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역사와 마술과 추리소설

셰르부르의 저주 - 귀족 탐정 다아시 경 1 ㅣ 행복한책읽기 SF 총서 6
랜달 개릿 지음, 강수백 옮김 / 행복한책읽기 / 2003년 8월

사자왕 리처드는 살아남아 서유럽, 아메리카를 아우르는 영불(英佛)제국을 건설했다. 폴란드 역시 제국을 건설해 이에 맞서고 있다. 역사에 '만약'을 부여하는 대체의 역사에서 귀족탐정 다아시 경은 자신의 충실한 조수이자 협력자인 마술사 마스터 숀과 함께 사건을 해결해 나간다. 이 랜달 갤릿의 매력적인 작품은 영불제국이라는 지리적 가정 뿐 아니라 마술이라는 요소를 첨가하여 작품의 세계관을 한층 오묘하게 만들었다.
작품에서 마술의 광범위한 등장은 마술 탤런트를 지니지 않은 다아시경과 더불어 추리적인 요소를 반감시키기는 하지만 그만큼의 다른 매력적인 부분을 돋보이게 한다. 특히 마스터 마술사인 숀 오클란의 협력은 왓슨이나 헤이스팅즈처럼 단순 기록자이며 가끔 자신도 모르는 힌트를 주는 기존의 탐정 옆의 인물과는 다르다. 역시 마술의 요소가 큰 작품인 이유도 있을 것이다. 미처 과학이 발달하지 못한 시대-증기기관차 시대-에서 현대 과학을 대신하는 여러 마술과 현대의 수사방식을 마술로 도움 받는 부분은 설정의 정밀함을 느끼기 충분하다.

무엇보다, 재미있다. 다아시경과 숀의 만남이 포함된 단편집 <셰르부르의 우산>, 장편 <마술사가 너무 많다> 둘다 놓치지 말아야 할 작품이다.
3부작 중 마지막 한 권, 빨리 나왔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