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의 피크닉
온다 리쿠 지음, 권남희 옮김 / 북폴리오 / 200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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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완전 마음에 들어. 고등학교 3학년으로 마지막 보행제(모든 학생들이 밤새 80km를 걷는 행사)를 치르면서 걷고, 얘기하는 내용입니다. 걷기가 주는 온 몸의 긴장감과 길을 지나는 느슨함 속에 친구들과 시시한 얘기, 친구들 얘기, 내마음 얘기들로 채워진 소설입니다. 몰입되는 소설입니다. 온다 리쿠는 사실 미스테리 작가라 몇 편 읽고는 멀어졌는데 이렇게 마음에 쏙드는 글을 만나서 감격입니다. 사볼까 찾아보니 옛날 책이라 50% 세일입니다. 2. 20km 행군, 80km 행군. 처음하는 군대얘기입니다. 00사단에서 제대했습니다. 특히 신병교육대는 100km 행군으로 악명 높았습니다. 들어가기전엔 몰랐지요. (ㅠ.ㅠ) 사실은 20km, 80km로 두번에 나누어 행군합니다. 행군 준비요령(문서로는 없지만, 말로 떠돌고, 두려움에 떠는 신병들은 모두 믿어버리는 믿음들)은 다음과 같았습니다. '전투화 뒷축을 밟아서 무르게 만들어라. 스타킹을 신어라. 스타킹에 비누칠을 해서 미끄럽게 만들어라.' 다른 것들도 있는데, 이것들만 기억이 나는 걸 보니 제가 해본 것만 생각이 나는가 봅니다. 두번째 행군 80km를 앞두고는 모든 조교들이 얘기합니다. "20km보다 쉽다." 한차례 행군을 해봤기 때문에 쉽다는 것이지요. 그리고, 정말 그랬습니다. 20km보다 80km가 4배 힘들었다고는 못하겠습니다. 어쨋든 끝나니까요. p15 이 날을 맞이할 때까지는 제대로 마지막까지 걸을 수 있을지 긴장하기도 하고 불안해하기도 하지만, 막상 시작하면 여하튼 눈앞의 길을 걸을 수밖에 없다. 출발할 때는 지금부터 어쨌든 80킬로미터를 걷는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아직 실감나지 않아서(라고나 할까, 기억나지 않는다) 처음에는 단순한 소풍기분이다. 첫번째 행군을 나가서 구경하는 민간녀(!)들이 그렇게 좋을 수가 없습니다. 소풍기분이지요, 처음엔. 3. 이기호. p155 "응, '아뿔싸, 타이밍이 늦었다.'야. 어째서 이 책을 좀더 옛날, 초등학교 때 읽지 않았을까 몹시 후회했어. 적어도 중학생 때에라도 읽었더라면. 10대의 첫머리에서 읽어두어야 했어. 그랬더라면 분명 이 책은 정말 소중한 책이 되어, 지금의 나를 만들기 위해 뭔가가 되어주었을 거야. 그렇게 생각하니 분해서 견딜 수 없어졌어..." 이어지는 군대 얘기. 행군의 강도가 극에 달하면 다리가 올라가는지, 끌려가는지 분별이 가지 않는다. 맞은편 차량 불빛을 보고 멍한 상태가 된다. 힘들어서 비틀거리는 동기들도 다반사고. 그런데 그 와중에 쓰러지는(비틀거리는?) 동기들을 부축하고, 총도 들어주면서 끌고가는 친구도 있었다. 그 친구 이름이 "이기호". 제대하고 15년넘게 그친구 이름이 떠오른 적이 없었는데, 읽다보니 선명하게 떠올랐다. 깜깜한 암흑 속에서 갑자기 쑤욱하고 떠오르는 기억. 정말 훌륭한 성정을 가진 친구였다. 나는 내 몸하나 건사하기에 바빴으니까. 지금은 어디서 어떻게 지내는지 모르지만, 어쨋든 "기호야, 너 진짜 훌륭했다." 4. 더 혼나는 첫째. 덜 혼나는 둘째. p156 "...잘 알아. 굳이 잡음을 차단하고 얼른 계단을 다 올라가고 싶은 마음은 아프리만큼 알지만 말이야. 물론 너의 그런 점. 나는 존경하기도 해. 하지만 잡음 역시 너를 만드는 거야. 잡음은 시끄럽지만 역시 들어두어야 할 때가 있는 거야. 네게는 소음으로밖에 들리지 않겠지만, 이 잡음이 들리는 건 지금뿐이니까... 너, 언젠가 분명히 그때 들어두었더라면 좋았을걸 하고 후회할 날이 올 거라 생각해." 소설 속의 잡음과는 조금 다른 측면입니다. 아들이 둘째(딸)보다 더 자주 혼나는 이유는 인생의 초짜라서 뭘 몰라서다. 예를 들어 첫째가 다른 사람(동생)을 헤아리는 마음이 부모가 보기엔 어느 정도는 커야하는데 전혀 그 수준이 안되니까 혼나게 되는 것이다. 게다가 그 행동이 부모의 나쁜 습관이라 스스로 무척 싫어하는 행동이라면 곱배기로 처결된다. 13살의 발달 수준일 수도 있지만, 부모의 가르침이란 사람(다 자란 어른)을 기준으로 얘기하게 마련이니까, 아무래도 자주 혼나는 위치가 된다. 둘째는 그런 첫째를 보면서 눈치껏 행동해 덜 혼나게 되고. 잡음 역시 애들이 성장하는 과정이라는 점을 머리로 이해하지만, 내가 옳기(!) 때문에 기준을 벗어나는 행동을 참기가 어려운가 보다. 나 스스로도 별것 아니라고 인정하는데도 애들을 혼내는 경우가 있다. 밥상에서 흘리며 먹기, 먹다가 묻힌 손 옷에 문지르기. 크면 나아지는 거라고 생각하면서도 눈 앞에서 보이면 반사적으로 신음소리와 함께 눈을 부릅뜨게 되는 상황. 사실은 둘째가 더 흘리는데, 어쨋든 어리니까 넘어가는 상황. 아, 아들에겐 미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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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이 나에게 묻는 열 가지 질문 - 꿈꾸기 전에 알아야 할 것들
존 맥스웰 지음, 이애리 옮김 / 비즈니스맵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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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위대한 꿈은 아니다. 소박한하다고 모두 이루는 것도 아니다. 꿈이루는데 필요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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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비스 달인의 비밀 노트 2 - 매니저편 서비스 달인의 비밀 노트 시리즈 2
론 젬키 & 크리스틴 앤더슨 지음, 구본성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0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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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칙을 이해하니, 사례는 좀 지루함. 추천이유를 알겠다. 훌륭한 책. 매니저필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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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입니까 반올림 24
김해원 외 지음 / 바람의아이들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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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소설은 주제에 집중하고, 갈등이 분명해서 쉽고, 재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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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살인자를 변호할 수 있을까? - a True Story 어떻게 살인자를 변호할 수 있을까? 1
페르디난 트 폰쉬라크 지음, 김희상 옮김 / 갤리온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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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의 터미널소설(시간죽이는 오락소설) 사실이라 더한 충격과 재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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