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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밖의 어른 책 속의 아이 바깥바람 11
최윤정 지음 / 바람의아이들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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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밖의 어른, 책 속의 아이

    

 

최근에 나는 성인을 대상으로 한 묵직한 책들보다, 아이들 책을 더 많이 읽고 있다.

책을 잘 읽어내는 편이 아닌지라 빼곡한 글들과 두께의 무게감, 날렵한 종이의 차가움이 버거워서이기도 하지만, 아이들 책을 찾아 사주고, 읽을 책을 같이 골라 보고, 또 같이 읽다 보니 사는 책도, 쌓이는 책도 죄다 아이들 책이 되고 있다.

그래서 가끔 아이들 책을 대체 무슨 기준을 가지고 결정해야 하나, 고민이 많았다. 내 책이야 여기저기 서평이나, 책 소개 글을 보고 고르기도 하고, 서점에 갈 때면 이 책 저 책 뒤적이며 몇 장 읽어보고 읽어지겠다 싶은 걸 고르면 됐다. 물론 서점이나 온라인서점의 베스트셀러 코너는 나 같은 줏대 없는 뜨내기 독자에게는 아주 달콤하고도 먹히는 마케팅이 된다.

 

하지만, 아이의 책은?

 

처음엔 아이의 책도 마찬가지였다. 선택의 폭이랄 것도 없이, 아이를 키우는 엄마들이라면 한 번씩은 가입해 본 육아 정보 카페에서 이거 한 질은 이 시기에는 뗐구여......’라는 글 아래 정보 부탁해요라는 무수한 답글 부대를 보면 눈빛이 떨리기 시작했다. '서비스 잘 주시는 영사님'의 전화번호는 어떻게든 알아낸야 할 것만 같은데, 왜 우리 지역에는 아직 없는 거야, 조급증이 났기도 했으며, 어찌어찌 유명하다는 전집을 한 질 들여놓으면 왜 우리 아이는 읽지 않지?, 우리 아이는 책을 싫어하는 아이일까? 고민에 빠졌었다.

 

차츰 아이가 좋아하는 책, 선생님이나 사서분들이 추천하는 책 정보들이 생기면서, 연령별, 학년별 읽으면 좋은 책들을 사 읽히게 되고, 그 동안 얼마나 부질없는 클릭질과 돈 낭비를 했는지 후회하게 되었다. 하지만 그마저도 아이와 완벽하게 맞지는 않아서 늘 가려운 부분이 있었는데, 매달 엄선된 책들을 골라 독후 활동을 할 수 있게 도와주는 선생님을 만나며, 아이의 책 읽기는 거의 안정기에 들었다는 안심이 든다. 물론 앞으로 갈 길은 많이 남아 있지만......

 

 

책 밖의 어른, 책 속의 아이

이 책이 처음 출판되었을 때, 아니 아이를 낳았을 때, 아니 아이의 책 고르기로 고민에 쌓여있을 때 만났다면 나의 그림 책 고르기는 얼마나 의미 있고 품격 있었을까 생각을 하니, 아쉬울 따름이다.

 

교훈은 간접화법으로 전달되어야 한다.

작가는 어른들이 기다려주는 동안 아이들은 성숙한다고 했다

아이들 스스로가 책을 읽고 느끼는 즐거움이 가슴속에 스며들어 그 울림을 느낄 시간을 기다려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교육적 배려라는 미명 아래 어른들이 공들여? 잘 닦아 놓은 길을 군소리 없이 빠른 속도로 가도록 독촉한다면, 아이들은 스스로 운전하지 않고도 입력한 목적지를 찾아가는 무인자동차와 다를 바 없다

찾아가는 동안의 그 길, 그 옆에 펼쳐진 숲, 그리고 때로는 날아가는 새와 풍경의 향기를 느낄 수 없는 것이다. ‘지름길을 찾았다는 기능에 만족하고, 칭찬받을 뿐...



이 책에서 말하듯 이제 책을 읽음에 있어서 아이에게 자유를 주고 스스로 생각하면서 자기 생활을 꾸려가게 만들어 보려고한다.

그래서 아이들 스스로 사유하는 법 그래서 세상을 사는 법을 깨우치면 그것으로 아이들에게 할 수 있는 우리의 책 읽기는 잘 해나간 것이 아닐까?

옳고 그름. 선하고 악함. 성공과 실패. 등의 단순한 편 나누기는 이제 그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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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왕 사는 거 행복한 게 낫겠어 - 프로불평러 알렉산드라, 난생처음 행복해지기로 결심하다
알렉산드라 라인바르트 지음, 유영미 옮김 / 뜨인돌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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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이 책의 제목 <기왕 사는 거 행복한 게 낫겠어>를 보고는
최근 살짝 무거워진 내 삶을 가볍게 해 줄 책이 아닐까 싶어 관심이 갔다.
그리고 당신뿐만 아니라, 가족인 우리 모두 헤어나올 수 없는 충격이 되었던 건강 상태에
잠시 재미도 의욕도 잃은 내 사랑하는 아빠에게
아직은 멀었다, 의지를 가질 이유가 너무나도 많이 남아있다라는 얘기를 해주고 싶었다.

그래서 나도 단단히 결심해야 했다.
최대로 행복해지기 위해 내 인생을 한껏 활용하며 살아야겠다고.


광고 일을 하는 조금은 예민하기도 한 작가가 살면서 겪는 여러가지 에피소드들은
어떻게 보면 일반인?인 나의 삶과도 그다지 다르지 않았다.
고양이를 키울까, 강아지를 키울까, 강아지를 키운다면 어떤 강아지를 키울까...
살면서 거부하고 싶은 결정이나 사람을 두고 전전긍긍하고, 하고 싶은 말을 못해 시뮬레이션까지 해보는... ^^
내 매일 삶과 다르지 않다는 거다.

그렇게 평소에 하고 싶지만 망설이는 것들을 하나씩 체크하면서 해 나가는 그 과정은 나름 대리만족을 느끼게도 해 주었다.
특히 짜증나는 카트린에게 꾹꾹 누르고 하지 못했던 말, 참다참다 드디어 하고 만 말,
'엿 먹어'
를 내뱉고 일어서는 장면은 정말 너무 통쾌했다. 하하하.
아직도 난 이 정도 경지에는 다다르지 못할 것 같다.

이 책에는 불교 승려 아잔 브람의 책 <우는 소>에서 '두 손가락 미소'라는 것을 실천해보는 모습과 웃음 요가를 하는 알렉스의 일화와 가 소개되어 있다. 만들어지는 웃음이라도 꾸준히 2년을 하다 보니 행복해졌다는 아잔 브람과는 달리 일부러 웃으려 하다 보니 다른 사람에게 멋적어지는 상황이 만들어졌다. 하지만 웃음 요가를 하면서는 자신을 웃음거리로 만들면서도 박장대소하게 되고 즐거워지고 해방감마저 느꼈다고 한다. 그리고 행복해졌다고.

그리고 나도 꼭 실천해보고 싶은 #행복일기 쓰기.
행복일기 쓰기는 매일 행복했던 일을 세가지씩 쓰는 것이다.
어릴적 썼던 일기장을 가끔 읽는것은 재미있기도 하지만, 뭔가 모를 감동이 밀려 오기도 한다.
그러고 보니 즐거웠던 일은 글로 남아있는게 별로 없었다. 차오르는 분노를 해소할 길 없어 글을 쓰고, 일기를 쓰다 보니 일기 내용이 죄다 화나고, 열받는 일들뿐이다.
다시 읽어보면 뭐 그 깟 일에 이 정도로 가시 돋힌 말들을 쏟아놨던가 싶기도 하다.
사소하나마 내 24시간에 있었던 단 세가지 정도의 행복한 일들만 끄적여도 그 날 하루는 즐겁고 행복한 날이 되어 있으리라...

그리고 #되프데이
알렉스가 만든 되프데이는 '이날만큼은 일상에서 벗어나 그 어떤 의무도 신경쓰지 않아야 한다.'는 날이다.
정확하게는 잘 몰라도 아주 좋은 날 인것만은 분명하다.
수건과 색깔 옷을 분리했는지 돌아가는 세탁기 안을 궁금해할 필요도 없고, 아침 먹고 나서 다음 점심 메뉴는 뭘 해 먹을까 고민할 필요도 없고, 바닥에 돌아다니는 머리카락을 줍느라 찍찍이 테이프를 찾아 다닐 필요도 없는 그 날, '되프데이'가 난 너무 좋을 것만 같아 꼭 실천해 보고 싶다.

정리도 어렵고 물건도 잘 버리지 못하는 나. 어려운 부탁에 'NO!'라고 대답하기 어려운 나.
나에게 이 책은 내가 실천해야 할 실천리스트인것만 같다.

일러스트도 아주 찰떡 같이 잘 맞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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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우지 않고 구구단이 술술술 - 원리로 깨치는 곱셈구구 지식 잇는 아이 3
이경희.한지민 지음, 이주희 그림 / 마음이음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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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은이의 다가오는 2학년 2학기.
드디어 구구단을 준비해야 하는 시기가 왔어요.
두둥~
언니가 열심히 외울 때는 하지 말래도 옆에서 열심히 중얼중얼 따라 하더니,
막상 본인이 외어야 할 때가 오니까 좀처럼 진도가 나가지 않아요.
2단, 3단.... 5단...
4단은 좀체 끝을 못 내네요. ^^;

 

 

 

여름 방학전 「외우지 않고 구구단이 술술술:원리로 깨치는 곱셈구구」
책이 집에 도착했어요.

 

 

뭔가 아는 게 나왔나 봐요.
보자마자 본인 책인 줄 알고 끄적끄적 하네요. ^^

 

 

 

 

 

이건 사실 알고 보면 굉장히 단순해서 허무한데... 이렇게 생각하지 못했어요.
어렸을 대 구구단을 외울 때면 7*4는 생각 안 나도, 4*7은 생각나서 맞췄던 기억은 나지만, 이렇게 알고 있는 작은 수의 곱으로 서로 더해 곱셈을 알아내는 건 미처 생각하지 못했거든요...
저만 그랬던 걸까요?
채은이도 6단을 어려워하면
6*7 대신 3*7을 두 번 더해봐, 하니 금방 셈이 됩니다.

 

 

 

 

 

구구단 책이라고 하기에는 좀 두꺼워요. 이렇게 두꺼우면 애들이 읽기도 전에 질려 하지 않을까? 했는데, 이런 내용도 쏠쏠하게 들어있어요.
하루에 3장 정도로 조금씩 읽어가다 보니, 여기까지는 채은이가 아직 읽지 않았는데, 아마 이 장을 읽고 나면 엄마랑 언니한테 엄청나게 퀴즈를 내주겠네요. ^^

 

지난번 '영춘기'로 히트 쳤던 tvn에서 이번에는 '나의 수학 사춘기'를 하더라고요. 물론 이 프로는 구구단에 국한되어 있지 않고, 초중고 수학 포기자들에게 수학을 쉽게 풀어가는 방법들을 알려주긴 하던데, 그 첫날 곱셈 부분을 쉽게 하는 설명이 나와요.
이 책 뒷부분에도 보면 정말 이렇게 다양하게? 이게 정말 돼? 하는 방법들로 곱셈 풀이하는 비법들이 나와요.
너무 어렵게 긴 말 글 설명으로 되어 있지도 않고, 그림으로 풀어 설명해 주다 보니 아이들에게 쉽게 이해될 것 같아요. 

 

방학이 시작되고 오늘까지 5일이 되었어요.
이제 채은이는 아주 느리게 이긴 하지만 9단까지 다 외웠답니다.
이 책의 도움을 받아 방학이 마칠 때쯤에는 12단까지 노래 부르듯이, 하나하나 찍어 맞추기도 해볼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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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비 공주 - 2018년 하반기 한국문화예술위원회 문학나눔, 세종도서 교양부문 선정작 책고래아이들 11
별아래 지음, 지현경 그림 / 책고래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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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 마음을 다해 피우는 꽃, 궁중채화를 아시나요?

 

최근 미국 트럼프 대통령의 국빈 방문 행사때 청와대 만찬장을 궁중채화로 장식했다는 기사를 보았다. 사실 이 책을 읽기 전에 '채화'라는 단어는 그저 어떤 그림이려니, 하는 정도 였다. '채화'라 하여 머릿속에 그려진 건 단청의 아름다운 그림과 비슷한 그런 옛 그림이였으니.

 


「나비공주」를 읽다가 홍도화준벽도화준을 인터넷 검색으로 사진을 찾아보았더니 정말 이게 손으로 하나하나 만든건가 싶을 정도로 정교하고, 몇 날 몇 일, 아니 몇 달을 들였을 정성이 느껴졌다. 이런 아름다운 장식을 만들기 위해 그 많은 사람들이 밀랍으로, 비단으로, 인두로, 풀을 먹이며 들였을 정성과 땀들이 어마어마 했겠구나, 새삼 느꼈다.

 

 


 이 책의 주인공인 도래는 아버지가 궁중채화장인데다가 어려서부터 손 끝 야물다 소문자자한, 어찌보면 '궁중채화'를 위해 태어난 아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손 끝이 야무진 것은 물론, 지금 말로 하자면 센스를 타고나서, 누가 봐도 채화장인으로 자랄 아이라, 부모님도 당연히 가문의 숙명을 받아들일꺼라 생각했다. 부스스한 어머니 머리도 도래 손길이 닿았다 하면 곱디곱게 정돈되었고, 마마자국에 속상해 시집가기 전 눈물바람이었던 도래의 여동생 도희도 오라버니가 매만져 준 단정한 머리에 마음이 풀릴 정도로 도래는 솜씨가 있었다.

 

하지만 도래는 처음부터 자신의 재능을 받아들이지는 않았다. 채화장으로의 능력은 인정 받았지만, 일년에 한 두번 볼 까 말 까 할 정도로 식솔을 거두지 않는 아버지가 원망스러웠으니까. 그 운명을 피하려고 봇짐 장수가 되보려고까지 했던 도래는 손을 다친 아버지의 간곡한 설득과 회유에 결국 운명의 그 곳, 채화공방으로 가게 된다.

 

그렇게 궁궐에 들어가 도래가 만나는 건 첫사랑이자 어쩌면 나비공주일지도 모르는 정소 공주만은 아니다. 그렇게 마주하기를 거부하던 궁중채화 역시 정소공주의 청으로 금꿩의 다리와 망우초를 만들게 되며 점점 빠져들게 되었다. 부모를 걱정하며 드릴 선물을 청하는 정소공주와, 그 선물을 만들어 주며 채화에 대해 각별한 아버지의 마음을 하나씩 알아 가는 도래.


거부해 왔지만, 재능이 있었기에 몰입할 수 있었고, 누군가를 위해 만들게 되었으나, 결국은 본인의 재능과 정성이 누군가를 진심으로 기쁘게 해 줄 수 있다는 경험은, 아버지가 단순히 사치스럽기만 한 꽃을 만들었음이 아님을 깨닫게 된 것이다.

 

도래가 겨우 채화에 대해 익혀갈 때 쯤, 전국을 휩쓴 돌림병은 어머니와 누이에게는 평생 안고 살아야 할 마마 흉자국을 남겼고, 아버지는 채화장에서 죽음을 맞게 되었다. 도래의 첫사랑 정소공주 역시 돌림병으로 세상을 뜨게 되었다.

 

 
다시 돌아간 궁궐에서 도래 는 곁을 멤돌며 나를 알아봐 달라는 작은 나비를 만난다. 입버릇처럼 말하던 자유로운 나비로 다시 태어난 정소 공주 인 것 마냥.


격식과 규율의 궁궐안에서 금지된 채화를 만지려고 한 공주 정소는 비로소 나비가 되어 마음껏 자유를 느끼며 행복해졌을 것만 같다.

 

 

꽃을 보면 시름을 잃게 되고 기뻐지지만, 시듦을 거스를 수 없어 사람들의 손으로 꽃을 만들게 되었다고 한다. 하지만, 온 나라에 돌림병이 도는 생사의 갈림길에서도 채화장을 지키고 채화를 만든다는 것은 미련해보이기까지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자리를 지키며, 왕만을 위한, 가진 사람들만을 위한 사치스러운 꽃, 채화를 만든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50번을 염색하고 말리고를 반복해야 얻을 수 있는 왕의 색, 대홍.
채화장의 열 발톱이 빠질 정도로 까치발을 서고 만들어야 했던, 화준.
그 고통 가득한 아름다움은 왕을 위한 것이라지만, 결국은 그것을 만드는 장인들의 짜릿한 예술품에 대한 열망의 완성품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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