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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락하는 모든 것들의 소음
후안 가브리엘 바스케스 지음, 조구호 옮김 / 문학동네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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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을 향해가는 요즈음도, 사람들은 그저 사람답게 살기 위해 발버둥치며 평범하게 살아가는 곳이 많지만 그렇지 못한 곳도 많다. 북한 같은 폐쇄적이고 폭력적인 집단의 이야기가 아니라 흔히 이름 정도는 알고 있는 나라의 이야기다. 물론 우리나라를 포함한 대부분의 나라에서도 흉악한 범죄는 끊임없이 발생하고 반인륜적인 짓들이 행해지고 온갖 파헤칠 수도 없는 비리가 판을 치고 있다. 그나마 정상적인 나라라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강력하게 제제를 하거나 노력하는 척이라도 한다. 하지만 이런 비상식적인 행위들이 국가적으로도 손쓸 수 없는 지경인 곳이라면 어떨까. 마약으로 인한 범죄가 판을 치고 시장이나 국회의원이 마약조직에 살해 되어서 국가에서는 손을 쓰지 못하는 곳. 마약조직과 경찰이나 국가의 고위급 인사와 유착관계인 곳. 범죄조직에 의한 살해가 빈번히 일어난 곳. 이런 곳에서의 삶을 나는 감히 상상할 수 조차 없다. 어디 낯설거나 먼 나라의 이야기가 아니다. 바로 남미의 몇몇 나라 이야기다. 물론 이곳에서도 마약과는 상관없이 평화롭게 하루하루를 사는 사람들은 많을 테지만 비정상적인 환경에서의 삶은 언제나 화약고 같은 것일지도 모른다. 콜롬비아 역시 마찬가지라고 한다. 마약조직에 의해 지배되고 평범한 사람들이 언제 어디서 살해되어도 이상하지 않은 지역. 후안 가브리엘 바스케스의 『추락하는 모든 것들의 소음 El ruido de las cosas al caer』은 마약, 광기, 폭력으로 얼룩진 콜롬비아에서 개인의 삶이 어떻게 한 순간에 무너져 내리는지를 그려내고 있다.

안토니오 얌마라는 젊은 나이에 법학교수―아이러니하게도―가 된 말쑥한 남자였다. 마약에 관련된 범죄를 나라의 특수성으로 치부하는 법학교수, 당구장에서 우연히 만나게 된 리카르도 라베르데와 친분을 쌓게 되고 그가 20여 년을 복역하고 출소한 범죄자였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러던 하루 라베르데는 얌마라에게 카세트테이프를 듣기 위해 함께 문화센터에 가게 된다. 테이프를 들으며 아이처럼 우는 라베르데, 그는 그곳에서 살해당하고 얌마라도 총상을 입는다. 사고 후유증으로 사회와 가정의 삶이 엉망이 된 얌마라는 리카르도와 그의 아내 엘레나 프리츠에 대해 조사하기 시작하고 두 사람의 딸을 만나게 되고 얽혀있던 이야기가 시작된다. 리카르도의 하숙집에 살게 된 엘레나는 리카르도와 사랑에 빠지게 되고 라카르도는 자신의 가정을 위해 마약을 운반하는 파일럿이 되지만 계략으로 인해 잡히고 경찰 살해로 20년을 감옥에서 지내게 된다. 마야는 아버지가 없는 채로 자랐고 리카르도가 출소하는 날, 아내는 남편을 만나기 위해 비행기에 탔다가 추락하게 된다. 리카르도가 들으며 울었던 것은 바로 마지막으로 블랙박스에 녹음된 기록이었다.

이 책은 안토니오 얌마라가 총상을 입은 사건을 계기로 함께 있던 남자인 리카르도 라베르데의 사망을 추적하다가 얽히게 되는 사실들이 밝혀지는 과정이 과거와 현재를 넘나들며 펼쳐진다. 자신의 사고 후유증으로 인해 시작하게 된 일이었지만 그 총상 사건의 이면에는 여럿의 아픔과 기억이 녹아 있었다. 살해된 남자가 듣고 있던 것은 그의 아내가 자신을 만나러 오기 위해 비행기에 탔다가 추락하는 블랙박스의 녹음이었다. 마지막 흔적을 지닌 소리, 듣는 사람마저 함께 무너지게 하는 추락하는 모든 것들에 대한 소음, 어찌 콜롬비아뿐일까, 우리나라 역시 비슷한 상황이 늘 있지 않던가. 남은 사람들에게 그 소리란 자신이 죽을 때까지 가슴을 후벼 파는 것이리라. 리카르도는 자신이 죽으면서 어쩌면 조금은 안심을 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더 이상 그 소리를 듣지 않아도 되니 말이다.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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