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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도서에 바치는 장미
로저 젤라즈니 지음, 김상훈 옮김 / 열린책들 / 2002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공상과학이라는 허무맹랑한 오역때문에 그동안(또는 여전히) SF라는 장르가 외계인, 로봇, 우주선등의 이야기로만 각인되어 온 것은 심히 유감스러운 부분이다.
탈장르라는 현상은 SF에도 예외는 아니어서 굳이 장르소설이라 한정하지 않아도 이미 그 경계는 희미해지고 있다. 아메리칸 뉴웨이브의 정점에 있는 로저 젤라즈니의 <전도서에 바치는 장미>도 역시 예외일 수는 없다.
이 중단편집에는 정통적인 성격의 SF부터 가벼운 소품에 이르기까지 로저 젤라즈니가 잘 차려놓은 밥상이다. 하나하나 새로운 맛이 있어 읽어가는 동안 계속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때로 쓴 맛이 느껴질 수도 있겠지만...
표제작인 '전도서에 바치는 장미'는 이러한 여러 맛을 한번에 느낄 수 있는 작품이다. 신화와 종교라는 기본 재료에 서정적인 서사를 가진다. 씁쓸할 수도 있는 영웅주의적, 남성주의적인 양념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악마차'와 '카멜롯의 마지막 수호자'같은 색다른 이야기를 가진 작품들도 만날 수 있을 것이고 '완만한 대왕들'같은 기발한 설정의 소품도 즐겁해 한다.
한장식 읽어나갈 수록 젤라즈니에 매혹되는 이야기 모음집이다. 크로스오버 SF라고 해야 할까. 르귄과 젤라즈니를 읽으면서 굳이 장르문학이라는 틀이 필요할까라는 느낌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