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과자 가게 전천당 3 이상한 과자 가게 전천당 3
히로시마 레이코 지음, 쟈쟈 그림, 김정화 옮김 / 길벗스쿨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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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과자 가게 전천당3

 

[전천당]하늘이 내려 준 동전을 받는 가게라는 뜻을 가진 신비한 과자가게다.

 

 

이 책을 쓴 작가 히로시마 레이코는

 

물 요정의 숲으로 제4회 주니어 판타지 소설 대상을 수상 했고, 여우 영혼의 봉인으로 제34회 우츠노미야 어린이상을 수상한 일본의 판타지 소설 작가로 일본 어린이들의 두터운 지지와 사랑을 받고 있다고 한다.

 

히로시마 레이코의 [전천당]은 현재 4권까지 발행되었고, 오늘은 그중

[이상한 과자 가게 전천당3]을 만나보려 한다.

 

 

 

  

연작으로 이루어져 있어 1, 2권을 굳이 챙겨 봐야 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왕이면 이야기의 시작부터 읽고 싶은 마음에 1, 2권을 순서대로 읽어 보았는데, 특히 2권이 재미있었다.

 

 

순서대로 읽다 보면 각각 별개의 이야기지만,

 

1권의 카리스마 봉봉이 2권의 복수 딱지와 연결된 이야기인 것을 보면, 이후의 이야기에도 살짝살짝 걸쳐친 이야기들이 나타나지 않을까 추리하고 기대하며 읽게 되었다.

 

 

 

 

 

[이상한 과자 가게 전천당3]에서 전천당이 선택한 손님들의 신비한 과자는 <자장자장 모니카>, <자동 응답 달팽이 스티커>, <소원 전병>, <주름 탱탱 매실장아찌>, <형제 떡꼬치>, <미라에이드>인데, 이야기들이 하나같이 긴장감, 박진감, 공포감이 들고, 아이 같은 호기심에 책장을 빠르게 넘기게 되었다.

 

 

 

각 권을 보면 뒤표지의 그림은 다 같은데, 앞표지는 조금씩 다르다. 앞표지를 자세히 보면 각 권의 에피소드에 등장하는 주인공 과자들이 표지를 차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전천당은 과자 가게 이야기이긴 하지만 다양한 사회문제가 등장한다.

 

처음에 이 책을 조금 읽고 난 후 만복이네 떡집이랑 비슷한 이야기 아니야? 그랬더니, 아이들이 처음 읽으면 그렇게 생각할 수 있는데, 읽다 보면 다르다고 했다.

 

이야기마다 우리 주변에서 한 번쯤 겪어보거나 주변에서 봤음 직한 상황들인데, 다른 점이 있다면, 고민과 갈등의 순간에 전천당의 주인 베니코가 마법처럼 해결사로 나타난다는 것이다.

 

뭔가에 의지하고 싶은 간절한 순간에 나타난 전천당과 베니코는 그 안에 있는 다양한 과자들과 함께 우리를 사로잡는다. 후미진 골목에 잘 드러나지 않는 가게와 평범하지 않은 외모의 주인, 세상 처음 본 과자, 사탕, 디저트들은 남녀노소 누구라 할 것 없이 보는 이를 압도한다.

 

 

그렇게 전천당에 사로잡힌 주인공들과 나는 그 황홀한 풍경에 몰입해서 어떤 과자를 고를지 같이 고민한다.

 

  

 

[이상한 과자 가게 전천당 3]에서는 1, 2권에서는 못 본 화앙당과의 마찰이 나오기도 하고(자장자장 모나카, 에필로그), 고객 상담 센터(미라 에이드)가 나오기도 한다. 또한, 고객들의 소원이 충돌될 때 어떤 결과가 생기는지(소원 전병)에 대한 에피소드도 있다.

 

 

 

[이상한 과자 가게 전천당 3] 중 가장 몰입한 에피소드는 <형제 떡꼬치> 였다.

  

  

  

 

형제가 있는 아이들이라면 살면서 한 번쯤 이런 생각을 했을 것이다.

 

내가 첫째라면, 내가 막내로 태어났다면...

 

아키라는 본인 의지와는 상관없이 쌍둥이 여동생들이 빌려온 12권이나 되는 책을 반납해야 하고, 막내 히카리를 돌봐야 하니 불공평하고 억울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형제 떡꼬치로 그 상황이 역전되고 나니 내 자리, 내 역할이 훨씬 좋았다고 후회한다.

 

 

영원한 젊음을 꿈꾸다 마녀 할머니와 같은 주름을 얻은 <주름 탱탱 매실장아찌> 유키에의 얼굴을 보고는 너무 충격적이어서 놀라고, 유괴나, 왕따라는 소재가 빈번히 등장해 놀라기도 했다.

 

하지만 그중에서 가장 충격적인 내용은 프롤로그로부터 연결되는 화앙당의 <지푸라기 저주 과자>와 전천당의 <자장자장 모나카> 이야기였다.

 

와타누키는 싫어하는 상사 노부타카를 괴롭히기 위해 그의 아이를 고통에 빠트렸고, 노부타카는 들끓는 복수심을 누르고 아이의 회복을 선택한다는 이야기로, 아이를 악몽에서 지켜낸 금빛 동물 이 와타누키에게는 악몽으로 돌아간다는 얘기다.

 

싫어하는 당사자도 아닌, 어린 아이에게 몹쓸일을 죄책감도 없이 행하다니... 인간이 어쩌면 저럴 수 있지? 하다가도, 또 그 이상의 끔찍한 일들이 현실에서 일어나기도 하니 더 오싹하고 끔찍한 기분이었다.

 

 

3권까지 읽으면서도 여전히 안풀린 궁금증이 있다.

 

과자 책정 금액은 무엇을 기준으로 발행된 해와 금액을 정하는건지?

 

베니코가 그런 특별한 외모를 가지고 있는 이유가 있는건지? 등등

 

 

     

불행은 행복으로, 행복은 불행으로, 전천당은 손님을 고른다. 손님이 행복해지면 전천당의 승. 불행해지면 전천당의 패. 내일은 어떤 손님이 전천당을 찾아와 줄까?”

(전천당 1권 폐점 中)

    

 

불행을 행복으로 바꿔줄 수 있다는건 환영이지만,  

내 행복이 그 누군가에 의해서 불행해질 수 있다는걸 생각하면 선뜻 반가워 할 수만 없다.

 

  

전천당의 라이벌 가게 화앙당의 주인 요도미는 베니코에게 말한다.

   

당신은 운을 팔지. 그게 진짜 행운이 될지, 아니면 불행이 될지는 과자를 산 손님한테 달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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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엠 BTS - 아이들의 미래 설계를 위한 직업 탐구 학습만화 아이엠
최우빈 그림 / 주니어RHK(주니어랜덤)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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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이 뜨면 세상은 보라색이 된다.

아티스트 BTS

책을 처음 받아들었을 때,

만화책임에도 묵직한 하드커버로 고급스러움이 느껴졌다.

BTS를 대표하는 보라색 톤에다 순정만화 주인공들처럼 너무 예쁘게 그려진 멤버들에 설렜다.

BTS는 자유분방한 듯 개성이 강하지만 역동적인 칼군무를 보거나,

깨발랄하고 순수해보이는 리얼리티 방송을 보는게 재미인데,

책으로 그들의 매력을 다 볼 수 있을까, 궁금했다.

#아이엠BTS #방탄소년단

 

 

 

 

 BTS는 불안하고 고뇌하고 방황하는

 젊은 세대를 대변해.

 그리고 좌절하지 말고 힘내라고.

 나아가 자기 자신을 사랑하라고까지 말해주지.


#IAMBTS

 

 

수려한 외모, 화려한 안무로 눈을 사로잡고, 뛰어난 가창력으로 귀를 즐겁게 하는 가수들은 아주 많다.

게다가 요즘은 철저하게 관리 감독과 잘 짜진 트레이닝으로 이미 돋보이는 실력으로 연습생으로 뽑힌 가수들이, 더 세련되고 다듬어진 모습으로 데뷔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우리 나라에서 알아주는 거대 기획사도, 태생부터 관심을 끌었던 멤버 구성도 아닌

무명 시절과 고난과 좌절을 겪은 이들, BTS가 어떻게 전세계를 보라색으로 물들이는 월드스타가 되었는지 이 책은 설명해주고 있다.

 

 

 

 


공부도 잘했지만, 자기의 길을 찾은 RM

고등학생 윤기, 슈가가 만든 곡 518-062의 탄생스토리.

얼굴이 썩 닮지는 않았지만, 지금의 깨발랄한 제이홉과 표정이 너무 닮아 풋, 웃음이 나왔다.

GD를 보고 가수의 꿈을 꾸고, 지금의 BTS 정국이 되었다면, 그야말로 청출어람? 덕출어람이 아닐까?

세계미남 거창의 섹소폰 소년 뷔.

세계 조각 미남 1위 진.

엄청난 춤꾼 예고 수석 지민.

이들은 기성세대의 편견과 보이지 않는 벽, 그로 인한 좌절과 고통

그것들과 대항해 싸우는 10, 20대의 대변이 되겠다는 의지를 담은 이름

방.탄.소.년.단으로 태어난다.

 


그들은 미국에서도 한국어 앨범으로 활동하며 그들의 진심을 전하는데,

그 진심은 널리 통해 대단한 기록들과 성과를 이루며

전 세계인이 한국어로 떼창을 부르는 신세계를 보여주기도 했다.

 

 


BTS는

그들 자신이 사람들에게 미치는 영향들을 생각해 신중하고, 조심스럽지만 진지하게 세상을 대하고,

그들의 팬덤 아미 역시 전 세계에서 어려움에 빠진 다른 팬들을 정서적으로 돕거나 지원하는 영향을 발휘한다.

 

 


 

 


그리고, 역사적인 BTS의 UN 연설은 많은이들에게 감동의 울림을 주기도 했다.

 


평범한 7명의 한국 청년들이 전세계를 보라색으로 물들이는 힘을 발휘하는 BTS로 성장한 것은

기성세대가 만들어 놓은 틀 안에서 조심스럽고 안정적이게 자라기 보다는

비록 좌절과 고통, 차별과 멸시 속에서도 꿋꿋이 자신을 키우고 사랑하고 세상을 향해 나아갔기 때문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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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 수달 달수네 아파트 - 돌아온 수달과 함께 살아가기 우리 땅 우리 생명 4
정종영 지음, 김준영 그림, 최동학 감수 / 파란자전거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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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 천연기념물이자 멸종 위기종인 '수달'이 출몰해서 편의점을 휘젓고 다니고, 횟집 수족관이 털리기도 한다는 뉴스를 본 적이 있다.
개체는 늘었는데 먹이가 부족해진 수달들이 도심으로 나오고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바로 그 수달들이 주인공인 책,

 

 

파란자전거 출판사의 우리 땅 우리 생명 시리즈 중 돌아온 수달과 함께 살아가기

도시 수달 달수네 아파트

 

도시 수달 달수네 아파트는

우리 땅 우리 생명 시리즈 중 복순이가 돌아왔다!, 새똥 숲의 골동품, 귀신 쫓는 삽사리 장군이 이후 네 번째로 우리 가족이 만나는 책이다.

 

우리 땅 우리 생명 시리즈는
인간의 지나친 욕심 때문에 한반도에서 사라진 동물, 곤충, 씨앗, 식물 등 안타까운 생명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그들이 사라질 수밖에 없었던 순간과 상황을 뒤돌아보고,
이들이 보내는 생태계의 적색경보와 위기에 처한 인간과 지구에 대해 생각하고 새롭게 써 내려갈 우리의 미래를 그려 봅니다.

 

삽화도 귀엽고, 내용도 흥미진진해서 재미있게 읽었는데,
책을 받아든 첫 느낌은 표지에 저 재미있는 제목이 좀 더 재기 발랄하게 표현되었으면 어땠을까, 생각했다.


 


가창 호수에서 신나게 놀고, 물고기도 잡아먹고 걱정 근심 없이 즐거운 나날을 보내던 달수와 강달이에게 큰 걱정거리가 생겼다.
달수와 강달이만의 문제가 아니라, 그 마을 수달 전체의 문제였다.

우연히 만난 아랫마을 슬비네 할아버지가 더 이상 같이 살기 힘든 상황이니, 이 호수에서 떠나달라고 했기 때문이다.
개체 수는 점점 늘어나는데, 먹이는 한정되어 있으니 이런 갈등이 일어나고,
달수네 할아버지는 당황스럽지만 그러마 수긍한다.

인간들의 분쟁은 욕심에서 비롯되지만,
동물들은 먹고 자는 것만 서로 침범하지 않으면 싸우지 않는다는 거다.

 

앞으로 정착해서 살 곳을 찾기 위해 달수네 할아버지를 비롯한 달수, 강달이네 가족은 주변을 뒤지며 찾아보지만 여의치가 않다.
지나가던 비둘기를 통해 신천으로 가면 살만하다고, 물도 좋고, 물고기도 많다고 하지만, 할아버지를 비롯한 아빠, 엄마는 과거의 기억 때문에 쉽게 믿지 않는다.

여기에 나오는 지명들인 가창호수(가창저수지, 가창댐), 금호강, 신천은 실제 대구 인근에 존재하는 지명이다.
게다가 이 이야기의 시간은 1991년 금호강 페놀 사건을 전후를 넘나들고 있다.
당시에 수돗물을 끓여 먹던 대다수의 사람들이 물에 대한 공포로 정수기를 달던 것,
'페놀'이라는 단어가 하루가 멀다 하고 뉴스에 나왔던 기억이 있다.

사람들이야 정수기다, 뭐다 해서 거기서 벗어날 수야 있었지만,
동물들, 식물들은 생태의 원천이었던 '물'이 죽음의 문이 되었을 것이다.

그걸 직접 겪고, 옆에서 죽어간 가족도 있었던 엄마, 아버지와 할아버지는 두려웠을 것이다.

 

 

달수 아빠의 기억 속에는 물도 없고, 그래서 물고기도 없어 살 수 없던 댐 너머는 이제는 변해서 물도, 펄떡펄떡 뛰는 잉어도 보게 된다.

변했다. 세상이. 깨끗하고, 맑게.


하지만, 또 다른 난관.

쌩쌩 달리는 차들, 라이트 불빛. 밤에도 반짝이는 아파트 불빛들...
그리고 사람들과 소음들.

야행성인 수달에게는 맑고, 물고기도 많지만, 살만한 곳은 못된다.

 

 

 

 

그래서 찾게 된 사각 하수관.
아까 봤던 사람들이 살던 아파트와 닮았다.

인간이 쌓고, 부수고, 가두고, 망가뜨린 바람에 살만한 동굴은 찾을 수 없었지만,
방치하고 버려 놓은 건축 폐자재들로 인해 당분간 수달들은 비를 피하고, 휴식을 취할 수 있게 되었다.



얼마 전 남편과 함께 낙동강에 밤낚시를 간 적이 있다.
넘실대는 찌 앞으로 시커멓고 둥글둥글한 물체가 스르륵 물결을 거슬러 지나갔다.
수달이란다.

수달은 분명 2급수 이상의 맑은 물에서만 산다고 했는데.
찜찜해 했던 낙동강 물 역시 많이 맑아졌다 보다 안심했다.

 

 

 


"동물이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그대로의 자연!
바로 그런 곳이 우리 인간에게도 가장 좋은 환경이랍니다."

정종영 작가님

 

나비와 풀벌레, 푸른 숲과, 맑은 물. 새카만 눈동자로 주위를 살피는 생기 있는 동물들. 그리고 우리.
함께 잘 사는 그런 세상이 되어 가고 있는 중이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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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자판기 자판기 그림책
조경희 지음 / 노란돼지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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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자판기]의 책의 표지.

 

오늘 막 엄마의 잔소리로 어깨가 축 처진 어린이라면 

이 자판기를 보는 순간! 그야말로 눈이 띠용~하고 떠지지 않을까?

 

 

 

이토록 기발한 아이디어의 책 [엄마 자판기]는 글과 그림 모두 #조경희작가 작품이고, 

[날아라 포장마차], [901호 띵똥 아저씨], [탁한 공기, 이제 그만]으로 만나 본 '노란돼지'에서 출판한 책이다.

 

 

 

아주 발랄하고 밝은 노랑색을 주로 쓴 데다, 마치 어린이가 그린 듯 자유분방한 글씨체와 그림이 이 책 주인공 신우가 그림일기를 그린 듯 정겹고 흥미롭다.

 

 

 

   

이야기의 시작.

  

다행히도 우리집 아이들은 깨우지 않아도 먼저 일어나는 고맙고도 착한 어린이들이라 이렇게 소리 지르며 부르는 날은 잘 없지만, 으레 아침에 나가야 하는 가족이 있는 집이라면 익숙한 풍경이다.  

이 집 엄마는 이 아침에도 퍽이나 여러 번 불러 깨운 모양이다.

 

 

 

잔소리 폭탄 엄마가 사라지고, 집에서 나는 생소한 기계음.

 

떡하니 서 있는 '엄마 자판기'  

엄마가 사라지고 나타난 엄마 자판기에는 평소 신우가 꿈꾸던 모든 엄마가 다 들어 있다.  

피자맘, 혼자 먹는 김밥이 지겨운 신우는 '피자'가 먹고 싶었나 보다. 

공주맘, 예쁘게 꾸미고 나긋나긋한 엄마를 꿈꾸는 걸까?  

자유맘, 너 하고 싶은거 다하렴  

핸드폰 맘, 핸드폰 하게 해주는 엄마인가?  

그 중에 '청소맘'도 있다니, 신기할 노릇이다. 신우는 평범한 개구쟁이 어린이라도, 지저분한건 싫은가보다 

 

이 엄마들 중에서 우리 아이들에게도 가장 인기 있는 맘은 '놀이맘'

 

신우의 마음처럼 이제는 놀아 주는게 좀 어색한 초등3, 5학년인데도 엄마가 역할 놀이하며 놀아 줬으면 하는 것 같다.

 

 

 

이 책을 보며 재미있었던 건 천진난만하고, 어린이 같은 그림이기도 했지만,

신우의 기분 상태에 따라 같이 변하는 것 같은 애착 인형, 베개의 토끼, 보조 가방 곰돌이의 표정이다.

신우가 아침 기상이 힘들때, 지루하고 따분할 때, 만족스러울 때, 등의 때에 따라 이 소품들의 표정이 같이 변하는 걸 찾아보는 재미가 있다.

 

 

 

 

책의 마지막 장.

사실 마무리가 갑작스럽긴 했다.  

아침에 일어나 엄마를 찾다 갑자기 야호! 하는 글과 함께 도로 위 차 그림이 나온다.

 

 

여러 번 이 책을 읽다 보니 어느덧 나는 이 뒷이야기를 머릿속으로 그리고 있었다.

 

늘 미루던 놀이동산 나들이는 들뜨고 즐겁게 출발했지만, 싸우고, 풀리고, 화내고, 조르고를 반복하다 지친 몸을 이끌고 돌아왔을 것이고,

자주는 아니지만, 엄마와 함께 팩을 하며 수다를 떨기도 하고 

말 태워주기는 이제 너무 컸다고 말했다가 삐지고 화내기도 하고, 

한 번쯤은 먼저 일어나 밥에 김이라도 엄마랑 아침을 먹기도 하고...... 

 

작가님은 이 그림 한 컷으로 그동안 서로 지치고 피곤한 일상 탓에 소원하게 지냈던 가족간의 뒷이야기를 우리 스스로 그려내길 바란 건 아닐까?

 

 

 

이 책을 읽고 아이들과 가장 먼저 한 놀이로, 이 책과 연계해서 나만의 자판기 만들기를 해봤다. 

3학년 둘째는 '나 자판기', 5학년 첫째는 '디저트 자판기'

늘 알면서도 아이들과 함께 놀아주려 노력하지 않은 점이 좀 미안했다. 

일부러 시간 내서 나가는 여행도 좋고, 외식도 좋지만, 

가끔은 같이 뒹굴뒹굴하면서 팩도 하고, 유치한 놀이도 하면서 보내기도 하고, 

가끔은 같이 티타임도 즐기고, 같이 보낼 시간에 대해서 이야기하며 색다른 경험도 해봐야겠다.

 

엄마 자판기에 안방을 내주지 않도록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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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밤중 톰의 정원에서
필리파 피어스 지음, 에디트 그림, 김경희 옮김 / 길벗어린이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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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 책 '한밤중 톰의 정원에서'는 최근 발행된 신간이 아니라 이미 20년 전쯤에 글 책으로 발간되었던 책이다.

주변에는 읽어보신 분도 많으신 것 같은데, 나는 그래픽 노블로 이 책을 처음 접하게 되었다.

 

 

역시. 내 추리가 맞았어!

톰이 정원에서 해티를 만나는 순간,

그웬 이모네에 도착한 톰이 인상 깊게 본 괘종시계와 그 괘종시계의 주인인 미스터리한 바살러뮤 부인이 떠올랐으니까.

나는 이 바살러뮤 부인이 해티일 것이라 확신했다.

 

 

톰과 문을 사이로 두고 만나는 해티와 바살러뮤 부인.

 

톰 입장에서는 너무 먼 미래의 해티를 만나 허무하고 당황스러운 만남일 구 있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바살러뮤 부인에게는 아주 오랜 추억을, 톰에게는 지난 며칠 동안의 추억을 공유하며 차를 마시고 이야기를 나눈다.

 

나이가 들어서 그런지, 추억할 것들이 많아져서 그런지,

이 장면을 본 나는 아주 슬프고 짠한 마음이 들었다.

 

동생 피터가 홍역에 걸려 톰은 원치 않았지만 그웬 이모와 앨런 이모부네에서 여름 방학을 지내게 되었다.

정원이 없는 것도, 다세대 주택인 것도, 창살이 있는 창문도 톰은 모두 마음에 들지 않았다.

 

이모부는 매사 진지하고 심각하고, 이모는 다정한 것 같지만 잔소리가 많고, 그다지 아이에게 관심은 없어보였다.

 

톰은 이모 집에서 보낼 방학이 너무나 무료할 것 같아 차라리 홍역이 걸렸으면 하는 마음까지 들었다.

 

 

하지만, 이모 집에서 밤마다 일어나는 신기한 일들은 톰에게 호기심으로 다가와 즐거운 하루 하루를 만들어 주었다.

그건 톰의 표정만 봐도 훤히 드러난다.

 

 

그림이 너무 귀엽고 재미있어서 톰의 기분 변천 과정을 모아 보고 싶었다.

아주 다양하고 재미있는 표정이 많았지만, 특별한 상황에서는 톰의 표정만 모아 보았다.

책 읽는 시간 보다, 서평 쓰는 시간 보다, 표정 골라서 포토샵 하는데 시간을 더 쓴 것 같다.

 

 

엄마는 톰의 여름 방학을 시작부터 망쳐 버렸다고 미안해했지만

신비롭게도 13번 울리는 시계 종소리를 들은 이후 톰은

열흘만 더 있고 싶고, 결국에는 집에 가기 싫어지기까지 한다.

양자로 삼을까 하는 이모의 지나가는 말에도 눈이 똥그래지며 반응하니 말이다.

 

 

낮의 이모 집에서는 볼 수 없었던 톰과 해티의 밥의 정원에는

아름다운 꽃들과 나무가 있고,

해티의 은신처도 곳곳에 있고,

가끔은 거친 거위도, 신기한 나무가 있는 화원도 있고,

거대한 나무 '절벽'과 해티의 오두막이 지어진 '성 바오로 성당의 계단' 나무도 있다.

눈이 내린 겨울의 정원에서는 조금 많이 자란 해티와 스케이트를 타기도 했다.

 

 

그리고 침실 벽장 바닥 밑에서 나온 해티의 스케이트.

그걸 꺼내 이모의 올리브유로 정성스레 기름칠을 해주는 톰을 보며 기특함과 애틋함이 느껴졌다.

 

 

이 책의 인물 중에서 가장 안쓰럽다 느낀 인물은 피터로,

그건 홍역에 걸렸거나, 형 없이 혼자 집에 남아 있어서가 아니다.

정원에서의 신비로운 일화를

형의 편지로 읽기만 할 뿐, 잠깐 투명인간처럼 일리의 대성당 탑에 나타난 것 말고는 같이 즐기 수 없었으니 말이다.

 

 

피터, 읽은 다음 태워!

 

 

영국에서 태어난 이 책의 원작자 필리파 피어스(1920~2006)는 20세기 가장 뛰어난 어린이 책 작가로 손꼽히며 이 책 '한밤중 톰의 정원에서'로 카네기상을 받았다.

필리파 피어스의 책에는 어린이와 유령이 가득한데, 이는 영국 문학의 전통이라고 한다.

무섭지 않은 유령 아닌 유령과 모험심 강한 어린이가 이 책에도 등장한다.

 

 

'한밤중 톰의 정원에서'를 그래픽 노블로 재탄생시킨 에디트는 파리의 여러 잡지에 만화를 연재했으며, 현재는 어린이 책과 그래픽 노블에 그림을 그리는 일러스트레이터로 활동하고 있다.

 

 

나는 원작을 읽어보지는 않았지만, 이 책의 그림과 표현이 좋았다.

글 책으로 다시 만나보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다.

물론 먼저 그림으로 접해서 읽는 내내 머릿속을 저 귀여운 홍조 섞인 주근깨 소년이 지배하겠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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