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강머리 레드메인즈 동서 미스터리 북스 32
이든 필포츠 지음, 오정환 옮김 / 동서문화동판(동서문화사) / 200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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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인찾기에 골몰하면서 이 책을 읽어내려가면 어느 정도 '범인'을 짐작하게 만들어 준다. 살해당한 사람들에 비해 살아남아 있는 자들의 수가 너무 적은 것도, 이 작품이 황금기의 초기 작품이어서 다른 비슷한 류의 소설을 먼저 읽어버린 것도 그 의심을 가중되게 한다.
오히려 런던 경시청의 마크 브렌던의 사랑에 눈먼 모습을 보며 도대체 이런 '탐정'이 어떻게 이 사건을 해결할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가득하게 될 뿐이었다. 경시청의 유명한 '탐정'이라기 보다는 사랑에 빠진 얼간이같은 모습만 가득했기 때문이다. (사실 이게 사랑에 빠진 진짜 모습이겠지만...)

결국 미국인 탐정인 피터 건즈가 등장해 사건을 해결하면서 얽혀 있던 사건은 풀리게 되지만 뒷맛은 씁쓸하다. 마크 브렌던의 끝까지 눈먼 모습과 마지막의 피터 건즈에게 편지를 남긴 사람의 숨겨진 정체에 대한 것이 그것이다.

<빨강머리 레드메인즈>를 읽으려면 범인에 대한 집착을 버릴 것을 권한다. 아니 범인을 미리 알았다고 해도 실망할 것은 없다. 피터 건즈가 밝히는 진상에는 보다 진정한 '사악한 악'이 숨어 있다. 즐겁게 읽자.

개인적으로 이런 책들을 펴내는 동서문화사에 감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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