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거대한 잠 ㅣ 동서 미스터리 북스 125
레이먼드 챈들러 지음, 문영호 옮김 / 동서문화동판(동서문화사) / 2003년 11월
평점 :
'저는 셜록 홈즈도 파일로 반스도 아닙니다. 경찰이 샅샅이 뒤지고 난 장소에서 부러진 펜 같은 걸 집어들고 사건의 실마리를 찾아내는 따위의 재간을 부릴 수 없거든요'
이전 시대의 추리소설과 하드보일드의 차이를 극명하게 나타내주는 필립 말로의 말이다. 말로는 일당 25달러를 받고, 그 25달러도 술과 기름값으로 써버리는 좀 더 현실스러운 탐정이다. 악녀를 사랑하고, 사랑하는 여자에게 총알을 박아넣을 수 있는 말로다. 비정한 시대의 고독한 말로는 하드보일드 그대로이다.
더 이상 예술적인 범죄는 존재하지 않으며 예술적인 탐정도 죽었다. 포와로 시대라면 경감정도였을 말로는 하드보일드 세계에서 새로 태어났다.
렉스 스타우트의 단편 <탐정놀이>의 니어로 울프를 본 것도 즐거움 중 하나였다.