입양했다가 방임하거나 학대하는 사건이 생기면서, 정부는 싫은 것과 잘못된 것을 말할 수 있는 열세 살 이상의 아이들만 부모 면접을 볼 수 있도록 했다. 이 책의 제목인 <페인트>는 부모 면접을 그들끼리 일컫는 말이다.
이렇게 다 큰 청소년을 입양하면 어린 아이를 키우며 드는 수고로움을 덜 수 있고, 양육수당과 연금을 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입양 이후 5년간 문제없이 키우는지 꾸준한 검사를 받고 그렇지 못하면 대가를 치룬다.
열아홉이 될 때까지 부모를 선택하지 않은 아이들은 센터에서 나와 자립해야 한다. 하지만 NC센터 출신이라는 꼬리표가 끊임없이 그들을 따라다닌다. (입양되면 NC센터의 기록이 모두 사라지고, 출신에 대한 것은 비밀로 보장된다.)
제누 301과 NC센터의 아이들이 어떤 부모와 면접하고 그들의 평가 기준은 무엇인지가 이 책에 주로 다루어지는 내용이다.
나는 이 책을 선택한 한 가지 이유가 아이들의 입장에서 평가되는부모의 '자격기준' 이 궁금해서였다.
이 책에서 인상깊은 구절 일부를 발췌해보자면
- 물론 마음씨 좋은 새 부모 밑에서 행복하게 살아가는 애들도 있지만, 대부분은 서로가 서로에게 필요한 것을 취하며 가족이라는 그럴싸한 가면을 쓴 채 살아간다. (12)
- 부모들도 저 녀석들을 귀찮아하지 않을까? 저 녀석들에게 짜증내고 화도 내지 않았을까? 나는 절대 원인 없는 결과는 없다고 생각하거든 (41)
- 때로는 부모이기에 나약하고, 부모이기에 무너져 내일 때가 있겠지. 거짓말도 하고잘못된 판단도 하겠지. ... 우리가 부모에게 길을 안내해야 할 때도 있을 것이고 어깨를 빌려줘야 하는 상황도 생기겠지. (92)
- 에드거라는 이름의 어원은 행복을 만드는 사람, 뭐 그런거래요. 이 녀석이 영리하다면 복수심 때문에 아론이나 던컨처럼 평생 불행해하며 살지는 않을 것 같아요. 에드거의 행복은 그야말로 녀석의 손에 달려 있으니까 (94)
- 누군가를 알아 간다는 건 그 만큼 시간과 노력을 투자하는 일이었다. 어쩌면 그거야말로 부모와 자녀 사이에 가장 필요한 것인지도 몰랐다. (146)
- 자녀가 오롯이 자신의 모습으로 살아가는 걸 부모에 대한 배신이 아닌 기쁨으로 여기는 것, 자녀로부터의 진정한 부모 독립 말이다. (160)
- 네가 할 수 없는 걸 그분들에게 강요하지 마. .. 그분들에게서 좋은 면만 찾지 마. 너도 좋은 면만 보여주려고 하지 말고. 그러지 않으면 그게 너와 그분들 모두를 힘들게 할테니까. (174)
- 유년 시절의 나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있어서라고. 늦지않았어, 지금이라도 하면 돼. 괜찮아, 잘 될거야. (199)
- 아이와의 시간을 즐기는 마음이 먼저다.(200)
제누 301이 좋은 부모를 만나 어떻게 살아갈까 궁금해하며 책을 읽었는데 나의 기대와는 다소 다르게 글의 흐름이 전개되었지만
그래도 나쁘지 않은 결말이었다고 생각한다.
이 책으로 토론해보고싶다.
가족과 부모의 자격에 대해.
영화 <어느 가족> 과 함께 <페인트> 책으로 영화 + 책 토론하면 재밌겠다.
해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